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채영석 | 제네시스 G80 스포츠 HTRAC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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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80 스포츠를 시승했다. 지난해 EQ900과 지난 10월 초 G80에 이어 제네시스 브랜드의 세번째 모델이다. 내외장의 변화를 통해 스포티함을 강조하고 EQ900을 통해 선보였던 3.3 직분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것이 포인트다. 드라이브 모드에 스포츠 모드를 추가한 제네시스 G80 스포츠 HTRAC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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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가 지향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고성능 버전이 필수다. 현대차그룹도 N 브랜드를 별도로 개발하고 있지만 그에 앞서 제네시스 브랜드에 하체에 변화를 준 스포츠 버전을 선 보였다.

 

제네시스는 모던 프리미엄을 주창하는 브랜드다. 이는 고가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해 럭셔리 모델이기는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싸고 좋은 차’를 표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싸고 좋은 것’은 없다. 오히려 비싼 만큼 더 잘 팔리는 것이 이 시대의 특징이다.

독일 프리미엄 3사는 20세기 말에 선택된 소수의 사용자에게만 제공한다는 희소성 전략을 추구하면서 연간 60만대 가량만을 생산 판매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200만대 벽을 돌파했고 400만대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세간에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타고 다니기 때문에 그 가치가 떨어졌다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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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희소성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우선은 이들 독일 3사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각각 1.5~2% 미만에 불과하다. 한국시장은 워낙에 급성장을 해 많아 보이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다른 면이 보인다. 거기에는 라인업 세분화 전략이 큰 몫을 하고 있다. BMW의 경우 세단이 1부터 7시리즈까지 있고 2000년에 SAV를 표방하며 처음 등장한 X5를 필두로 이 장르에도 6개의 모델이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5시리즈의 경우 네 개의 보디 베리에이션에 더해 90~100개의 트림을 운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모든 사용자들에게 특별한 모델을 제공한다는 전략으로 희소성을 살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더 올리고 있다. 많이 팔린 만큼 가격을 낮춘다는 상식과는 배치된다. 그것이 럭셔리 프리미엄 시장이다. 거리에 넘쳐나는 에르메스와 루이비똥의 판매가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파텍필립의 손목시계는 최고 10억원을 호가한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독립하면서 EQ900과 G80의 판매대수가 더 증가하고 있는 것도 수퍼리치들의 행동의 일면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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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에서 모던(Modern) 프리미엄을 표방하며 등장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래는 만만치 않다. 분명 현대나 기아, 토요타, 폭스바겐, 쉐보레와는 다른 상급 모델을 지향하고는 있지만 가격대는 높지 않다.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의 미국시장 시판 가격은 최고 18만 9,350달러다. 여기에 AMG 브랜드가 붙으면 24만 7,900달러까지 치솟는다. 이에 비해 후발 브랜드 렉서스의 가장 비싼 모델은 LS600h로 12만 440달러다. 현대 에쿠스의 가격은 6만 8,750 달러다. 고급차 시장의 수요 증가에 편승할 수 있으려면 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브랜드 가치의 차이에 의한 것이다. 이 가격대로는 현대차그룹이 제네시스 브랜드를 런칭한 목적에 부합할 수 없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현대차 그룹의 이미지 리더로서의 역할에 더해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미션을 부여받고 있다. 우선은 두 개의 뒷바퀴 굴림방식 플랫폼을 하나로 줄이고 연간 생산대수를 기아 K9까지 포함해 50만대를 넘겨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수지타산에 평행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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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을 지향하며 이 정도의 규모의 경제를 충족한 브랜드는 독일 3사 외에 2016년 65만 2,000대를 판매한 렉서스 뿐이다. 캐딜락과 인피니티 등은 아직 30만대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아큐라와 링컨 등은 아직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하다.

