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기 | 메르세데스-벤츠 A180 CD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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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A180 CDI는 A 클래스 중 가장 배기량이 낮다. 낮은 배기량의 디젤 엔진을 얹어 뛰어난 연비를 실현했다. 90~100km/h 사이로 정속 주행하면 실연비는 30km/L를 쉽게 넘긴다. 좋은 연비야 말로 A180 CDI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의 세 꼭지 별 엠블렘도 빼놓을 수 없다. 엔진과 차체 사이즈를 훨씬 상회하는 주행 안정성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대신 힘은 없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현행 A 클래스의 가장 큰 특징은 비용이다. 비용을 낮추는 것. 이게 가장 큰 개발 명제였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전의 A, B 클래스는 비용이 너무 높았다. 샌드위치 구조는 차급 이상의 탁월한 안전성을 자랑했지만 비용이 높은 게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메르세데스 입장에서 보면 수익성이 낮은 모델이었다.
사실 A 클래스는 큰 의미가 있는 모델이다. 1997년에 나온 A 클래스는 장르 파괴의 선구자적인 차다. 지금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라인업이 아주 작은 차까지 넓어진 상태지만 90년대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A 클래스는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줬다. 그러니까 기존의 영역에서 벗어난 행보였다.
A 클래스는 메르세데스의 첫 앞바퀴굴림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는 A 클래스 전까지 고급 뒷바퀴굴림 차만 만들어왔다. A 클래스를 개발하면서 내놓은 해법은 앞서 말한 샌드위치 플랫폼이다. 작지만 높은 충돌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전면 충돌 시 승객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엔진이 밑으로 떨어지는 구조이고, 이 때문에 A, B 클래스의 안전성은 탁월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A 클래스는 당시 시장에 나와 있는 전통적인 앞바퀴굴림 해치백보다 생산 비용이 높았다. 거기다 주요 핵심 부품을 다른 차와 공유할 수 없었다. 이러면 수익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A, B 클래스 합쳐도 규모의 경제가 되지 않는다.
메르세데스는 상품성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새 앞바퀴굴림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 플랫폼은 MFA(Modular Front Architecture)로 불리며 다른 차종을 만들기도 쉽다. 소위 말하는 유연한 플랫폼이다. 메르세데스의 새 앞바퀴굴림 모델은 모두 MFA 플랫폼에서 나오게 되며 첫 모델이 A 클래스이다. 거기다 르노와도 공유하기 때문에 비용 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지금은 A, B 클래스를 물론 CLA도 나오기 때문에 이전과는 볼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앞으로도 더 많은 가지치기 모델이 나올 계획이다.
현행 A 클래스는 기존 해치백과 동일한 구조를 갖는다. 엔진을 가로로 놓고 앞바퀴를 굴리는 전형적인 형태이다. 앞뒤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과 멀티링크를 조합했고 4매틱 버전도 나온다. 엔진 일부도 르노와 공유한다. 1.5리터 디젤 엔진은 르노에게 공급받은 것이며 메르세데스가 자체적인 튜닝을 거쳤다. 109마력의 1.5리터 디젤 사양은 A180 CDI로 불린다.
EXTERIOR
A 클래스는 GLA와 비슷한 실루엣이다. 정확히는 GLA가 A 클래스를 닮은 것이겠지만 전체 비율에서는 닮은 면이 있다. 옆에서 보면 SUV를 누른 것 같은 모습이다. 어차피 해치백과 SUV의 디자인은 통하는 구석이 있다. 메르세데스에서 가장 작은 차지만 앞에서 보면 별로 티가 안 난다. 차체 사이즈 대비 큰 그릴 때문이다.
옆에서 보면 일반적인 해치백과는 약간 다르다. 무게 중심이 좀 더 뒤로 가 있는 모습이다. 이 사이즈의 해치백으로서는 보닛이 긴 편이고, 이 때문에 보다 스포티한 실루엣이 연출된다. A 클래스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305×1,770×1,445mm, 휠베이스는 2,700mm이다. B 클래스(4,360×1,790×1,580mm)에 비해 조금씩 작고, 특히 전고가 낮은 게 눈에 띈다. 반면 휠베이스는 2,700mm로 동일하다. 전고의 차이가 아니라면 B 클래스와 사이즈 차별화가 크지 않았을 것이다.
