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메르세데스 벤츠 2세대 GLA 250 4매틱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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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의 크로스오버 GLA클래스 2세대 모델을 시승했다. 2020년 데뷔했지만, 당시는 영상 시승만 했었고 이번에 텍스트 시승기를 추가한다. 그룹 내 앞바퀴 굴림방식 플랫폼인 MFA의 진화형인 MFA2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네바퀴 굴림방식을 채용하고 그레이드에 따라 차고가 세 가지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크로스오버임을 강조했던 1세대 모델과는 달리 SUV라는 것을 강조한 것도 변화다. 메르세데스 벤츠 GLA 250 4매틱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지금 우리는 넘치는 수요로 차 판매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GLA 1세대 모델이 등장한 2014년 초 메르세데스 벤츠가 속한 그룹 다임러 AG의 디터 제체 회장이 했던 말이다. 당시 메르세데스 벤츠의 글로벌 판매 대수는 연간 30% 가까이 증가하고 있었다. 2014년 연간 판매 대수는 160만대 수준이었으나 2020년에는 코로나 19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216만대가 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다시 25%가 증가했다. 그중 주목을 끄는 데이터는 2014년 상반기 중국시장 판매대수가 14만대 수준이었는데 올해 같은 기간에는 44만대를 넘었다. 브랜드 전체의 37%에 해당한다. 또 하나는 상반기 판매 중 소형차의 비율이 42.1%, SUV의 비율이 53.2%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메르세데스 벤츠는 다른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을 무대로 소형차와 SUV로 세를 확대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오늘 시승하는 GLA클래스는 1세대 모델이 등장했을 때부터 대형 럭셔리 세단 이미지가 강한 메르세데스 벤츠가 소형화되어 가는 시장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는 모델이다.
이 싸움이 앞으로는 어떻게 진행될까 하는 것이 포인트다. 지금은 전 세계 대부분의 자동차회사가 배터리 전기차로의 전환을 위해 숨 가쁜 행보를 보인다. 하지만 최근 GM의 쉐보레 볼트 EV의 화재 가능성으로 인한 대규모 리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 배터리 셀에서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현대자동차에 납품한 모델에서도 문제가 생겨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해결을 했던 사태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어쩌면 지금의 속도로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이 전기차로의 전환을 밀어붙인다면 앞으로는 더 큰 규모의 사고가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것은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으로 이어져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이미지를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원통형 배터리에 강점이 있는 파나소닉제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에서는 화재 사고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파나소닉뿐 아니라 토요타도 대부분의 글로벌 메이커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탄소중립의 길을 가고 있다. 이는 일본 경제의 몰락에 가까운 후퇴와 함께 부정적인 시각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그것은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수 있다. 내연기관을 버려야 한다는 당위성은 분명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장벽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2018년 완전 자율주행차 출시를 선언했던 구글이었지만 지금은 2025년 상용차, 2030년 승용차에서의 자율주행 실현으로 후퇴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그 로드맵도 가 봐야 한다. 완전자율주행(FSD)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테슬라의 배터리 전기차에서 사고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신참자들의 파격적인 행보보다는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의 단계적인 접근 방식이 오히려 신뢰를 얻어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메르세데스 벤츠 GLA도 주어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유해 비용을 저감하면서도 배기가스 저감을 줄이면서 자율주행을 위한 ADAS 기능을 발전시켜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GLA는 앞바퀴 굴림방식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SUV다. 이것은 양산 브랜드의 시장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주도하게 한 공식이다. 양산 브랜드들의 프리미엄 시장 진출은 지난하지만, 역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그들의 브랜드 파워로 손쉽게 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20세기 말에 60만대 수준이었던 독일 프리미엄 3사가 180에서 250만대로 성장한 비결이기도 하다.