 

제네시스의 당장의 경쟁 상대는 캐딜락과 인피니티, 아큐라와 링컨 등이다. 이들 브랜드가 시판하고 있는 모델 중 가장 비싼 것은 캐딜락의 CT6로 8만 7,495달러. 흔히 말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건인 10만달러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 그 벽 돌파를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그 중 특히 캐딜락 CT6가 눈길을 끈다. CT6는 세 확대를 위해서는 미국보다는 중국이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개발된 모델이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CT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버전은 미국으로 수출되기도 한다. GM 그룹의 또 다른 브랜드인 뷰익은 전체 판매 120만대 중 90만대 이상을 중국에서 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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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브랜드는 이들보다도 더 늦게 등장했다. 그런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은 우선은 라인업 확보이다. 그 과정에서 제품력을 인정 받아야 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의 마케팅을 통해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높여야 한다. 그래서 표방한 것이 모던 프리미엄이다. 우선은 수익성보다는 판매대수를 늘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동시에 이미지 리더로서 필요한 주행성을 입증하기 위한 모델로 G80 스포츠를 라인업했다. 실제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스포츠’ 트림을 럭셔리 모델에 라인업한다는 것 역시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EQ900과 G80에 이어 G80 스포츠로 연결되는 일련의 라인업 전략은 단순히 내수용이어서는 안된다. 세계 5대 메이커 현대차 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에 대한 시선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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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0을 베이스로 앞 얼굴을 중심으로 유럽의 스포츠세단들이 사용하는 디자인 기법을 적용했다. 주제는 ‘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이다. 항용 쓰는 표현처럼 활 시위를 당겨 놓은 듯한, 그래서 금새로도 튕겨 나갈 듯한 자세를 표현하려 하고 있다. 물론 이런 표현은 디테일로 한다.

 

제네시스 G80의 디자인은 기존 현대 제네시스의 페이스리프트다. G80으로 바뀌면서 현대차측은 디테일의 변화로 진화하는 것이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트렌드라고 했다. 강한 독창성을 구축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의식한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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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차체 측면의 비율을 포함해 많은 부분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유행시킨 요소들을 다용하고 있다. 롱 노즈, 숏 데크 등으로 표현되는 스포츠성은 물론이고 그러면서도 하이엔드 모델들이 갖추어야 할 품위를 위한 완고함도 내포하고 있다. 높은 카울 포인트는 쿠페라이크한 느낌을 준다.

 

G80스포츠의 앞 얼굴에서 라디에이터 그릴과 에어 인테이크, 범퍼 등의 디자인 변화로 공격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범퍼 아래쪽을 낮추고 벌려 와이드한 느낌을 살렸다. 최저 지상고는 그대로인데 범퍼 디자인의 변화로 시각적으로 낮아 보인다. 헤드램프 렌즈 안쪽에 금색 바탕에 Genesis 로고를 새기는 등 차별화를 위한 노력이 보인다. 방향지시등 조작시 LED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순차 점등되는 시퀀셜 방향지시등을 채용했다. 램프 아래쪽에 에어 커튼을 설계한 것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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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는 검정색 사이드 미러와 휠 디자인의 변화가 눈길을 끈다. 벨트 라인을 다크 크롬 처리했다. 뒤쪽에서는 램프에 틴팅 처리를 했고 듀얼 머플러와 디퓨저로 이 차의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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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에서는 직경이 작은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채용한 것과 우드 부분을 카본으로 바꾼 것이 전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스포츠 전용 시트와 블랙 스웨이드 내장재를 사용한 것도 변화다. 패들 시프트의 길이를 늘렸다. G80으로 페이스리프트하면서 실렉터 레버의 노브 디자인을 바꾸었다. 기계식에서 시프트 바이 와이어 방식으로 바꾸면서 가죽 소재와 메탈릭을 혼합한 구 형상의 노브를 채용했다. 이는 골프 드라이버의 헤드가 모티브라고 한다. 손으로 노브를 잡았을 때 감각이 색다르다. 기존에는 BMW가 유행시킨 시프트 바이 와이어용 레버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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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기능상으로도 달라졌다. 레버를 이동할 때 물리적 느낌은 없어지고 버튼을 사용하는 감각으로 됐다. 또 시트 벨트 해제와 도어 오픈, 페달에서 발을 뗄 경우 자동으로 P단으로 바뀐다. D,R 의 위치에서도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P단으로 이동한다. 주차시 N단으로 바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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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트위터의 그릴 디자인이 기존 방사형에서 비정형으로 바뀌었다. 소리가 울려 퍼지는 듯한 이미지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센터페시아의 오디오 기능 변화와도 관계가 있다. 카 오디오 설정에서 콘서트홀 모드를 추가한 것이다. 오늘날 고급차에서 카 오디오의 비중은 갈수록 커진다. 실제로 라디오만 주로 듣는다 해도 대부분의 메이커들은 세계 최고라고 하는 오디오 업체들과 협업해 카 오디오를 만들어 장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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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람다 3,342cc V6 직분 트윈 터보 가솔린으로 EQ900에 탑재된 것과 같다. 최고출력 370ps/6,000rpm, 최대토크 52.0kgm/1,300~4,500rpm을 발휘한다. 하니웰제 터보차저는 병렬식으로 동시에 작동되는 타입이다. 

