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선웅 | Revolution - 포르쉐 718 박스터 S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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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에 엔진을 탑재한 911과는 달리 미드십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 모델로 독자적인 진화를 이루어 왔던 박스터가 데뷔 이래 가장 큰 변화의 순간을 맞이했다. 지금까지의 수평대향 6기통 엔진 대신, 새롭게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을 탑재하게 되었다. 이로 인한 변화는 무엇일까? 포르쉐 718 박스터 S를 통해 그 변화를 알아보았다.
박스터의 새로운 차명은 1957년에 데뷔해 화려한 전적을 쌓아올린 레이싱 머신 '718'에서 유래하고 있다. 당시로서는 앞선 메커니즘을 가진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을 미드십에 장착하고 있있었다. 그리고 박스터는 회사의 간판 스포츠카 '911'과는 구별되는 미드십 엔진의 2인승 스포츠카로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탄생했다.
그 박스터가 4세대 모델로 거듭나면서 ‘718 박스터'로 차명을 바꾼 것은 앞서 말한 대로 엔진의 변화 때문이다. 자연흡기 6기통 엔진에서 터보차저가 장착된 4기통 엔진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718‘과는 ’4기통‘ 이라는 부분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번 풀모델 체인지에서 중요한 점이 두 가지이다. 하나는 ‘달라진 엔진’ 또 하나는 ‘커넥티드’. 이 두 가지 부분에서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718 박스터'와 '718 박스터 S'의 엔진은 과거 자연흡기 2.7리터와 3.4리터 수평대향 6기통 엔진에서 터보차저가 장착된 2.0리터와 2.5리터 수평 대향 4기통 엔진으로 바뀌었다. 2기통이 적어진 것이다. 그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고효율과 고성능을 양립을 위한 라이트 사이징이다. 718 박스터의 새로운 2.0리터 4기통 엔진의 최고출력은 300마력, 최대토크는 38.7kg.m. 718 박스터 S의 2.5리터 엔진은 350마력에 42.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기본 성능에는 차이가 있지만 공통점이라면 두 엔진 모두 최대토크가 폭 넓은 회전 영역(1,950rpm ~ 4,500rpm)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리어엔진의 911과는 달리 미드십인 718 박스터의 경우 흡기 및 냉각에 외기 흡입구를 차량 측면에 장착하고 있으며, 양 뱅크에 각각 터보차저를 장착하는 등 공간활용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줄어든 2기통만큼의 공간을 활용해 터보차저를 배치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변속기는 두 엔진 모두 7단 PDK가 기본 적용된다.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장착 한 PDK 사양의 718 박스터는 0-100km/h 가속시간 4.7초로 이전 세대보다 0.8초 빨라졌으며, 이번에 시승한 718 박스터 S의 0-100km/h 가속시간은 4.4초. 이전보다 0.4초가 단축되었다. 최고 속도는 718 박스터가 '275km/h', 718 박스터 S는 ‘285km/h’, 복합연비는 718 박스터가 9.4km/l, 718 박스터 S가 9.0km/l로 배출되는 CO2는 이전 세대 모델보다 13%가 줄었다. (박스터 179g/km, 박스터 S 189g/km). 718 박스터는 배기량을 줄이고, 기통 수를 줄였지만 터보차저를 통해 성능과 효율성을 모두 높이고 있다.
섀시에도 큰 변화가 이루어졌다. 앞 뒤 모두 스트럿 타입으로 시스템 자체는 그대로지만, 리어 서스펜션에 래터럴 멤버를 추가해 리어 서브 프레임을 강화했다. 이로 인해 좌우 롤은 감소하고 선회시의 강성도이나 민첩성 또한 그 차이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스티어링휠의 응답성 또한 10% 가량 증가했다고 하는 만큼, 분명히 이전 세대와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앞뒤 쇽 업소버의 피스톤과 실린더 튜브를 키웠고 리어 휠도 0.5인치 넓어졌다. 브레이크도 718 박스터 S는 911 카레라에도 적용된 새로운 ‘4피스톤 캘리퍼’가 장착되어 두께가 증가했다. 다중 충돌 브레이크 시스템도 적용되어 2차 충돌 시 피해를 줄여주고 있다.
