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캐딜락 ATS 쿠페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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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ATS 쿠페를 시승했다. 2013년 세단형에 이은 모델이다. ATS는 CTS에 이어 캐딜락 브랜드의 프리미엄 전략의 본격화를 알리는 모델이다.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테스트했다는 점에서는 CTS와 같다. 당장에는 캐딜락의 엔트리 모델로 BMW 3시리즈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D세그먼트와 정면 대결을 표방하고 있다. 캐딜락 ATS 쿠페 2.0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2013년부터 본격화된 캐딜락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2015상하이오토쇼에는 두 개의 부스를 마련하며 세 확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런 외형적인 모습과 달리 미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은 링컨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약하다.
2014년 캐딜락 브랜드의 글로벌 판매는 2013년보다 5% 증가했지만 26만 3,679대에 그쳤다. 그 중 17만 750대가 미국시장에서 팔렸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나 일본 럭셔리 브랜드들에 비해 한 참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다. 2015년 들어서도 미국시장 3월까지 누계 판매가 3만 7,175대로 2014년의 3만 9,588대보다 오히려 줄었다. 희소성이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빗나가고 있다.
반면 중국은 47%나 증가한 7만 3,500대가 팔렸다. 중국시장에서는 XTS가 59% 증가한 3만 2,559대가 팔려 증가를 견인했다. ATS의 중국 전용 롱 휠 베이스 버전 ATS-L은 1만 3,276대가 판매됐다. 캐나다는 9.7% 증가한 1만 538대, 중동은 1.8% 증가한 4,265대,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은 3.8% 감소한 1,674대가 각각 판매됐다. 성장해야 할 시장에서는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GM은 2020년까지 캐딜락의 글로벌 판매를 50만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재의 두 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특히 볼륨 확대의 핵심으로는 중국을 꼽고 있다. 중국은 현지 생산이 시작되면서 판매가 대폭 상승 중이다.
50만대 목표 달성을 위해 라인업을 대폭 늘린다. 캐딜락은 많은 신차가 예고돼 있다. 2015년에는 새 크로스오버와 SUV, 그리고 최상급 모델로 개발 중인 CT6가 나온다. ATS보다 작은 엔트리 모델도 출시될 계획이다. CLA나 A3등과 경쟁을 위한 것이다. 2020년까지 캐딜락 브랜드에 8개의 신차를 추가해 12개의 라인업으로 늘어난다. 새로 나올 모델 중 5개는 지금은 없는 세그먼트의 모델이다. 이를 위해 1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
GM은 캐딜락의 볼륨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형 세단 및 크로스오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야심차게 내놓은 ATS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ATS의 2014년 전체 판매대수는 2만 9,800대로 전년 대비 22%가 감소했다. 메르세데스와 아우디 등이 CLA, A3 세단 등을 앞세워 프리미엄 소형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정작 경쟁해야 할 브랜드들에게 밀리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시장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시각의 차이가 빚은 결과다. 그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내놓은 것이 오늘 시승하는 ATS 쿠페다.
ATS는 CTS보다 한 단계 아래 세그먼트로 유럽 기준 D세그먼트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유럽시장에서는 C세그먼트의 판매대수가 절대적으로 많지만 상징적인 세그먼트는 D세그먼트다. 세그먼트는 양산 브랜드들의 격전장이고 D세그먼트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장악하고 있다.
현재 캐딜락 세단 라인업에는 ATS, CTS, XTS 등 세 가지가 있다. 유럽 기준으로 BMW 3, 5, 7시리즈와 같은 세그먼트 구성이다. 1시리즈나 CLA, A3 세단 등 C세그먼트 4도어 장르의 모델은 없다.
