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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아메리칸 럭셔리, 캐딜락 CT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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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이 CT6로 승부수를 던졌다. 상품성은 예상을 웃돈다. 그들의 주장처럼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와 맞붙을 정도는 아니더라도, 제네시스를 두고 갈등하고 있는 젊은 고객들의 마음을 빼앗기에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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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6가 한국 땅을 밟았다. 미국에서도 올해 초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모델이니 예상보다 빠른 데뷔다. 사실 최근 캐딜락(지엠코리아)은 이례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ATS-V와 CTS-V, 그리고 CT6까지 올해에만 3개의 신차를 선보였다. 1년에 신차 1개도 드물었던 지난 몇 년간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다.

캐딜락은 당분간 이런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했던 XT5를 제외하고도 향후 5년간 10개의 신차가 예정되어 있다. 참고로 캐딜락은 콤팩트 SUV, 현행 ATS를 밑바탕 삼은 새로운 세단, 차세대 ATS, 7인승 풀 사이즈 SUV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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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이런 계획이 차근차근 진행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CT6의 성공이 중요하다. CT6는 캐딜락이 굉장히 오랜만에 선보이는 후륜구동 기반의 풀 사이즈 세단. 고급차 브랜드로서 캐딜락의 존재 당위성을 증명할 아주 중요한 차다. 또한 CT6는 쉐보레의 FF 플랫폼을 활용한 XTS와는 달리, 많은 돈을 투자해 만든 신형 FR 플랫폼(오메가)을 밑바탕 삼는다. 즉, GM이 야심차게 개발한 플랫폼에 대한 평가가 내려질 첫 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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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플랫폼은 앞으로 캐딜락의 대형 모델에 두루 쓰일 예정이다. 개발 중인 7인승 풀 사이즈 SUV도 이를 밑바탕 삼는다. 새 플랫폼의 특징은 가벼운 무게. 차체의 64%를 알루미늄으로 빚고 고장력 강판 비율을 늘려 무게를 중형 세단 수준으로 낮췄다. 그 결과 사륜구동 시스템까지 갖춘 CT6의 무게는 제네시스 G80(3.8 GDI, 후륜)보다도 조금 가벼운 1,950kg이다. 길이와 너비는 각각 5,185mm, 1,880mm으로 제네시스 EQ900과 비슷하다.

젊은 고객의 마음을 흔들 상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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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세단, 그것도 ‘럭셔리’를 지향하는 모델이지만 외모에 보수적인 느낌은 거의 없다. 반듯한 선과 에지를 강조한 캐딜락의 스타일링 덕분에 경쟁자에 비해 훨씬 스포티한 느낌이다. 반면 실내는 굉장히 단정하다. 좌우대칭 대시보드에 10.1인치 디스플레이를 붙인 차분한 구성을 유지했다. 물론 고해상도 풀 디지털 계기판, 리어 카메라 미러(룸미러가 화면으로 전환된다), 34개의 스피커를 포함한 보스 파나레이 오디오 시스템 등의 최신·고급 장비들을 기본 또는 옵션으로 마련해 두었다. 뒷좌석은 대형 세단의 필요충분조건을 빠듯하게 맞춘다. 무릎공간 크기는 준대형 세단과 비슷하지만, 시트 형상이나 구성은 영락없는 대형 세단이다. 장거리를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하기 때문에 광활한 공간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큰 불만은 없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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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수입되는 CT6는 모두 V6 3.6L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네바퀴 모두를 굴리는 CT6 3.6 AWD다. 옵션에 따라 프리미엄과 플래티넘으로 나뉠 뿐이다. V6 엔진은 GM이 새로 개발한 자연흡기 유닛으로 무려 6,800rpm에서 340마력의 최고출력을, 5,300rpm에서 39.4kg·m의 최대토크를 내는 고회전 특성을 보인다. 가속감각이 자연스럽고 출력특성도 리니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저회전 토크가 부족해 가속에 살을 조금이라도 붙이려고 하면 회전수가 지나치게 높아지며 거친 사운드가 동반된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뒷좌석에서 더 두드러지는 배기 사운드가 대형 세단에 어울리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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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 특성 역시 마찬가지다. 뒷바퀴를 좌우 4도까지 꺾는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과 함께 앞머리와 꽁무니를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돕는 아주 스포티한 세팅이지만, 대형 세단에는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노면 상태가 불안정한 곳에서 차체 뒤쪽에 진동이 심해지는 것이 문제인데, 그나마 뒷좌석 시트가 꽤 안락한 편이라 다행이다. 캐딜락의 주장처럼 CT6가 오너 드라이브와 쇼퍼 드리븐을 모두 만족시키는 모델이 되려면 서스펜션과 머플러를 조금 온순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겠다.

캐딜락은 CT6의 경쟁자로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를 지목했다. 하지만 성격이나 가격 등을 고려하면 S클래스나 7시리즈를 찾는 사람보단 제네시스 G80과 EQ900 사이에서 고민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더 적합해 보인다. 메인터넌스가 국산차보다 조금 더 까다로울 수는 있지만, CT6가 가진 장점들은 이를 만회하기에 충분하다. CT6의 값은 7,880만원(프리미엄)과 9,580만원(플래티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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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민 기자
사진
지엠 코리아
제공
자동차생활(www.carlif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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