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화끈한 해치백, i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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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에서 홍천까지 i30를 시승했다. 고속도로에서는 화끈한 가속력을, 굽이진 길이 연속되는 구간에서는 민첩한 몸놀림을 자랑한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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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시승 행사가 열리는 잠실종합운동장에 도착했다. 행사 시작까지는 2시간가량이 더 남은 상황. 한적한 행사장에 수 십 대의 신형 i30이 도열해 있었다. 따스한 아침 햇살을 받은 신차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독특한 그릴, 그리고 입체적인 범퍼 등이 구형 대비 세련된 분위기를 드러냈다. 이중 쇳물과 도자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신규 그릴은 이전에 보지 못한 형상 때문인지 계속해서 시선이 갔다.

오전 11시. 시승 행사가 시작됐다. 신차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실시됐고, '핫해치'란 슬로건에 걸맞은 퍼포먼스 드리프트 쇼가 펼쳐져 장내를 고조시켰다. 특히, 퍼포먼스 드리프트 쇼는 화려함 그 자체였다. 프로 드라이버의 컨트롤 안에서 두 대의 신형 i30는 임의로 설치된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하며 역동적인 운동 성능을 뽐냈다. 다만, 그 움직임이 드리프트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모자람이 있었다. 앞바퀴 굴림 방식의 한계랄까.

오후 1시. 본격적인 시승이 진행됐다. 배정받은 차는 47번 i30. 강렬한 파이어리 레드 컬러를 입은 차였다. 정확한 모델명은 1.6리터 가솔린 터보 스포츠 프리미엄. 몸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스포츠 버킷시트와 패들시프트가 달린 스티어링 휠, 실내 곳곳을 레드 스티치로 멋을 낸 모델이었다. 시승 코스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홍천샤인데일CC까지 편도 58km. 고속과 와인딩 구간이 골고루 섞여 있는 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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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i30은 유럽 현지에서 갈고 닦은 탄탄한 주행 질감을 갖춘 차입니다" 신차 프레젠테이션에서 프로 드라이버 조훈현 선수의 한 줄 평이 떠올랐다. 그의 말을 참고하며 올림픽대로에 차를 올렸다. 천천히, 점점 더 세게 속도를 높여갔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힘을 내는 1.6리터 T-GDI 엔진과 7단 DCT가 자신들의 실력을 과감 없이 분출했다. 1,500rpm부터 터지는 풍부한 토크를 바탕으로 발 빠른 변속기가 거침없이 속도계 바늘을 높여갔다.

가속 페달을 사정없이 밟았다. 시야는 점차 좁아졌고, 온 신경이 눈과 손, 발에 집중됐다. 흥분과 긴장이란 두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꾸준히, 또 화끈하게 밀어붙였다. 그 과정에서 i30는 힘든 내색 하나 없이 기대 이상의 달리기 실력을 드러냈다. 더 과감히 밀어붙여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잘 달리는데요? 이렇게 잘 달릴 줄은 몰랐어요" 동승한 기자와의 오고 가는 대화 속에서는 절로 감탄이 흘러나왔다. 분명 편견을 깰 만한 주행성능이었다.

초고장력 강판을 확대 적용한 튼튼한 뼈대와 노면의 충격을 유연하게 걸러내는 서스펜션 세팅(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 링크) 덕에 고속 안정성도 상당했다. 자세를 쉽게 잃지 않았다. 전방을 향해 의연하게 달려나갔다. 코너에서는 민첩한 몸놀림을 과시했는데, 스티어링 휠 조향을 이질감 없이 따라오며 굽이진 도로를 손 쉽게 탈출했다. 불안감 따위는 접어둔 지 오래. 차에 대한 믿음을 갖고 공격적으로 달려들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홍천샤인데일CC. 짧은 시간에 차의 여러 특징을 알려고 한 욕심 때문일까. 몸이 노곤했다. 그래도 찜찜함 대신 만족감이 높은 덕에 기분만은 상쾌했다. 잠깐의 티 타임 동안 스마트폰을 이용해 신형 i30의 정확한 가격을 알아봤다. 저렴한 것은 1,910만 원부터, 시승차이자 최상위 트림인 1.6리터 가솔린 터보 스포츠 프리미엄은 2,515만 원에 책정돼 있었다. 완성도 높은 주행 성능을 고려하면 충분히 욕심이 생길 만한 가격이었다.

구형 대비 확실한 업그레이드를 거쳤고, 지금까지 몰아 본 유럽산 해치백과 비교해도 모든 면에서 견줄 만했다. 디자인이면 디자인, 성능이면 성능, 장점으로 가득했다. 부족한 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해치백 구입을 희망하는 소비자라면 꼭 한번 시승을 권하는 바다. 탄탄한 주행 질감을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나 화끈한 운전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테니까. 핫해치 i30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날도 머지 않은 듯싶다.

주목할 부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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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하는 1.6리터 T-GDI 엔진. 7단 DCT와 만나 화끈한 주행성능을 구현한다. 1,500rpm부터 4,500rpm까지 터지는 풍부한 토크감과 6,000rpm에서 빛을 발하는 출력으로 지칠 줄 모르는 가속력을 운전자에게 선사한다. 핫해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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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입체적인 형태의 스티어링 휠이 압권. 그립감도 좋다. D-컷 스티어링 휠이 장착되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계기반은 다소 단정한데, 큰 멋을 주지 않아 담백해 보이기도 한다. 날개가 두툼한 버킷시트는 몸을 잘 지탱한다. 이 시트는 스포츠 및 스포츠 프리미엄 트림에서만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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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정확한 명칭은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다. 현대차의 새로운 인테리어 디자인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부분. 신선하다. 디자인적으로 조형미가 깔끔하고, 기능적으로도 높은 시인성을 뽐낸다. 각종 버튼을 눌렀을 때 느낌도 나쁘지 않다. 내용물이라고 볼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기존 현대차에서 접할 수 있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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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 앞면 이미지를 구현하는 중요한 요소답게 큼직하고 강렬하다. 그 모양이 아름답기까지 하다. '캐스캐이딩'이란 명칭이 붙은 이 그릴은 용광로에서 녹아 내리는 쇳물의 웅장함과 도자기의 우아한 곡선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앞으로 나올 현대차는 모두 이 캐스캐이딩 그릴이 적용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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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 1.6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에 적용되는 18인치 알로이 휠. 10개의 스포크가 만들어낸 시원시원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1.4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 튜너 패키지와 스마트 트림에는 16인치 알로이 휠이, 1.4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 모던 트림과 프리미엄 트림에는 17인치 알로이 휠이 장착된다.

i30 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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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략 차종으로 2007년 1세대가 출시됐다. 아반떼 HD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됐으며, 당시 다양한 안전편의품목을 장착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2세대는 2011년에 나왔으며,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이었던 플루이딕 스컬프처의 영향을 받아 화려한 생김새를 자랑했다. PYL 브랜드의 주축이기도 했다. 1세대와 2세대 i30이 구축한 토대 위에서 새로이 태어난 3세대 i30은 확 달라진 디자인과 유럽에서 조율된 주행감각을 무기로 삼았다. 모든 면에서 상품성이 향상됐다. 참고로 차명인 i30의 i는 영감(inspiring), 기술(intelligence), 혁신(innovation)에서 따왔으며, 숫자 30은 C세그먼트를 뜻한다.

문서우 기자 msw@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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