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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4 크로스백 vs 500X, 터프하거나 예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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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DS4 크로스백과 피아트 500X는 크로스오버 맞수다. 초기 크로스오버카는 미국의 틈새시장을 노린 마케팅 전략의 산물이었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인기가 대단하다. 세단·왜건·SUV 등 각 장르의 장점을 끌어 모아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킨다.

지역은 유럽으로 같지만 국적은 이탈리아와 프랑스로 다르다

INTRO

프랑스 대표인 DS4 크로스백은 준중형 해치백 DS4에 SUV의 장점을 더한 차다. 험로 주행에 대비해 최저지상고를 30mm 높였다. 오프로드 주행 때 흠집이 나지 않도록 앞쪽과 리어 펜더에 무광 검정 플라스틱을 덧댔다. PSA그룹의 금수저 브랜드(DS)에서 태어난 덕분에 크로스백 전용휠과 사이드미러 등 여기저기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장신구를 둘렀다. 이 선수는 남성적인 매력이 물씬한 친구다. 이탈리아 대표인 피아트 500X 역시 기세가 만만치 않다. 평소 구찌, 디젤 등과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할 만큼 패션계에도 관심이 많은 500X는 안팎으로 개성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곱게 단장한 이 선수는 DS4 크로스백과는 달리 여성적인 분위기다.

DS4 크로스백(좌)은 남성적인 매력을, 500X(우)는 여성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1st ROUND 도토리 키재기? 근소하지만 차이가 난다

소형 크로스오버카지만 두 대를 함께 세워놓고 비교하기 전에는 크기를 가늠하기 힘들다. 수치로 설명을 하자면 DS4 크로스백의 길이×너비×높이는 4,285×1,810×1,535mm다. 500X는 4,250×1,795×1,610mm로 DS4 크로스백이 더 길고 넓다. 반면에 키는 500X가 훨씬 크기 때문에 균형감은 DS4 크로스백이 앞선다. 무게는 DS4 크로스백 1,435kg, 500X는 1,400kg이고 트렁크의 경우 각각 359L, 350L다. 근소한 차이로 DS4 크로스백이 한수 위다. 조금 더 넉넉한 DS4 크로스백 승!

2nd ROUND 시크한 DS4 크로스백 vs 알록달록한 500X

DS4 크로스백은 육각형 프런트 그릴 위에 커다란 크롬 배지를 달아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헤드램프 역시 고급 이미지를 배가시키는데 한몫 한다. 튼실한 알맹이 3개를 박아 다이아몬드를 떠올리게 하는 LED 헤드램프로 멋을 부렸다. 차체 색상과 조화를 이룬 검정 리어 스포일러와 알루미늄 루프바가 액티브한 분위기를 살린다.

DS4 크로스백은 세련된 컬러 조합이 마음에 든다

실내는 프랑스 감성을 그대로 담은 듯 검소하고 절제된 모습이다. 프랑스차라고 하면 실용적인 인상이 강한데 DS4 크로스백도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세련된 색상 배합이 마음에 든다. 대시보드와 인조가죽 시트 등 인테리어 기본 색상은 다크 그레이이다. 스티어링 휠, 송풍구, 도어 손잡이 등에 무광 혹은 반짝거리는 크롬을 둘러 단조로움을 피했다. 적당히 무른 인조가죽 버킷시트는 500X보다 편안하지만 뒷좌석 포지션이 약간 높다.

500X(좌)는 컬러, DS4 크로스백(우)은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이 돋보인다

500X는 바탕이 된 피아트 500에 비해 몸집이 크지만 귀여운 얼굴을 빼다 박았다. 500 특유의 타원형 헤드램프와 돌출된 유광 프런트 그릴, 굵은 크롬을 두른 로고 등이 눈길을 끈다. 차체 곳곳에 배치한 귀여운 요소들 때문에 깜찍하다.

아기자기한 500X의 실내는 딱 여성 취향이다

실내는 DS4 크로스백에 비해 굉장히 화려하고 아기자기해서 여성들이 좋아할 만하다. 차체와 같은 색상으로 마무리한 대시보드, 센터페시아 윗부분의 공조장치나 멀티미디어 시스템은 보기 편하고 사용하기 좋게 묶어 놓았다. 대시보드와 변속기 주변, 스티어링 휠 등에는 다크 그레이 색상이다. 나머지 부분은 화이트, 강렬한 레드, 밝은 그레이를 사용해 색감이 세련됐다. 강렬한 레드는 도어 손잡이 부근이나 헤드레스트, 시트 박음질 부위에 포인트 색상으로 사용했다. 패브릭 소재 시트는 그리 편안하지 않지만 뒷좌석의 경우 시트 포지션이나 착좌감이 DS4 크로스백보다 낫다. 개성 넘치는 500X 승!

