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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6세대 750Li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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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플래그십 7시리즈의 6세대 모델을 시승했다. 2001년의 E에서 2009년의 F로, 그리고 이번에는 G로 바뀌었다. 독창성과 혁신성을 무기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BMW 7시리즈가 이번에는 자동차 패러다임의 변화를 제품을 통해 설명해 주고 있다. 쇼파 드리븐으로서의 존재감을 더욱 높이고 첨단 기술로 우위성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 포인트다. BMW 750Lii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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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대한 개념 자체가 변하고 있다. 19세기 말 시간과 공간을 단축해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었던 자동차가 21세기 초 새로운 탈 것으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말로만 이동하는 공간이 아니라 페달에서 발을 떼고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뗀, 전방을 주시하지 않아도 되는 탈 것으로 변하고 있다. 자율주행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BMW의 브랜드 이미지였던 '달리는 즐거움(Fun to Drive)'에 대한 개념도 달라질 것이다. 전통적인 개념의 달리는 즐거움이란 운전자의 조작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해 도로와 대화하면서 즐거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그런 조작의 기회가 현격히 줄어들게 될 자율주행차에서의 달리는 즐거움은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다.


그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프리미엄 브랜드다.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는 소량 판매의 수퍼 스포츠카나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외하면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등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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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이 시대의 화두 중 하나인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에서는 미국에 뒤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독일이 배경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제조업에서는 일본과 함께 세계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ICT든 제조업이든 이 시대 돈을 버는, 다른 표현으로는 국가 경제를 발전시키는 핵심 요소다.


그런데 독일은 제조업의 강점에 ICT를 결합시키는 것을 국가적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미국은 그들의 강점인 ICT에 다시 제조업을 결합시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재도약은 어떤 형태로든 이 시대의 유저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그런 배경에서 탄생한 것이 BMW 7시리즈를 비롯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제품이다.


소비자들이 BMW를 비롯한 프리미엄 브랜드들에 거는 기대는 크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S클래스를 통해 이 시대 최고급차가 갖추어야 할 자세를 보여 주었고 컨셉트카 F015를 통해서는 미래를 향한 그들의 방향성을 보여 주었다. 그렇게 해서 뭔가 일반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그 무엇을 제시해 주길 바라는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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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1977년에 데뷔한 초대 모델의 전자식 속도계, 2세대 모델의 PDC(Park Distance Control), 3세대 모델의 DSC (Dynamic Stability Control),, 4세대 모델의 iDrive, 5세대 모델의 브레이크 에너지 회생기능과 아이들링 스톱 등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 기술들을 소개해 그런 기대에 부응해왔다. 이제는 양산차에까지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는 것들이지만 개척자는 BMW였다.


특히 4세대인 E65 7시리즈는 디자인에 대해 엄청난 찬반 논란을 불러 일으켰지만 역대 7시리즈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보이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당시 BMW가 도입했던 디자인 언어와 커넥티비티 시스템 등은 이제 양산 브랜드들에게까지 널리 퍼져 있다.

