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 쉐보레 올 뉴 크루즈 디젤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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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에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던 쉐보레 올 뉴 크루즈에 디젤 엔진이 추가되었다. 미국에서 먼저 공개된 뒤 드디어 국내에서도 판매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크루즈는 전 세대 모델에서도 디젤 엔진을 라인업에 마련했었고 연비와 성능으로 인해 인기를 끈 적도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디젤 엔진이 추가된 것이 놀라울 일은 아니다.
올 뉴 크루즈의 출시 이후 현재까지의 판매량은 8,700 대 가량으로 경쟁 모델들에 비해 판매량이 많이 뒤처지고 있다. 이러한 판매량을 기록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오가고 있지만, 쉐보레로써는 반전을 노릴 만한 카드가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긴 하다. 올 뉴 크루즈 디젤은 반전의 카드인 동시에 쉐보레의 판매 전략, 또는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올 뉴 크루즈 디젤은 그만큼의 상품성을 갖추고 있을까? 셰일 가스 등으로 인해 그동안 억눌려 있던 유가가 다시 천천히 올라가고 있는 이 시대에, 토크가 높으면서도 연비가 좋은 디젤 엔진은 분명히 다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요소이긴 하다. 이번 시승의 핵심은 이와 같은 디젤 엔진의 장점을 가져가면서도 가솔린 엔진과 비슷한 정숙성과 운전 감각을 가져갈 수 있는가이다.
올 뉴 크루즈 디젤과 기존 올 뉴 크루즈의 외형 차이는 거의 없다. 쉐보레의 상징인 듀얼 포트 그릴을 중심으로 날카로운 헤드램프가 연결된 공격적인 형태의 디자인, 그로 인해 강조되는 낮은 보닛, 마치 4도어 쿠페와도 비슷한 형태의 루프 라인과 디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각지대를 최대한 해결하기 위해 추가된 윈도우, 플래그 타입의 사이드미러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트렁크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는 파란색 바탕의 ‘TD’라는 엠블럼만이 이 차가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음을 알려줄 뿐이다.
전체적으로는 날렵한 이미지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준중형 세단을 주로 구입하게 되는 젊은이들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어 보인다. 후면에서도 리어 스포일러가 별도로 장착되어 있고 리어 윈드실드 상단의 LED 보조제동등도 별도로 돌출되어 있어 역동적인 이미지를 최대한 실리고 있는데, 이를 받쳐줄 수 있는 사이드스커트 등 에어로파츠를 순정으로 추가할 수 있다면 더욱 역동적인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내 역시 계기반의 엔진 회전계를 제외하면 기존의 가솔린 모델과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쉐보레 실내 디자인의 상징인 듀얼 콕핏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한 센터페시아의 버튼들과 8인치 디스플레이도 그대로다. 애플 카플레이는 물론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마트폰을 간편하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결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음악 등 미디어 등의 로딩 편의성은 더 높아진 면이 있다.
디젤 모델에는 신규 편의 사양도 추가되었는데, 뒷좌석 전용 하단 에어벤트와 2열 열선시트가 추가되어 뒷좌석의 쾌적성이 조금 더 높아졌다. 사소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겨울에도 자동차는 운행되는 만큼 뒷좌석에 가족을 태울 일이 많다면 유용한 사양으로 보인다.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계기반에서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전 좌석의 안전을 챙기기도 쉽다.
올 뉴 크루즈 디젤에 탑재된 엔진은 1.6L CDTi 엔진으로 3,500rpm에서 최고출력 134마력, 2,000~2,250rpm에서 최대토크 32.6kg-m을 발휘한다. 기본적으로는 같은 회사의 소형 SUV인 트랙스에 탑재된 엔진과 동일함에도 출력과 토크가 조금씩 낮아졌는데, 연비에 집중함과 동시에 강화된 환경규제를 맞추는 것도 있다고 한다. 변속기는 3세대로 진화한 6단 자동변속기로 기어비를 최적화 하여 가속성능을 향상시켰다고 한다.