리어의 디자인도 범퍼가 낮게 내려온 게 눈에 띈다. 넓은 트레드와 함께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요소이다. 작은 엔진과는 어울리지 않게 머플러도 2개나 된다. 거기다 타이어 사이즈(225/40R/18)도 엔진에 비해 크다. 이정도면 소위 말하는 오버 스펙이고, 타이어도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RE050A를 달았다. 기본 타이어의 사이즈는 195/65R/15이다.
INTERIOR
실내 디자인은 B 클래스와 같다. 시트 포지션만 다른 정도다. A 클래스의 실내는 최근의 메르세데스 신차와 같은 흐름이고, 송풍구가 가장 돋보인다. 바람개비를 연상시키는 5개의 송풍구 디자인이 아주 스타일리시하다. 차급을 생각하면 내장재의 질도 좋은 편이다. 요즘의 메르세데스는 내장재 질이 다시 좋아지는 것 같다.
반면 모니터는 작은 감이 있다. 요즘 신차들의 모니터가 계속 커지는 추세기 때문에 더 작아 보인다. 내장된 기능이 부족한 것도 동일하다. 송풍구 아래의 오디오와 공조장치는 사용법을 파악하기 좋은 직관적인 디자인이다.
컬럼식 기어 레버를 채용하면서 공간 활용성이 좋아졌다. 일반적인 기어 레버가 있는 자리에 수납함을 마련했다. 수납함 자체의 공간이 크진 않지만 위치 자체가 좋다. 커버도 있어서 자잘한 물건들을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다. 수납함의 플라스틱은 탈착도 가능하다. 청소하기 쉽고, 아예 떼버리면 그만큼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
커맨드 컨트롤러 옆에는 2개의 컵홀더가 마련된다. 컵홀더가 좀 작은 감은 있다. 컵홀더 바닥에는 물건을 고정할 수 있는 고무가 깔려 있고, 이 고무도 떼어낼 수 있다. 콘솔박스의 커버는 암레스트 겸용이며, 슬라이딩도 가능하다. 콘솔박스 안에는 USB 단자가 마련된다.
계기판 역시 다른 메르세데스의 차들과 동일한 배치이다. 디자인은 차이가 좀 있지만 기본적인 디자인은 같다. 중앙의 액정을 통해서는 트립 컴퓨터와 오디오, 디지털 속도계, 에코 디스플레이, 오디오, 차량 세팅 등을 확인할 수 있다. ESP의 온오프도 계기판 액정에서 세팅한다. 메르세데스는 물리적인 ESP 버튼을 없애는 추세다.
시트는 헤드레스트 일체식이다. 조절은 모두 전동이고 몸에 붙는 느낌이 좋다. 겉에서 보는 것보다 시트 포지션이 약간은 높은 감은 있다. 그리고 메르세데스의 차로서는 드물게 원하는 시트 포지션을 찾는데 시간이 걸린다.
2열 공간은 전반적으로 괜찮은 수준이다. 레그룸은 무릎이 앞 시트에 닿을 듯 말듯 하지만 머리 위 공간은 충분하다. 대신 센터 터널이 솟아 올라왔기 때문에 성인 3명이 타기에는 무리일 것 같다. 4매틱 버전을 위해서 센터 터널이 솟아 있다. 트렁크 용량은 341리터이고 2열 시트를 접으면 1,157리터까지 늘어난다. 반듯하게 정리가 잘 돼 있다. 들어가는 입구가 좁은 게 흠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1.5리터 디젤과 7단 듀얼 클러치의 조합이다. 1.5리터 디젤의 최고 출력은 109마력, 최대 토크는 26.5kg.m이고, 압축비가 15.1:1로 낮은 게 눈에 띈다. 동일 배기량에 90마력으로 출력을 낮춘 A160 CDI도 나온다.
차체 중량 1.4톤에 109마력이면 그리 넉넉한 출력은 아니다. 특히 고속으로 올라가면 힘 부족이 느껴진다. 0→100km/h 가속 시간이 11.5초니까 순발력 자체는 그리 부족하지 않다. 일반적인 운행에서는 괜찮은 힘이다. 2,000 rpm이 되기 전에 최대 토크가 나오고 자동 변속 되는 시점까지 꾸준한 힘이 발휘된다. 단지 이 힘이 크지 않을 뿐이다.
