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채영석 | 2016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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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자동차 캠리 하이브리드의 2016년형 모델을 시승했다. 일부 옵션을 조정하고 새로운 트림 ‘2016 뉴 캠리 하이브리드 LE를 추가한 것이 포인트다. 2014년 여름 등장한 현행 모델은 2015년에 페이스리프트를 했다. 당시 가격은 4,26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LE와 XLE가 각각 3,570만원과 3,990만원이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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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인해 많은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당장에 디젤 엔진이 크게 줄어든다거나 내연기관 엔진이 극단적인 불신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전동화가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는 기술적 뒷받침도 아직은 부족하다. 

2015년 이전까지 디젤과 하이브리드의 경쟁으로 비쳐졌던 파워트레인의 전쟁 양상에 변화가 예상된다.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경쟁이 부상하고 있다. 토요타는 변함없이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중심에 두고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에 비해 유럽 메이커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비중을 옮겨가고 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에도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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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물론 미국 등 거대시장에서의 배출가스와 연비 규제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차이는 있다. HEV와 PHEV 공히 넓은 범위에서는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속하지만 두 파워트레인의 구성과 특성에는 차이가 있다. 

우리가 흔히 전동화차로 분류하는 것은 HEV, PHEV, 그리고 BEV가 있다. 구조적으로 배터리 용량에서 HEV가 가장 적고 BEV가 가장 크다. 전기모터의 출력도 마찬가지로 그런 차이를 보이고 있다. 

BEV는 인프라는 물론이고 기술적으로도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에 메이저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뛰어 들고 있지는 않다. 최근 중국 정부가 BEV와 PHEV에 대한 판매 강화책을 내놓았지만 그렇게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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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토요타의 HEV와 유럽 메이커들의 PHEV 가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싸우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성격상으로는 HEV는 효율성이 최우선이고 PHEV는 효율성보다는 성능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앞서 설명한 배터리와 전기모터의 차이로 인해 그런 특성이 나타난다. PHEV는 EV 모드로의 주행거리가 HEV의 30km보다 긴 50km 이상이라는 점을 장점으로 내 세우고 있다. 

또 하나 유럽의 이산화탄소 규제인 ECE R101에서 PHEV에 대해 강력한 우대책을 설계하고 있다. 이 규제치는 PHEV 경우 하이브리드 주행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EV 주행거리에 따른 저감계수로 나누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저감계수는 (EV주행거리 +25)나누기 25라고 하는 식으로 구하기로 결정되어 EV 주행거리가 30km인 PHEV라면 22, 50km라면 3.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하이브리드 주행시의 절반 이하나 1/3로 되는 것이다.  지역별로 국가별로 규제치가 다르기 때문에 일관되게 적용되는 내용은 아니지만 분명 그 배경은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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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18년 개정되는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규제 방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 배기량차를 주로 판매하는 유럽 메이커들로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인 셈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아예 일본 시장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포르쉐의 파나메라 S E 하이브리드, 카이엔 S E하이브리드를 출시했고 메르세데스 벤츠도 S클래스의 PHEV 버전 S550e롱을 2014년부터 일본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2015년에는 폭스바겐이 골프 GTE를, BMW는 X5 xDrive40e를 출시했다. 아우디는 A3의 PHEV 버전인 A3스포츠백 e-tron을 판매하고 있다. 

