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이름값, 높은 가치, 링컨 MKZ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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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동력원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는 더이상 생소한 기술이 아니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맞물려 서로 힘을 합하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서 움직인다는 발상은, 디젤이 휘청거리는 것을 틈타, 대세에 오르고 있다. 미래로 불리기보다 가장 현실적이고, 현대적인 친환경 기술이어서 친근하다.
하이브리드 하면 떠오르는 여러 회사가 있지만, 링컨은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특별한 느낌이다. 아메리칸 럭셔리를 대표하는 그 이름은, 하이브리드 역시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당당히 올려 두고 있는데, MKZ 하이브리드는 가장 맨 앞에서 달리는 대표 주자다. 멈추지 않는 링컨 혁신의 또 다른 이름으로, MKZ의 빼어난 디자인과 가치를 이어받았다. 링컨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특징인 높은 연료 효율은 말할 것도 없다.
차에 접근하니, 용케 알고 반긴다. 이 차의 주인은 아니지만, 진짜 주인이라도 된 양 기분이 좋다. 스마트 키를 소지한 사람이 가까이 가면 자동 감지해 반응하는 어프로치 디텍션 기능 덕분. 이런 기능은 그저 제품 단가를 올리는 쓸모없는 것이라고 우겼던 지난날이 부끄럽다. 사이드미러 아래로 보이는 링컨 엠블럼과 빛을 밝히는 헤드램프, 테일램프, 도어 핸들 라이트는 어두운 곳일지라도 내 차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는 고마운 기능.
차에 올라타기에 앞서 천천히 살펴보았다. 링컨 특유의 날렵하고, 정제된 디자인이다. 신형 MKZ에도 들어간, 링컨 패밀리룩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새로운 디자인의 링컨 시그니처 그릴은 인상이 또렷하다. 하이브리드라는 특성과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형태. 그릴 옆으로 자리 잡은 LED 헤드램프는 영롱한 빛을 낸다. 후면 일자형 테일램프는 여러 회사에서도 사용하는 디자인 작법이지만, 링컨의 것은 농익음이 가장 진하다. 리어 범퍼 하단의 듀얼 머플러는 이 차가 결코 만만한 존재가 아님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실내도 아주 고급스럽다. 좌석에 앉아 스티어링 휠에 손을 대어보니, 부드럽기 짝이 없다. 스티어링 휠 프레임 전체를 감싼 최고급 울스도프 가죽 덕분이다. 그러고 보니 시트의 감촉도 훌륭한데, 여기엔 브릿지 오브 위어의 딥소프트 가죽을 사용했다. 게다가 액티브 모션 기능으로 장거리 운전의 피로를 덜었다. MKZ와 동일한 센터콘솔의 버튼들은 조작이 간편하고, 직관적이다. 터치 컨트롤을 지원하는 8인치 스크린도 시원시원하다.
MKZ 하이브리드는 20리터 직렬 4기통 앳킨스 사이클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조합하고, 전자제어 무단변속기(eCVT)와 맞물린다. 센터콘솔 왼쪽 상단에 붙은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니,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는 온데간데없고, 전기모터로 언제든 달릴 준비를 마친다. 조용한 출발. 지긋이 가속페달을 밟았다.
엔진의 최고출력은 141마력으로 전기모터는 35kW의 힘을 더한다. 가지고 있는 힘은 부족함이 없지만, 속도는 매우 부드럽게 올라간다. 솔직히 힘차게 도로를 박차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무단변속기를 장착한 덕에 속도는 꾸준하게, 점진적으로, 여유롭게 붙는다.
어느 정도 속도가 나면 오히려 움직임이 경쾌하다. 출발 때와는 상반된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일에 큰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데, 부드러운 주행과 조향 감각을 지원하는 링컨 드라이빙 컨트롤 덕분이다. 달리고 있다 보면 도로 굴곡에서 오는 충격이 엉덩이에 잘 전달되지 않고, 흩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노면 상태에 따라 충격을 흡수·분산하는 연속 댐핑 제어 세스펜션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의 구간 단속 구간이 나타났다. 재빨리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버튼을 눌러 기능을 활성화했다. 속도를 맞춰 놓으니 발이 편하다. 앞에 차가 끼어 들면, 차는 저절로 간격을 조절하며 달린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아주 기초적인 자율주행 기술로, 링컨 역시 조금씩 발달하는 기술을 제품에 담아내고 있다.
브레이크를 밟았다. 계기판 왼쪽 그래프가 변화한다. 하이브리드카는 보통 제동에너지를 모아 재활용하는데, 링컨에 따르면 MKZ 하이브리는 제동 시 발생하는 에너지의 94퍼센트를 회수한다. 그걸 계기반에 시각적으로 표현하는데, 차세대 에코가이드가 포함된 스마트게이지로, 배터리 잔량 등 주행상황 개선을 돕는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계기반에 표시된 효율은 리터당 16.8킬로미터를 달리는 실력. 표시효율은 리터당 15.8키로미터로, 실제로는 기름 1리터로 약 1킬로미터를 더 효율적으로 달렸던 셈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킬로미터당 103그램. 조금만 더 힘을 썼다면 하이브리드 보조금이 가능했을 텐데, 다소 아쉽다.
하이브리드는 개발 방향에 따라 보통 두 가지의 가치관을 지닌다. 하나는 오로지 연료효율과 이산화탄소 저감에 집중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동력을 보조해 뛰어난 성능을 내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두 가치관은 상반되어 양립하기 힘든 것인데, 링컨 MKZ 하이브리드는 두 가지 하이브리드의 방향을 적절하게, 또 조화롭게 품고 있다. 효율도 좋고, 성능도 괜찮다. 이는 현재 링컨이 내세우는 새로운 프리미엄의 패러다임과도 결이 닿아 있다. 기존의 프리미엄이 조금은 식상하게 느껴진다면, 새 프리미엄의 가치를 담은 링컨 MKZ 하이브리드는 어떨까? 나쁘지 않은, 아니 오히려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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