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XE가 특별한 네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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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D세그먼트를 잡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전통과 역사를 가진 차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그 벽 또한 높다. 대표적으로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같은 차는 팬층도 단단하다. 때문에 쉽게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시장이 D세그먼트다. 이런 흐름에 겁 없이 뛰어든 차가 있다. 바로 재규어 XE다. 그들과는 다른 비장의 무기를 갖고 승부수를 던진 셈인데 결과물이 꽤 만족스럽다. 재규어만의 감각과 세팅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남들과 다른 매력으로 느껴진다. XE를 선택해야 할 그 특별한 이유를 딱 네 가지로 꼽아봤다.
하나. 독보적인 디자인
가장 큰 차이는 눈에 보이는 디자인이다. 멀리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자세히 살펴보고, 부분부분 나눠봐도 영락없는 재규어다. 특히, 간결하면서 포인트를 살린 균형감각은 단연 압권이다. 날렵하면서도 낮게 내려앉은 앞모습은 언제라도 달려 나갈 것 같다. 반대로 뒤 쪽으로 갈수록 한껏 부풀린 차체는 풍성하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양쪽에 균형을 잡는 캐릭터 라인은 팽팽한 엣지보다는 부드럽게 흐르는 쪽을 선택했다. 이 모든 조화가 한 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디자인을 보여준다. 여기에 재규어 DNA가 짙게 배어있는 앞-뒤 램프와 휀더 장식도 우아하다.
간결한 실내 구성도 마찬가지다. 경쟁 차종과는 다른 차별화된 특징이 묻어난다. 큼직한 화면과 줄 맞춰 정리된 버튼은 쓰임새가 좋다. 자칫 심심해 보일 수 있는 부분은 계단식으로 나눈 문짝 디자인을 통해 시선을 돌렸다. 또, 문짝에서 시작해 대시보드를 한 바퀴 감싸는 랩 어라운드 디자인은 아늑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야간 운전 시 들어오는 은은한 하늘색 조명과 무드등은 맑고 깨끗하다. 전체적으로 화려함보다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느낌을 잘 살린 것이 마음에 든다.
둘. 마음을 훔치는 편의장치
곳곳에 보이는 숨은 편의장치는 세그먼트의 경계를 뛰어넘는다. 최대 3명까지 입력 가능한 메모리시트와 파노라마 선루프, 전동식 뒷좌석 햇빛 가리개, 17개의 메르디안 오디오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운전석 유리창에는 촘촘하게 열선을 넣었고, 고급 윈저(Windsor) 가죽으로 덮은 시트는 자꾸만 앉고 싶게 만든다. 계기반 커버는 트윈 스티칭으로 꼼꼼하게 마감했고, 두툼한 가죽으로 감싼 스티어링 휠은 쥐는 맛이 좋다. 이 외에도 블랙 하이그로시 바탕에 적절히 섞인 은은한 무광 소재가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조그셔틀 변속기와 송풍구 사이사이에 적힌 재규어 로고 등은 세심함이 돋보인다.
셋. XE는 스포츠 세단
XE의 진가는 차를 움직일 때 나온다. 사실 처음 시동을 켜면 우렁찬 디젤 소리가 살짝 거슬린다. 이후 가속 페달을 밟으면 묵직한 감각에 다시금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하지만 출발과 반대로 일정 속도에 올려놓으면 차는 한없이 경쾌하게 나아간다. 순간적인 힘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속도를 올리며 달리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XE에 탑재된 직렬 4기통 2.0리터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kg.m를 발휘한다. 몸으로 느끼는 속도감은 숫자 그 이상이다. 바닥에 바짝 붙어 공기를 가르는 느낌이 잘빠진 고성능 세단을 타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XE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살리면서 공기역학적 설계를 적용해 역대 재규어 모델 중 가장 낮은 공기저항계수인 Cd 0.26을 달성했다. 바람을 잘 다스리는 만큼 고속에서도 그만큼 안전하고 이상적인 주행이 가능한 셈이다.
굽이치는 도로에서는 매력은 배가 된다. 낮은 무게중심으로 빠르게 코너를 돌아나가는데 무척 안정적이다. 차체에 75% 이상이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알루미늄 인텐시브 모노코크' 보디는 재규어 세단 중 가장 가볍고, 강성이 높은 차로 거듭났다. 50:50에 근접한 최적의 무게 배분과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의 조화도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코너링 성능에 한몫했다.
자신감이 생겨 무리하게 속도를 높여도 뒷바퀴가 쉽게 밖으로 흐르지 않는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토크백터링 시스템이 뒷바퀴 조향각을 조종하고 더블 위시본 전륜 서스펜션과 인테그럴 링크 방식의 후륜 서스펜션이 각기 다른 관절처럼 움직이며 도로의 상황을 꾸준히 피드백 해준다. 덕분에 운전자는 차를 믿고 더 짜릿하게 운전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XE가 갖는 재미와 매력도 같이 찾을 수 있다. 스포츠 세단이 가져야 할 덕목을 온전히 갖춘 차가 XE다.
넷. 저속 크루즈컨트롤?
XE에만 있는 특별한 기능, 바로 전지형 프로그래스 컨트롤(이하 ASPC)이다. 세계 최초로 XE를 통해 공개된 이 기능은 쉽게 말해 저속 크루즈컨트롤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시속 30km 안쪽에서 작동하는 ASPC는 접지력을 잃기 쉬운 노면에서 일정한 속도로 꾸준히 힘을 분배해 나가는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굳이 이런 장치가 필요 있을까 했지만 정체되어 있는 마트 내리막길에서 일정하게 내려오거나 자갈밭이 펼쳐진 캠핑장에서 갑작스러운 소나기로 노면이 불안정했을 때 제법 유용하게 사용했다.
한편으로는 한 지붕 식구인 랜드로버의 감각마저도 느낄 수 있었다. 실제 ASPC는 수십 년에 걸친 랜드로버의 오프로드용 트랙션 시스템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그 결과 눈 덮인 도로, 겨울철 빙판, 젖은 노면 등 접지력이 낮은 노면에서 완벽하게 작동해 차가 알아서 미끄러짐을 방지하고, 유연한 주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아니지만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훨씬 좋다. 단 한 번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유용한 기능은 있어야 한다.
쫓는 자의 무서움
경쟁모델과 차별화된 장점을 품고 있지만 XE가 넘어야 할 벽은 여전히 높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판매량만 봐도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경쟁 차종과 비교해 약 5~9배 정도 판매량이 부족하다. 하지만 단순히 등록대수만 가지고 이 차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D세그먼트에서 과감히 추격할 수 있는 용기와 그 능력을 평가 받은 XE는 분명 독일차가 갖고 있지 못한 감성적인 부분과 기능적인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그리고 그 회심의 무기가 날카롭게 다듬어져 있다. 쫓는 자의 무서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실제 XE 판매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 앞으로 XE가 시장에 흐름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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