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 S클래스에 도전장..BMW 740Li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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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꼽히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영원한 라이벌 관계다. 콕 집어서 어느 브랜드가 낫다고 표현하기는 힘들다. 운전자의 개성이나 취향에 따라 브랜드 선호도가 갈릴 뿐이다.
자동차를 고르는데 있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전 세계적으로도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다. 시장은 연간 150만대 규모로 크지는 않은 수준이지만, 테스트 마켓으로서의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그런만큼 글로벌 유명 브랜드는 한국에서의 시장 경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BMW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올해들어 지난 6월까지 총 2만3154대가 판매됐다. 경쟁 브랜드인 벤츠는 같은 기간에 2만4488대가 팔렸다. 벤츠가 약간 앞선 셈인데, 이들 브랜드는 늘 호각지세(互角之勢)를 유지한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BMW의 중형세단 5시리즈는 7342대가 판매돼 벤츠의 E클래스(6597대)보다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최고급 럭셔리 모델에 속하는 7시리즈는 1158대 팔리는데 그쳤다. 벤츠 S클래스는 같은 기간에만 3946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7시리즈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5시리즈는 다이내믹함이 강조돼 E클래스에 비해서는 비교적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반면, 7시리즈는 안락한 승차감이 강조된 럭셔리 세단 S클래스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BMW는 이런 점을 감안, 지금까지 퍼포먼스만을 강조해왔던 7시리즈에 최첨단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벤츠에 빼았겼던 럭셔리 세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BMW가 쇼퍼드리븐카에 속하는 740Li xDrive를 통해 벤츠 S클래스에 정면 도전장을 던진 케이스다.
고급스러운 디자인 감각
740Li xDrive는 고급스런 스타일로 유려한 라인이 돋보인다. 차체 사이즈는 전장 5238mm, 전고 1902mm, 전폭 1479mm로 웅장하다. 리무진 모델로 휠베이스는 3210mm로 길게 세팅됐다. 차체는 와이드하면서도 낮게 세팅된 것도 고급감을 더한다.
콩팥 모양의 키드니 그릴은 분리된 두 개의 크롬 몰딩을 통해 BMW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 지난 1931년 2인승 로드스터에 시험삼아 처음으로 도입했는데, 지금까지 85년간 이어지고 있다. LED가 적용된 헤드램프는 첫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다. 범퍼 하단에도 크롬 몰딩을 두텁게 처리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측면에서는 유려한 루프라인으로 이러지는데 롱노즈 숏데크(Long nose-Short deck) 형상을 취한다. 윈도우 라인에도 크롬을 적용했는데, 쿼터 글래스에는 일부러 두텁게 처리됐다. 이 역시 고급감을 더하기 위한 연출된 디자인이다. 하단에도 크롬 가니쉬로 맵시를 더한다.
타이어는 19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됐는데, 앞쪽에는 245mm, 뒷쪽에는 275mm의 광폭 사이즈다. 핸들링에서의 안정적인 자세와 고속주행시 가속감을 더하기 위한 세팅이다. 편평비도 40~45%로 세팅돼 퍼포먼스 중심으로 설계됐다.
후면에서는 LED 리어 램프와 트렁크 리드 중앙에 크롬바를 적용했다. 범퍼 하단에도 별도로 크롬 몰딩을 추가했고, 듀얼 머플러에도 크롬으로 덧씌웠다. 정면에서부터 측면, 후면에 이르기까지 크롬 몰딩이 대거 적용된 건 고급감을 더하기 위한 연출이지만, 너무 많이 사용되면 오히려 고유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실내는 그야말로 럭셔리한 감각이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에서부터 센터페시아, 센터터널, 1열과 2열 뒷좌석에 이르기까지 고급감이 넘친다. 시트는 나파 가죽이다. 감성을 더하는 라이팅과 여유로운 공간은 쇼퍼드리븐용으로 부족함이 없다.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첨단시스템 눈길
BMW 740Li xDrive는 배기량 2998cc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326마력(5500~6500rpm), 최대토크는 45.9kg.m(1380~5000rpm)의 엔진 파워를 발휘한다.
