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영석 | 기아 2세대 K5 1.7 디젤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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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K5 2세대 모델을 시승했다. K시리즈의 중핵 모델로 '두 개의 얼굴' 다섯 개의 심장'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 세우고 있는 모델이다. 균형 잡힌 자세에 더해 실내 공간 활용성과 상품성을 강화한 것이 포인트다. 군더더기 없는 스타일링 익스테리어와 아우디를 벤치마킹한 듯한 인테리어의 조합이 눈길을 끈다. 기아 K5 1.7 디젤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기아자동차의 2세대 K5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모델이다. 엔진 다운사이징과 '두 개의 얼굴'로 대변되는 트림 다변화가 대표적이다. 기아 K5는 현대 쏘나타와 함께 엔진 다운사이징을 동시 다발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에는 약간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동안의 성장세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의 세 확대를 위해서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다운사이징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파워트레인의 다양화라는 표현이 맞다. 2007년 BMW가 이피션트 다이나믹스라는 구호와 함께 리터당 출력을 획기적으로 높인 엔진을 기존 등급보다 한 단계 상위 모델에 탑재하며 시작된 것이 다운사이징이다. 하지만 들여다 보면 한 등급의 모델에 다양한 엔진이 공존함을 알 수 있다.
물론 메르세데스 벤츠가 S클래스에 4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대형 SUV인 포드 익스플로러에 2.0리터 엔진이 탑재되는 것은 21세기 초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 등장한 것이 직분사와 터보차저다. 이 두 기술은 디젤, 가솔린 공히 파워를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 파워가 성능을 강조하는데 사용되지 않고 연비성능과 배출가스 저감을 위해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다운사이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두 개의 얼굴'이라는 디자인 차별화는 한국차로서는 처음이다. 혼다 어코드가 미국과 유럽사양을 달리해 판매한지 꽤 오래되었고 폭스바겐 파사트도 유럽과 미국, 중국 사양이 각각 다르다. 기본적인 내용은 공유하지만 디테일에 변화를 주어 시장에 따라 다른 대응을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중국시장이 최대의 화두로 떠 오르면서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중국 전용차를 내놓고 있지만 말이다.
이것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전략과는 차이가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다양한 장르와 세그먼트를 세분하고 거기에 옵션의 차별화를 통해 수없이 많은 트림들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그 형태는 전 세계적으로 같다. 그에 비해 폭스바겐 파사트나 혼다 어코드는 시장에 따라 조금씩 다른 외형의 차를 판매하고 있다. 물론 현대 YF 쏘나타와 i40도 같은 등급 다른 디자인의 모델로 해석할 수도 있다.
기아 K5의 두 개의 얼굴은 같은 시장에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발상으로 이 역시 미세한 차이가 있다. 이는 그동안 하체의 세팅의 차별화에 더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시대에 필요한 차 만들기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세분화의 시대다. 세계화라는 것이 결국은 지역화라는 의미로 정리된 지 오래됐다. 그 지역화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그에 부응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기기 안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은 모두 다르다. 그 애플리케이션 또한 사용자에 따라 실행해서 이용하는 내용 또한 모두 다르다. 그것이 세분화다. 대량(Mass)의 시대가 가고 있다. 대량 생산, 매스 미디어라고 하는 일방통행식의 문화는 그 빛을 다해가고 있다.
자동차산업에서도 그 세분화가 21세기 들어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고 앞으로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 세분화를 추구하는 형식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와 양산 브랜드가 다르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K5는 한국시장에서 그 세분화의 흐름 속에서 SUV와 RV에 밀린 중형차시장 입지 회복을 노리고 있다. 2010년 한국시장 중형차 점유율은 31.4%였으나 2013년에는 20%까지 떨어졌다. 그러던 것이 2014년에 20.7%로 미세하지만 증가했다. 기아자동차는 신형 K5를 통해 그 기세를 더욱 살리겠다는 복안이다. 물론 동급 시장의 쏘나타와 말리부, SM5 등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두 개의 얼굴'과 '다섯 개의 심장'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티저 마케팅을 한 기아자동차는 사전 계약이 8,000대에 달할 정도로 관심을 끌어 모으는데는 성공했다는 자평이다. 이제부터는 주행성과 상품성을 통해 인정을 받아 신차 효과를 가능한 길게 이어가야 한다.