1.5리터 디젤 엔진은 회전수를 높이 쓰는 편이 아니다. 르노에서 공급받았지만 기존의 메르세데스와 비슷하다. 디젤임을 감안해도 낮은 편이다. 풀 가속 기준으로 1단에서는 3,800 rpm, 그 다음부터는 4,500 rpm 조금 못 미쳐 변속된다. 회전 질감 자체는 좋다. 낮은 배기량에 7단 기어를 조합했기 때문에 기어비의 간격은 좁다. 빠른 순발력을 내기 위한 세팅이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30, 50, 80, 115km/h이고, 5단으로 160km/h까지 가속한다. 이 시점까지는 가속력이 괜찮다. 대신 6단으로 넘어가면 가속력이 확 처진다.
6단에서는 속도계의 바늘이 매우 천천히 움직인다. 4,000 rpm 조금 못 미쳐서 180km/h에 도달하며 190km/h까지도 6단이 유지된다. 최고 속도는 6단에서 나오는 셈이며 7단은 항속 기어이다. 제원상 최고 속도인 190km/h이 그대로 나온다. 160km/h 이후의 가속력이 떨어지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이제 7G-트로닉은 특별히 눈에 띄는 변속 충격은 없다. 충실히 엔진의 힘을 전달하고 반응도 빠르다. 시프트 패들도 있기 때문에 엔진을 좀 더 적극적으로 다룰 수도 있다. 에코 모드와 변속기의 S 모드를 사용해도 반응의 차이가 크게 없는 건 아쉬운 점이다.
스포츠 서스펜션이 적용된 하체는 생각보다 단단하다. 기본적으로 댐퍼의 스트로크가 짧고 섀시가 단단해서 보디의 움직임이 많지 않다. 단단하지만 승차감이 좋은 건 메르세데스의 특징 중 하나이며, A 클래스에도 그런 장점이 십분 반영돼 있다. 작은 차지만 실제로 몰아보면 작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만큼 차체의 거동이 안정적이며, 승차감의 품질이 최상급이다.
안정적인 차체는 고속으로 올라가면 더욱 빛을 발한다. 엔진의 출력이 너무나 아쉬울 정도로 차체가 안정적이다. 같은 코스에서 비슷한 차로 달렸을 것을 감안하면 움직임이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만큼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성이 좋다. 바닥에 착 달라붙는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A180 CDI의 장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연비이다. 일단 고속의 연비를 보면, 6단으로 180km/h이 됐을 때 순간 연비가 7.7~8km/L 사이를 가리킨다. 비슷한 배기량의 디젤이 톱 기어에서 기록하는 연비와 비슷하다. 이 상황에서 기어를 7단으로 올리면 순간 연비가 10km/L 부근까지 올라간다. 저배기량 디젤과 7단 듀얼 클러치의 조합을 통해 아주 빼어난 연비를 구현했다. 그리고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해 90~100km/h 사이로 정속 주행을 해봤다. 이 상황에서는 순간연비가 무조건 30km/L를 넘는다. 이 정도라면 특별히 연비 운전을 하지 않아도 한 번 주유로 1,0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A180 CDI는 메르세데스 특유의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갖춘 모델이다. 작은 차지만 고급스러운 주행 성능은 그대로 갖고 있다. 거기다 연비도 좋다. 메르세데스의 소형차를 타면서 좋은 경제성까지 누릴 수 있다. 동력 성능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면 괜찮은 선택이다.
주요제원 메르세데스-벤츠 A180 C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305×1,770×1,445mm
휠베이스 : 2,700mm
트레드 : 1,570/1,560mm
차체중량 : 1,445kg
트렁크 용량 : 341/1,157리터
연료탱크 용량 : 50리터
엔진
형식 : 1,461cc 4기통 디젤 터보
최고출력 : 109마력/4,000 rpm
최대 토크 : 26.5kg.m/1,750~2,500 rpm
보어×스트로크 : 76.0×80.5mm
압축비 : 15.1: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7단 듀얼 클러치
기어비 : 3.86/2.43/2.67/1.05/0.78/1.05/0.84
최종감속비 : 4.13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위시본 트레일링암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타이어 : 225/40R/18
성능
최고속도 : 190km/h
0-100km/h 가속 시간 : 11.5초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19.3km/리터
CO2 배출량 : 99g/km
가격 : 3,790만원
(작성일자 : 2014년 11월 16일)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현행 A 클래스의 가장 큰 특징은 비용이다. 비용을 낮추는 것. 이게 가장 큰 개발 명제였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전의 A, B 클래스는 비용이 너무 높았다. 샌드위치 구조는 차급 이상의 탁월한 안전성을 자랑했지만 비용이 높은 게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메르세데스 입장에서 보면 수익성이 낮은 모델이었다.