 

변속기는 8단 AT로 현대 파워텍에서 만든 것이다. 구동방식은 마그나제 전자식 4WD인 HTRAC. 이론적으로는 앞뒤 구동력 배분이 100: 0까지 가능하고 평상시에는 50 : 50을 유지한다. 할덱스와 달리 모터 기어방식으로 토크를 정확히 전달한다는 점에서 오늘날 더 높은 사용률을 보이고 있다. 상황에 따라 평지와 노멀 모드에서는 40 : 60, 오르막에서는 30 : 70으로 뒷바퀴에 더 많이 동력이 분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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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450rpm 부근. 레드존은 6,500rpm부터. 회전 영역의 큰 변화는 없다.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2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5km/h에서 2단, 90km/h에서 3단, 14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다르다. EQ900에서보다 기어비가 다르다. 응답성과 토크감은 G80의 3.3 GDi와 뚜렷이 차이가 난다. 화전 상승감이 좋다. 엔진회전계의 바늘과 거의 비슷한 정도로 속도계의 바늘도 올라간다. 2톤이 넘는 공차 중량을 가볍게 끌고 나간다. 가속감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기본적으로 현대의 람다 엔진은 회전 질감이 좋다. 제네시스(G80)에서도 저회전부터 바늘이 빠르게 상승하고 고회전까지 매끄럽게 돌아준다. 터보차저와 결합하면서 그런 질감의 효과는 배가된다. 터보차저의 타임 래그를 거의 느낄 수 없으면서 치솟는 회전계의 바늘은 그것만으로 뻥 뚫리는 느낌이 든다.  회전 질감도 승차감과 쾌적성에 기여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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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음은 음향팀의 의도적 세팅이 느껴진다. 배기음이라기보다는 오디오를 통해 부밍음을 자극적으로 하고 있다. 좀 더 V8에 가까운 사운드를 살려냈으면 싶다. 이는 EQ900에서와 마찬가지이다. 현대차그룹의 음향팀은 오랜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음과 차음에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사운드를 살려 내는데는 좀 더 과감해졌으면 싶다.

 

