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MINIMAL AUTO X MOTO CAMPING, 스마트 포투와 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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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MAL AUTO X MOTO CAMPING, 스마트 포투와 우랄 이미지 1

스마트 포투와 우랄 기어 업이라는 독특한 조합으로 미니멀 캠핑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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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은 현대 도시인이 자연을 누리는 몇 안 되는 기회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품에 안겨 있노라면 ‘삶의 본질’까지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의 캠핑 문화는 너무 화려하다. 덩치 큰 자동차에 고가의 장비를 싣고는 자연을 파괴한 곳을 찾아다니며 살림살이를 늘어놓기에 바쁘다. 하지만 캠핑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연과의 융화다. 따라서 욕심을 덜어야 본질에 가까이 갈 수 있다. 가져가는 장비가 적을수록 성취감과 추억도 커진다. 그런 이유로 최근에는 ‘미니멀 캠핑’이 인기다. 미니멀 캠핑은 말 그대로 최소의 장비로 즐기는 간소한 캠핑을 말한다. 어쩌면 같은 개념에서 오토캠핑도 가능하겠다. ‘미니멀 오토캠핑’이라는 개념은 없지만, 도전해볼 가치는 충분하다. 가장 작은 차와 캠핑과 잘 어울리는 모터사이클로 미니멀 캠핑에 도전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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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카의 경계를 넘어선 포투

가장 작은 차로 스마트 포투를 골랐다. 포투와 캠핑이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다. 일단 실내 공간이 문제다. 1박 2일을 자연에서 보내려면 꽤 많은 짐이 필요하다. 최소의 장비(1인용 텐트와 침낭, 의자, 코펠, 간이 화로)만 챙겨도 상당한 부피다. 여기에 식재료와 생수까지 더했을 때 과연 포투에 짐이 다 실릴지 걱정이다. 그래서 불안한 마음에 루프에 짐을 얹을 수 있는 루프백(캠팸 CF-3, 소형차용)을 구했다. 하지만 막상 시승차를 받고 보니 모든 예상이 틀렸다. 일단 모든 짐이 포투의 트렁크에 말끔히 들어갔다. 물론 뒤가 안 보일 정도로 짐이 꽉 차기는 했다. 두 번째는 포투의 루프가 강화 플라스틱이어서 무거운 짐을 얹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 트렁크에 무거운 짐들이 모두 들어가서 루프백의 사용 비중이 줄어들었다. 담요나 침낭처럼 가벼운 물건을 넣어서 문제를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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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귀여운 포투에 루프백까지 올리자 분위기가 한층 재밌다. 이틀간 포투와 동행할 또 다른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로 떠났다. 음악을 크게 틀고 속도를 높였다. 그러자 곧 포투의 움직임이 사뭇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사실 3세대 포투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차다. 2인승 시티카라는 개념은 그대로지만 제품의 표현력과 품질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개선됐다.

포투는 한국에서 으레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차’로 불린다. 1990년대 스와치 그룹이 메르세데스 벤츠와 손잡고 만든 합작회사(MCC)가 훗날 다임러 벤츠에 완전히 인수되면서 만들어진 인식이다. 스마트란 이름도 스와치의 ‘S’, 메르세데스 벤츠의 ‘M’, 예술작품의 ‘ART’를 따서 만들었으니 이 차를 벤츠로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이전의 포투는 온전한 메르세데스 벤츠라고 보기엔 어딘가 불편했다. 부족한 품질과 약간 덜 조율된 파워트레인에서 아쉬움이 남았으니까 말이다.

반면 신형은 다르다. 벤츠가 아닌 르노와 합작해서 개발한 만큼 소형차의 노하우가 제대로 배어 있다. 디자인은 한층 재치 있고 구석구석 쓰임새도 좋다. 덩치는 더 커졌다. 차체 길이는 이전과 같은 2720밀리미터지만 너비는 100밀리미터, 높이는 13밀리미터가 늘어났다. 휠베이스도 5밀리미터 길다. 따라서 이제 국내 기준으로도 경차가 아니라 소형차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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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엔진과 파워트레인도 흥미롭다. 3기통 1.0리터 엔진과 물리는 듀얼클러치 6단(게트락) 변속기가 뒷바퀴로 동력을 전달한다. 새로운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움직임이 마음에 쏙 든다. 앞뒤로 울렁거리는 변속 충격도 이제는 없다. 다운시프트 때 무단변속기처럼 부드럽고 빠르게 반응한다. 회전력을 높일 때 비로소 깨어나는 엔진과 어울려 경쾌한 달리기 성능에 일조한다. 루프백에 이런저런 짐을 올렸는데도 포투의 움직임은 불안하지 않다. 도심 외곽에서 국도로 빠지기 전, 이번 기획의 또 다른 주인공인 ‘우랄 기어 업(URAL GEAR UP)’을 만났다. 클래식 분위기의 사이드카 달린 모터사이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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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카의 매력 폭발

우랄이라는 이름부터 생소하다. 사이드카 형태의 모터사이클이라면 더 생소하다. 심지어 1950년대에 만들어진 것같이 생겼다. 신기하고 흥미롭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제품을 평가하고 느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우랄 기어 업은 사이드카 형태로 총 3명이 탈 수 있는 형태다. 기어업은 우랄의 사이드카 라인업 중에서 실제 러시아군이 운용 중인 모델과 가깝다. 디자인은 마치 모형을 보는 것 같다. 군용삽, 제리캔, 서치라이트가 곳곳에 달려 있고, 그 모습이 자연스럽다.

