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볼보 S60 T5 R 디자인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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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S60 R 디자인 모델을 시승했다. 차명이 말해 주듯이 페이스리프트된 60 시리즈에 스포츠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가미하고 하체를 강화한 것이 포인트다. 모듈러 엔진 드라이브 -E의 도입으로 혁신성을 보여 준 볼보가 이번에는 주행성을 강조하는 R 디자인 모델을 통해 이미지 업을 시도하고 있다. 볼보 S60 T5 R 디자인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프리미엄 마인드.
마케팅 차원의 이 단어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프리미엄 마인드는 사회문화적인 배경이 있어야 한다. GM 이 사브를 살리지 못하고 포드가 재규어랜드로버의 가치를 떨어트렸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비용 저감을 최우선으로 하는 양산 브랜드인 그들에게 프리미엄 브랜드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고수하게 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한 타타는 지금 그것을 해 내고 있다. 40여년 전 고디바라는 초콜릿회사를 인수해 린트와 함께 세계 2대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워낸 미국의 중저가 식품 브랜드 캠벨수프를 떠 올리게 하는 내용이다. 지금은 터키회사에게 넘어간 고디바의 주인이 미국의 캠벨수프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인도의 타타가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할 당시에는 떠들썩했지만 타타는 이후로 전면에 나타나지 않고 소유와 경영을 철저히 분리했다. 결과는 최근의 재규어랜드로버의 실적이 말해주고 있다.
볼보를 인수한 중국의 질리도 그런 프리미엄 마인드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벌써 볼보의 주인이 질리라는 것을 언급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보다는 볼보의 혁신성에 대해 놀라움을 표하는 경우가 더 많다. 쌍용자동차에서 실패를 경험한 SAIC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최근에 보여 준 볼보의 혁신성은 모듈러 엔진이다. Drive-E라고 명명된 볼보의 모듈러 엔진은 이미 다양한 시장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지금까지 모듈러 엔진을 완성한 자동차회사는 독일 메이커 외에는 재규어랜드로버와 볼보 뿐이다.
이것은 Prformance(성능), Identity(독창성), Scarcity(희소성), Heritage(전통), Revolution(혁신성), Premium Marketing 이라고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건 중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날 글로벌 메이저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비슷해져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사실이 아니다. 여전히 기술적인 측면에서 트렌드 세터와 팔로어 들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 구분을 마케터들은 프리미엄 브랜드, 양산 브랜드라는 표현으로 하고 있다.
세상에는 박리다매라는 미덕도 필요하지만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전략 또한 존재한다. 볼보는 규모는 작지만 차체 플랫폼과 엔진 플랫폼 전략에서 이미 포드의 그늘을 벗어나 독자적인 행보를 하며 공공연히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경쟁 상대로 표방하고 있다. 그에 대한 평가는 물론 소비자들이 하겠지만 20세기초만 하더라고 상상하기 힘든 반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자동차회사들이 고성능 디비전을 강조할 때는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하고 싶어도, 할 줄 몰라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고들 말하는데 그렇지 않다. 여전히 양산 브랜드들의 고성능 디비전은 완전하지가 있다. 제대로 못하는 곳도 있고 하고 있어도 인정받지 못하는 곳도 있다. 스포츠카들을 만들고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지만 그 시장의 소비자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볼보의 최근의 행보는 자동차회사들에게도 프리미엄 마인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생각케 한다.
Exterior & Interior
S60 R 디자인은 페이스리프트 한 60시리즈에 스포티한 내외장과 하체를 부여한 것이다. 볼보코리아가 라인업 발표를 한꺼번에 하느라고 유저들에게 그것을 뚜렷이 각인시키지 못했다. 모델의 디테일 변화에 많은 비중을 두는 글로벌오토뉴스도 그런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볼보의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란 심플(Simple), 클린(Clean), 퓨어(Pure) 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복잡한 장식보다는 아름다운 재질을 사용하는데 포인트를 둔다. 더불어 유행에 좌우되지 않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기능성을 중시하는 스웨덴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스칸디나비안 가구 디자인의 영향도 받고 있다. 그런 배경을 바탕으로 감성에 호소하는 디자인을 하고자 한다.