K5의 스타일링 익스테리어는 혁신(Revolution)이 아니라 진보(Evolution)이다. 선대 모델의 컨셉을 바탕으로 디테일에 변화를 주었다는 것이다. 포르쉐 911처럼 오랜 세월은 아닐지라도 성공한 디자인은 2세대, 3세대를 이어간다. 기아 K5의 스타일링은 분명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월드 카 오브 더 이어에 스포티지가 톱 10에 오른 이후에 후보군에 오르고 있다. 2세대는 그것을 바탕으로 차체를 더 키워 공간 활용성을 높이고 동급 최고의 편의 사양을 채용한 것이 포인트다.
전체적인 실루엣에서 롱 로즈, 숏 데크라고 하는 스포츠 세단의 자세는 변함이 없다. 선을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앞 얼굴의 소위 '호랑이 마스크'도 그대로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연결하고 헤드램프는 펜더쪽으로 더 파고 들어갔다. 이는 범퍼 아래 에어 인테이크와 어울려 좀 더 와이드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차체가 더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에어 인테이크 좌우의 하니컴 타입 LED 안개등의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듀얼 프로젝션 HID 헤드램프는 K9 부럽지 않은 장비이다. 스마트 코너링 램프와 하향등, LED 차폭등, 상향등이 렌즈 하나에 통합되어 있다. 이 부분이 MX와 SX의 가장 큰 차이이다. MX는 럭셔리 지향이고 SX는 스포티성을 추구하고 있다.
측면에서는 높은 어깨선과 좁은 그린하우스가 만들어 내는 '댄디'함이 포인트다. 오늘날 유행이다시피하는 프로포션이다. 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C 필러에 마름모 형태의 유리창을 넣은 것이다. LF쏘나타도 같은 그래픽을 채용하고 있다. 그린하우스가 더 길어 보이고 루프의 선을 더 강조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더불어 루프라인에서 트렁크 리드로 이어지는 라인을 더 돋보이게 하는 역할도 한다. 앞 범퍼 좌우 선단의 에어 커튼과 측면의 에어 스커트, 뒤쪽의 에어 블레이드 등은 도드라지지는 않지만 공기역학을 고려한 설계다. 이 부분도 MX와 SX의 그래픽이 다르다.
뒤쪽에서는 경사지게 설계된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가 차체를 더 넓어 보이는 것과 더불어 역동감을 살리고 있다. 엉덩이가 높은 유행을 따르고 있으며 MX는 레드베젤, SX는 블랙 베젤 LED 램프로 세련미를 살리고 있다. 범퍼 아래쪽은 크롬 가니시를 채용했으며 2.0T 버전은 듀얼 머플러와 스키드 플레이트를 적용했다.
K5는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을 기존 21%에서 51%로 늘리고 구조용 접착제도 21미터에서 119미터로 대폭 늘렸다. 이는 탑승공간의 핫 스탬핑을 확대 적용하는 등 구조 설계의 변경을 통해 차체 강성을 대폭 높였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855×1,860×1,465mm, 휠 베이스 2,760mm. 현대 쏘나타가 4,855×1,865×1,475mm, 2,805mm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기아차와 현대차는 고급감을 살리는 수준이 아주 높다. 그것은 한국의 사용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온 결과다. 신형 K5에는 아우디를 벤치마킹했지 않았나 하는 터치가 적지 않다. 수평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패널 등에서 그런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좌우를 가로 지르는 크롬 도금 바는 중후함과 와이드함을 표현한다.
아래쪽 페달이 MX는 블랙, SX는 알로이 페달이다. 큰 차이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개성을 추구하는 차만들기를 할 수 있는 것은 규모의 경제 덕이다. 연간 800만대 이상 판매하는 그룹 차원의 혜택이라고 할 수 있다.
센터 페시아 가운데 인대시 타입의 8인치 내비게이션 모니터가 분위기를 압도한다.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메인 화면의 디자인이 멀티 태스킹이다. 초기화면에는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그리고 전체 매뉴 앱이 있다. 자주 사용하는 앱을 설정할 수도 있다. 전체 메뉴를 선택해 들어가면 스마트폰처럼 손가락으로 화면을 밀어 올려 다른 앱을 끌어 올릴 수 있다. 그러니까 웹이 아니라 앱 시대에 사는 디지털 세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으며 UVO서비스에 가입하면 스마트폰으로 원격 시동을 걸 수 있다. 인터넷상에서 목적지를 검색할 수도 있다. 이 시대 인테리어의 모델체인지는 물리적인 변화보다는 디지털 장비, 전기 전자 장비의 변화가 주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 시켜 주고 있다. 충전 패드와 충전 커버를 별도로 구입하면 갤럭시 S6는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MX 사양은 라운드, SX는 D컷 스티어링이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그룹 내 다른 모델들과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가운데 디스플레이창은 제네시스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시트는 5인승. 8웨이 전동 조절식. 여기에 2웨이 전동식 허리 지지대가 있다. 앞좌석은 히팅, 통풍 모두 가능하다. 동승석의 시트를 운전석 쪽의 버튼으로 이동하고 젖힐 수 있도록 한 것도 이채롭다. 시트는 다경도 패드 적용으로 진동을 저감하고 안락감을 높였다. 최근 들어 등장하는 현대기아차의 시트는 갈수록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안락감을 유지하면서 착좌감을 살리고 있다. 리어 시트는 폴딩이 되지 않는다.