다시 진화를 하는 BMW가 내 세운 6세대 7시리즈의 슬로건은 Driving Luxury다. 2007년 Efficient Dynamics라는 개념을 도입해 다운사이징을 주도했던 BMW가 이제는 또 다른 단계로의 발전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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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는 럭셔리다. BMW는 여기에서 말하는 럭셔리를 프리미엄의 위라고 설명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프리미엄은 아우디와 메르세데스 벤츠이고 럭셔리는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재규어 등이라는 얘기이다. 지금까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포지셔닝을 한 단계 위인 럭셔리로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다. 존재감 측면에서야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가 훨씬 강하지만 수퍼리치들을 위한 차로서의 포지셔닝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이런 전략은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를 넘어서는 초호화 럭셔리 세단으로서의 입지 구축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경쟁이다. 그 경쟁은 오랜 세월 이어져 오고 있다. 전통적으로 BMW는 D세그먼트 3시리즈의 강자이고 메르세데스는 E2세그먼트 S클래스 강자다. 구매 연령층도 7시리즈보다 S클래스가 높다. 메르세데스를 제치고 프리미엄 브랜드 1위 자리에 오른 지금 이제는 상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최상급 모델에서의 우위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가 마이바흐를 다시 살려낸 것도 BMW 신형 7시리즈의 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BMW 그룹에는 롤스로이스가 별도로 있지만 7시리즈 내에서 마이바흐와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는 그들의 열망의 반영이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그런 경쟁은 소비자들에게는 혜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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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측면에서는 부의 양극화와 함께 럭셔리카로 몰리는 유저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계산에 넣은 것이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최고급 차량에 더욱 열광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울트라 럭셔리 브랜드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장르를 불문하고 이 브랜드들이 만드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에서 수퍼리치의 급증도 이 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경기의 부침과는 관계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은 승산이 있다. 그래서 벤틀리와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는 SUV를 출시하거나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어 있는 데이터가 있다. BMW그룹에서 미니를 포함한 소형 차종 판매량 비율이 전 세계적으로 대략 40% 정도된다는 것이다. 플래그십으로는 수익성을 추구하며 이미지 싸움을 한다. 그 이미지를 배경으로 브랜드 전체의 판매를 늘린다는 도식이 숨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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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링 익스테리어는 차의 성격을 표현하는 중요한 도구다. 신형 7시리즈의 스타일링은 6시리즈의 섹시한 스타일링과는 정 반대다. 현 세대 BMW 라인업의 그것과는 다르다. 앞으로 하위 모델들로 같은 방향으로 변할지 두고 볼 일이다. 직선을 위주로 하는 보수적인 터치가 근엄함을 표방하고 있다. 이 등급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터치는 폭이 좁다. 그 한계 내에서 풀 체인지할 때마다 변화를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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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에서의 키드니 그릴과 측면의 호프마이스터킹, 뒤쪽의 L자형 테일램프 등 BMW의 아이콘은 그대로다. 그것이 브랜드 로얄리스트가 아니라면 차이를 알 수 없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릴과 범퍼 아래 에어 인테이크 상하, 측면의 그린하우스, 아래쪽의 허리선, 뒤쪽의 컴비내이션 램프와 머플러 주변 등을 크롬 도금으로 치장한 것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해 보인다. 표현 방법의 차이가 만들어 내는 고급성도 차별화한다. 완고한 선에 화려한 치장이 조합되어 있다. 중국 시장을 의식한 차만들기다. 그것이 품위로 인정될 때 스타일링은 다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다. BMW라는 브랜드력은 그런 점에 대해 상대적으로 수용을 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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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램프는 코로나 링과 i브랜드에 채용한 레이저 라이트를 채용하고 있다. LED 대비 4배의 밝기를 보인다. 3년 전 뮌헨 기술 세미나에 참가했을 때 야간 시승을 한 적이 있었는데 최대 600m 전방까지 조사했다. 60km/h 이상에서 자동으로 작동한다. 그러면서도 전력 소모를 극소화했다. 아래쪽 안개등과 에어 인테이크를 좌우로 길게 해 와이드한 형상을 추구하고 있다. 측면에서는 처음으로 에어 블리더가 설계되어 있다. 뒤쪽 역시 폭을 강조한 그래픽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5,098×1,902×1,478mm, 휠 베이스 3,210mm. 전장이 26mm길어졌고 전고는 40mm 낮아졌다. 오버행은 앞쪽이 140mm, 뒤쪽은 50mm 길어졌다. 기동성보다 존재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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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는 커졌지만 중량은 줄었다. 동급 최초로 카본 파이버와 알루미늄, 스틸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하이브리드 화이트 보디로 인한 것이다. 카본 파이버는 B필러와 C필러, 프레임, 센터 터널, 사이드 실 등 12군데에 채용되어 있다. 카본 파이버 는 i브랜드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이다. 이로 인해 탑승 공간의 강도와 강성을 높이면서 130kg의 경량화를 실현했다. 오늘 시승하는 750Li xDrive의 차체 중량은 1,945kg. 선대 모델은 2,075kg이었다.


