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중고차 다시보기] 현대 i30(G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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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i30의 상품성은 아직도 꽤 뛰어나다. 미국이 아닌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모델인 만큼 구성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출시 5년이 지났지만 스마트 웰컴 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 플렉스 스티어, 주차보조 시스템 등 준중형급에서는 최신 모델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 장비들을 기본 또는 옵션으로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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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30는 현대차가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한 모델이다. 폭스바겐 골프, 푸조 308, 포드 포커스 등 유럽 시장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준중형(C세그먼트) 해치백들과 경쟁하기 위해 태어났다. 이번 달에 만난 모델은 2011년 등장한 2세대 모델. i20과 함께 유럽과 호주에서 현대차의 판매를 견인하다가 지난 9월 7일 데뷔한 3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은퇴했다. 출시 5년이나 지났지만 고가정책 탓에 시세가 여전히 높은 편이고, 상품성은 최신 모델들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화려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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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는 당시 현대차 준중형 모델의 패밀리룩을 충실하게 따랐다. 특히 인상은 동시대의 아반떼(MD)나 엑센트(RB)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바깥쪽 끝을 치켜 올린 헤드램프에 ‘헥사고날’이라고 불리는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붙여 다부진 느낌을 냈다. 하지만 i30는 그릴을 범퍼에서 분리할 수 있게 설계됐고 이는 연식 변경과 부분 변경 때 유용하게 사용됐다. 다양한 형태의 그릴이 존재한다는 것 이외에도 한층 더 입체적으로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주간주행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L’자 LED 스몰라이트도 유럽형인 i30에서나 볼 수 있는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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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모습은 현대차가 선보였던 어떤 해치백보다도 화려하고 짜임새가 좋다. 골프와 308을 의식해 보수적으로 돌아선 3세대 i30가 밋밋하게 보일 정도다. 이런 느낌은 헤드램프와 범퍼에서 시작해 휠아치를 타고 넘어 차체 뒤쪽까지 이어지는 두 가닥의 선이 주도한다. 벨트 라인이 굉장히 높지만, 차체가 지나치게 두꺼워 보이지 않는 것도 바로 이 선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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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배치 테일램프와 이에 맞게 면을 비튼 해치도어 때문에 뒷모습도 탄탄해 보인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갖춘 모델은 윈드실드에서부터 지붕 뒤쪽 끝까지 전부 유리로 마감되며 스마트 웰컴 시스템을 갖춘 모델은 스마트키를 들고 다가가면 사이드미러를 펼친 후, 미러 아래와 도어 핸들에 불을 밝힌다. 또한 후방카메라는 엠블럼 아래 숨어 있다가 필요할 때만 얼굴을 내미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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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i30가 아직까지 상품성이 뛰어난 이유는 미국 시장을 겨냥한 아반떼와 달리, 인테리어 품질이 뛰어나고 옵션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레이아웃은 형제 모델들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우레탄과 가죽 마감을 확대 적용하고 파노라마 선루프, 플렉스 스티어(운전대 답력 조정장치), 크루즈 컨트롤, 주차보조 시스템 등 대중차 브랜드의 준중형 모델에서는 보기 힘든 화려한 장비들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풀오토 에어컨과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가 기본인 경우도 준중형에서는 흔치 않다. 글로벌 최초 공개 당시(2011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 폭스바겐 그룹 회장인 마틴 빈터콘이 i30의 안팎을 꼼꼼하게 살핀 뒤 직원(폭스바겐 디자인 총괄 클라우드 비숍)에게 ‘우리는 왜 스티어링 칼럼 관련 부품을 i30처럼 만들지 못하냐’고 타박하는 동영상이 한참 동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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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길이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아반떼(MD)보다 235mm 짧지만, 실내공간 크기는 비슷하다. 줄어든 길이 중 185mm를 차축 바깥쪽에서 잘라냈기 때문이다. 뒷좌석은 성인 둘이 타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 짐 공간 크기도 준중형 해치백치고는 넉넉한 편이다. 바닥이 깊어 짐을 싣기는 조금 불편하지만 리어 휠하우스 형상이 매끈해 많은 짐을 넣을 수 있다. 무엇보다 뒤 시트가 등받이만 접는 1단 폴딩은 물론, 방석을 먼저 앞쪽으로 접는 2단 폴딩까지 지원한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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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i30에는 1.6 가솔린과 디젤, 그리고 2.0 가솔린 등 총 3종의 엔진이 준비됐다. 1.6과 2.0 가솔린 엔진은 각각 140마력, 172마력의 최고출력으로 준중형 해치백에 차고도 넘치는 힘을 제공하지만, 2세대 i30의 핵심은 역시 높은 최대토크와 복합연비를 내는 1.6 디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1.6 디젤 모델은 부분변경을 기점으로 토크 컨버터 방식의 6단 자동변속기를 단 전기형(128마력, 26.5kg·m)과 듀얼 클러치 방식의 7단 자동변속기를 단 후기형(136마력, 30.6kg·m)으로 나뉘는데, 전기형도 도로의 흐름을 이끌기에는 충분한 힘을 내며 시내 주행 실연비도 13~14km/L는 무리 없이 내준다. 출력과 연비 차이가 아주 크지 않고 듀얼 클러치의 메인터넌스가 까다롭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중고차를 구입하는 입장에선 오히려 전기형이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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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식 스티어링의 감각은 자연스럽다. 센터에서의 느낌이 조금 이질적이긴 하지만 준중형 해치백이라는 성격을 감안하면 논란거리도 아니다. 스티어링 휠의 반발력을 3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 플렉스 스티어도 꽤 쓸 만하다. 그러나 뒤 서스펜션의 완성도는 다소 아쉽다. 급격한 무게 변화에서 자세가 쉽게 무너진다. 가령 한쪽으로 무게를 싣고 코너를 감아 돌면서 스티어링 휠 조작으로 균형을 흩뜨리면 뒷바퀴가 바깥쪽으로 흐른다. 따라서 무턱대고 과격하게 몰다가는 예상 못한 오버스티어를 경험할 수 있다. 원가절감 때문에 수출 모델에는 멀티 링크 방식을, 내수 모델에는 토션빔 방식을 채용한 현대가 얄밉기만 하다. 그래도 아반떼(MD)의 ‘피싱테일’ 현상보다는 훨씬 낫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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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i30 1.6 디젤의 현재 시세는 평균 1,000만~1,600만원이다. 1,000만원 이하의 매물도 있지만 주행거리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세는 연식보단 주행거리와 옵션이 결정한다. 디젤 모델이 보통 주행거리가 많다는 점과 i30의 새차 값이 옵션에 따라 편차가 크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i30 1.6 디젤의 널리 알려진 고질병은 아직 없다. 물론 터보차저와 변속기의 상태 정도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파노라마 선루프의 잡소리가 적지 않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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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민 기자
사진, 취재협조
최재혁, 엠파크
제공
자동차생활(www.carlif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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