실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공간성이다. 수치상으로는 크지 않지만 체감되는 정도는 뚜렷하다. 리어 시트 머리 공간도 주먹 하나 들어가고 공간이 좀 더 남는다. 이는 파노라마 선루프와 함께 개방성에 기여한다. 트렁크 공간도 501리터에서 510리터로 커졌다. 용량보다 좌우 격벽의 처리로 인해 활용성이 좋아졌다. 플로어 커버를 들어 올리면 수납공간만 있다.
파워트레인은 엔진 5종, 변속기 3종이 조합된다.2.0 CVVL과 2.0 직분 터보, 2.0LPi 등은 6단 AT가 조합된다. 2.0LPi에는 6단 MT도 가능하다. 1.6T와 1.7디젤은 7단 DCT가 조합된다.
시승차는 1.7 디젤 버전으로 7단 DCT와 조합됐다. 현대 i40등을 통해 경험했던 파워트레인이다. i40의 경우 유럽에서는 115마력과 141마력 두 가지 버전으로 나오지만 한국시장에는 141마력 버전만 판매된다. 이 엔진은 질소산화물 정화 촉매(LNT)를 적용해 NOx를 N2로 환원해 배출한다. DPF 필터까지 채용해 유로6 기준도 만족한다. 아이들링 스톱(스톱 &스타트)도 적용됐다. 연비성능이 16.8km/리터로 현대 i40의 16.2km/리터보다 좋다.
변속기는 7단 DCT(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 역시 현대 i40를 통해 선보였던 것이다. 아이들링 스톱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50rpm 부근. 레드존은 4,5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2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30km/h에서 2단, 55km/h에서 3단, 90km/h에서 4단, 125km/h에서 5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통상적인 발진 감각은 부드럽다. 하지만 풀 가속시에는 1단에서 약간 주춤거리는 DCT 특유의 반응이 나타난다. 이후로도 강한 토크감보다는 부드럽고 꾸준한 가속감으로 전진한다. 고속도로 영역에서는 오른발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가감속이 가능한 디젤 특유의 두터운 가속감을 살릴 수 있다. 이 엔진은 풀 가속시보다 통상적인 주행에서 중속역의 가속감이 좋다.
i40에서도 그랬지만 DCT 특유의 직결감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변속 충격없이 부드럽게 전진하는 타입이다. 건식 클러치의 DCT임에도 불구하고 세팅이 잘 된 자동변속기처럼 매끄러운 변속감각을 제공한다. 실렉터 레버를 수동 모드에 놓고 작동을 해도 세련된 반응을 보여 준다.
변속 타이밍이 빨라진 것은 당연하다. 연비 성능 향상을 위한 다단화의 결과다. 일상 주행에서는 80km/h가 되기 전에 이미 7단으로 시프트 업된다. 그 상태에서 토크 부족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 60km/h 정도의 속도로 떨어져야 6단으로 시프트 다운이 된다. i40도 그랬지만 크루즈 컨트롤은 세팅된 속도가 표시 안 되는 게 흠이다.
Eco, Normal, Sport 등 세 가지가 설정되어 있는 드라이브 모드도 세일즈 포인트로 작용할 것 같다. 유가에 워낙에 예민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가끔씩은 강력한 가속감이 필요할 때도 있다. ECO모드와 Sport 모드의 반응 차이가 뚜렷하다. 다만 그로 인한 하체와 스티어링 휠의 반응까지 예민하게 변하지는 않는 것 같다.