3rd ROUND 누가 더 잘 달리나?

두 차의 달리기 실력은 어떨까? 먼저 알아둬야 할 사항은 DS4 크로스백은 디젤, 500X는 가솔린 모델이라는 점이다. DS4 크로스백의 파워트레인은 1,560cc 디젤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kg·m에 이르는 힘을 낸다. 2,360cc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린 500X의 최고출력은 188마력, 최대토크는 24.2kg·m이다.

500X는 2.4L 가솔린(좌), DS4 크로스백은 1.6L 디젤이다

수치로는 500X가 앞서지만 실제로 달려보면 DS4 크로스백이 더 시원시원하다. 토크가 큰 디젤 특성상 가속이 빨라서 만족감이 크다. 고속에서 쭉쭉 뻗어갈 뿐만 아니라 저속에서는 묵직한 토크감이 느껴진다. 탄탄한 코너링 실력과 함께 노면충격을 잘 걸러주는 서스펜션이 대단히 만족스럽다. 소음이나 하체를 타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도 그리 거슬리지 않는다.

민첩한 스티어링 반응도 마음에 든다. 이리저리 마구 휘저어도 앞머리가 정확히 돌아가고 꽁무니도 잽싸게 따라붙는다. 공인 복합연비는 14.5km/L, 200km 시승 후 측정한 연비는 12.2km/L로 만족스러운 편이다.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과 크루즈 컨트롤, 인텔리전트 트랙션 컨트롤 등 주행에 도움을 주는 장비도 가득 실었다.

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마구 휘저어도 꽁무니가 잽싸게 따라붙는 민첩한 녀석이다

500X는 최고출력이 DS4 크로스백보다 68마력 높지만 최대토크가 낮아 튕겨나가는 맛은 덜하다. 500X의 백미는 ZF제 9단 자동변속기다. 고속주행 시 8단 또는 9단에 물려 회전수를 최대한 낮게 유지한다(100km/h 속도에서 1,700rpm 정도). 연비도 제원상 고속도로 연비(11.3km/L)에 가까운 수치를 보인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겉모습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다이내믹한 달리기 실력을 드러낸다. 노멀 모드에 비해 스로틀이 눈에 띄게 민감해지고 몸놀림도 한층 경쾌해진다. 악천후를 뚫고 달릴 때는 베이스 모델인 500이 주지 못하는 안정감까지 제공한다. 한가지 반전이 있다. 500X는 가솔린 모델이지만 정숙성이 DS4 크로스백보다 낫지 않다. 하체가 단단하고 몸놀림이 안정적인 DS4 크로스백 승!

JUDGEMENT

인테리어를 포함한 스타일링은 500X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패브릭 소재이지만 빨강과 그레이 색상이 조화를 이루는 버킷시트, 군데군데 마련한 넉넉한 컵홀더 등 탐나는 요소들이 많다. 크기나 주행성능, 연비 등 무난하게 탈 차로는 DS4 크로스백의 장점이 돋보인다.

DS4 크로스백: 리어 도어 손잡이를 필러에 달았다. 트렁크도 500X보다 조금 더 크다

500X: 주행모드를 변경할 수 있다. 레드 컬러가 강렬하다

매력 넘치는 유럽산 크로스오버카 대결에서 DS4 크로스백의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시승 무대에 오른 DS4 크로스백은 3,920만원, 피아트 500X는 2,990만원으로 차이가 크다. 500X 중에는 1,956cc 디젤 140마력 엔진을 얹은 네바퀴굴림 모델(3,580만~3,980만원)도 있으니 잘 따져보고 선택할 일이다.

이지수 기자
사진
이영석
제공
탑기어
연간 3,700여 종의 학습교재와 교과서를 발간하는 교육출판 전문기업 천재교육의 계열사 ㈜프린피아에서 '탑기어' 한국판을 2015년 10월호부터 발행하고 있습니다. 1993년 10월 창간한 '탑기어'는 영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등 전세계 50개국 1,500만 독자들에게 15개 언어로 매달 발행되어 신차 구매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매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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