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현의 신차명차 시승기] 4세대 프리우스, 혼다 스쿠터 PCX와 연비가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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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량 1800cc 하이브리드 승용차가 125cc 스쿠터와 연비가 같다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다음 달 1일 국내에 출시되는 토요타자동차 4세대 프리우스를 타고 평일 오전 서울 잠실을 출발해 김포를 왕복하는 102km를 달렸다. 시승 구간은 잠실에서 서울 도심과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제2자유로, 일반도로를 거쳐 김포까지 왕복하는 경로다.
중간 중간 길이 막히고 휴식시간을 포함해 3시간가량 소요됐다. 시승차는 고급형인 E그레이드 풀 옵션이다. 시승차가 '연비의 대명사' 프리우스인 만큼 이번 시승은 최상의 연비를 뽑아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 차의 정부 공인연비는 신연비 기준 복합 21.9km/ℓ, 도심 22.6km/ℓ, 고속 21.0km/ℓ다.
토요타가 일본에서 자체적으로 측정한 연비는 40km/ℓ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 연비 위주로 측정 기준이 바뀐 우리나라 공인 연비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엄격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약 3년 전 자유로에서 3세대 프리우스를 타고 연비 운전을 한 경험이 있어 이와 비교하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당시엔 1리터당 최고 31.5km를 달렸다.
성능 높였지만 연료소비 줄이고 무게 덜어내
4세대 프리우스는 1.8리터 엣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맞물렸다. 엔진만으론 최고출력 98마력과 최대토크 14.5kg.m를 발휘한다. 3세대와 동일한 수치다. 여기에 전기모터가 각각 72마력과 16.6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3세대의 82마력보다 10마력 하락했지만, 엔진 시스템의 열효율을 38.5%에서 40%까지 끌어 올려 전체적으로 뿜어내는 힘은 더 좋아졌다고 보면 된다.
토요타는 엔진의 내부 열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배기량만 남기고 모든 부분을 재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성능은 높였지만 연료소비를 줄이고 무게까지 덜어낼 수 있었다는 것.
연비, 1리터당 18km에서 최고 38km까지
잠실을 출발해 올림픽대로에 올려서기 전까지 약 4km를 달리는 동안 계기반 연비 게이지는 1리터당 18km 내외를 오갔다. 오르막길이 많았지만 특별한 정체구간이나 신호대기 없이 좋은 교통흐름 속에서 달렸다. 평균 속도는 30km 내외를 기록했다.
올림픽대로에 올라서는 시속 70km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예민하게 가속페달을 밟았다. 브레이크는 거의 쓰지 않고 가속페달과 엔진브레이크만을 이용해 속도를 조절했다. 이렇게 달리니 연비가 서서히 올라가 어느새 누적연비 33km/ℓ를 오르내렸다.
한적한 제2자유로에 들어서서 크루즈컨트롤을 70km/h에 맞추고 달렸다. 약 10km를 크루즈컨트롤로 주행하자, 연비는 1리터당 35.7km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더 이상 연비가 좋아지지는 않았다. 최고 37~38km/ℓ까지 올라가다가 오르막길이 나오면 다시 35km/ℓ대로 주저앉기를 반복했다.
평균 연비 37.1km/ℓ로 스쿠터 PCX와 맞먹어
목적지를 10km가량 남겨두고는 크루즈컨트롤을 끄고 최대한 조심해서 가속페달을 밟았다. 평지에서는 시속 70~80km 내외로 달렸지만, 오르막길에서는 엔진 가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전기(EV)모드로 달리기 위해 속도를 줄였다. 약 50km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해 확인한 연비는 37.1km/ℓ. 공인연비보다는 높았지만 목표했던 40km/ℓ를 넘기진 못했다.
동승했던 기자는 돌아오는 길에 41.7km/ℓ를 기록했다. 이날 12대의 차량을 기자 24명이 나눠 탔는데, 전체 평균 연비는 1리터당 30.5km, 최하 24km, 최대 42km까지 기록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정도 연비라면 '스쿠터계의 연비 지존' 혼다 PCX125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라는 것. 기자가 지난해부터 출퇴근 때 애용하는 PCX125는 2015년 형으로 공인연비 54.1km/ℓ지만, 도심 실제 연비는 평균 42km/ℓ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최고 110km/h까지 전기모드로 주행 가능해
4세대 프리우스의 주행 중 장점을 하나만 꼽으라면 고속에서도 전기모드로 달려 연료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3세대는 시속 50~60km만 넘기면 전기모드가 중단되면서 자연스럽게 가솔린 엔진이 작동했으나, 직접 경험한 4세대는 85km/h를 넘겨도 전기모드로 주행할 수 있었다.
토요타 관계자는 "최고 110km/h까지 전기모드로 달릴 수 있다. 전기모터 사용 비율이 최고 50%에 달해 주행 중 어지간해서 엔진을 가동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출퇴근 위주의 운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다. 연비 주행을 유도하기 위해 계기반에 100점 만점 에코 스코어를 표시해 운전자 스스로 자신의 운전 습관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는 것도 재미있는 요소다.
저중심 설계에 승차감 및 주행성능 향상
이날 기자들은 연비 이외에도 전체적인 디자인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헤드램프를 포함해 모든 램프를 LED로 바꿔 효율을 높인 점도 눈에 띈다. 토요타는 4세대 프리우스를 디자인하며 저중심 설계, 감성적인 디자인, 인간중심의 인테리어 등 크게 3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첨단 공기역학 기술을 적용해 공기저항계수(CD)를 0.25에서 0.24까지 낮추는데 성공했다.
특히 비틀림 강도를 60%까지 높인 고강성 차체와 리어 서스펜션을 토션빔에서 더블 위시본으로 바꿔 전체적인 승차감 및 주행성능을 향상시켰다.
'텅~ 텅~' 깡통소리 나던 차문, 한결 묵직해져
3세대 프리우스에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실내 디자인도 눈에 띄게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특히 앞좌석 높이를 기존 보다 55㎜ 낮춰 안정감을 더하고 헤드룸 공간도 한층 넓어져 답답한 느낌이 없어졌다.
과거 '텅~ 텅~' 깡통소리가 났던 차문도 한결 묵직해져 열고 닫을 때 이질감이 없어졌다. 오로지 연비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이전 모델과 달리 주행 성능도 한층 개선됐다. 초고속 영역까지 몰아붙이지는 않았지만, 고속에서도 차량이 낮게 깔리면서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은 약점으로 꼽혀
주요 안전·편의사양은 스티어링 휠의 표면온도 상승 및 하강 억제 기능과 풀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어, 스마트폰 무선충전기, 프런트 시트히터, 스마트 플로어 에어컨, 7인치 디스플레이, 조수석 쿠션 에어백 등이 있다.
가격은 경쟁차인 현대자동차 하이브리드 아이오닉보다 1000만 원가량 비싸 약점으로 꼽힌다. 표준형(E그레이드)은 3260만 원, 고급형(S그레이드)은 3890만 원이다. 여기서 취득세 최대 140만 원, 공채 최대 40만 원, 하이브리드 구매보조금 100만 원을 감면받으면 최고 280만 원까지 싸게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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