캐딜락은 20세기 말에 앞바퀴 굴림방식을 추진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의식해 뒷바퀴 굴림방식으로 돌아갔다. 물론 플래그십 모델 XTS는 지금도 앞바퀴 굴림방식이다.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의 디자인 모티브는 신세대 캐딜락이지만 XTS는 북미와 중국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2001년 데뷔한 캐딜락 르네상스의 대표 주자 CTS가 데뷔한 지 꾀 오래됐지만 당시의 야심찬 계획은 아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결국은 파국으로 이어진 경영이 원인이다. 마케팅 전략을 구현하지 못한 결과다. 지금 다시 새로운 여정에 나선다. ATS로 다시 한 번 브랜드 부활을 꿈꾸고 있다.
Exterior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의 80% 이상이 미국산이던 시절, 영광의 캐딜락 시절을 대표하던 엘도라도라는 대형 쿠페가 있었다. ATS는 그 시절의 영광을 다시 살리고자 하는 의도는 있지만 차만들기는 많이 다르다.
ATS 시리즈는 리틀 CTS다. ATS는 세단과 쿠페 모두 CTS와 모티브를 공유하는 모델이다. 첫 인상은 워낙에 아이덴티티가 강한 CTS만 보인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같은 패밀리 룩이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차체 크기와 디테일의 변화 외에는 어디에서 보나 브랜드만 보인다. 그것이 럭셔리, 또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성이다. 세단형이 그렇듯이 직선과 엣지가 주제이지만 세밀한 라운드화를 추구했다. 좀 더 성인 취향으로 변했다고 할 수 있다.
캐딜락의 전성기로 돌아가고자 하는 흔적은 그대로다. 다시 말해 저 유명한 전설적인 디자이너 할리 얼로 시작된 아주 아름다운 시절의 캐딜락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예를 들어 1965년 처음 사용했던 전통적인 수직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 등이 캐딜락임을 주장하고 있다. 프론트의 대형 방패 모양의 미늘살 그릴은 1930년대 캐딜락을 연상케 한다. 실루엣은 완전히 바꾸었지만 디테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은 세단보다 20mm 길고 전폭은 35mm 넓다. 반면전고는 25mm 낮다. 그로 인해 오버행이 타이트해졌고 트레드는 넓어졌다. 비율의 변화로 차체가 더 넓고 낮아 보인다.
앞 얼굴에서는 새로 바뀐 엠블럼이 눈길을 끈다. 범퍼 아래쪽의 크롬 도금 라인도 하나로 연결됐다. 그릴에는 액티브 그릴 셔터가 채용되어 있다.
측면에서는 직선적인 이미지라는 점에서는 세단과 다를 바가 없다. 쿠페이면서도 루프 라인이 라운드가 아니라 직선이라는 점에서 좀 더 공격적으로 보인다. CTS처럼 아래쪽에 별도의 칼자국 라인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다. 휠은 앞뒤 모두 18인치이지만 편평률이 다른 런 플랫 타이어를 끼우고 있다. 이는 차체의 프로포션과 함께 자세가 나오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뒤쪽에서는 예의 LED 수직형 테일램프에 레드 컬러를 채용한 것과 LED제동등, 트렁크 리드의 오너먼트의 컨셉은 그대로이지만 디테일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더 넓어 보인다.
Interior
인테리어는 세단과 같다. 간결한 레이아웃이지만 들여다 보면 복잡한 첨단 장비들이 가득하다. 그것이 오늘날의 트렌드다. 많은 장비를 채용하면서 번잡해 보이게 하는 경우가 있고 간결해 보이게도 한다.
실내는 가죽과 우드, 메탈 트림을 이용해 최대한 고급스럽게 꾸몄다. 질감이 좋다. 고급스럽다는 얘기이다. 이는 1990년대 미국차와 비교하면 상상할 수 없는 차이다. 그만큼 많은 돈을 들였다는 얘기이다. 에어벤트를 수직으로 세워 디자인 소구로 사용하고 있다.
