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생활 롱텀, BMW i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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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3를 탄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처음의 낯선 느낌이나 설렘은 없어졌지만, 차량상태는 아직도 새차와 다를 게 없다. 배터리 성능저하도 아직까진 느껴지지 않는다. 한해 동안의 전기료를 정산해보니, 1년간 쓴 비용이 48만원에 불과하다. 매달 60만원씩 기름 값을 내던 것을 생각하면 전기차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2014년 12월 15일 차량을 출고하고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처음 1주간은 배터리 방전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주행 중에 제법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한 달쯤 지나고 나니 대충 갈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을 파악할 수 있었다. 왕복 주행을 해도 방전될 염려가 없는 곳만 타고 갔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도 별로 없었다. 얼마 전부터는 급속 충전기가 제법 많이 생겨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대비도 가능하게 되었다. 충전소를 찾는 모바일 사이트 역시 많이 개선되어 이젠 제법 쓸 만해졌다.
아이들이 더럽힌 시트 때문에 1년이란 세월이 고스란히 드러나긴 하지만, 차의 실내에서는 아직까지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없다. 외관 역시 새차나 다름없다. 차체가 카본 소재이다보니 생활 흠집이 거의 생기지 않았다. 특히 주차장에서 발생하는 문콕도 전혀 없다. 몇 주 전에 아내가 주차를 하다 뒤 펜더 부분이 벽에 닿아서 “빠지직” 소리가 제법 크게 난 일이 있었다. 차를 빼서 확인해보니 놀랍게도 긁힌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차를 살 때 카본 소재라서 문콕 걱정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실제로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원래 차체 외관에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 성격이라 문콕에도 크게 신경을 안 쓰는 편이긴 하지만, 차가 항상 새것처럼 보인다는 것은 생각보다 기분 좋은 일이다.
무엇보다 구입시부터 걱정했던 배터리의 성능저하는 1년이 지난 지금에도 전혀 느낄 수 없다. 초기 출고시나 지금이나 1회 충전 후 주행가능 거리는 130km 내외로 꾸준히 표시되며 실제 주행에서도 100km 정도는 넉넉히 달릴 수 있다. 필자는 3년 후에 반납할 계획으로 차를 구입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지만, 다른 오너들의 경우 배터리 성능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에 대해서 제법 신경이 쓰일 듯하다.
얼마 전 환경부 간담회에서 배터리 성능 측정방법 및 관리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제조사가 AS 규정을 잘 지키는지 판단할 기준을 정하기 위한 논의였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전기차들이 10년 10만km 내에서 배터리 성능이 70% 이하로 떨어질 경우 교환해준다는 AS 정책을 보증서에 적어두는데, 실제로 70%의 성능저하를 어떻게 측정하고 입증할 것인지는 상당한 난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배터리 가격이 워낙 비싸다보니 제조사와 소비자 간 분쟁의 여지가 많다.
지난 가을, 고속도로에서 어뎁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해보니 주행거리가 최대 170km까지 늘어났다. 아무래도 봄과 가을에 배터리 성능이 더 좋아지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반면, 겨울철에는 히터 때문에 주행거리가 팍팍 줄어든다. 눈에 띄게 떨어지는 주행가능 거리의 압박에 히터를 꺼버리곤 하는데, 동호회의 다른 전기차 사용자들과 대화를 해봤더니 필자만 이런 게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도 히터를 끄고, 열선시트만 켠 채 한 손씩 번갈아 가며 엉덩이 밑에 집어넣으며 주행한 적이 있다고 했다. 열선시트는 히터에 비해서 전기를 아주 적게 소모하기 때문에 특히나 전기차에서는 소중한 난방 수단이다.
유지비가 거의 들지 않아
1년당 1만5,000km 주행 조건으로 i3를 계약했는데, 현재까지의 주행거리는 2만km. 추가 1km당 상당 금액이 지불되니까 올해부터는 좀 자제하면서 타야 되는데 이게 참 쉽지 않다. 처음 계약할 때는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짧아서 차를 많이 안 탈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이 타고 다니게 된다. 장거리 운전을 하지 않은 게 이 정도이니, 고속도로 충전기가 늘어나 장거리까지 타고 다닐 수 있게 되면 적산거리가 훨씬 더 빨리 늘어날 것이다.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이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세컨드카로 생각하고 구입한 전기차가 데일리카가 된다는 것을. 왜냐고? 기름 값이 안 드니까.
1년간 사용한 전기료를 정산해보니, 매달 4만원 정도를 지출했다. 4만원×12개월=48만원. 총 2만km를 주행했으니 km당 24원이 들었다. 폭스바겐 골프가 L당 20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해도 km당 60원은 지출해아 하니, 내연기관의 주유비와 비교하면 극히 적은 금액이다. 특히 필자의 경우 이전에 탔던 차가 매달 주유비로 60만원씩 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전기차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워셔액을 구입한 것 외에는 아직까지 특별히 차량 유지에 돈을 들인 적도 없다.
타이어 마모 상태를 확인해보니 3년은 더 탈 수 있을 것 같다. i3의 타이어는 특수 사이즈로 브리지스톤에서 개발한 에코 타이어를 끼우고 있다. 타이어 크기는 19인치로 크지만 폭은 앞 155, 뒤 175mm로 매우 좁다. 변속기가 없는 전기차의 특성상 최고속도를 올리기 위해 타이어 사이즈는 크게 구성하고, 구름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타이어 접지면적을 줄인 것이다. 특이한 모양 덕분에 주행거리는 좀 더 늘어날 수 있었다.
타이어 값은 개당 약 25만원 수준으로 특수 사이즈인 것을 감안하면 그럭저럭 괜찮은 가격이다. 윈터타이어도 공급되고 있어서 지난 겨울부터 윈터타이어 구입을 고민했는데, 타이어 폭이 좁은 게 스노레이스 차량 타이어를 닮은 것 같아 그냥 버텨 보기로 했다. 스노레이스 차량의 경우 타이어 면적을 좁게 하여 접지면을 줄이고 타이어에 스파이크를 장착하여 눈이나 얼음을 치고 나갈 수 있게 특수 제작되어 있다. i3의 타이어도 스파이크는 없지만 접지 면이 좁아서 눈길에서는 치고 나가기에 나름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아직 실제로 테스트해보지는 못했다. 혹시나 싶어서 스노체인을 찾아보았는데 역시나 특수 사이즈라 맞는 제품이 없다. 결국 눈길 대비책은 차에 비치하고 있는 스프레이 체인뿐. 아무래도 후륜구동 차량이니 눈 오는 날에는 집에 세워두는 게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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