페이스리프트답게 앞 얼굴에서 변화가 많다. 아이언 맨이 그릴 가운데 있기 때문에 관심이 적은 사용자들은 구분이 쉽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은 독일 브랜드들과 같다. 그래픽이 달라진 헤드램프가 듀얼에서 싱글로 바뀌었다. 모티브는 `늑대의 눈`이라고 한다. 아래쪽의 LED 주간 주행등도 새로운 것이다. 프레임이 없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프레임의 각도 미세한 변화가 있다. 왼쪽에 레이더 커버는 이런 종류를 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덜하지만 도드라지지 않게 처리했으면 싶다. 보닛 후드의 캐릭터 라인을 더 강하게 했고 워셔 노즐을 보닛 아래쪽으로 숨긴 것도 눈에 띈다.
R 디자인에서는 고광택 메탈 프레임을 적용한 전면 그릴에 R-Design 뱃지와 무광 처리된 아이언 마크를 적용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R-Design전용 사이드 미러캡, 리어 스포일러, 리어 디퓨저 및 엔드 파이프, 19인치 다이아몬드 커팅 휠 등을 기본 적용하고 있다. 측면에서는 블랙 5스포크로 고성능 모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도 호들갑스럽지 않고 도회풍의 세련미를 지향하는, 까도남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인테리어는 예의 스칸디나비안 가구풍 디자인의 분위기가 주제다. 플로팅(초박형) 센터 페시아는 스칸디나비안 가구의 디자인을 가장 확실히 보여 주는 부분이다. 의자 모양인 것은 같지만 비대칭형으로 방향이 운전석으로 향해있다. 우드 트림 패널을 사용해 가구의 이미지를 더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S80과 마찬가지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아름다움’. 첨단 기능을 모두 채용하면서도 운전자가 운전하는데 굳이 없어도 되는 요소들을 눈앞에 보이지 않게 했다. 물론 그것은 운전자에게 긴장과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한 것이다. 다양한 버튼들을 사용해 장비가 많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하는 최근의 흐름에 비하면 그들만의 고집은 여전히 돋 보인다.
시승차에서는 볼보 첫 패들 시프트와 좌우 지지대를 확대한 스포츠 레저 시트를 적용한 것이 가장 눈길을 끈다.
V40을 통해 처음 선 보였던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도 새로운 내용이다. 퍼포먼스(PERFORMANCE), 엘레강스 (ELEGANCE), 에코 (ECO) 세가지 모드로 변경이 가능하다. 컵 홀더와 도어 스토리지 주변에 푸른 빛의 조명을 부여한 것도 재미있는 발상이다.
R-Design은 여기에 전용 블랙 루프 라이닝과 바늘땀 처리가 강한 전용 가죽 스포츠 시트가 채용되었다. 지지성과 홀드성 모두 수준급이다. 천공 기법으로 통기성을 높인 전용 스티어링 휠, 푸른 빛이 강조된 전용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 계기판 등도 차별화 포인트다.
SCT(Sensus Connected Touch)가 추가돼 4G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며 7인치 모니터를 통해서는 앱 스토어도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국내 사양에는 언급이 없다.
Powertrain Impression
볼보의 60 시리즈에는 1.6리터 직렬 4기통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한 S60 T4와 3리터 직렬 6기통 트윈 차저에 AWD를 조합한 V60 T6 AWD 등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오늘 시승하는 S60 T5 R디자인에는 신형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새로 개발한 1,969cc 직렬 4기통 DOHC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최고출력 245ps/5,500rpm, 최대토크 35.7kgm/1,500~4,800rpm을 발휘한다.
여기에 2.0리터 4기통 엔진에 슈퍼차저와 터보차저가 함께 적용되어 306마력을 발휘하는 T6 R-Design도 출시될 예정이다.
변속기도 6단에서 8단 AT로 바뀌었다.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의 핵심 중 하나다. 새로 개발된 아이신AW의 8단 자동변속기는 기어비를 좁혀 가속력을 향상시켰으며, 정속 주행 시 연비를 고려해 7, 8단은 낮췄다. 6단 수동변속기도 내부 효율을 개선했다. 3단에서도 출발이 가능하다. 다른 모델은 확인하지 못했는데 겨울철 미끄러운 도로에서 유용할 것 같다. 이론적으로 토크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평지에서 크게 부족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500rpm. 4기통 엔진으로서는 아주 낮은 수준이다. 레드존은 계기판에는 표시되지 않는다. 풀 가속을 하면 오른쪽 그래프의 바늘이 상승하며 6,000rpm 부근에 이르면 붉은 색으로 바뀌며 레드존임을 알려준다.
50km/h에서 2단, 95km/h에서 3단, 14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D4의 디젤보다는 기어비 폭이 넓은 설정이다.