중심을 잡고 있는 것은 8인티 모니터를 사용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UE(Cadillac User Experience)다. GM의 커넥티비티 시스템은 브랜드마다 다르다. 캐딜락은 CUE, 쉐보레는 마이링크(MyLink), 뷰익은 인텔리링크(Intellilink)로 각각 명명하고 있다. 블루투스와 USB, SD 카드 단자, 위성 내비게이션 등의 기능이 통합돼 있으며 보스 오디오가 채용되어 있다. 자주 찾는 음악, 라디오 채널, 전화번호 등 60개의 항목을 즐겨찾기로 미리 설정할 수 있다. 시동을 끄고 도어를 열어야 오디오 전원이 꺼지는 방식이다. 모니터는 햅틱 피드백 방식으로 손가락을 접근만 해도 활성화된다. 음성인식도 가능하다.
모니터 아래쪽의 컨트롤 패널은 터치 패드 방식. 디지털 세대들의 감성을 잘 반영한 디자인이다. 다만 버튼을 누르는데 익숙한 유저들이라면 숙달되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터치감이 좀 더 민감했으면 싶다. 10스피커 보스 오디오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다. 실내 소음 저감을 위해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틸팅&텔레스코픽 기능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 스포크 상의 리모콘 버튼이 종류는 많지 않은데 복잡해 보인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가운데에 속도계, 왼쪽 엔진 회전계, 오른쪽 연료계와 수온계 등 구성은 특별할 것이 없다. 조명이 사이버틱하다. 속도계 아래에는 5.7인치 온보드 디스플레이창이 디지털 방식이다. 스티어링 휠 스포크상의 버튼으로 연비와 타이어 공기압 등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을 표현하는 방식을 디자인으로 활용하고 있다. 풀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디자인 소구로 활용하고 있다.
레저 커버를 사용한 실렉터 레버는 노브의 디자인으로 스포츠성을 표현하고 있다. 주변에 복잡한 버튼을 설계하지 않는 것이 이 차의 성격을 말해 준다. 당연히 미국차답게 두 개의 컵 홀더의 존재감이 크다. 아래쪽에 생략된 버튼은 오버헤드 콘솔에 배치했다.
시트는 4인승. 스포츠 버킷 타입의 앞 시트는 12웨이 전동 조절식. 운전석 시트는 파워 사이드 볼스터가 채용되어 있다. 착좌감은 단단하다. 측면 지지감이 좋다. 리어 시트는 50 : 50 분할 접이식. 어린이 정도가 탈 수 있는 보조석이라고 할 수 있다. 성인이 앉으면 머리가 천정에 닿는다.
트렁크 용량은 284.5리터로 세단의 289리터와 별 차이가 없다. 이 차가 퍼스널 쿠페라는 것을 말해 준다. 플로어 커버를 들어 올리면 자잘한 물건을 놓을 수 있는 수납공간만 있고 스페어 타이어는 없다.
Powertrain & Impression
ATS 쿠페에 탑재되는 엔진은 세단과 같은 1,998cc 직렬 4기통 직분사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 최고출력은 272hp/5,5000rpm로 같지만 최대 토크가 353Nm(36.0kgm)/1,800~5,500rpm에서 40.7kgm/3,000~4,500rpm 으로 증강됐다.
트랜스미션은 6단 MT가 기본으로 6단 AT가 옵션 설정되어 있다. 물론 국내에는 6단 AT만 들어온다. 대부분의 경쟁 모델들이 8단 AT를 채용하는 것에 비하면 이 대목은 ATS의 핸디캡이라고 세단 시승에서 언급했었는데 달라지지 않았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1,800rpm 부근. 레드존은 6,2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000rpm에 육박하며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0km/h에서 2단, 100km/h에서 3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0-100km/h 5.6초라는 수치가 말해주듯이 초기 가속성은 발군이다.
풀 가속시는 물론이고 크루징 도중에 오른발에 힘을 조금만 강하게 주면 시트백이 등을 때리는 반응은 당연하다. 세단에서는 272마력이라는 출력에서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는데 증강된 토크로 인해 펀치력이 강화됐다. 동급 경쟁모델들과 직접 비교해 볼만하다. 시내 주행시의 반응은 아주 매끄럽다. 부드러우면서도 저회전에서부터 발생되는 토크감이 일품이다. 그냥 부드럽게 달리기를 용납하는 타입이 아니다. 오른발에 자꾸 힘을 주게 된다.
