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포르쉐 마칸 GTS: SUV 최강의 스포츠카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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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에 과연 스포츠카 같은 고성능이 필요한가에 대한 대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하지만 포르쉐가 다듬어낸 마칸 GTS는 가장 완성형에 가까운 대답을 들려줄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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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차와는 차 세 대 분 거리를 벌리세요.” “제 라인을 잘 보고 카피하란 말입니다!” 앞서 달리는 인스트럭터가 무전으로 지시를 쏟아낸다. 이곳은 호텔에서 10여 분 달려 도착한 한적한 동네 오르막길. 인적 드문 이 도로는 얕은 뒷산을 오르는 짧은 와인딩로드인데, 진행 요원들이 입구를 막아놓은 걸 보니 평소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길인 듯하다. 설명을 듣자하니 인근 스피드 마니아들이 모여 가끔 힐클라임 경기를 벌이는 장소라고. SUV로 달리기에는 아깝지만 마칸 GTS라면 조금 이야기가 다르지 않을까? 포르쉐가 만든 이 콤팩트 SUV는 360마력 엔진과 PDK, 그리고 스포츠 액티브 서스펜션을 조합해 SUV 최고의 스포츠카를 노리는 야심가이니 말이다.

마칸 터보 다음가는 고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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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S는 터보 다음가는, 그러니까 마칸 라인업 중 성능 2인자다. 마칸은 3.6L 340마력의 마칸 S와 4.0L 400마력의 마칸 터보, 그리고 마칸 S 디젤(258마력) 세 가지가 있다. 그리고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지만 유럽에서 판매되는 4기통 2.0L 터보 252마력의 기본형까지 포함하면 모두 네 가지다. 여기에 최근 360마력의 마칸 GTS가 추가된 것. GTS라는 이름을 가진 포르쉐로는 10번째 모델이자 마칸으로는 5번째 엔진 라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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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S라는 명칭의 역사는 1963년 904 GTS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카이엔과 911, 복스터 등을 통해 부활되었다. GTS에 자연흡기 최강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던 것은 911 GTS가 911 터보와 카레라 S 사이를 메우는 모델이었기 때문. 그런데 터보 엔진 사용이 늘어나면서 자연흡기라는 타이틀은 이제 거두어야 듯하다. 마칸의 경우만 보아도 전 라인업이 터보다. 그냥 포르쉐는 기본형→S→GTS→터보 순으로 성능이 높아진다고 기억하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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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디자인 패키지가 기본으로 달리는 마칸 GTS는 범퍼 디자인으로 다른 마칸과 구별할 수 있다. 프론트 그릴 양 옆 흡기구가 터보만큼 크지만 수평 루버 중 하나가 범퍼에서 튀어나오듯 디자인된 것이 다르다. 따라서 위쪽은 검은색이지만 아래쪽은 보디 색상을 따른다. 시승차에는 없었지만 LED 헤드램프를 옵션으로 마련했고 20인치 휠은 매트블랙의 스파이더 디자인. 시트 중앙과 도어 트림, 필러 안쪽 마감은 알칸타라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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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칸 GTS는 V6 3.6L의 마칸 S 엔진을 기반으로 출력을 20마력 높였다. 51.0kg·m로 강화된 최대토크는 1,450~5000rpm의 넓은 영역에서 뿜어낸다. 이 엔진은 보어 96.0mm, 스트로크 69.0mm의 숏스트로크형으로 스포츠카에 더 어울려 보인다. 마칸이 오프로드가 아니라 온로드를 빨리 달리기 위해 태어났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변속기는 PDK가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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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 와인딩에 선행차는 911이지만 마칸 GTS는 쫓아가는 데 전혀 허덕이거나 미적거리지 않는다. 1.9톤에 육박하는 가볍지 않은 몸이지만 타이트 코너에서 노즈를 밀어 넣는 움직임이 여느 스포츠카 부럽지 않다.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바꾸는 액티브 서스펜션이 하체를 단단하게 받치는 사이 360마력 엔진과 PDK는 어느새 코너 탈출에 맞추어 재가속을 준비한다. 이 차의 네바퀴굴림은 프로펠러샤프트에서 다판 클러치를 이용해 전륜용 토크를 뽑아내는 방식이라 기본적인 특성은 뒷바퀴굴림(FR)에 가깝다. 게다가 마칸 S보다 지상고가 15mm 낮고 액티브 서스펜션(PASM)까지 장비했다. 에어 서스펜션은 옵션. 차체 무게는 꽤 나가지만 급제동이나 롤링으로 인한 하중이동이 적고 항상 드라이버의 제어 아래에 있다는 믿음을 준다. ‘SUV 순혈 스포츠카’라는 그들의 주장이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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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가 최초의 SUV 카이엔을 공개했을 때의 거부감은 이제 처음만큼 강하지 않다. 게다가 덩치가 작은 마칸은 카이엔에 비해 더욱 포르쉐 색채가 짙은 SUV가 되었다. SUV에 과연 스포츠카 수준의 달리기가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속 시원히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굳이 스포츠카처럼 달리는 SUV를 찾는다면 가장 이상형에 가까운 해답은 아마도 마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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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편집위원
사진
포르쉐
제공
자동차생활(www.carlif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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