사이드카가 가지는 장점은 확실하다. 바퀴 하나가 추가됐으니 넘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제대로 된 동승석과 트렁크, 프런트 캐리어가 있어서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캠핑에서 더 많은 사람과 짐을 싣고 온 쪽도 우랄이었다.(남자 셋과 그들이 머물 캠핑장비 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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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카는 새로운 세계의 입구다. 시트 포지션은 스포츠카 수준으로 낮아서 속도감이 배가 된다. 하지만 무섭다기보다는 재미있다. 탁 트인 시야 덕분에 경치를 구경하기 좋고, 전용 윈드스크린까지 갖춰서 춥지도 않다. 그저 마음 편안히 앉아서 경치를 보며 오픈 에어링의 즐거움을 200퍼센트 느낄 수 있다. 뒤 차축에 완충장치가 있어서 승차감도 기대 이상이다.

포투의 뒤로 우랄이 따라붙었다. 둘은 엎치락뒤치락 달렸다. 포투는 시속 130킬로미터 이상으로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 우랄도 시속 100킬로미터 언저리가 한계다. 그러나 이번 기획은 속도가 중요하지 않았다. 도심에서 벗어나 스치는 모든 자연을 느껴야 했으니까 말이다. 또 어차피 둘 다 코너에서 속도를 확실히 떨어뜨려야 한다는 점은 비슷하다. 다만 아쉬웠던 점이라면 우랄이 갈 수 없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피해서 가야 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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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도로에서 포투가 안정적이고 빨랐지만, 캠핑장에 도착했을 때는 전세가 뒤집혔다. 우랄은 두 개의 뒷바퀴를 힘차게 굴리며 험난한 지형을 자유자재로 달렸다. 평소엔 자연스러운 핸들링을 위해 1개의 바퀴로 굴린다. 2WD 모드를 선택하면 사이드카와 모터사이클 뒷바퀴가 연결되면서 험로 주파력이 향상된다(차동장치가 없다).

우랄을 운전하는 느낌은 독특했다. 수평대향 2기통 엔진(41마력, 5.7kg․m)은 인젝션 방식이지만 그 느낌은 클래식하다. 푸시로드가 밸브를 여는 OHV 방식으로 ‘달달’거리는 소리와 몸으로 전해지는 진동이 좋았다. 스로틀을 열었을 때 달려 나가는 감각은 기대 이상이다. 두툼한 토크가 차체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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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차와 특이한 모터사이클의 동침

잣나무가 빼곡하게 심어진 캠핑장에서 둘은 마치 경주하듯 달렸다. 회전 반경이 6.94미터(유턴할 시 1.5차선)인 포투는 우랄보다 민첩하게 좁은 나무 사이를 달렸다. 반면 우랄은 포투가 감히 도전하지 못하는 경사로와 진흙탕을 거침없이 넘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신나게 달리고 기운을 쪽 뺀 후 우리 일행은 적당한 캠핑 장소를 찾았다. 그때 이미 해가 나무 사이로 떨어지고 있었다. 서둘러 짐을 풀었다. 사실 짐이라고 해봐야 별것 없었다. 그냥 마음에 드는 장소에 머물다 가면 됐다. 의자와 텐트를 치는 데 5분, 모닥불을 피우는 데 10분 걸렸다. 간단한 간식으로 허기를 채우고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잣나무 숲을 바라봤다. 정확히 어떤 기분인지 설명할 수 없었지만 편안한 상태였다. 최소한의 에너지와 기본적인 장비로 이런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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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낭비되는 에너지(장비 펴고, 청소하고, 다시 접어서 챙기는)를 아끼니까 캠핑이 몇 배나 쉬웠다. 남들과 장비로 기 싸움할 필요도 없었고, 요리하느라 초저녁 시간을 바쁘게 보내지도 않았다. 준비해온 간단한 음식(포장된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으로도 배고픔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자연 속에서 성공적으로 미니멀 캠핑을 경험했다. 포투와 우랄로도 충분한 캠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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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SMART FORTWO
  • 기본/시승차 가격 2790만/2990만원
  • 레이아웃 뒤 엔진, 뒷바퀴굴림, 2인승, 2도어 해치백
  • 엔진 3기통 1.0ℓ DOHC 터보, 71마력, 9.3kg․m
  • 변속기 듀얼클러치 6단 자동
  • 공차중량 920kg
  • 휠베이스 1870mm
  • 길이×너비×높이 2720×1660×1560mm
  • 서스펜션(앞, 뒤) 맥퍼슨 스트럿, 드 디옹 액슬
  • 브레이크(앞, 뒤) 디스크, 드럼
  • 복합연비 24.4km/
  • CO₂배출량 93g/km
URAL GEAR UP
  • 가격 2580만
  • 엔진 공랭 4스트로크 수평대향 2기통 749cc OHV, 41마력, 5.7kg․m
  • 변속기 4단 리턴, 1단 후진
  • 무게 331kg
  • 길이×너비, 시트 높이 2509×1615, 818mm
  •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킥 스타터
  • 서스펜션(앞, 뒤) IMZ 링크 포크, 더블 사이드 스윙암
  • 브레이크 디스크(앞 4피스톤 브렘보)
  • 복합연비 13~15km/ℓ(미국 기준)
  • 연료탱크 용량 19ℓ
김태영(모터트렌드)
사진
박남규(펜 스튜디오), 양현용
취재협조
스마트 코리아(www.smart-k.com), 우랄 코리아(ural-korea.co.kr), 루프백: 캠팸(camfam.co.kr), 캠핑장비 메조 인터내셔널(www.mezzo.co.kr)
제공
모터바이크(www.mbzine.com)
‘월간 모터바이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모터사이클 매거진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모터사이클 시승기와 라이더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폭넓은 기사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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