경량화의 내용은 화이트 보디에서 카본 파이버를 사용해 80kg, 그 외 부분에서 50kg을 줄였다. 도어와 엔진, 시트, 트렁크 룸 등의 소재를 개량했다. BMW측은 주행성을 보장할 수 있는 한계까지 가볍게 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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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자동차의 변화는 인테리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하는 수단에서 이동하는 공간으로의 변화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페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어 가는 시대의 현상이다. 신형 7시리즈는 그런 변화를 잘 보여 주고 있다. ICT 기술의 접목으로 이동하는 공간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고자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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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의 레이아웃은 물론이고 센터페시아의 버튼 등이 선대와 크게 다르다. AV모니터가 인대시 타입에서 돌출형으로 바꾸고 터치패드 방식을 대거 도입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센터페시아가 운전자 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은 BMW 다움이다. 알칸타라와 나파 가죽을 다용한 실내는 그것만으로 우선 압도된다.


그런 것보다는 6가지 컬러와 12가지 다른 조합으로 구성된 앰비언트 라이트다. B필러의 엠비언트 라이트와 3층 구조의 파노라마 루프 스카이라운지는 LED를 사용한 6가지 색깔의 일루미내이션에 의해 야간에 성광을 보고 있는 듯한 분위기 있는 공간을 연출한다. 사치스러운 장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극단적으로 고급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수법이다. 앰비언트 에어 패키지도 새로운 것이다. 4가지 향을 기본으로 8가지를 1~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이동하는 공간'의 컨셉이 어떻게 표현되는가는 보여 주는 대목이다. 차내에 있는 시간을 만족할 수 잇도록 해 주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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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휠 베이스 4인승인 시승차 뒷좌석의 7인치 태블릿 PC는 자율주행차가 실현되는 차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는 점을 전재로 하고 있다. 태블릿 PC는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삼성전자가 개발한 것이다. 뒷좌석 좌우 각각의 10인치 AV모니터가 설계되어 있는데 그 역시 디지털 시대의 감각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센터 암 레스트에서 테이블을 들어 올리면 사무공간이 된다. 지금은 뒷좌석뿐이지만 자율주행시대에는 앞 좌석에서도 가능할 것이다.


이는 B&W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최초로 차량용으로 채용된 것과 함께 여러가지 가능성을 점치게 할 수 있는 대목이다. 16개의 스피커와 10채널 120와트 고출력 앰프가 설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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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은 주행 모드에 따라 컬러를 바꿀 수 있다. 드라이빙 퍼포먼스 컨트롤 스위치로 스포츠 모드는 붉은 색, 에코 프로는 푸른 색으로 바꾼다. 클러스터 가운데에는 스티어링과 레인 컨트롤 어시스트가 작동 중일 때의 상황을 그래픽으로 표시해 준다. 전방에서 눈을 떼고 주행을 할 때 상황을 계기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장비이다. 제스처 컨트롤 기능이 채용되었으나 완전하게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아직 숙성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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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보다 더 와 닿는 것은 시트의 착좌감이다. 유럽 출장시 호텔 침대와 비슷한 아늑함이 느껴진다. 부드러우면서도 지지성과 홀드성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르다. 그것은 높은 주행질감과 어울려 장거리 주행시 피로감을 줄여 주는 정도가 또 한 단계 발전했음을 보여 준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는 42.5도의 리클라이닝과 마사지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쾌적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지 꾀 오래되었는데 7시리즈는 그 부문에서 다시 한 번 진화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어지간한 노면의 잔 충격은 거의 흡수하며 탑승자에게 전달하지 않는다. BMW는 완성차회사 중 유일하게 시트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생산한다. 트렁크 용량은 480리터. 시각적으로 좌우폭이 좁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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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은 750i(4.4리터 V8 트윈터보),740i(3리터 직렬 6기통 터보), 730d(3리터 직렬 6기통 터보 디젤) 등 세 가지. 각각에 표준과 롱 휠 베이스 버전이 있고 750i와 730d에는 xDrive가 조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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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승하는 것은 750Li로 4,395cc V8 직분사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최고출력 450마력/5,500 rpm, 최대 토크 66.3kg,m/1,800 rpm을 발휘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이 풀 체인지시에 엔진도 모두 바꾸지는 않는다. 엔진은 엔진만의 세대 교체를 하고 있다. 기존 엔진 블록을 바탕으로 헤드 유닛에 변화를 주어 연비성능을 높이고 유해 배기가스를 줄이는 것이 보통이다.


