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2019 지프 체로키 론지튜드 하이 2.4G AWD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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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5세대 체로키의 부분 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전체 이미지를 좌우하는 앞 얼굴의 디자인을 크게 바꾸는 등 내외장에 변화를 주고 새로 개발한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과 터보 디젤 엔진을 추가한 것이 포인트다. SUV 원조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바탕으로 시장 다변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이다. 지프 체로키 론지튜드 하이 2.4G AWD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미국시장에서 세단 판매 감소가 이슈다. 2030년까지 세단의 판매가 60% 가량 줄어 들 것이라는 보고서도 있다. 2008년까지만 해도 큰 차이가 없던 세단과 라이트 트럭-SUV와 픽업 트럭-의 판매 비율이 2017년에는 35%대 65%로 격차가 벌어졌다. 그래서 GM과 포드는 세단 모델 수를 줄이고 있다.
미국시장은 언제나 그랬지만 통상적인 상식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 되고 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촉발된 유가는 폭등했고 세상의 전문가들은 다시 한 번 석유 고갈론을 들고 나왔다. 피크 오일론이 힘을 얻던 1990년 2조 배럴이었던 지구상의 석유 매장량이 2017년에 8조 배럴로 증가한 것에 대해서는 애써 눈 감는다. 정작 화석연료의 환경 파괴라는 점을 부각시킨 환경학자들의 데이터를 근거로 한 주장은 쉽게 받아 들이지 않고 있다.
당연히(?) 2014년 말 유가는 폭락했다. 골드만삭스가 배럴당 200달러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지 1년여가 지난 시점이었다. 거기에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미국의 셰일 오일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다.
미국의 석유 생산은 10년 전만 해도 5백만 배럴이었지만, 현재는 1천만 배럴로 두 배로 뛰었다. 미국은 1970년대 이후 가장 많은 석유를 생산하는 국가가 되었다. 또한 3년이 넘도록 저렴한 휘발유가 생산되고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저유가는 큰 차를 살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2008년 배럴당 4.10달러(리터당 1,160원)였던 것이 지금은 2.5~3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화석연료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유명한 트럼프의 의중도 저유가 유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차체가 크고 무거운 트럭 혹은 SUV는 연비가 나쁘고 유해 배기가스 배출도 많다. 기통 휴지를 비롯해 경량화 등 기술적 진전이 있었지만 세단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좋지 않다. 지구환경 문제인 이산화탄소 저감과 지역 환경 문제인 미세먼지 등을 고려하면 당연히 배기량이 적은 차, 가벼운 차가 많이 팔려야 한다. 아니 그렇게 유도해야 한다. 총기 사고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는데도 무기업자들의 로비에 꼼짝 못하는 입법부가 있는 미국은 석유 가격에 대해서도 상식적인 결론을 도출해 내지 않고 있다.
그런 문제와 별도로 미국의 자동차 문화는 큰 차 위주이다. 베스트 셀링카 톱10중 상위 3위까지 수십년 동안 픽업 트럭이 자리하고 있다. 게다가 2017년에는 토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 등 세단 1, 2위를 차지했던 모델들이 토요타 RAV4와 혼다 CR-V에 밀려 났다. 크로스오버로 분류되는 모델이지만 미국시장의 SUV 강세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다. 세단에 비해 수익성이 좋다는 점으로 인해 자동차회사들이 SUV마케팅을 강화하고 라인업을 늘리고 있는 것도 이유이다.
그런 SUV 시대에 FCA그룹 내에서 지프 브랜드의 가치는 빛나고 있다. SUV만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브랜드는 지프와 랜드로버가 있다. 미국시장 기준 지프 브랜드의 최고가가 그랜드체로키가 8만 6,000달러,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가 20만 7,900 달러라는 가격표가 말해 주듯이 두 브랜드의 격에는 차이가 있다. 당연히 판매대수는 그 반대다. 2017년 랜드로버가 44만 2,508대, 지프는 138만 8,208대가 팔렸다. 모델별로는 2017년 그랜드체로키가 30만1,622대로 체로키를 앞섰다. 2016년에는 체로키가 34만 8,721대로 28만대 수준의 그랜드 체로키보다 많았다. 한국시장에서는 2017년 레니게이드가 2,169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지프 브랜드의 중핵 모델은 오늘 시승하는 체로키다. 유가와는 별도로 중국시장에서도 SUV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고 중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지프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Exterior & Interior
5세대 체로키는 등장할 때 전체적인 선과 면의 구성은 물론이고 앞 얼굴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7개의 슬롯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부분 변경 모델에서도 변화의 폭이 크다. 이전 모델에서는 주간 주행등과 헤드램프, 안개등을 분리해 위아래로 나열 했었는데 이번에는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를 통합했다. 이로 인해 좀 더 안정적인 이미지로 바뀌었다. 범퍼의 디자인과 에어 인테이크, 립 스포일러의 그래픽에도 변화를 주었다. 이렇게 놓고 보니 기존 모델보다 정리되어 보인다.