그때문인지 중저속에서 디젤엔진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한 토크감이 느껴진다. 굳이 오른발에 힘을 주지 않아도 당기는 맛이 강하다. 디젤 엔진과 마찬가지로 1단의 기어비를 높게 잡았기 때문이다. 기어 수를 8단으로 늘리면서 1단의 기어비를 더 높게 설정한 것이다. 다단화 변속기의 장점 중 하나이다.
D4와 마찬가지로 터보래그 현상으로 오해할 수 있는 포인트에서 변속기가 튀는 현상이 미세하게 발생한다. 물론 통상 주행시는 전혀 느낄 수 없지만 풀 가속을 하면 그렇다. 그때부터 폭발하는 힘은 5,000rpm 부근까지 같은 톤으로 밀어 붙인다. 타코미터의 바늘도 빠르게 상승하고 회전 질감이 좋은 것은 볼보의 드라이브 E의 특징이다. 회전수가 높아져도 엔진 소음이 많이 커지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과거 폭력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시대를 기억한다면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다.
여기에서 고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단순히 엔진의 성능만을 고려한다면 D4와 T5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이 드라이브 E의 특징이기도 하다. 중저속에서 디젤의 장점을 가솔린이 커버하고 고속역에서 가솔린의 장점을 디젤이 따라 잡아 버렸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연료비의 차이에 따라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다. 물론 가솔린 터보차저의 감각과 디젤 터보차저의 느낌이 같지는 않다. 그 부분에서는 여전히 선호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스포츠 서스펜션의 스트로크는 짧은 편이다. 저속역에서 단단함이 느껴진다. 이는 버킷 시트와 어울려 주행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 자체로서 스포츠 주행을 하는데 부족함은 없는데 20세기 독일차의 단단함이 부드러워진 것에 아쉬워했던 만큼 S60 T5 R디자인은 좀 더 타이트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든다.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에 바라는 방향성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거동은 앞바퀴 굴림방식차임에도 앞머리가 가볍고 경쾌하다. 이 경우도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이 조금만 더 타이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19인치에 편평률 40이나 되는 타이어는 의외로 위화감이 없다. 노면과의 접촉시 지나치게 큰 타이어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전동유압식 스티어링 휠이 전동 파워스티어링으로 바뀐 것도 뉴스다. 위화감도 없고 경쾌한 반응이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볼보가 안전장비에서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맞먹는 수준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자전거 감지 시스템과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Ⅱ, 레이더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후측면 차량경고 시스템 등 인텔리전트 자동차에 필요한 대부분의 안전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세계 최초로 채용했던 시티 세이프티도 버전 Ⅱ로 업그레이드되어 50km/h 속도까지 커버할 수 있다.
차선 이탈 징후가 있으면 스티어링에 내장된 모터의 힘으로 운전대를 되돌리는 스티어링 어시스트도 자율주행자동차로 가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다. 당장에도 스티어링 어시스트 기능이 있으면 어느 정도까지는 두 손을 떼고도 주행이 가능하다. 차선에서 이탈하려 할 때 스스로 스티어링의 방향을 바로 잡는다. 이 기능은 크루즈 컨트롤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도 실행된다.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3번 정도 스티어링 어시스트가 작동한 이후에는 경고 메시지와 함께 기능이 해제된다.
볼보의 이런 혁신성, 다른 말로 표현하면 매력적인 뉴 모델은 시장에서 즉각 반응하고 있다. 한국시장만해도 2014년 3사분기까지 판매가 62%나 늘었다. 글로벌 실적도 1월부터 7월까지 누계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대비 9.3% 증가한 26만 5,451대를 기록했다. 볼보의 2013년 연간 판매대수는 42만 7,840대였다.
프리미엄 마인드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론적으로는 아는데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어렵다. 사회 문화적인 배경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투자자와 경영자가 그만한 철학이 있어야 가능하다. 볼보의 최근 행보는 이런 뻔한 내용들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을 보여 준다.
주요제원 볼보 S60 T5 R 디자인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35×1,865×1,480mm
휠베이스 : 2,775mm
트레드 : ---mm
차체중량 : 1,610kg
트렁크 용량 : 339리터
연료탱크 용량 : 67.5리터
엔진
형식 : 1,969cc 4기통 DOHC 싱글 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 245마력/5,500 rpm
최대 토크 : 35.7kgm/1,500~4,800rpm
보어×스트로크 : ---mm
압축비 : ---: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자동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독립식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타이어 : 235/40R19
성능
최고속도 : 230km/h
0-100km/h 가속 시간 : 6.3초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11.7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g/km
시판가격
5,250만원
(작성일자 : 2014년 11월 26일)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프리미엄 마인드.