터보차저가 더해진 이점이라면 역시 중저회전 영역에서 느껴지는 토크의 두께감이다. 2000~4000 RPM 부근의 강력함은 기대 이상이다. 718 박스터 S는 오버 스펙으로 생각될 정도. 한편 1300rpm 이하의 극히 낮은 회전 영역에서는 4기통 엔진만의 약점인 진동이 드러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고회전 영역에서의 가속감 또한 불평 할 수가 없다. 7000rpm 직전까지 토크가 줄지 않고 7500rpm 레드 존까지 그야말로 ‘깔끔하게’ RPM게이지가 솟아오른다. 감탄이 나오는 부분이다. 그리고 중속 영역에서 액셀 조작에 따른 터보랙이 없는 것도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718 박스터와 박스터 S의 터보차저는 서로 다르다. 가변 지오메트리 터빈이 적용된 718 박스터 S가 미세한 움직임에도 더 빠르게 응답한다는 설명이다.
드라이브 모드 전환은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스위치로 변경할 수 있으며, 특히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선택하는 경우 적용되는 ‘스포츠 리스폰스 모드’는 중앙의 버튼을 누르면 20초 동안 최대 부스트 모드에 들어간다. 사용해보면 꽤 유용하다. 고속 주행 중 앞차량을 추월 할 때 쉬프트 다운보다 유용한 수단이다.
이전 세대 모델이 그랬던 것처럼, 718 박스터는 오픈 스포츠카로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가격적인 부분에서도 경쟁모델을 앞서고 있다는 점은 틀림없다. 하지만, 동시에 성능과 효율성의 양립을 위한 엔진의 변화는 분명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의 군더더기 없는 엔진음과 배기음, 진동 등과 비교할 때 분명 아쉬움이 큰 것은 사실이다. 박스터 S에는 꽤 탄탄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스포츠 배기 옵션이 장착되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노멀배기 쪽이 수평대향 엔진 특유의 순도를 느끼게 해주는 소리를 들려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아쉬움도 포르쉐이기에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서두에 이번 718 박스터의 중요한 변화로 꼽았던 ‘커넥디드’. 718 박스터에는 ‘PCM’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911보다 먼저 적용되어 있다. 인터넷을 통해 내비게이션소프트웨어를 최신 상태로 업데이트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기능이 PCM에 의하여 가능하게 된 것은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이다. 지금까지 포르쉐의 각 모델들에 장착된 빛바랜 듯한 화면의 내비게이션이 바뀌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라디오도 스트리밍을 통해 전 세계의 방송국 채널을 들을 수 있다. 그 밖에도 애플의 아이폰을 차 내에서도 거의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카플레이(CarPlay) 또한 적용되어 있다. 일반 세단이라면 이젠 일반적인 일이 되고 있지만 스포츠카 전문 메이커인 포르쉐가 이러한 변화를 단행했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718 박스터는 엔진의 변화에 의해 운전할 때 받는 감흥이 크게 달라졌다. 포르쉐는 4기통 엔진을 적용하며 포르쉐의 미드십 스포츠카를 재정의 하고 있다. 비록 자연흡기 6기통 엔진에서 얻을 수 있던 엔진의 감각과는 달랐다 하더라도 그것은 시대의 요청에 부응한 결과이다. 그것보다 숙성된 섀시와 서스펜션, 정밀한 PDK의 전자 제어 등으로 구성된 자동차 전체의 종합적인 완성도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또한 PCM 및 CarPlay 탑재의 의의도 중요하다. 718 박스터의 등장은 박스터 20년의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를 일군 모델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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