측면에서의 변화는 없다. 여전히 커다란 휠 하우스가 도드라져 보인다. 뒤쪽에서는 선 사용이 조금은 많은 편에 속한다고 지적했었는데 범퍼 부분의 복잡한 선을 없애고 간결하게 정리했다. 조금은 과하다는 반응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로 인해 전체적인 인상이 좀 더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인테리어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는 없고 질감 면에서 과거와 크게 다르다는 점이 부각되어 보인다. 다만 센터 콘솔박스를 약간 뒤쪽으로 이동시킨 것이 보인다. 전체적인 질감 향상은 지금 보아도 새롭다. 플로어가 낮고 조작계와 스위치 배열 등에서 선대 체로키와 같은 터프함과는 대조적인 면목을 보인다. 유럽차 분위기가 난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다. 커넥티비티 부문에서도 진전이 있다. 한국어 음성 인식 기능이 있는 8.4인치 터치스크린 유커넥트(Uconnect®) 멀티미디어 커맨드 센터는 체로키의 진보를 잘 보여 준다.
시승 중에 내비게이션과 음성 인식 버튼을 눌러 시도해 보았으나 작동되지 않았다. 내비게이션은 시스템 오류로 인한 것이었다. 음성인식 기능은 스마트폰이 불루투스 또는 USB로 연결되어야 가능하다고 한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지원하지 않으며 애플 카플레이는 시리 사용이 가능하다.
계기판 가운데 7인치 풀 컬러(론지튜드는 3.5인치) TFT LED 주행 정보시스템이 한글화되어 있는 점은 여전히 신선하다. 판매대수가 많지 않은 점 때문일 것이다. 부츠 타입의 실렉터 레버 주변의 처리는 간결하다. 시승차에는 액티브 브라이드 1 4WD 시스템이 채용되어 있다. 1 오토, 2, 스노우, 3. 스포트, 4.샌드/머드 중 선택할 수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2.4리터 직렬 4기통 SOHC가 기본이다. 새로 처음 데뷔 당시 2.0리터 디젤 사양을 시승했었고 3.2리터 V6가 있었다. 여기에 랭글러에도 탑재되는 2.0리터 직렬 4기통 DOHC 터보차저 270마력 사양과 새로 개발한 2.0리터 디젤 엔진이 추가됐다. 디젤 버전은 하반기 수입된다. 오늘 시승차는 그 중 2,360cc 직렬 4기통 SOHC 멀티 에어로 177마력/6,400rpm, 23.4kgm/3,900rp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모든 모델에 9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아이들링 스톱 기구도 기본이다. 구동방식은 네바퀴 굴림방식. 액티브 드라이브 1. 셀렉-터레인(Jeep® Selec-Terrain®) 지형설정 시스템은 다이얼을 통해 오토(Auto), 스노우(Snow), 스포츠(Sport), 샌드/머드(Sand/Mud)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모드에 따라 구동 계통의 컨트롤 모듈, 전자식 브레이크 컨트롤러, ESC, 변속기 컨트롤러, 엔진 컨트롤러 등 최대 12 항목의 시스템 설정이 제어된다.
디젤 모델에 적용되는 액티브 드라이브 Ⅱ 에 설정된 트레일 호크에는 록 모드가 추가된다. 스노우 모드에서는 2단에서 발진하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토크배분이 40 : 60의 뒷바퀴 굴림방식 형태로 되기도 한다. 샌드/머드 모드에서는 뒷바퀴에 100% 토크를 배분하기도 해 트랙션을 제어한다.