변속기는 8단 AT.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300rpm 부근. 레드존은 7,0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5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5km/h에서 2단, 90km/h에서 3단,13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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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클래스가 다르다는 표현을 쓴다. 발진 감각부터 그렇다. 디젤 엔진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오른 발에 느껴지는 감각에서 색다름을 발견할 것이다. 오른발에 힘을 강하게 주어도 스쿼트 없이 미끄러지는 감각은 글로는 설명할 수 없다.


그보다는 정숙성이 압권이다. 그동안 독일 디젤차에 익숙해 대 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운전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과거 적당한 소음은 용인했던 독일차가 아니다. 아니 사운드마저 소음이라고 느꼈던 적이 있다면 한 번 시승해 보길 권한다. 이 차를 벤치마킹하는 양산 브랜드 럭셔리 대형 세단의 그것과 격이 다르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이것은 쾌적성을 중시하는 '이동하는 수단'으로서의 자동차 시대에 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변속 감각도 다르다. 3단까지는 변속하는 것을 미세하게 느낄 수 있으나 그 이후로는 변속 포인트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는 분명 기계적인 숙성이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전자제어기술이 없으면 안된다. 전체적인 가속감은 선대 모델보다 좀 더 경쾌해진 것 같다. 경량화의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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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속도감없이 계기판 속도계의 바늘이 올라간다. V형 8기통의 사운드를 기대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달리는 즐거움'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실감케 하는 내용이다. 당연히 풍절음이니, 노면 소음이니 하는 단어는 아예 떠 오르지 않는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짧은 편이다.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옳은지 모르겠다. 노면 요철을 잘 읽으면서도 소화해 내는 것이 축적된, 숙성된 기술력이다. 롤 링 억제 정도는 코너링에서 과거처럼 접근각이니 이탈각이니 하는 표현조차 필요없게 만든다. 없었던 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시대가 원하는 자동차를 위해 세팅을 그쪽으로 집중한 것이다.


그것을 아쉬워할 수도 있다. 아날로그 감각이라고 표현하는 유럽차들의 주행성을 기억하는 유저들에게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디지털 원주민과 디지털 유목민들의 사고방식의 차이만큼이나 갭이 있을 수 있다. 그런 표현 자체를 미화한다고 할 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시대가 원하는 주행성을 만들고 있다. 아니 시대를 따라 가느냐, 아니면 주도해 리드하느냐라는 시각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신형 7시리즈는 그런 흐름을 주도하며 그들의 '달리는 즐거움'의 방향성을 바꾸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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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미 숙성된 하체의 반응을 더욱 숙성시켰다고 하는 점이 전제가 되고 있다. 자동차 기술은 디지털과 달리 어느날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 같은 걸출한 인물이 나타난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조선산업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분명 예민하지만 내가 그 손맛을 느낄 수 없다. 아니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하고 달린다면 느낄 수 있지만 이 차는 그런 주행성보다는 극단적인 안락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 역시 과거와 많이 다른 점이다. '손맛'에 향수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안전을 확보하면서 쾌적성을 더 중시하는 플래그십 세단이 갖추어야 할 조건을 BMW는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


안전장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할 필요가 없다. 7시리즈 최상급 모델 풀 옵션 사양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안전장비를 모두 채용하고 있다. 물론 그것은 자율주행차 시대를 위한 조건들이 대부분이다. 양산차 최초로 채용한 원격 주차 시스템은 주차장 폭이 2미터 80cm라면 사용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마트키를 사용하는 법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키가 애플워치처럼 모니터를 통해 자동차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예약 시동도 가능하다. 이는 12개의 레이더와 4개의 카메라 등 수없이 많은 센서로 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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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하는 말이지만 제품을 보면 그 회사가 생각하는 것을 대부분 읽을 수 있다. 혹자는 말한다. 새로운 것이 없다고. 자동차의 페러다임 자체가 변화하는 시대에 어떤 차만들기를 하고 있는지를 읽어야 한다. 트렌드세터는 사람들을 놀라게도 하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 E65 7시리즈가 그랬듯이. 그런 과정을 통해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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