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볼보 2세대 XC60 D4 AWD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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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중형 크로스오버 XC60 2세대 모델을 시승했다. S90부터 헤드램프에 토르의 해머를 추가하며 아이언맨과 함께 앞 얼굴을 바꾼 신세대 볼보 시리즈 중 하나다. 90시리즈에 이어 60시리즈에도 볼보의 새 플랫폼 SPA가 채용된 것이 포인트다. 리틀 XC90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상품성이지만 XC60만의 독창성도 유지하고 있다. 볼보 XC60 D4 AWD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기술이 발전하고 그것이 세계화가 되면 제품의 차별화가 힘들어 진다. 시장에 따라 평가는 다르겠지만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중요한 바이어스 포인트로 독창성을 꼽는다. 독창성을 뒷받침해 주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성능과 혁신성이고 상징적으로는 역사와 전통이다. 거기에 희소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무나 가질 수 없다는 것은 고가의 럭셔리 제품들에게는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다. 그것을 알리는 것은 프리미엄 마케팅이다.
지금까지 그 중심에는 독일 프리미엄 빅3가 있다. 그들은 20세기 말 연간 60만대 정도만 생산 판매하겠다는 전략으로 희소성을 강조했다. 그것을 바꾼 것이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된 세계화다. 아니 그보다는 돈 많은 미국인들에 이어 중국인들이 프리미엄 브랜드에 눈을 뜨면서 수요가 증가했다. 어디 중국뿐이겠는가. 글로벌 거시경제지표와는 별도로 세계 각국에 부자들은 많아졌다. 그들은 개성을 추구해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했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그런 부자들로 인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연간 판매대수가 200만대를 넘어섰다. 60만대 시대를 생각하면 엄청난 수치이지만 70억이란 지구 인구를 생각하면(그보다는 부자 증가 비율이 더 높다고 한다.) 아직은 확대 여지가 더 있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연간 400만대 목표를 설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다임러AG의 디터 제체는 공급 부족으로 가격 인상 가능성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고공 행진으로 고가 제품의 수요 증가에 눈을 뜬 자동차회사들은 제품의 가치 제고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토요타의 렉서스가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고 재규어랜드로버와 볼보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피니티는 본사를 홍콩으로 옮기면서까지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캐딜락은 공장을 중국에 건설했고 링컨과 아큐라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신참자 현대의 제네시스 브랜드까지 뛰어 들었다. 춘추전국 시대다. 경제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30년 전에도 경제를 어려웠다.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브랜드들 중 상승세가 가장 높은 것이 볼보와 재규어랜드로버다. 왜건 만들기에 장기를 가진 볼보는 크로스오버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판매대수가 급증하고 있다. 시대를 읽은 것이다. 랜드로버가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스포츠, 벨라 등을 추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오늘 시승하는 볼보 XC60은 2009년 데뷔 첫 해에 6만대가 팔렸으나 모델 말기인 2016년에 16만대가 팔리는 기현상(?)을 보인 모델이다. 볼보 전체 판매의 30%를 XC60이 담당하고 있다. 볼보의 입장에서는 모델체인지 시기를 늦출 수도 있었겠지만 새로운 플랫폼으로 새 시대의 볼보를 위해 2세대로 진화했다.
그 효과는 확실했다. 2017년 3사분기 XC60은 29.8% 증가한 4만 9,491대가 팔렸다. 볼보 브랜드의 1월부터 9월까지 전 세계 누계 신차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대비 9% 증가한 41만 3,472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XC60의 위력을 알 수 있다.
이 기간 볼보의 나라별 판매대수는 중국이 34% 증가한 3만 427대로 가장 많았다. 크로스오버와 중국이라는 두 개의 화두가 잘 맞아 떨어진 것이다. 볼보가 그런 의도로 라인업 전략을 구사했는 지, 시장의 트렌드와 우연히 일치했는지는 연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볼보의 3사분기 글로벌 판매 증가율 10.6%는 다른 브랜드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인 것은 분명하다. 경쟁 모델은 BMW X3, 메르세데스 벤츠 GLC, 아우디 Q5 등.
Exterior
볼보의 라인업은 40, 60, 90시리즈, 혹은 S, V, XC로 구분한다. 수치는 카테고리를 말하는 것이고 영문은 차체 타입을 표현한다. 오늘 시승하는 차는 크로스오버 60 시리즈 XC60이다. XC90에 이어 볼보의 신세대 플랫폼 SPA가 채용된 첫 번째 60시리즈다.