이번 시승은 서울에서 출발 올림픽대로를 거쳐 양평에 위치한 아난디 펜트하우스를 되돌아오는 약 7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 거리는 비교적 짧았지만, 740Li의 진가를 확인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에는 뒷좌석에 올랐다. 뒷좌석은 레그룸이나 헤드룸은 여유롭다. 버튼만을 눌러 조수석을 앞뒤로 90mm 이동시킬 수도 있다. 발을 길게 뻗어내리거나 다리를 꼬고 앉을 수도 있을 정도다. 오디오나 비디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어깨와 등, 요추 등 마사지 기능은 3단계로 조절되는데, 강도는 세지는 않은 편이다. 뒷좌석에는 흡연자를 위해 재떨이도 마련됐다.
주행중에는 안락한 승차감이 돋보인다. 시속 90km 속도에서는 실내 소음은 불과 70dB 수준이다. 중고속에서 풍절음은 제대로 차단된다. 주행중 정숙감은 당초 생각보다 훨씬 훌륭하다.
시트 착좌감은 부드러움이 강조된 마이바흐나 벤츠 S클래스에 비해서는 단단한 감각이다. 도로 상황에 따른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는 적잖은 충격을 느낀다. 벤츠 S클래스의 경우에는 시속 120km로 과속방지턱을 지나도 일반 평지 도로를 달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양평에서 서울로 되돌아올 때에는 운전석에 앉았다. 시동을 걸고 엔진회전수 800rpm 전후에서는 실내 소음이 52dB 수준이었다. 조용한 사무실을 연상시키는 정도지만, 렉서스나 제네시스 브랜드에 비해서는 높은 수치다.
정지상태에서 가속 반응은 민첩하고 빠르다. 차체가 가벼운 몸놀림이다. 토크감은 저 엔진회전영역에서부터 두텁게 반응한다.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있으면 즉답식으로 밀고 나가는 힘이 폭발적이다. 스포츠카 뺨친다. 엔진회전수 3000rpm을 넘기면서부터 터져나오는 엔진사운드는 맛깔스럽다.
고속주행에서도 엔진 파워는 부족함이 없다. 주행중 급제동에서는 부드러우면서도 빠르게 응답한다. 갑작스러운 빗길에서도 타이어의 그립감은 만족스럽다.
740Li xDrive에는 차선이탈방지시스템과 액티브 크루즈시스템이 적용됐다. 램프를 켜지 않고 차선을 이탈하면 진동 경고와 함께 스티어링 휠을 잡아준다. 액티브 크루즈를 동시에 적용하면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서도 혼자서 알아서 달린다. 일부 구간에서는 차선을 이탈하는 경우도 발생하지만, 초기 자율주행차다운 모습을 보인다.
740Li xDrive에는 스마트키를 이용해 매우 좁은 주차 공간이나 차고에 차를 넣거나 뺄 수도 있다. 리모트 컨트롤 파킹 기능은 양산차로서는 처음으로 적용한 케이스다. 다만, 주차 공간과 차량간의 각도가 10도를 넘지는 않아야 스스로 주차할 수 있다.
BMW 740Li의 시장 경쟁력은...
740Li xDrive는 프리미엄 브랜드 BMW의 플래그십 모델에 속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직접적인 경쟁 모델로 벤츠 S클래스가 꼽힌다.
BMW는 지금까지 7시리즈에는 럭셔리한 감각보다는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강조해왔다. 그런만큼 이 세그먼트에서 달리기 성능에 대해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벤츠가 S클래스를 통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해왔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에 따라 BMW 역시 7시리즈에도 럭셔리함을 추구하고 있다. 벤츠 S클래스를 타깃으로 삼은만큼 BMW의 기본적인 마케팅 전략도 바뀐 셈이다.
740Li xDrive는 BMW 7시리즈의 장점으로 불려왔던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지니면서도 감성과 고급감, 최첨단 사양 등이 더해져 상품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벤츠 S클래스가 주도해왔던 럭셔리 세단 시장에 740Li xDrive의 등장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는 두고 볼 일이다. BMW 740Li xDrive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49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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