다시 오른 발에 힘을 주면 순간적으로 첫 번째 벽을 돌파한다. 거침없이 돌진한다. EQ900보다 가볍고 작은 차를 3.3리터 터보차저 엔진으로 밀어 붙이는 감각은 최근 현대차의 발전 정도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EQ900에서 이렇게 가속하는 것은 한국차로서는 처음이라고 한 기억이 있는데 G80 스포츠에서는 더 강하게 다가온다. 거기에 매끄럽다. 엔진 회전 상승에서 부담이 전혀 없다. 변속기와의 매칭도 좋다. 현대 파워택이 개발한 토크 컨버터 방식 8단 자동변속기는 절도있는 쪽이기는 하지만 매끄러운 느낌이 더 강하다. 가속 도중에 가벼운 시프트 히스테리 현상도 억제됐다. 다만 초고속역에서 출력을 좀 더 강력하게 추출했으면 싶다. 욕심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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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엔진은 통상 영역에서 1,700rpm 이하에서 거의 모든 속도역을 커버해준다. 1,500rpm 이전의 영역에서 시내 주행은 모두 해결된다. 직분 터보차저가 디젤은 물론이고 가솔린의 성능도 비약적으로 증강시켰다. 문제는 이미 거론되고 있는 직분엔진의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해 PPF(Petrole Particulate Filter)를 추가하는 것도 고려했으면 싶다.

 

서스펜션은 앞뒤 공히 멀티 링크. 에어 서스펜션이 아니라 유압식이다. 독일 작스(Sachs)와 공동 개발한 GACS(Genesis Adaptive Controle Suspension)으로 댐퍼의 밸브를 외장형이 아니라 내장형으로 바꾸었다. G80스포츠는 댐퍼의 감쇄력에 변화를 주였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반응이 달라진다. 스트로크가 크게 짧아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거동이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요철에서 상하 요동에 대한 대응은 물론이고 노면의 정보를 직설적으로 전달하면서도 차체를 상하로 흔들어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는 안정성을 우선시 하는 현대차의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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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오버가 느껴진다. 1세대 제네시스에서 앞바퀴 굴림방식차와 비슷한 거동을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마그나 스티어와 공동 개발한 HTRAC과 TCS, ECS의 연동으로 안정된 거동을 유지해 준다. 와인딩에서 리어의 반응도 달라졌다. 그저 따라 오는 수준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거동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는 않는다. 이는 흔히 말하는 ‘달리는 즐거움’, 즉 Fun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달라진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은 갭이 있다.

 

급차선 변경에 대한 차체의 거동도 또 한 단계 발전했다. 알버트 비어만이 오고 나서 주행 테스트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비율을 70%에서 40%로 내리고 대신 실차 테스트를 60%로 끌어 올렸다. 현장 감각을 중시하는 독일식 차만들기를 반영한 결과다. 그만큼의 비용은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BMW M 브랜드 출신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G80 스포츠의 거동은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그동안의 아반떼 AD나 EQ900, i30 등의 발전에 적지 않게 놀랐기 때문에 기대치가 그만큼 높아졌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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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현대차의 종합적인 주행 질감의 향상은 큰 폭으로 발전했다. 이제는 세련됐다는 표현을 써도 좋을 수준이다. 현대차 그룹 내에서만 보면 혁신적(Revolution)이다. 여기에서 한 단계 진보하기 위해서는 스포츠 세단을 지향하는 모델에서의 주행성이다. BMW는 BMW 브랜드와 BMW M 브랜드 사이에 M Performance라는 갭을 메꿔주는 모델을 라인업하고 있다. G80스포츠는 그런 컨셉의 모델이다. N 브랜드가 나오기 전에 주행성에서의 자신감을 보여 주고자 하는 의도로 개발했을 것이다. 50여 km의 짧은 시승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런 자신감만큼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조향 보조장치는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20초 가량이 지나면 경고가 울리며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메시지가 뜬다. 현대 제네시스에서는 12초였다. 자율주행시대를 위한 장비이지만 분명한 것은 보조장치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테슬라는 이 경고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고 그냥 작동하게 두어 사고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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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제네시스 모델들이 그렇듯이 안전장비는 없는 것보다는 새로운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할 정도로 망라되어 있다.

 

지금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축해 가는 단계다. EQ900과 G80에 이어 세 번째로 등장한 G80스포츠는 제네시스 쿠페에서 보여 주었던 애매한 거동이라는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EQ900과 G80은 제품력을 강조하는 것만으로 가능할 수 있지만 G80에서는 세계 어느 시장에서나 인정받을 수 있는 주행성을 보여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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