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오프로드는 나의 힘..울퉁불퉁 흙길서 진가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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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4 렉스턴 유라시아 에디션'/사진제공=쌍용차 |
2001년 군대를 제대하고 생애 첫차로 구입한 모델이 쌍용자동차의 '코란도'였다. 당시 워낙 인기를 끌고 있던 모델이라 꼼꼼하게 따져볼 생각조차 없이 선택했던 차였다.
쌍용차 (5,240원 80 -1.5%)는 성능에 대한 자신감으로 독일의 벤츠 엔진을 내세웠지만 처음부터 그런 건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저 코란도니까 갖고 싶던 그런 때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 위에 살짝 질투(?)가 나는 물건이 하나 등장했다. SUV(다목적스포츠용차량) 명가로 쌍용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렉스턴' 얘기다. 이미 코란도 오너였기 때문에 다른 차엔 시선도 주지 않던 시절이었다.
'상위 1%'가 타는 모델이라는 광고 때문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렉스턴은 코란도와는 다른 세련미로 한 단계 '위'라는 느낌을 줬다. 부러운 티를 내진 않았지만 가까운 친구가 몰고 온 렉스턴에 아주 잠시 기(氣)가 눌렸던 추억도 있었다.
쌍용차의 이런 프리미엄 전략이 통했는지 렉스턴은 출시 이후 연간 5만대 가깝게 팔리며 대형 SUV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G4 렉스턴 유라시아 에디션'/사진제공=쌍용차 |
세월이 흘러 2017년 쌍용차의 부흥을 위해 야심차게 출시된 'G4 렉스턴'을 마주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최근 'G4 렉스턴'의 글로벌 시장 론칭을 위해 유라시아 횡단에 나선 프로젝트 콘셉을 '왕의 귀환'이라고 붙인 게 어색하지 않았던 것도 과거 렉스턴의 영화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서두가 길었지만 렉스턴을 직접 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G4'라는 수식어에 '유라시아 에디션'이라는 꼬리표까지 거느린 모델이었다.
사실 'G4 렉스턴 유라시아 에디션'은 쌍용차에 있어 특별하다. 지난 8월11일 중국 베이징의 만리장성에서 출발해 실크로드 길로 짜인 중국 횡단 코스를 거친 뒤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리투아니아,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입성하는 1만3000km의 유라시아 대륙 횡단을 기념해 나온 모델이라서다.
그만큼 온∙오프로드의 다양한 지형과 기후에 자신있다는 쌍용차의 자부심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게 'G4 렉스턴 유라시아 에디션'인 것이다. 실제로 강원도 험지에 펼쳐진 오프로드에 들어서자 그 진가가 발휘됐다. 우선 2륜(2H)에서 4륜(4L) 모드로 구동방식을 바꾼 뒤 바퀴 결대로 울퉁불퉁 만들어진 시골길을 내달렸다.
언덕길을 단숨에 치고 올라가기도 하고 바퀴를 집어삼키는 개울가에서 속도를 높여 사방으로 물을 튀기는 기분은 그야말로 쾌감 그 자체였다. 도심 주행에선 느낄 수 없었던 감흥이었다. 차량 한대가 지나갈 정도의 아슬아슬한 산길(임도)을 누비는 맛도 기가 막혔다.
다시 2륜(2H) 모드로 바꾸고 일반 도로로 나오니 웅장한 크기가 무색할 정도로 정숙한 주행감을 냈다. 시야가 넓으니 운전이 편했고 코너링과 핸들링도 좋아 안정감이 느껴졌다. 다만 평상시 잡혔던 소음과 진동이 고속도로 급가속 구간에서 미세하게 감지된 것은 아쉬웠다.
고급 편의사양을 대거 장착한 스페셜 모델인 'G4 렉스턴 유라시아 에디션' 가격은 3695만원이다. 기존 모델 가격은 3350만~4510만원이다.
'G4 렉스턴 유라시아 에디션'/사진제공=쌍용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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