디젤 엔진의 최대 장점은 높은 토크로 인해 시내 주행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점은 올 뉴 크루즈 디젤도 마찬가지인데, 올 뉴 크루즈와 동일한 차세대 컴팩트세단 아키텍쳐를 이용했기 때문에 경량화가 진행되어 있고, 그만큼 약간 낮은 출력과 토크로도 경쾌하게 차체를 끌고나갈 수 있다. 사실 출력 차이는 1마력, 토크 차이는 0.2kg-m 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경량화로 충분히 앞서나갈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
기본적으로는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았을 경우 4,000rpm 부근에서 강제 변속을 진행하는데, 희안한 점은 D로 주행하던 중에 수동 모드로 변속을 전환해도 강제 변속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엔진을 회전 한계인 5,000rpm까지 돌리고 싶다면, 처음부터 수동 모드로 출발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회전 한계에서도 강제로 변속되지 않고, 철저히 운전자의 변속기 조작에만 변속 명령을 따른다.
변속기 기어비의 경우 고속도로 주행에 적합한 세팅으로 되어 있다. 50km/h에서 2단, 80km/h에서 3단으로 변속하니 갈수록 기어비가 짧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고속도로 정속 주행속도가 되는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1,600rpm으로 낮은 편이다. 공인 복합 연비는 16.0km/l 이지만 고속도로를 주행할 경우 이보다는 더 좋은 연비가 돌출되는데, 기자들 중 최대 연비는 25.0km/l까지도 나왔다. 크루즈 디젤의 경제성이 입증되는 순간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 중의 하나는 ‘가솔린보다는 무거운 디젤 엔진을 탑재함을로써 무거워지는 프론트’일 것이다. 그러나 와인딩 코스에 뛰어들자마자 이는 완벽한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디젤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프론트는 스티어링을 회전시키는 대로 돌아갔고, 특히 프론트에 하중이 많이 걸리고 언더스티어가 발생하기 쉬운 다운힐에서도 크루즈 디젤의 프론트는 스티어링을 돌리는 대로 돌아갔다. 이 점에 있어서는 가솔린 엔진과의 차이를 느끼기가 정말 힘들었다.
기본적으로는 숏 스트로크 형태의 서스펜션은 디젤 엔진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물론 국내 도로 사정에 맞게 변형 가능한 범위 내에서 승차감을 중시하기는 했지만,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부드럽게 넘어가는 능력이 탁월해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된다. 브레이크는 초반에 답력이 꽤 몰리는 방식이지만 깊게 밟아가면서 답력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역동적인 주행에서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기름값을 아낄 수 있는 디젤 엔진을 포기하고 가솔린 엔진으로 가는 이유는 ‘정숙성’과 ‘진동’일 것이다. 그러나 크루즈 디젤에서는 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애초부터 ‘위스퍼 디젤(Whisper Diesel)’ 엔진을 탑재하고 있는데다가 노이즈에 민감한 국내 운전자들의 성향을 반영해 대시보드 등 주요 부분에 흡음재를 보강했기 때문에 디젤 특유의 엔진 소리는 거의 들려오지 않는다. 진동 또한 가솔린 엔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 뉴 크루즈 디젤은 상품성은 충분하다.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날렵한 형태의 디자인, 충실히 꾸며져 있는 실내와 편의사양을 보강한 2열 시트, 경제성과 주행 성능을 보장하면서도 소리와 진동을 잡아낸 엔진, 고속 주행 또는 회전에서 그 능력을 알 수 있는 강화된 경량 차체 등 갖춰야 할 것들은 모두 갖추고 있다. SUV가 아닌 세단형 모델 중에서 잠시 동안 디젤 모델이 없었던 쉐보레 라인업에 큰 보탬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이제 남은 것은 상품성 있는 자동차를 만든 쉐보레의 결단이다. 아직 올 뉴 크루즈 디젤의 가격은 발표되지 않았고, 데일 설리번 부사장은 ‘11~12월 동안 깜짝 놀랄 마케팅 전략을 통해 올 뉴 크루즈 디젤을 비롯해 쉐보레의 모델들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과연 올 뉴 크루즈 디젤은 그의 말처럼 깜짝 놀랄 만한 가격과 마케팅으로 한국의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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