우선인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 9단 에서 엔진회전은 1,400rpm 부근. 레드존은 6,400rpm부터.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레드존 직전에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5km/h에서 2단, 75km/h에서 3단, 11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시내 주행에서 AUTO 모드로 주행시에는 부드러운 발진을 보여 준다. 하지만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회전수가 먼저 올라가고 속도계의 바늘이 반 템포 늦게 따라 올라간다. 워낙에 토크가 강한 디젤과 직분사 터보차저에 익숙한 탓에 상대적으로 토크감이 부족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고속도로로 올라서도 그런 특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평지 주행이 많은 미국이라면 별 문제가 없을 수 있겠지만 도로의 구배가 심한 한국의 사용자들에게는 핸디캡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좀 더 강한 가속감을 원하면 스포츠 모드로 달리면 된다. 가속페달의 반응이 즉시 달라진다. 다만 그만큼 부밍음이 크다. 엔진 회전수도 높은 부분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연비에 불리할 수 있다. 이런 엔진의 특성을 이해하고 다룬다면, 다른 말로 표현하면 평상시 여유있는 자세로 주행하면 별 문제 없다. 그보다는 이 차는 오프로드 주행을 더 자주 하는 사용자에게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산악로에 들어서 샌드/머드 모드로 전진해 보면 그런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
크라이슬러 200부터 처음 채용한 9단 자동변속기는 지프에서도 매핑이 매끄럽지 못하다. 시프트 히스테리 현상도 발생한다. 과거와는 달리 90km/h의 속도에서 수동 모드로 9단으로 시프트 업이 되지만 그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가속이 되지 않는다. 차의 성격을 고려하면 고가의 9단 변속기가 굳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수동 모드로 주행하면 해소될 수도 있는 내용이기는 하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그대로. 댐핑 스트로크는 SUV로서는 짧다. 그래도 노면의 단차 등은 상당 부분 흡수하는 타입이다. 이는 낮은 운전 포지션과 어울려 좀 달려 보고 싶은 느낌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현행 체로키의 주행성에서의 변화는 3년 반이 지난 시점에 다시 타 보아도 새롭다. 무엇보다 승차감에서 거친 맛보다는 이 시대 크로스오버들이 그렇듯이 세단과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전형적인 온로드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감각은 아주 부드럽다. 웬만한 상황에서는 롤링이 느껴지지 않는다. 와인딩을 공략할 때도 의외다 싶을 정도로 안정된 거동을 보여준다. 물론 세단형보다는 높은 롤 센터 때문에 똑 같은 움직임이 아닌 것은 다른 경쟁 모델들과 비슷하다. 차 앞머리가 무거운 앞바퀴 굴림방식의 특성과 함께 다루기 쉬운 특성이다. 쾌적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록 투 록 2.6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하는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2.0리터 디젤 버전을 시승할 때는 뉴트럴에 가깝다고 느꼈었다. 앞쪽이 무거운 차라는 것을 생각하면 네바퀴 굴림방식차들은 약 언더의 특성을 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응답성이 날카로운 것은 아니지만 부족함이 없다.
안전장비는 현행 모델 데뷔 당시 70여종에서 80여종으로 늘었다. 운전자 무릎 에어백과 앞/뒤 사이드 커튼 에어백을 포함한 7개의 에어백이 전 모델 기본으로 채용된다. 론지튜드 모델에는 패들 시프트, 크루즈 컨트롤(Speed Control), 파크센스(ParkSense®) 후방 센서 주차 보조 시스템, 파크뷰(ParkView®) 후방 카메라 등이 적용되었다. 론지튜드 하이 모델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톱&고,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 풀스피드 전방 추돌 경고 플러스 시스템(보행자 감지 비상 제동 시스템), 차선 이탈 방지 경고 플러스 시스템, 파크센스 평행/직각 주차 보조 시스템, 파크센스 전/후방 센서 주차 보조 시스템 등이 적용되어 있다.
ACC기능과 별도로 작동시켜야 하는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의 반응은 매끄러운 편은 아니다. 차선을 물고 나면 경고 표시와 함께 다시 원래 위치로 회귀하는데 정확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지프 브랜드의 변화도 숨 가쁘다. SUV 전성시대를 맞아 전문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히기 위해 시장과의 소통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제품을 통해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도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다양한 크로스오버들이 난무하는 시대에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는 것은 독창성과 혁신성이다. 지프 체로키가 미국차들 사이에서는 혁신적인 변화를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5세대 체로키의 진화는 판매대수의 증가로 나타났다. 신차 효과가 사라진 2017년에는 약간의 하락세를 보였다. 그것을 만회하고자 얼굴을 바꾸고 엔진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그 결과 가장 먼저 출시된 미국시장에서 올 들어 세 달 동안 5만 610대를 판매해 2017년 같은 기간의 4만 755대보다 24% 가량 증가했다. 자동차회사는 뉴 모델을 먹고 산다는 진리는 변함이 없다.
주요제원 2019 지프 체로키 론지튜드 하이 2.4G 4WD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60×1,860×1,690mm
휠베이스 : 2,720mm
트레드 (앞/뒤) : 1,600/1,610mm
최저 지상고 : ---
공차 중량 : 1,830kg
트렁크 용량 : 731~1,549리터
연료탱크 용량 : 60리터
엔진
형식 : 2,360 직렬 4기통 SOHC 멀티 에어
보어×스트로크 : ---mm
압축비 : --- : 1
최고출력 : 177ps/6,400rpm,
최대토크 : 23.4kgm/3,900rpm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 225/60R17
구동방식 : 4WD
변속기
형식 : 9단 AT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성능
0-100km/h 가속 : ---초
최고속도 : ---km/h
최소회전반경 : 6.1m
연비 : 복합: 9.2km/리터(도심 7.8/고속 11.6)
접근각 : ---
램프각 : ---
이탈각 : ---
시판 가격
론지튜드 2.4G AWD : 4,490만원
론지튜드 하이 2.4G AWD : 5,790만원
(작성일자 : 2018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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