엔진음은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우선 공회전에서의 정숙성은 더 이상 과거의 디젤 엔진을 떠 올리지 않아도 된다. 공회전 소음이 i40가 43dB인데 K5는 36dB로 또 한 단계 높아졌다. 이는 엔진 마운트 결합 강성을 개선하고 대시보드 부분의 흡차음재 면적을 늘린 효과다. 최근 등장하는 기아현대차들은 언더커버를 적용하고 윈드실드에 사이드 몰딩을 적용하는 등으로 노이즈 저감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통상적인 주행에서는 가솔린 엔진과 구분이 어렵다. 엔진의 음색도 나쁘지 않다. 물론 진동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분명 디테일에서는 세계 수준에 뒤지지 않는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160km/h에서 6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여기에서 7단으로 변속이 될 때까지 비슷한 톤으로 올라간다. 부족함이 없는 가속감이기는 하지만 2리터 R 디젤에 비해서는 중저회전에서의 토크감과 고회전에서의 출력에서 약간 차이가 난다. 기왕에 다양화를 추구하면 R디젤 버전도 내놓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럼에도 1.7리터와 7단 DCT의 조합은 연비 성능에서 많은 효과를 볼 것 같다. 정체나 초고속 주행이 아니라면 15km/리터 전후의 연비 성능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기존 K5보다 길어졌다. 승차감이 부드러워졌다는 것이다. 이는 아쉬운 대목이다. 최근 현대 에쿠스나 기아 K9 등이 처음 등장할 때는 단단한 하체 세팅을 보였다가 이어 모델이 나오면서 댐핑 스트로크를 길게 해서 등장하는 경향이 있다. 시장조사를 통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냈겠지만 그렇다면 단단한 독일차가 한국시장에서 먹히지 않아야 한다. 단단함과 딱딱함을 구분해서 좀 더 안정적인 승차감을 추구하는 것이 좋을 성 싶다.
그럼에도 주행 질감은 좋다. 이는 어쩌면 댐핑 스트로크를 길게 하면서 주행 특성을 달리하고자 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디자인에서도 그렇듯이 주행성도 아우디를 벤치마킹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아우디는 기본적으로 네바퀴 굴림방식을 전제로 하고 있다. 엔진의 마운트 위치와 차체 중량 배분 등에서 차이가 있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플랫 라이드'가 가능하다. K5는 그런 점에서 일상 주행에서는 아우디와 비슷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지만 와인딩이나 헤어핀 등에서는 갭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고속 영역으로 올라가면 노면과의 교감이 2% 부족했다고 느꼈던 부분에서의 개선이 보인다.
개선된 부분은 또 있다. 헤어핀 공략시 CP지점에서 가속 페달과 스티어링 휠이 연동이 되지 않아 1~2초 정도 멈춰버리는 현상이 없어졌다. 매끄럽게 돌아 준다. '달리고 돌고 멈춘다.'에서 가장 중시하는 대목이 '돌고' 이다. 잘 도는 것, 즉 핸들링 특성이 좋아야 스포티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K5의 전체적인 핸들링 특성이 좋아진 것은 이런 로직에서의 조화가 한 몫을 한다.
록 투 록 2.7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오버. 앞바퀴 굴림방식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다루기 쉬운 차로서의 성격을 잘 보여 주고 있다. K5는 스티어링 시스템의 ECU개선과 강성 증대를 통해 반응의 정확성을 높였다. 강성이 좋아지면 댐핑 스트로크를 짧게 하면서 승차감을 좋게 할 수 있는데 그 이점을 살렸으면 좋을 것 같다.
길어진 댐핑 스트로크 때문인지, 아니면 타겟 마켓을 달리한 때문인지 전체적인 주행 특성은 아우디를 벤치마킹한 것 같은데 기존 모델보다 좀 더 쏘나타에 가까워졌다. 하체가 엔진을 이기는 것은 분명하지만 특성은 그렇다는 얘기이다.
안전장비로는 7개의 에어백을 비롯해 VSM(차체 자세안정장치), AEB(긴급제동보조시스템; 경고 및 부분 제동 8~180km/h/ 차량 8~80km/h, 보행자 8~65km/h 풀 제동), 고속도로에서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자동 감속되는 기능이 부가된 ACC(차속감응 정속주행장치),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하이빔 어시스트, 후측방경보 시스템 등 자율주행차로 가는 시대의 각종 장비가 만재되어 있다.
2세대 K5의 변화 포인트는 다양화이다.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것이다. 여기에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추가될 것이다. 가능하면 R디젤도 탑재했으면 싶다. 더불어 변속기의 조합 폭도 넓혔으면 싶다. 분명 오늘날 소비자들은 다양해진 정보 습득 루트를 통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동차에 관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 그만큼 원하는 내용도 천차만별이다. 메이커 입장에서는 비용부담이 있겠지만 모든 비즈니스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다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시대다. 2세대 K5의 슬로건은 좋다. 이제는 시장과의 교감을 넓히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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