토요타가 HEV에 비중을 두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7년 1세대 프리우스 출시 이후 한결같이 그들의 생각을 펼쳐 보이고 있다. 유럽 메이커들이 PHEV에 투자하는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성능 우선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함이다. 그 뒤에는 물론 토요타가 HEV의 직병렬 혼합식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특허 장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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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도 그 HEV를 기본으로 PHEV 버전을 라인업하고 있다. 토요타 PHEV 버전은 직병렬 혼합 방식으로 유럽 메이커들의 병렬 방식과는 차이점이 있다. 연료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토요타의 직병렬 혼합방식이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어떤 형태이든지 지금 시점에서 전동화에 대한 전략에서는 토요타만이 일관된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르노와 닛산이 배터리 전기차에 올인하고 있지만 그 존재감이 아직까지 토요타의 HEV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토요타가 집중해 온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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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미국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은 물론이고 각 나라들이 이산화탄소와 연비규제 강화를 미루지는 않는다. 소비자들과는 별도로 국가 차원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각 메이커들은 그들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궁극적으로는 친환경차라고 하는 과제 자체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규제 강화를 위해 하이브리드에 올인하는 토요타도 내연기관의 열효율을 50%까지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전동화차로 분류되지만 내연기관이 베이스다. 내연기관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전체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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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리는 2103년 ‘103가지 디테일’이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Have it All’을 캐치 프레이즈로 7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캠리는 패밀리 세단이 갖추어야 할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그것이 2015년에 앞 얼굴에 스핀들 그릴을 적용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었다. 토요타 엠블럼을 중심으로 한 크롬 도금 라인이 엑센트다. 그 좌우에 LED 헤드램프도 그동안의 밋밋한 토요타와는 선을 그었다. 안개등을 없애고 LED 주간 주행등을 세로형으로 설계한 것도 프론트 엔드의 강인하면서도 첨단 이미지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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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화려함보다는 안정감을 중시한 쪽으로 바뀌었다. 고급감을 살리는 기법으로는 심플함을 택했다. 대시보드의 레이아웃도 교과서적이다. 바늘땀 처리로 엑센트를 주고 있다. 센터 페시아 가운데 맨 위에 조그만 디스플레이창이 없어진 것이 2015년형의 눈에 띄는 변화였다. 그 아래 센터페시아는 콘솔박스까지 하나의 프레임으로 감싸주어 일체감을 높였다. 기존 모델의 경우 디자인보다는 질감을 중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에는 시각적인 고급감도 추구하고 있다. JBL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도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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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변화 때문인지 센터 페시아의 커다란 버튼들이 조금은 어색해 보인다. 보기 쉽고 작동 오류의 염려가 없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디자인 측면에서는 호불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불만들보다 토요타가 주는 신뢰성이라는 무기가 여전히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리어 시트 뒤 트렁크와 경계선상에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시트는 오른쪽이 폴딩이 되는데 뒤쪽의 구조물 때문에 효과는 스키 스루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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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변함이 없다. 2,494cc 직렬 4기통 DOHC 듀얼 VVT-I 158ps/5,700rpm 엣킨슨 사이클 엔진에 143ps/4,500rpm의 전기모터를 조합해 시스템 출력 203ps, 최대토크 21.6kgm/4,500rpm을 발휘한다. 엣킨슨 사이클 엔진은 워터펌프와 에어컨 컴프레서 구동에 드라이브 벨트 대신 모터를 사용해 동력 손실을 줄였다. EGR 채용한 밸런스 샤프트를 채용한 것으로 사이(SAI)와 렉서스 HS250 등에 사용되는 105kW(143ps)의 모터와 니켈 수소 배터리 등의 전기계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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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미션은 e-CVT. 

시승 조건은 처음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일반차의 시승과는 달리 급가속, 급제동을 하지 않고 고속도로에서는 120km/h 이내의 범위에서 주위 차와 흐름을 같이해 달려 보았다. 같은 파워 트레인이지만 2년 반 만에 타보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이 차가 다른 것이 아니라 시장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자는 독일 5사의 PHEV 국제시승회를 모두 참석해 타보았다. 당연히 성능 위주의 세팅이었고 전동화 차량에 대한 독일 메이커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항속거리 연장형(EREV)이기는 하지만 쉐보레 볼트(Volt)도 타보았다. 하지만 일본 메이커들의 PHEV는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만큼 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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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리 하이브리드는 전용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와 다른 점이라면 상대적으로 전동화 차라는 느낌이 덜하다는 정도다. 