Exterior
2세대 GLA는 1세대 모델보다 전고가 110mm 높다. 1세대 모델의 경우 컴팩트 SUV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아우디 Q3가 SUV의 성격을 더 강조하고 BMW X1은 해치백적인 느낌을 주장하고 있는 것과 차별화를 꾀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가장 작은 크로스오버이면서도 SUV 느낌을 강화했다. 거기에 네바퀴 굴림방식까지 채용해 오프로더로서의 성격까지 외연을 넓혔다. 그래도 GLB보다는 75mm 낮다.
앞 얼굴에서는 GLB와 레이아웃은 같지만, 디테일로 차별화를 하고 있다. AMG라인이 적용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신세대 메르세데스 벤츠의 아이콘인 사다리꼴인 것은 같은데 GLB에 비해 위쪽이 더 좁게 처리되어 있다. 그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바와 중간에 삽입된 세 꼭지 별이 중심을 잡고 있다. 에어 인테이크는 좌우에 큰 개구부를 만드는 점에서 GLB와 큰 차이가 없지만 가운데 부분에서 작은 차이가 보인다. 그 좌우의 헤드램프는 주간주행등의 그래픽이 다르다. 크롬 도금의 언더 가드와 파워 돔이 있는 보닛을 채용했다.
시트는 5인승과 7인승 두 가지가 있다. 시승차는 5인승으로 아티코 인조 가죽 및 다이나미카 재질의 시트 히프 포인트는 기존 모델보다 97mm, A클래스보다는 140mm, B클래스보다는 52mm 높아져 익스테리어처럼 SUV의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 착좌감은 세단보다는 좀 더 탄탄한 느낌이다. 리어 시트는 40 : 20 : 40 분할 접이식. 무릎 공간은 넉넉하고 머리 공간은 SUV답게 충분하다.
트렁크 공간은 좌우 벽 등을 깔끔하게 처리해 활용도를 높였다. 적재용량은 선대 모델 421~1,235리터에서 435~1,4305리터로 확대됐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1.33리터 및 2리터 터보차저 가솔린과 2리터 터보 디젤이 있다.
엔진은 GLB와 같은 2리터 직렬 4기통 터보 디젤과 1,991cc 직렬 4기통 DOHC 터보차저 가솔린 두 가지. 가솔린 엔진은 출력 사양 차이로 220과 250 두 가지가 있다. 국내에는 가솔린 사양만 들어왔다. 시승차는 가솔린 사양으로 최고출력 224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한다. 디젤 엔진의 경우 미세먼지의 원인인 질소산화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데 수년 전 디젤 스캔들로 인해 지금은 대부분 가솔린 우선의 라인업을 하는 추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점차 사라지겠지만 지금 당장은 디젤 엔진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은 가장 적다.
변속기는 듀얼클러치 트랜스미션인 8단 DCT. 구동방식은 4WD인 4매틱. 구동력 배분은 에코와 컴포트 모드 등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앞 : 뒤 80 : 20, 스포츠 모드에서는 70 : 30, 오프로드 모드에서는 50 : 50이다. 오프로드 모드에서는 4WD 클러치가 센터 디퍼렌셜 록처럼 작동한다. 기울기, 서스펜션의 상태까지 디스플레이창에 표시해 준다. 다운 힐 속도 조절 기능은 2km/h부터 18km/h의 범위 내에서 운전자가 속도를 설정할 수 있는 것도 바이어스 포인트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500rpm 부근으로 GLB보다 약간 높다. 레드존은 6,4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레드존 직전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0km/h에서 2단, 60km/h에서 3단, 10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GLB와 미세하게 차이가 나는데 기어비의 변경보다는 중량 차이로 인한 것 같다.
발진시 DCT 특유의 주춤거림이 없는 특성은 같다. 고속역에 이르기까지 가속감도 GLB보다는 좋다. 같은 엔진 블록으로 421마력을 발휘하는AMG 버전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필요 충분하다.
