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혼다 NC750X, 일상과 일탈의 교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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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뉴 미드 콘셉트’는 철저한 분석에 의해 탄생한 라인업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라이딩을 즐기는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미들급 모터사이클을 제작한 것이며, 다루기 수월하면서도 필요충분한 구성으로 데일리 라이딩과 장거리 투어까지 포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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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안에서 다시 세 가지로 장르를 구분해 소비자의 입맛을 고루 만족시켜왔다. 그 중 NC750X는 도심과 장거리 투어에도 적합한 크로스오버 스타일을 갖춰 어디서든 편안한 라이딩을 추구한다. 그리고 NC750X는 이것들을 제대로 해왔으며, 이번에도 변함 없이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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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잡힌 스타일과 실용성

2016년형 NC750X는 2014년형 2세대 NC750X의 마이너 체인지다. 2012년 NC700X로 시작해 2세대로 진화하면서 배기량을 키웠고, 이번 마이너 체인지 버전에서는 ‘뉴 미드 콘셉트’와 부합하면서도 도시적인 스타일링과 완성도를 한 층 높였다. 보다 공기역학적으로 변모한 사이드 카울은 크기가 커지고 세련된 모습이며, 차체는 전반적으로 더욱 샤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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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로 변경된 테일램프는 번호판 가드에서 리어 카울로 위치를 옮겼다.

NC750X의 특징 중 하나인 러기지 박스는 용량을 늘려 22L의 적재 공간을 갖췄다. 풀페이스 헬멧을 넣고도 소량의 공간이 남아 간단한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료탱크가 위치할 자리에 러기지 박스 공간을 마련한 점은 도심형 라이더의 편의를 상당히 고려한 부분이다.

러기지 박스 리드의 윗부분은 탱크백 등의 장착이 용이하게끔 유틸리티 레일을 새롭게 설치했다.

적재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모터사이클은 별도의 사이드/탑 케이스 등을 장착하지 않는 이상, 헬멧을 비롯한 기타 소지품 등을 항상 소지하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가뜩이나 정체가 심한 도심에서 미들급 이상의 모터사이클에 케이스를 장착하면 기동성이 떨어진다. 더군다나 도심에서 잠시 주차를 하고 이동할 일이 생긴다면, 헬멧과 글러브 등으로 양손이 자유롭지 못하다. 이 러기지 박스는 혼다가 ‘뉴 미드 콘셉트’를 제대로 분석하고 반영한 부분 중 하나로, 추가 비용 없이 실용성을 극대화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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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mm의 시트 높이는 적당하다. 라이더의 신체에 따라 발 착지성이 용이하지 않을 수 있으나, 실제로 시트에 앉아보면 키가 작은 라이더라도 불안함은 없다. 장거리 운행에도 피로감이 없도록 적당히 편하면서도 허벅지 안쪽 라인이 매끄러워 하체 움직임이 수월하다. 공격적인 포지션으로 타는 모터사이클이 아닌 만큼, 재빠른 하중 이동보다는 올라운드 주행을 염두에 둔 착좌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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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순한 터프가이