PHEV가 많이 등장한 탓인지 ECO모드가 아니면 토크감이 우선 다가왔던 2년 반 전의 느낌이 희석되어 다가온다. 2.4리터의 구형에 비해 가속 토크를 20% 증강시켰던 것도 그동안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들이 등장하면서 디젤은 물론이고 가솔린 엔진까지 출력과 토크가 증대되어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진다. 

이 차는 연비를 우선으로 하는 하이브리드라기보다는 가속감을 더 중시하는 편에 속하지만 기름값이 내려간 상황에서 주행성의 비교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다른 강점이 필요하다는 느낌이다. 사실 그런 것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아니 효율성 우선의 용도라면 부족함이 없다. 이미 어떤 파워트레인이라도 오늘날은 가속 페달을 거칠게 밟는 운전을 하지 않는데 익숙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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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저유가라 하더라도 계기판의 평균연비 표시는 사람을 위축시킨다. 계기판에 평균연비 표시기가 등장했을 때 금새 익숙해질 것이라고 쓴 적이 있는데 지금은 가장 자주 들여다 보는 시대가 되버렸다. 때문에 연료를 가득 체우면 주행가능 거리가 1,000km 전후로 표시되는 것이 감동을 줄 수도 있다. 2리터급 디젤 엔진도 연료를 가득 체우면 비슷한 수치가 표시된다. 

그런 점을 모두 잊고 그냥 캠리 하이브리드만의 특성을 보자. 응답성은 직설적이라고 해도 무난하다. 급 가속시 하이브리드 특유의 소음이 발생한다. 그것을 제외하면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 가속감도  0-100km/h 가속성능이 7.8초이니까 느린 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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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주변의 차를 따라 100km/h 전후의 속도로 달리면 평균연비의 속도는 비교적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 연비만을 생각하는 운전을 한다면 20km/리터를 넘을 수도 있다. 이 수치는 준대형 가솔린 세단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치이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듀얼 링크 타입. 댐핑 스트로크는 가솔린과 하이브리드가 약간 차이가 난다. 가솔린 사양은 선대 모델에 비해 뚜렷이 스포티함 쪽으로 이동했다. 승차감이 그만큼 하드해진 것도 분명하다. 하이브리드는 상대적으로 상하 이동이 크다. 노면의 요철에 대해서도 조금 반응하며 읽어 준다. 코너링에서 차체 중량을 의식하는 반응은 약하다. 롤 각이 그만큼 억제됐다. 이것이 21세기 들어 독일차와 일본차가 서로를 바라 보며 중립쪽으로 가고 있는 부분이다. 2016디트로이트쇼에 렉서스가 LC500이라는 스포츠 쿠페를 출품한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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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 파워 스티어링(EPS)을 채용한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언더 스티어.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부드럽다. 처음 만났을 때는 묵직해졌다고 느꼈었는데 지금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쪽이다. 기본적으로 날카로움보다 여유로움을 지향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안전장비로는 프론트 듀얼 스테이지 SRS, 시트 장착 측면, 측면 커튼 타입, 리어 시트 측면, 동급 유일의 운전석/조수석 무릎 에어백 등 모두 10개의 에어백을 장착하고 있다. 이것이 내공이다. 무엇을 중시하는지에 대한 상품기획팀의 성격을 읽을 수 있다. VSC(Vehicle Stability Control,차체자세제어장치), TRC(Tranction Control), ABS(Anti-lock Brake System), EBD(Eletronic Brake-force Distribution), BA(Brake Assist)가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다. 다만 데뷔한 지 시간이 지난 만큼 오늘날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ADAS(Advanced Driver Assistant System) 장비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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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리는 토요타 브랜드의 얼굴이다. 토요타는 다른 메이커들보다 변화가 빠른 편은 아니다. 그것이 소비자들에게는 신뢰로 다가온다. 다만 최근 급변하는 시대적인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는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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