마케팅 차원의 이 단어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프리미엄 마인드는 사회문화적인 배경이 있어야 한다. GM 이 사브를 살리지 못하고 포드가 재규어랜드로버의 가치를 떨어트렸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비용 저감을 최우선으로 하는 양산 브랜드인 그들에게 프리미엄 브랜드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고수하게 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한 타타는 지금 그것을 해 내고 있다. 40여년 전 고디바라는 초콜릿회사를 인수해 린트와 함께 세계 2대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워낸 미국의 중저가 식품 브랜드 캠벨수프를 떠 올리게 하는 내용이다. 지금은 터키회사에게 넘어간 고디바의 주인이 미국의 캠벨수프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인도의 타타가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할 당시에는 떠들썩했지만 타타는 이후로 전면에 나타나지 않고 소유와 경영을 철저히 분리했다. 결과는 최근의 재규어랜드로버의 실적이 말해주고 있다.
볼보를 인수한 중국의 질리도 그런 프리미엄 마인드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벌써 볼보의 주인이 질리라는 것을 언급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보다는 볼보의 혁신성에 대해 놀라움을 표하는 경우가 더 많다. 쌍용자동차에서 실패를 경험한 SAIC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최근에 보여 준 볼보의 혁신성은 모듈러 엔진이다. Drive-E라고 명명된 볼보의 모듈러 엔진은 이미 다양한 시장에서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지금까지 모듈러 엔진을 완성한 자동차회사는 독일 메이커 외에는 재규어랜드로버와 볼보 뿐이다.
이것은 Prformance(성능), Identity(독창성), Scarcity(희소성), Heritage(전통), Revolution(혁신성), Premium Marketing 이라고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건 중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날 글로벌 메이저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비슷해져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사실이 아니다. 여전히 기술적인 측면에서 트렌드 세터와 팔로어 들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 구분을 마케터들은 프리미엄 브랜드, 양산 브랜드라는 표현으로 하고 있다.
세상에는 박리다매라는 미덕도 필요하지만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전략 또한 존재한다. 볼보는 규모는 작지만 차체 플랫폼과 엔진 플랫폼 전략에서 이미 포드의 그늘을 벗어나 독자적인 행보를 하며 공공연히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경쟁 상대로 표방하고 있다. 그에 대한 평가는 물론 소비자들이 하겠지만 20세기초만 하더라고 상상하기 힘든 반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자동차회사들이 고성능 디비전을 강조할 때는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하고 싶어도, 할 줄 몰라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고들 말하는데 그렇지 않다. 여전히 양산 브랜드들의 고성능 디비전은 완전하지가 있다. 제대로 못하는 곳도 있고 하고 있어도 인정받지 못하는 곳도 있다. 스포츠카들을 만들고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지만 그 시장의 소비자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볼보의 최근의 행보는 자동차회사들에게도 프리미엄 마인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생각케 한다.
Exterior & Interior
S60 R 디자인은 페이스리프트 한 60시리즈에 스포티한 내외장과 하체를 부여한 것이다. 볼보코리아가 라인업 발표를 한꺼번에 하느라고 유저들에게 그것을 뚜렷이 각인시키지 못했다. 모델의 디테일 변화에 많은 비중을 두는 글로벌오토뉴스도 그런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볼보의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란 심플(Simple), 클린(Clean), 퓨어(Pure) 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복잡한 장식보다는 아름다운 재질을 사용하는데 포인트를 둔다. 더불어 유행에 좌우되지 않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기능성을 중시하는 스웨덴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스칸디나비안 가구 디자인의 영향도 받고 있다. 그런 배경을 바탕으로 감성에 호소하는 디자인을 하고자 한다.
페이스리프트답게 앞 얼굴에서 변화가 많다. 아이언 맨이 그릴 가운데 있기 때문에 관심이 적은 사용자들은 구분이 쉽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은 독일 브랜드들과 같다. 그래픽이 달라진 헤드램프가 듀얼에서 싱글로 바뀌었다. 모티브는 `늑대의 눈`이라고 한다. 아래쪽의 LED 주간 주행등도 새로운 것이다. 프레임이 없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프레임의 각도 미세한 변화가 있다. 왼쪽에 레이더 커버는 이런 종류를 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덜하지만 도드라지지 않게 처리했으면 싶다. 보닛 후드의 캐릭터 라인을 더 강하게 했고 워셔 노즐을 보닛 아래쪽으로 숨긴 것도 눈에 띈다.