사실 A 클래스는 큰 의미가 있는 모델이다. 1997년에 나온 A 클래스는 장르 파괴의 선구자적인 차다. 지금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라인업이 아주 작은 차까지 넓어진 상태지만 90년대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A 클래스는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줬다. 그러니까 기존의 영역에서 벗어난 행보였다.
A 클래스는 메르세데스의 첫 앞바퀴굴림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는 A 클래스 전까지 고급 뒷바퀴굴림 차만 만들어왔다. A 클래스를 개발하면서 내놓은 해법은 앞서 말한 샌드위치 플랫폼이다. 작지만 높은 충돌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전면 충돌 시 승객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엔진이 밑으로 떨어지는 구조이고, 이 때문에 A, B 클래스의 안전성은 탁월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A 클래스는 당시 시장에 나와 있는 전통적인 앞바퀴굴림 해치백보다 생산 비용이 높았다. 거기다 주요 핵심 부품을 다른 차와 공유할 수 없었다. 이러면 수익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A, B 클래스 합쳐도 규모의 경제가 되지 않는다.
메르세데스는 상품성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새 앞바퀴굴림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 플랫폼은 MFA(Modular Front Architecture)로 불리며 다른 차종을 만들기도 쉽다. 소위 말하는 유연한 플랫폼이다. 메르세데스의 새 앞바퀴굴림 모델은 모두 MFA 플랫폼에서 나오게 되며 첫 모델이 A 클래스이다. 거기다 르노와도 공유하기 때문에 비용 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지금은 A, B 클래스를 물론 CLA도 나오기 때문에 이전과는 볼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앞으로도 더 많은 가지치기 모델이 나올 계획이다.
현행 A 클래스는 기존 해치백과 동일한 구조를 갖는다. 엔진을 가로로 놓고 앞바퀴를 굴리는 전형적인 형태이다. 앞뒤 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과 멀티링크를 조합했고 4매틱 버전도 나온다. 엔진 일부도 르노와 공유한다. 1.5리터 디젤 엔진은 르노에게 공급받은 것이며 메르세데스가 자체적인 튜닝을 거쳤다. 109마력의 1.5리터 디젤 사양은 A180 CDI로 불린다.
EXTERIOR
A 클래스는 GLA와 비슷한 실루엣이다. 정확히는 GLA가 A 클래스를 닮은 것이겠지만 전체 비율에서는 닮은 면이 있다. 옆에서 보면 SUV를 누른 것 같은 모습이다. 어차피 해치백과 SUV의 디자인은 통하는 구석이 있다. 메르세데스에서 가장 작은 차지만 앞에서 보면 별로 티가 안 난다. 차체 사이즈 대비 큰 그릴 때문이다.
옆에서 보면 일반적인 해치백과는 약간 다르다. 무게 중심이 좀 더 뒤로 가 있는 모습이다. 이 사이즈의 해치백으로서는 보닛이 긴 편이고, 이 때문에 보다 스포티한 실루엣이 연출된다. A 클래스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4,305×1,770×1,445mm, 휠베이스는 2,700mm이다. B 클래스(4,360×1,790×1,580mm)에 비해 조금씩 작고, 특히 전고가 낮은 게 눈에 띈다. 반면 휠베이스는 2,700mm로 동일하다. 전고의 차이가 아니라면 B 클래스와 사이즈 차별화가 크지 않았을 것이다.
