바람직한 도전자, 르노삼성 QM6 2.0 d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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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가 하반기 또 한번의 돌풍을 예고하고 나섰다. 중형 SUV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QM6가 그 주인공. 올 상반기 중형 세단 SM6의 인기를 앞세워 브랜드 신뢰를 회복한 르노삼성차는 QM6 투입으로 탄탄한 라인업을 갖추고 흥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실제 반응도 좋다. 사전계약을 받은 지 약 한달만에 9000대를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이고 부산공장은 원활한 공급을 맞추기 위해 풀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22일 열린 QM6 미디어 시승회 에서는 이런 르노삼성차의 도전과 자신감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전신인 QM5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고 경쟁 차종인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와 겨뤄도 부족함 없는 상품성이었다. 심지어 새롭고 신선한 구성을 살펴보면 이 차를 사야만 하는 이유가 더 뚜렷해진다. SM6에 이어 또 한번의 돌풍을 이어갈 에이스로 모자람 없는 차였다.
압도적인 존재감
실물로 본 QM6는 생각보다 꽤 컸다. 정확한 제원표상 숫자는 경쟁차종보다 조금 낮은데 체감으로 느끼는 덩어리 감은 오히려 한 수 위였다. 이런 이유는 감각적인 디자인 덕분이다. 부드럽게 내려앉은 넓은 보닛과 커다란 블랙 하이그로시 그릴, 입체적인 르노삼성로고, 과감하게 그려 넣은 'ㄷ'자모양의 LED 주간운행등이 차를 더욱 웅장하게 만들었다.
옆은 커다란 문짝과 유리창, 세련된 19인치휠의 비율이 인상적이다. 자칫 껑충해 보일 수 있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앞 문짝 펜더와 밑 부분에는 가로로 긴 크롬 장식을 넣어 균형을 맞췄다. 뒤도 마찬가지다. 가로로 길게 그린 테일램프는 고급스러운 세단의 느낌을 내면서도 넓어 보이는 효과를 동시에 줬다. 사실 전체적인 느낌은 기존 SM6를 통해 익숙해진 디자인이다. 그러나 SUV의 커다란 크기와 조화를 이루니 또 다른 새로운 느낌의 차로 거듭난 모습이다.
감각적인 섬세한 인테리어
실내 역시 흐름은 SM6와 비슷하지만 SUV답게 실용적인 공간이 눈에 띈다. 먼저 변속기 주변에 두툼한 손잡이를 추가해 흔들림이 많은 험로주행에 유용할 것 같다. 또, 대시보드 가운데 위치한 보스 스피커는 실내 소음을 파악해 반대 주파수를 맞춰 정숙성도 높였다고 한다. 이 외에도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문짝 디자인, 곳곳에 깊고 넓은 수납공간 등이 특징이다.
무엇보다도 경쟁차종에는 없는 감각적인 구성과 기술이 마음에 든다. 전자식 계기반을 비롯해 여러 가지 색깔로 바뀌는 무드등, SM6를 통해 좋은 반응을 보였던 S링크 시스템과 8.7인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보는 내내 미소를 짓게 한다. 오직 QM6만을 위해 제작한 시트는 몸에 맞게 나뉘어 있어 장시간 운전에도 불편하지 않을 것 같다. 여기에 넓은 뒷좌석 무릎공간과 80mm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암레스트, 활짝 열리는 문짝 등 세심한 배려도 놓치지 않았다.
무단변속기 맞아?
QM6의 운동실력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궁금한 부분이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무단변속기를 어떻게 다듬었을까 하는 의문이 가장 컸다. QM6 주행 실력을 느껴보기 위해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켰다. 생각보다 진동과 떨림이 덜하다. 주행 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QM3처럼 요란하거나 걸걸거리는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급히 가속페달을 밟아도 내 마음처럼 차는 튀어나가지 않는다. 대신 최고 177마력, 최대 38.7kg.m를 내는 2.0 dCi 엔진은 꾸준히 페이스를 올리며 최고속도에 다다른다. 역동적이거나 짜릿한 감각보다는 탑승자 모두에게 불편함 없는 소리 없이 강한 쪽을 택한 것 같다. 출발 전부터 걱정이 앞섰던 무단변속기 느낌은 기대 이상이었다.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일반 자동변속기라고 착각할 수도 있을 정도다.
굼뜨거나 답답한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고, 거친 소음도 느끼기 힘들었다. 심지어 차분히 변속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QM6 개발 연구원은 정체가 많은 시내 구간에서는 무단변속기의 특징을 살려 연비 효율을 높였고, 고속 주행에서는 소프트웨어 설정을 통해 일반변속기처럼 단수가 바뀌는 듯한 느낌을 냈다고 말했다. 그 결과 국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무단변속기 편견을 버리고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은 파워트레인을 만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핸들링도 수준급이다. 빠르게 코너를 들어가도 차는 좀처럼 자세를 잃어버리지 않았다. 각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는 서스펜션과 믿음직한 하체 세팅이 마치 유럽차를 타는 것 같다. 여기에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4WD 기술력이 탑재된 ALL MODE 4X4-i 시스템도 안정적인 주행에 힘을 보탰다. 깊은 코너를 만나 한계점이 드러나면 제 실력을 발휘하는데 앞-뒤 구동력을 빠르게 배분하며 민첩한 코너링에 도움을 줬다. 빗길이나 눈길 등 접지력이 부족한 곳에서도 안전하고 유용하게 차를 조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외에도 고속 안전성과 제동능력, 전체적인 주행감은 크게 흠 잡을 곳이 없다. 더욱이 높고 큰 차체를 생각하면 믿음은 배가 된다.
아주 조금의 아쉬움, 그럼에도 QM6
QM6는 차가 가지는 기본기에서 크게 지적할 부분이 나오지 않았다. 반면, 아쉬움은 소소한 부분에서 나왔다. 먼저 가장 많은 지적이 오갔던 뒷좌석 편의성 부분은 그렇게 훌륭한 편은 아니었다. 리클라이닝(등받이 각도 조절)이 안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안락한 맛이 부족하다. 최신 트렌드에 맞게 뒷좌석 전용 USB 단자는 마련했지만 열선 버튼은 팔걸이 안쪽에 숨겨있어 작동여부를 쉽게 알지 못할 것 같다. 조금은 어설픈 문짝 조명등과 닛산 모델들을 통해 본 것 같은 창문 스위치 등도 약간의 아쉬움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가 전체적인 차의 완성도를 해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기본 구성과 만족도가 높다 보니 딱히 단점을 찾을 곳이 소소한 부분에서밖에 나오지 않은 것 같다. SUV라면 가져야 할 본연의 모습을 잘 갖추고 있으면서도 경쟁 차종에는 없는 감성적인 부분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차가 QM6다. 그리고 이런 무기를 내세워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싼타페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1등이 영원하리라는 법은 없다. 도전자는 언제나 더 낳은 모습으로 칼을 갈고 반격을 나선다. 너무 흔해진 싼타페가 더 이상 지루하다면, 그 동안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감각과 감성을 느껴보고 싶다면 QM6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을 바람직한 도전자의 미래를 유심히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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