R 디자인에서는 고광택 메탈 프레임을 적용한 전면 그릴에 R-Design 뱃지와 무광 처리된 아이언 마크를 적용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R-Design전용 사이드 미러캡, 리어 스포일러, 리어 디퓨저 및 엔드 파이프, 19인치 다이아몬드 커팅 휠 등을 기본 적용하고 있다. 측면에서는 블랙 5스포크로 고성능 모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도 호들갑스럽지 않고 도회풍의 세련미를 지향하는, 까도남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인테리어는 예의 스칸디나비안 가구풍 디자인의 분위기가 주제다. 플로팅(초박형) 센터 페시아는 스칸디나비안 가구의 디자인을 가장 확실히 보여 주는 부분이다. 의자 모양인 것은 같지만 비대칭형으로 방향이 운전석으로 향해있다. 우드 트림 패널을 사용해 가구의 이미지를 더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S80과 마찬가지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아름다움’. 첨단 기능을 모두 채용하면서도 운전자가 운전하는데 굳이 없어도 되는 요소들을 눈앞에 보이지 않게 했다. 물론 그것은 운전자에게 긴장과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한 것이다. 다양한 버튼들을 사용해 장비가 많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하는 최근의 흐름에 비하면 그들만의 고집은 여전히 돋 보인다.
시승차에서는 볼보 첫 패들 시프트와 좌우 지지대를 확대한 스포츠 레저 시트를 적용한 것이 가장 눈길을 끈다.
V40을 통해 처음 선 보였던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도 새로운 내용이다. 퍼포먼스(PERFORMANCE), 엘레강스 (ELEGANCE), 에코 (ECO) 세가지 모드로 변경이 가능하다. 컵 홀더와 도어 스토리지 주변에 푸른 빛의 조명을 부여한 것도 재미있는 발상이다.
R-Design은 여기에 전용 블랙 루프 라이닝과 바늘땀 처리가 강한 전용 가죽 스포츠 시트가 채용되었다. 지지성과 홀드성 모두 수준급이다. 천공 기법으로 통기성을 높인 전용 스티어링 휠, 푸른 빛이 강조된 전용 어댑티브 디지털 디스플레이 계기판 등도 차별화 포인트다.
SCT(Sensus Connected Touch)가 추가돼 4G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며 7인치 모니터를 통해서는 앱 스토어도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국내 사양에는 언급이 없다.
Powertrain Impression
볼보의 60 시리즈에는 1.6리터 직렬 4기통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한 S60 T4와 3리터 직렬 6기통 트윈 차저에 AWD를 조합한 V60 T6 AWD 등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오늘 시승하는 S60 T5 R디자인에는 신형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새로 개발한 1,969cc 직렬 4기통 DOHC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최고출력 245ps/5,500rpm, 최대토크 35.7kgm/1,500~4,800rpm을 발휘한다.
여기에 2.0리터 4기통 엔진에 슈퍼차저와 터보차저가 함께 적용되어 306마력을 발휘하는 T6 R-Design도 출시될 예정이다.
변속기도 6단에서 8단 AT로 바뀌었다.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의 핵심 중 하나다. 새로 개발된 아이신AW의 8단 자동변속기는 기어비를 좁혀 가속력을 향상시켰으며, 정속 주행 시 연비를 고려해 7, 8단은 낮췄다. 6단 수동변속기도 내부 효율을 개선했다. 3단에서도 출발이 가능하다. 다른 모델은 확인하지 못했는데 겨울철 미끄러운 도로에서 유용할 것 같다. 이론적으로 토크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평지에서 크게 부족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500rpm. 4기통 엔진으로서는 아주 낮은 수준이다. 레드존은 계기판에는 표시되지 않는다. 풀 가속을 하면 오른쪽 그래프의 바늘이 상승하며 6,000rpm 부근에 이르면 붉은 색으로 바뀌며 레드존임을 알려준다.
50km/h에서 2단, 95km/h에서 3단, 14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D4의 디젤보다는 기어비 폭이 넓은 설정이다.