리어의 디자인도 범퍼가 낮게 내려온 게 눈에 띈다. 넓은 트레드와 함께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요소이다. 작은 엔진과는 어울리지 않게 머플러도 2개나 된다. 거기다 타이어 사이즈(225/40R/18)도 엔진에 비해 크다. 이정도면 소위 말하는 오버 스펙이고, 타이어도 브리지스톤의 포텐자 RE050A를 달았다. 기본 타이어의 사이즈는 195/65R/15이다.
INTERIOR
실내 디자인은 B 클래스와 같다. 시트 포지션만 다른 정도다. A 클래스의 실내는 최근의 메르세데스 신차와 같은 흐름이고, 송풍구가 가장 돋보인다. 바람개비를 연상시키는 5개의 송풍구 디자인이 아주 스타일리시하다. 차급을 생각하면 내장재의 질도 좋은 편이다. 요즘의 메르세데스는 내장재 질이 다시 좋아지는 것 같다.
반면 모니터는 작은 감이 있다. 요즘 신차들의 모니터가 계속 커지는 추세기 때문에 더 작아 보인다. 내장된 기능이 부족한 것도 동일하다. 송풍구 아래의 오디오와 공조장치는 사용법을 파악하기 좋은 직관적인 디자인이다.
컬럼식 기어 레버를 채용하면서 공간 활용성이 좋아졌다. 일반적인 기어 레버가 있는 자리에 수납함을 마련했다. 수납함 자체의 공간이 크진 않지만 위치 자체가 좋다. 커버도 있어서 자잘한 물건들을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다. 수납함의 플라스틱은 탈착도 가능하다. 청소하기 쉽고, 아예 떼버리면 그만큼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
커맨드 컨트롤러 옆에는 2개의 컵홀더가 마련된다. 컵홀더가 좀 작은 감은 있다. 컵홀더 바닥에는 물건을 고정할 수 있는 고무가 깔려 있고, 이 고무도 떼어낼 수 있다. 콘솔박스의 커버는 암레스트 겸용이며, 슬라이딩도 가능하다. 콘솔박스 안에는 USB 단자가 마련된다.
계기판 역시 다른 메르세데스의 차들과 동일한 배치이다. 디자인은 차이가 좀 있지만 기본적인 디자인은 같다. 중앙의 액정을 통해서는 트립 컴퓨터와 오디오, 디지털 속도계, 에코 디스플레이, 오디오, 차량 세팅 등을 확인할 수 있다. ESP의 온오프도 계기판 액정에서 세팅한다. 메르세데스는 물리적인 ESP 버튼을 없애는 추세다.
시트는 헤드레스트 일체식이다. 조절은 모두 전동이고 몸에 붙는 느낌이 좋다. 겉에서 보는 것보다 시트 포지션이 약간은 높은 감은 있다. 그리고 메르세데스의 차로서는 드물게 원하는 시트 포지션을 찾는데 시간이 걸린다.
2열 공간은 전반적으로 괜찮은 수준이다. 레그룸은 무릎이 앞 시트에 닿을 듯 말듯 하지만 머리 위 공간은 충분하다. 대신 센터 터널이 솟아 올라왔기 때문에 성인 3명이 타기에는 무리일 것 같다. 4매틱 버전을 위해서 센터 터널이 솟아 있다. 트렁크 용량은 341리터이고 2열 시트를 접으면 1,157리터까지 늘어난다. 반듯하게 정리가 잘 돼 있다. 들어가는 입구가 좁은 게 흠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1.5리터 디젤과 7단 듀얼 클러치의 조합이다. 1.5리터 디젤의 최고 출력은 109마력, 최대 토크는 26.5kg.m이고, 압축비가 15.1:1로 낮은 게 눈에 띈다. 동일 배기량에 90마력으로 출력을 낮춘 A160 CDI도 나온다.
차체 중량 1.4톤에 109마력이면 그리 넉넉한 출력은 아니다. 특히 고속으로 올라가면 힘 부족이 느껴진다. 0→100km/h 가속 시간이 11.5초니까 순발력 자체는 그리 부족하지 않다. 일반적인 운행에서는 괜찮은 힘이다. 2,000 rpm이 되기 전에 최대 토크가 나오고 자동 변속 되는 시점까지 꾸준한 힘이 발휘된다. 단지 이 힘이 크지 않을 뿐이다.