시동을 켜면 1,200rpm의 아이들링 상태에서 적당히 묵직한 배기음이, 그러나 둔탁하지 만은 않은 사운드가 올라온다. 새롭게 디자인한 머플러가 보다 중후한 엔진음을 만들었다. 길이를 축소해 중량을 집중시켰으며, 내부 구조를 2실 구조로 나누고 머플러 엔드에 공진기를 장착해 저음 영역의 고동감을 살렸다. 또한 캐털라이저를 2단 구조로 설정해 배기가스의 정화 기능을 한 층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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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는 부드럽게 변속된다. 클러치 레버는 보다 수월한 변속을 위해 조작 시의 하중을 감소시켰다. 때문에 복잡한 도심의 정체 구간에서 잦은 기어 변속을 한결 가뿐하게 조작할 수 있으며, 핸들 그립과 레버의 파지부를 조금 더 평행하게 다듬어 조작감도 향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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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에서 출발. 220kg의 차체를 부드럽게 이동시킨다. NC750X는 기어비가 짧아 변속 타이밍이 빨리 찾아온다. 53마력의 최고출력이 발생하는 구간은 6,250rpm. 1단에서 낼 수 있는 65km/h 정도의 최고속도는 6,500rpm 언저리에서 제한된다. 엔진의 빠른 응답성을 채 느끼기도 전에 기어 단수를 올려 회전수를 달래줘야 한다. 치고 나갈 듯 말 듯 할 시점에 한 템포 숨을 고르는 느낌이다. 반면 6.9kg*m의 최대토크가 나오는 시점은 4,750rpm이다. 비교적 낮은 회전대에서 넉넉한 토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차체가 굼뜨거나 지체되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변속의 타이밍이 빠를 뿐, 오히려 적절한 때에 변속을 해주면 꾸준하게 토크를 이용해 충분한 가속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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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은 95km/h 부근에서 회전수가 걸린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답답하기 보다는 NC750X의 특성으로 받아들이면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대부분 CB500X와 비교를 하지만, 둘의 특성은 다르다. CB500X는 보다 고회전형 엔진으로 서서히 가속을 짜내는 반면, NC750X는 이른 시점부터 두툼한 토크를 활용해 꾸준한 가속을 이어가기 때문에 여유 있는 필링으로 라이딩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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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컬러를 추가한 계기반은 운행 중에 느낄 수 있는 쏠쏠한 재미를 준다. 기어 포지션에 따라, 엔진의 회전수 구간에 따라 각각 총 7 가지와 8 가지의 색상으로 변경된다. 가감속에 따른 차체의 움직임 변화만큼이나 계기반의 다채로운 색상 변화가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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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750X는 연료탱크를 시트 하단에 위치시키고, 745cc 병렬 2기통 엔진을 최대한 눕혀 질량을 아래로 집중시켰다. 덕분에 차체의 움직임은 가뿐하다. 연료탱크가 시트 아래에 자리한 만큼, 와인딩에서 차체를 기울일 때 프론트의 움직임이 가볍다. 핸들링도 자연스럽게 라인을 따라 선회한다. 좌우로 재빠르게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상황에서도 안정감이 틀어지지 않아 방향 전환이 제법 날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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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주행에도 안정감은 유지된다. 엔진과 프레임의 변화는 없기 때문에 기존의 만족감에서 기계적인 변화를 느끼기는 어렵지만, 라이더가 체감할 수 있는 안정성과 쾌적함 등은 소소한 변화를 통해서도 크게 드러난다. 기존 대비 70mm 높아진 윈드 쉴드는 고속 주행에서 라이더가 받는 피로도를 더욱 줄였다. 또한 중간에 설치한 덕트로 라이더가 받는 압력차를 줄였으며, 쉴드 좌우에 슬릿을 파내 풍절음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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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 속의 가치

저속에서나 고속에서나 모두 유연한 움직임을 보여주기 때문인지 시승 내내 편안했다.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면서도 차체를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서스펜션은 다양한 주행상황에서도 일정 수준의 평균치를 유지한다. 전/후에 장착된 ABS도 준수하다. 앞 뒤 연동 브레이크 시스템은 아니지만 빠른 브레이크 응답성과 ABS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차체를 감속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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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형 크로스오버 모델이라는 점은 스탠딩 포지션에서 나타난다. 러기지 박스의 좌우 테두리가 무릎 안쪽에 닿아 홀딩을 방해한다. 좌우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기 위해 하체를 움직일 수는 있지만 하체와 차체가 그립이 되지 않고 걸리는 느낌이다. 하지만 불만을 제기하기에는 NC750X의 성격이 명확하다. 네이키드 보다는 편안한, 그러나 본격적인 멀티퍼퍼스 보다는 간편함이 이 녀석의 매력이다. 정체구간과 쭉 뻗은 도로, 고갯길 등을 다니면서 특별한 짜릿함은 없었지만 어느 곳에서든 부담 없이 편안하게 그리고 원하는 만큼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톡 쏘는 매력보다는 전 영역을 모두 포용하는 친절함이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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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내게 필요한 다목적(멀티퍼퍼스) 모터사이클은 무엇일까. 대배기량의 멀티퍼퍼스로 자연 속에서 함께하는 라이딩을 꿈꾸지만, 실상은 다르다. 현대인들은 도심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뿐더러 대부분의 도로는 아스팔트로 포장이 된지 오래다. 캠핑과 같은 도심 속의 작은 ‘아웃도어’를 찾아간다 하더라도, 어지간한 곳은 온로드 모터사이클로도 주파할 수 있는 수준의 임도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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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뉴 미드 콘셉트’의 포인트를 해석하면, 대부분의 라이더 즉 현대인들의 삶을 연구한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필요한 진정한 멀티퍼퍼스는 무엇인지 고안해낸 것이 NC750X다. 혼다가 크로스오버를 강조한 이유는, 멀티퍼퍼스가 주는 막연한 이미지의 ‘어드벤처’를 배제하고, 도심과 일탈을 언제든 쉽게 오갈 수 있는 교차점을 찾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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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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