패밀리 룩을 이룬 앞 얼굴과 선과 면의 사용으로 인해 전체적인 이미지는 XC90의 축소판이라고 할만하다. 하지만 디테일에서는 XC60만의 독창성을 살려내고 있다.
앞 얼굴에서는 아이언맨과 토르의 해머가 중심을 잡고 있다. 이런 아이콘이 세계적으로 먹힌다는 것은 볼보의 브랜드 파워로 인한 것이다. 더불어 LED 헤드램프 토르의 망치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신들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토르가 들고 싸운 망치를 모티브로 해 그것을 볼보의 것, 더 나아가 스웨덴의 것으로 만들어 낸 것은 국가의 힘이 배경이 된 브랜드의 힘이다. XC60에는 곳곳에 스웨덴차임을 강조하는 요소가 있다. 볼보는 2016년 말부터 뒤 번호판 아래에 ‘Volvo for Life’ 대신 ‘Made by Sweden’이라는 문구로 바꾸었다. 국가 이미지가 상품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부럽기만 하다.
측면의 비율은 노즈가 길어졌고 앞뒤 오버행이 짧아졌다. 차체 뒤쪽이 위쪽으로 솟구쳐 올라간 듯한 라인의 사용이 엑센트로 작용하고 있다. 도어 패널에 아래쪽에 음각으로 패여진 캐릭터 라인으로는 강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선이 좀 더 날카로워진 것도 보인다.
뒤쪽에서는 역시 볼보의 아이콘이 된 길게 내려와 안쪽으로 꺾어진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가 중심을 잡고 있다. 기존 모델의 그래픽에 변화를 주었다. 차체 아래쪽을 검정색 수지로 투톤 처리하지 않고 같은 색으로 처리한 것은 터프함보다는 도시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함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 4,690×1,900×1,660mm, 휠 베이스 2,865mm. 휠 베이스가 90mm, 전장이 50mm, 길어졌으며 전고는 50mm낮아졌다 전폭이 XC90에 비해 110mm 좁다. 전장과 전고에 비해 차이가 적다.
Interior
인테리어에도 스웨덴제임을 강조한 요소들이 보인다. 스웨덴의 자연에서 채취한 드리프트 우드를 사용해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스웨덴제임을 강조하는 것은 시트와 조수석 앞쪽에 새겨진 스웨덴 국기 문양에도 있다. 자연스러움을 살리면서 주장하는 바가 있다. 이런 디테일을 읽을 수 있어야 제조사가 주장하는 바를 알 수 있다.
대시보드의 레이아웃은 XC90과 같다. 운전석과 조수석이 독립적인 느낌이다. 하지만 그래픽에 변화를 주어 시동키를 시작으로 XC90과는 다른 HMI를 채용했다. 당연한 추세이지만 XC90과 마찬가지로 각종 버튼과 스위치류를 멀티 스크린식 멀티미디어 콘트롤러인 센서스에 통합했다. 디지털 다루기에 익숙한 한국의 사용자들은 금세 익숙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니터의 시인성도 좋고 효율성을 위해 생략된 스위치류도 조작성이 좋다. 이 역시 안전에 기여하는 요소다. 터치 패널은 적외선 방식.
센터 페시아 좌우에는 위아래로 XC90보다 길게 세워진 공기 토출구가 엑센트로 작용하고 있다. 여성 디자이너들이 인테리어에 참여해 주목을 끌었던 메이커답게 세심한 부분에까지 배려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예를 들어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을 때의 감각이나 헤드레스트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차만들기에 대한 볼보만의 터치가 살아 있다. B필러 안쪽에 설치된 공기 토출구는 편의성과 고급성을 살리기 위한 수법이다.