1.5리터 디젤 엔진은 회전수를 높이 쓰는 편이 아니다. 르노에서 공급받았지만 기존의 메르세데스와 비슷하다. 디젤임을 감안해도 낮은 편이다. 풀 가속 기준으로 1단에서는 3,800 rpm, 그 다음부터는 4,500 rpm 조금 못 미쳐 변속된다. 회전 질감 자체는 좋다. 낮은 배기량에 7단 기어를 조합했기 때문에 기어비의 간격은 좁다. 빠른 순발력을 내기 위한 세팅이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30, 50, 80, 115km/h이고, 5단으로 160km/h까지 가속한다. 이 시점까지는 가속력이 괜찮다. 대신 6단으로 넘어가면 가속력이 확 처진다.
6단에서는 속도계의 바늘이 매우 천천히 움직인다. 4,000 rpm 조금 못 미쳐서 180km/h에 도달하며 190km/h까지도 6단이 유지된다. 최고 속도는 6단에서 나오는 셈이며 7단은 항속 기어이다. 제원상 최고 속도인 190km/h이 그대로 나온다. 160km/h 이후의 가속력이 떨어지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이제 7G-트로닉은 특별히 눈에 띄는 변속 충격은 없다. 충실히 엔진의 힘을 전달하고 반응도 빠르다. 시프트 패들도 있기 때문에 엔진을 좀 더 적극적으로 다룰 수도 있다. 에코 모드와 변속기의 S 모드를 사용해도 반응의 차이가 크게 없는 건 아쉬운 점이다.
스포츠 서스펜션이 적용된 하체는 생각보다 단단하다. 기본적으로 댐퍼의 스트로크가 짧고 섀시가 단단해서 보디의 움직임이 많지 않다. 단단하지만 승차감이 좋은 건 메르세데스의 특징 중 하나이며, A 클래스에도 그런 장점이 십분 반영돼 있다. 작은 차지만 실제로 몰아보면 작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만큼 차체의 거동이 안정적이며, 승차감의 품질이 최상급이다.
안정적인 차체는 고속으로 올라가면 더욱 빛을 발한다. 엔진의 출력이 너무나 아쉬울 정도로 차체가 안정적이다. 같은 코스에서 비슷한 차로 달렸을 것을 감안하면 움직임이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만큼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성이 좋다. 바닥에 착 달라붙는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A180 CDI의 장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연비이다. 일단 고속의 연비를 보면, 6단으로 180km/h이 됐을 때 순간 연비가 7.7~8km/L 사이를 가리킨다. 비슷한 배기량의 디젤이 톱 기어에서 기록하는 연비와 비슷하다. 이 상황에서 기어를 7단으로 올리면 순간 연비가 10km/L 부근까지 올라간다. 저배기량 디젤과 7단 듀얼 클러치의 조합을 통해 아주 빼어난 연비를 구현했다. 그리고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해 90~100km/h 사이로 정속 주행을 해봤다. 이 상황에서는 순간연비가 무조건 30km/L를 넘는다. 이 정도라면 특별히 연비 운전을 하지 않아도 한 번 주유로 1,0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A180 CDI는 메르세데스 특유의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갖춘 모델이다. 작은 차지만 고급스러운 주행 성능은 그대로 갖고 있다. 거기다 연비도 좋다. 메르세데스의 소형차를 타면서 좋은 경제성까지 누릴 수 있다. 동력 성능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면 괜찮은 선택이다.
주요제원 메르세데스-벤츠 A180 C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305×1,770×1,445mm
휠베이스 : 2,700mm
트레드 : 1,570/1,560mm
차체중량 : 1,445kg
트렁크 용량 : 341/1,157리터
연료탱크 용량 : 50리터
엔진
형식 : 1,461cc 4기통 디젤 터보
최고출력 : 109마력/4,000 rpm
최대 토크 : 26.5kg.m/1,750~2,500 rpm
보어×스트로크 : 76.0×80.5mm
압축비 : 15.1: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7단 듀얼 클러치
기어비 : 3.86/2.43/2.67/1.05/0.78/1.05/0.84
최종감속비 : 4.13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위시본 트레일링암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타이어 : 225/40R/18
성능
최고속도 : 190km/h
0-100km/h 가속 시간 : 11.5초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19.3km/리터
CO2 배출량 : 99g/km
가격 : 3,790만원
(작성일자 : 2014년 1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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