그때문인지 중저속에서 디젤엔진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한 토크감이 느껴진다. 굳이 오른발에 힘을 주지 않아도 당기는 맛이 강하다. 디젤 엔진과 마찬가지로 1단의 기어비를 높게 잡았기 때문이다. 기어 수를 8단으로 늘리면서 1단의 기어비를 더 높게 설정한 것이다. 다단화 변속기의 장점 중 하나이다.
D4와 마찬가지로 터보래그 현상으로 오해할 수 있는 포인트에서 변속기가 튀는 현상이 미세하게 발생한다. 물론 통상 주행시는 전혀 느낄 수 없지만 풀 가속을 하면 그렇다. 그때부터 폭발하는 힘은 5,000rpm 부근까지 같은 톤으로 밀어 붙인다. 타코미터의 바늘도 빠르게 상승하고 회전 질감이 좋은 것은 볼보의 드라이브 E의 특징이다. 회전수가 높아져도 엔진 소음이 많이 커지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과거 폭력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시대를 기억한다면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다.
여기에서 고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단순히 엔진의 성능만을 고려한다면 D4와 T5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이 드라이브 E의 특징이기도 하다. 중저속에서 디젤의 장점을 가솔린이 커버하고 고속역에서 가솔린의 장점을 디젤이 따라 잡아 버렸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연료비의 차이에 따라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다. 물론 가솔린 터보차저의 감각과 디젤 터보차저의 느낌이 같지는 않다. 그 부분에서는 여전히 선호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스포츠 서스펜션의 스트로크는 짧은 편이다. 저속역에서 단단함이 느껴진다. 이는 버킷 시트와 어울려 주행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 자체로서 스포츠 주행을 하는데 부족함은 없는데 20세기 독일차의 단단함이 부드러워진 것에 아쉬워했던 만큼 S60 T5 R디자인은 좀 더 타이트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든다.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에 바라는 방향성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거동은 앞바퀴 굴림방식차임에도 앞머리가 가볍고 경쾌하다. 이 경우도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이 조금만 더 타이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19인치에 편평률 40이나 되는 타이어는 의외로 위화감이 없다. 노면과의 접촉시 지나치게 큰 타이어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전동유압식 스티어링 휠이 전동 파워스티어링으로 바뀐 것도 뉴스다. 위화감도 없고 경쾌한 반응이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볼보가 안전장비에서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맞먹는 수준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자전거 감지 시스템과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Ⅱ, 레이더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후측면 차량경고 시스템 등 인텔리전트 자동차에 필요한 대부분의 안전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세계 최초로 채용했던 시티 세이프티도 버전 Ⅱ로 업그레이드되어 50km/h 속도까지 커버할 수 있다.
차선 이탈 징후가 있으면 스티어링에 내장된 모터의 힘으로 운전대를 되돌리는 스티어링 어시스트도 자율주행자동차로 가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다. 당장에도 스티어링 어시스트 기능이 있으면 어느 정도까지는 두 손을 떼고도 주행이 가능하다. 차선에서 이탈하려 할 때 스스로 스티어링의 방향을 바로 잡는다. 이 기능은 크루즈 컨트롤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도 실행된다.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3번 정도 스티어링 어시스트가 작동한 이후에는 경고 메시지와 함께 기능이 해제된다.
볼보의 이런 혁신성, 다른 말로 표현하면 매력적인 뉴 모델은 시장에서 즉각 반응하고 있다. 한국시장만해도 2014년 3사분기까지 판매가 62%나 늘었다. 글로벌 실적도 1월부터 7월까지 누계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대비 9.3% 증가한 26만 5,451대를 기록했다. 볼보의 2013년 연간 판매대수는 42만 7,840대였다.
프리미엄 마인드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론적으로는 아는데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어렵다. 사회 문화적인 배경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투자자와 경영자가 그만한 철학이 있어야 가능하다. 볼보의 최근 행보는 이런 뻔한 내용들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을 보여 준다.
주요제원 볼보 S60 T5 R 디자인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35×1,865×1,480mm
휠베이스 : 2,775mm
트레드 : ---mm
차체중량 : 1,610kg
트렁크 용량 : 339리터
연료탱크 용량 : 67.5리터
엔진
형식 : 1,969cc 4기통 DOHC 싱글 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 245마력/5,500 rpm
최대 토크 : 35.7kgm/1,500~4,800rpm
보어×스트로크 : ---mm
압축비 : ---:1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자동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독립식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타이어 : 235/40R19
성능
최고속도 : 230km/h
0-100km/h 가속 시간 : 6.3초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11.7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g/km
시판가격
5,250만원
(작성일자 : 2014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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