다른 모델들도 비슷하지만 윈드실드 윗 부분에 카메라를 설치하느라 룸 미러가 안쪽으로 조금 밀려 들어와 있다. 앞 시트와, 스티어링 휠, 변속기 실렉터 등은 XC90과 같은 부품을 사용하지만 그래픽에 변화를 주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룸 미러, 도어 핸들 그 외 세세한 스위치류의 대부분은 XC90과 공유하고 있다. 계기판과 센서스도 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
시트는 5인승. 앞뒤 시트 모두 착좌감이 좋다. 부드러우면서도 지지성 또한 높은 수준을 보여 준다. 인테리어의 패키징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리어 시트 주변의 공조장치도 터치 방식이다. 트림에 따라 2열 시트에도 히팅 기능이 추가된다. 2열 시트 아래쪽에는 별도의 전원 코드가 있다. 화물공간은 505리터가 기본, 리어 시트를 접으면 1,432리터까지 커진다. 플로어 아래에 스페어 타이어가 탑재되어 있다. 자잘한 물건을 탑재할 수 있는 수납공간도 마련했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 베리에이션은 2리터 직렬 4기통을 베이스로 수퍼차저와 터보차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을 조합해 T5, T6, T8 가솔린과 D4, D5 디젤 등이 있다. 시승차는 D4로 1,969cc 직렬 4기통 디젤. 최고출력 190ps/4,250rpm, 최대토크 40.8kgm/1,750~2,500rpm을 발휘한다. 국내 데뷔 당시 사전 계약에서 디젤 엔진의 비중이 83%에 달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변속기는 8단 AT이고 모든 모델이 AWD를 채용하고 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750rpm부근. 레드존은 5,0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3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레드존은 높게 설정하고 있지만 회전을 많이 올리지는 않는다. 35km/h에서 2단, 60km/h에서 3단, 90km/h에서 4단, 125km/h에서 5단으로 변속이 된다.
부드럽다. 발진 감각부터 가속감까지 전체적으로 매끄럽다. 이 느낌은 주행성과 승차감으로까지 이어진다. 저중속에서 차체 중량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토크감으로 밀어 붙인다. 초고속역으로 올라갈 때까지 톤의 변화가 없다. 초고속역에서는 배기량의 한계가 보이지만 그 영역을 사용할 일은 없다.
소음 저감도 좋다. 이로 인해 하체 전체의 느낌이 상급 모델인 XC90보다 더 상질이라는 느낌이 든다. 굳이 XC90을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볼보 라인업에서 XC60의 인기가 가장 좋은 이유를 실감할 수 있다. 로드 노이즈나 풍절음에 대해 신경 쓸 일이 없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위시본, 뒤 인테그럴 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길게 느껴진다. 느낌이 그렇다. 실제 반응은 타이트하다. 시승차는 18인치 타이어를 장착했는데 20인치로 올리면 더 스포티한 느낌을 살릴 수 있을 것 같다. 푸트워크는 잽에 가깝다. 이 부분 역시 XC90 부럽지 않은 거동이다. 과도하게 조작하지 않으면 코너링에서 세단 수준에 가까운 플랫 라이드한 감각이다. 옵션으로 에어 서스펜션이 설정되어 있다.
록 투 록 3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하는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가끔씩 상황에 따라 오버 스티어 현상이 일기도 하지만 통상적인 주행에서는 다루기 쉬운 거동이다. 드라이브 모드 실렉터를 돌려 다이나믹을 선택하면 차고가 200mm 낮아지며 파워트레인의 제어도 스포티해진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감각의 차이가 현격하게 나지는 않는다.
2020년 사망사고 제로를 선언한 ‘안전의 볼보’답게 레벨2에 해당하는 ADAS장비도 수준급이다. 차선 유지 기능은 파일럿 어시스트 버튼을 누르고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시소 현상이 거의 없이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전진한다. ACC 상태에서는 약 25초 정도가 지나면 기능이 해제된다. 주행 중 교통 흐름에 따라 자동 정지 후 3초 이내라면 자동발진과 가속이 된다. 밀리파 레이더의 조사거리가 150m에서 200m로 확대됐다. 아직까지는 메이커에 따라 이런 부분에서의 세밀한 차이가 존재한다.
볼보의 충돌안전 시스템은 대형 동물도 인식한다. 캥거루를 사람으로 오인하는 예도 있었지만 그 역시 진화를 위한 과정이다. 시티 세이프티라는 이름으로 자동 브레이크를 상용화했던 것에서부터 수동적, 능동적 안전성에 대한 발전은 대량 생산 업체들의 그것을 넘어선다. 그것이 볼보의 독창성의 원천이다. 거기에 북유럽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스타일링으로 시장에 어필하고 있다.
주요제원 볼보 2세대 XC60 D4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90×1,900×1,660mm
휠베이스 : 2,865mm
공차 중량 : 1,880kg
엔진
형식 : 직렬 4기통 디젤
배기량 : 1,969cc
최고출력 : 190ps/4,250rpm
최대토크 : 40.8kgm/1,750~2,500rpm
구동방식 : AWD
변속기
형식 : 8단 AT
0->100km/h 가속시간 : 8.4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위시본 / 인테그럴 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구동방식 : AWD
성능
복합연비 : 13.3 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144 g/km
시판가격
D4 AWD : 6,090 만원 (인스크립션 6,740 만원)
(작성일자 2017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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