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도 스포츠, SUV의 탈을 쓴 픽업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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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언 스포츠 시승 이후, 픽업트럭은 처음이다. 물론, 무쏘 스포츠가 코란도 스포츠로 이어지고 있으니 따지고 보면 이름만 바뀐 모델, 국내 단 한 대의 픽업트럭이다. 한국에서 픽업트럭은 코란도 스포츠가 유일하지만 과거에는 정식으로 만날 수 있는 모델이 두 대 더 있었다.
지금은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닷지 ‘다코타’. 4.7리터의 배기량으로 3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냈던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 픽업트럭. 그리고 포드에서 잠깐 들여왔었던 ‘스포츠 트랙’이 있었다. 이번 코란도 스포츠의 핵심은 2.2리터 엔진이다. 기존에는 2.0리터 엔진이었지만, 쌍용차의 SUV 및 RV라인업은 코란도 스포츠를 마지막으로 모두 2.2리터 엔진으로 바뀌었다. 소형 모델인 티볼리(에어 포함)는 1.6리터 디젤과 가솔린이다. 가장 놀란 건 정숙성이다. 트럭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아차상’이라도 주려는 마음이 들었던 걸까? 비슷한 배기량의 다른 SUV와 비교해도 코란도 스포츠가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시트포지션은 매우 높아 나도 모르게 시트 내리는 스위치(전동식이다)를 누르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 걸 보면 설정을 그렇게 했나 보다. 시야는 좋지만, 키가 큰 사람은 머리공간 걱정을 해야겠다.
▲ 4기통 디젤엔진 중 정숙성은 최고로 느껴졌다
부드러운 엔진이다. 얌전히 가속하지만,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제법 두터운 토크로 힘차게 치고 나간다. 엔진과 아이신제 6단 자동기어의 궁합도 적극적이다. 쌍용의 2.2리터 엔진은 ‘LET’이라는 문구가 붙는다. ‘Low End Torque’의 줄임말. 1천400rpm부터 시작되는 최대토크로 일상적인 주행환경뿐만 아니라 급하게 가속이 필요할 때 안성맞춤이다.
쌍용에서 만들어내는 이 픽업트럭은 동일한 배기량 혹은 가격대의 일반 SUV와 견주어도 결코 떨어지는 부분이 없었다. 트렁크가 외부에 노출되어 있느냐, 내부에 있느냐 차이 정도? 대부분의 오너가 그렇듯 화물칸은 액세서리로 덮개를 씌울 수 있다. 비포장도로 주행에 앞서 외관을 훑어보는데 ‘삼바’(Samba)라고 씌인 문구가 보인다. 혼자 있었다면 골반을 흔들었을지도 모른다. 녹색과 노란색, 파란색을 파도 패턴으로 새겨 리우 올림픽을 연상시킨다. 또한, 휠 라이너를 노란색으로 치장했다. 어색하면서도 왠지 시선을 잡아 끄는 매력을 지녔다. 트럭이지만 레저를 위한 자동차 모습이 그려질 정도.
▲ 네바퀴굴림은 파트타임으로 설정한다. 이것마저 귀찮게 느껴진다면 큰일이다
프레임 보디의 장점은 비포장도로다. 국산 모델 중 프레임 보디를 사용하는 모델은 코란도 스포츠, 렉스턴, 모하비뿐이다. 휠베이스가 3미터가 넘기에 자칫 바닥이 큰 돌이나 작은 언덕 등에 걸릴 수 있지만 시승하는 동안에 그런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다. 항상 네 바퀴를 굴리지 않고 필요에 따라 뒷바퀴와 네 바퀴를 굴리는 건 좋은 선택이다. 네바퀴굴림도 ‘로’와 ‘하이’로 나누어 눈길, 험로 등 바퀴가 밟는 노면상태를 가리지 않고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요즘 대부분의 네바퀴굴림은 풀타임이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경쟁모델이 없음에도 쌍용차는 개발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경쟁모델이 나타날지도 모르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하는 건 좋은 태도다. 자영업, 레저를 좋아하는 소비자를 두루 만족시키는 몇 되지 않는 모델이 바로 코란도 스포츠다.
LOVE : 1년 세금 2만8천500원
HATE : 트럭이기에 매년 받는 정기검사
VERDICT : 다코타 중고보다는 코란도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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