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자동차생활 롱텀, 쏘울 EV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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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잘 관리하려면 잔량을 15% 미만으로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좋다. 15% 이하로 전력을 사용하면 기준점 이하로 전압이 떨어지면서 배터리 성능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급속충전보다는 완속충전을 하는 것이 좋다. 필자는 집과 직장에서 주로 완속충전을 했더니 1년이 지났는데도 100% 완전충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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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4일 쏘울 EV를 인도받고 1년여 동안 운전하며 드디어 누적 주행거리 3만km를 돌파했다. 이제 쏘울 EV의 단맛, 쓴맛을 다 보았다고 여겨진다. 1년 남짓한 기간에 3만km를 운행했으니 이전에 현대 라비타를 12년 동안 10만km를 달린 것에 비하면 확연한 차이다. 물론 직장과 하는 일이 달라진 탓도 있지만 쏘울 EV로 바꾸고 나서부터 연료비 걱정이 사라져 자동차 이용이 많아진 것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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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해외 자동차 전문지의 닛산 리프 장기 시승기에서 2년을 주행한 리프의 배터리 용량이 2% 정도 줄어들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쏘울 EV는 아직도 완충시 100%로 가득 충전된다. 물론 소수점 이하는 표기되지 않기 때문에 99.5% 이상이면 100%로 표기될 수도 있겠지만……. 배터리 노화 정도가 매년 일정하게 진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50년 150만km를 주행해야 배터리 무상교체가 가능한 75%에 도달한다. 그러나 현재 쏘울 EV의 무상보증기간은 10년 16만km로, 지금처럼 배터리 성능이 유지된다면 여생 동안 계속 쏘울 EV를 타더라도 무리가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물론 실제 배터리 성능이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고, 설령 그렇더라도 각종 부속품 조달이나 내비게이션 업데이트가 지원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말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방전 피하고 완속충전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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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호에는 필자가 지난 1년 동안 어떻게 쏘울 EV의 충전을 관리해왔는지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업계에 종사하면서 얻게 된 관련 정보를 취합한 내용이니만큼 전기차 오너(혹은 예비 오너)에게 참고가 되리라 믿는다. 먼저 필자는 배터리 잔량을 절대 15% 미만으로 떨어뜨리지 않았다. 물론 장거리 이동을 하다가 이를 어긴 적이 두세 번 있으나 가장 낮은 수치가 13%였다. 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성을 감안한 것으로, 스마트폰 등의 소형 전자기기에서도 배터리 잔량이 15%에 다다르면 충전경고 메시지가 뜬다. 이 정도 레벨 이하로 전력을 사용하면 기준점 이하로 전압이 떨어지고 배터리 성능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징을 이해하면 전기자동차는 물론 모든 스마트 기기의 배터리 수명도 잘 관리할 수 있다. 간혹 Ni-Cd 배터리처럼 완전히 방전시킨 후에 충전해야 좋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는데, 리튬이온 배터리는 절대 완전방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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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급속충전기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음 달인 2016년 3월부터 대부분의 급속충전기가 유료화된다. 현재까지는 급속충전기를 사용해도 별도의 충전요금이 없기 때문에 급속충전 위주로 충전하는 전기차 오너들이 많다. 하지만 급속충전은 모든 배터리에 무리를 주기 마련이다. 이론적으로 쏘울 EV를 급속충전할 경우 30분이면 완전히 충전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급속충전기 시설이 있는 곳까지 주행해온 탓에 차량의 배터리 온도가 올라가 있고, 이 때문에 급속충전기가 최고효율로 충전되진 않는다. 그래서 40분 가량 충전한 적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80% 내지 83%까지만 충전이 된다. 그 이상 급속충전을 할 경우 충전속도가 더욱 떨어지고 배터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동형(모바일) 충전기를 사용해 완속충전을 하면 충전속도는 느리더라도 배터리의 성능을 잘 유지시킬 수 있다. 때문에 필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로 집과 직장에서 이동형 충전기를 사용해 충전했고, 경기도 밖 장거리 이동을 제외하고는 거의 급속충전을 하지 않았다. 이동형 충전기로 완속충전을 하면 10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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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스탠드나 벽걸이형 완속충전기보다 이동형(모바일) 충전기가 충전속도가 느리고 앞으로 배터리가 큰 전기자동차가 나오면 쓰기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필자는 1년에 3만km를 운행하면서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 갑자기 배터리가 더 큰 전기차를 운행한다고 하더라도 차량을 이용하는 시간과 평균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기에 별다른 의미는 없을 듯하다. 결국 자동차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이니만큼 인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하지 않겠는가.

전기차 배터리는 경량 못지않게 내구성도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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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나온 김에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도록 하자. 리튬이온 배터리는 영어로 Lithium-ion battery(줄여서 Li-ion)으로 표기한다. Li(리튬)은 원자주기율표에 나오지만 Ion(이온)은 원소가 아니라 사진처럼 배터리의 양극(+)재를 통칭해서 부른다. 배터리는 대부분 산화니켈, 산화코발트, 산화망간을 사용하는데 이 세 가지 분자를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그 특성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스마트 기기나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량과 고밀도 특성이 매우 중요해진다. 전자제품의 수명주기를 만족하면 되므로 수명은 그리 길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에는 산화니켈 함량이 높은 배터리를 주로 사용한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서는 몇 g의 무게 차이가 소비자 만족도를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로 넘어오면 사정이 달라진다. 일단 사람이 들고 다니는 것이 아닌 타고 다니는 것인 만큼 무게에 대한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대신 차량 수명주기를 견뎌내는 충분한 내구성이 요구된다. 때문에 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산화코발트 함량이 높은 편이다. 같은 리튬이온 배터리라 하더라도 소형 전자기기와 전기자동차는 각각에 맞는 성질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것이다. 끝으로 이번호 롱텀 기사를 쓰는 데 있어 배터리 관련 자료를 공유해주신 RIST 김도형 박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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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조성규 (전기자동차 인프라 네트워크 연구소장, Geo-Line 대표)
제공
자동차생활(www.carlif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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