일정 속도 이상 올라가면 오히려 출력으로 끌어 올린다. 오른발의 스트레스가 없이 순식간에 속도계의 바늘이 올라간다. 아우토반에서 숙성된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내연기관의 개량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해 온 결과다. 내연기관 퇴출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여전히 전동화 시대에도 필요한 파워트레인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열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 등이 성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거나 고속역에서는 가끔은 계기판의 속도계를 볼 필요가 있다.
다만 GLB에서는 지나쳤는데 고속역에서는 소음과 차음이 약간 부족한 듯하다. 동승석 탑승자와 대화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라디오 볼륨을 좀 더 높여야 한다. 속도를 높이면 더 커진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GLB보다도 길다. 물론 길다는 표현은 한국시장이기 때문에 하는 표현이다. 요즘은 이 부분도 거의 비슷한 쪽으로 수렴되는 경향이다. 그보다는 댐퍼의 감쇄력과 핸들링 특성의 차이로 어떤 승차감을 구현하느냐 하는 점이 다르다. 고속 주행시 노면의 요철을 완전히 흡수하지는 못한다.
록 투 록 2.7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전형적인 네바퀴 굴림방식 모델의 성격이다. 이 역시 과거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는 표현을 썼던 시대와 달리 브랜드별로 뚜렷한 차이를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그보다는 전체적으로 신뢰성을 중시하는 경향인 것 같다.
드라이브 모드를 전환해 스포츠 모드나 오프로드 모드로 하면 또 다른 성격의 주행성을 맛볼 수 있다. 오프로드 모드는 효용성이 점차 높이질 수도 있겠지만 스포츠 모드는 특별히 필요한 경우가 많지는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환경을 생각하면 굳이 고회전 주행을 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요즘 출시되는 배터리 전기차들이 160km/h 부근에 속도 제한을 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ADAS 기능은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자동 속도 조절 및 제동, 출발까지 지원하는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이 채용되어 있다. 차로 유지 기능은 없다.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액티브 차선 이탈 방지 패키지), 사각지대 어시스트 등은 기본 사양이다. 오늘날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ADAS 기능은 이제는 약간은 정체 상태인 것 같다.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까지는 쉬웠지만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도로 상태가 주행시험장처럼 일정하고 날씨가 좋다면 어렵지 않겠지만 일반 도로는 아직 장해요소가 수없이 많다.
GLA를 시승하면서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브랜드 파워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소형차들은 스타일링은 다르지만, 기계적인 내용과 소프트웨어는 대동소이하다. 그동안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장점이었던 세분화가 이제는 전자기기화되면서 다른 방향성을 찾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20세기에 예상했던 브랜드 시대가 더 확실해진 것은 아직은 달라지지 않았다. 코로나19와 그로 인해 촉발된 반도체 부족 등으로 시장은 혼란스럽지만 메르세데스 벤츠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성장세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주요 제원 메르세데스 벤츠 GLA 250 4MATIC
전장Ⅹ전폭Ⅹ전고 : 4,440Ⅹ1,850Ⅹ1615mm
휠 베이스 : 2,730m
트레드 : 1590/1589
공차 중량 : 1720 kg
최저 지상고 :
엔진
형식 : 1,991cc 직렬 4기통 가솔린
보어Ⅹ스트로크 : 83.0Ⅹ92.0mm
압축비 : 10.5 : 1
최고출력 : 224ps/ 5,500-6,100rpm
최대토크 : 35.7kg.m /1,800-4,000rpm
연료탱크 : 60리터
트랜스미션
형식 : 8G-DCT
기어비 : 4.051/2.842/2.737/1.920/0.952/0.744/0.854/0.674/후진 3.404
최종감속비 : 2.955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N/A
타이어 : 7.5J x 19 235/50 R 19
구동방식 : 사륜 구동
성능
0-100km/h : 6.7초
최고속도 : 240Km/h
최소회전반경 : 5.3m
연비 : 복합 10.5 km/ℓ(고속 12.1/도심 9.5)
이산화탄소 배출량 : 170g/km
트렁크 용량 : ---리터
공기 저항계수 : 0.30
시판 가격
6,010만원
(작성일자 : 2021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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