소음 저감에 인상적이다. 엔진 자체의 소음 침입도 없지만 섀시나 타이어 등으로부터의 차음도 하이 클래스다. 여기에 BOSE 노이즈 캔슬 시스템을 채용하는 외 사이드 윈도우에는 라미네이트 글래스를 채용, 타이어 주변의 사이드 실에는 발포재를 충진하고 리어측의 서브 프레임에는 공진특성에 뛰어는 강판을 채용하는 등 동급 정숙성에 많은 신경을 썼다.
다시 오른 발에 힘을 주면 거의 같은 톤으로 속도계의 바늘을 끌어 올린다. 엔진 회전을 무리하게 높이지 않아도 차체는 경쾌하게 치고 나간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가속을 하지 않아도 된다. 연비와도 관계가 있다. 시승 주행은 통상적인 주행에 비해 조금은 과격하다.
다만 산악 와인딩 로드의 오르막 내리막에서 토크 부족으로 엔진회전이 높게 올라가고 내리막에서는 엔진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되어 역시 엔진회전이 많이 올라간다. 회전 차이가 많은 점은 호불호가 있을 듯 싶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피봇식 맥퍼슨 스트럿과 뒤 5링크식 멀티링크. 5링크 리어 서스펜션은 캐딜락으로서는 세단부터 처음 채용됐다. 댐핑 스트로크는 짧다. 하지만 의외로 세단보다는 부드럽게 느껴진다.
LSD로 리어 액슬에 토크 배분을 조절해 타이어의 접지력과 토크 전달력을 높여준다. 메이커에 따라 토크벡터링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엔지니어들의 사고방식의 차이로 인한 것이다.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헤어핀이나 코너링 공략시 안정된 자세로 빠져 나오느냐를 느낄 뿐이다. 공격적인 코너링이 감지되면, 기어가 상단으로 변속되는 것을 자동으로 지연하거나 조절해 코너링 중 파워를 유지해 주는 퍼포먼스 알고리즘 시프팅도 주행성능 향상에 기여한다. 세단 시승시 전체적인 푸트워크가 경쾌하다고 했었는데 그 점은 같다. 무엇보다 최근 쉐보레를 비롯한 대부분의 GM 모델들이 그렇듯이 차체 강성의 향상이 인상적이다.
세단은 록 투 록 2.6회전이었는데 쿠페는 3.0회전으로 의외로 크다.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 원선회를 해도 와인딩을 해도 거동의 변화없이 플랫 라이드를 구현한다. EPS로 인해 부드럽게 반응하는 스티어링의 응답성도 전체적인 거동을 매끄럽게 하는데 일조한다. 주행성은 세단보다 오히려 더 부드러운 느낌이다.
유럽차는 스포츠 쿠페를 표방하는데 비해 퍼스널 쿠페를 지향하는 미국차다움이 그대로 살아난다. 다시 말해 거동에서는 평지를 주로 달리는 환경에서 숙성된 미국차다운 특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세단보다 오히려 더 부드러운 거동을 보인다.
안전장비는 앞 좌석 좌우 무릎 에어백을 비롯해 10개의 에어백을 시작으로 EBD ABS, PBA(브레이크 어시스트), HAS(경사로 밀림방지 장치), ESC, LSD, 전방 추돌경고 등을 만재하고 있다. 앞 차와의 추돌 위험이 감지되면 강한 경고음과 함께 경고등이 들어온다. 차선 이탈 방지장치도 채용되어 있다. 이 장비는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는 버릇을 고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CTS에서 시작된 캐딜락 브랜드의 변화는 금융위기로 등 타이밍이 맞지 않아 생각보다 부진하다. 문제는 차만들기보다는 라인업의 부족에 있다. 1시리즈부터 7시리즈까지 있는 BMW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과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다. 더불어 각 모델의 트림 구성도 한계가 있다. 선택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다는 것이다. 기본 모델에 원하는 옵션만을 선택할 수 있는 포르쉐 정도는 아닐지라도 다양성을 살리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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