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선웅 | D세그먼트 쿠페의 표본 - BMW 420i 쿠페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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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체인지되어 공개된 BMW의 신형 4시리즈를 부산에서 만났다. BMW 3시리즈를 베이스로 하고 있는 4시리즈 쿠페는 우아한 스타일링과 스포티한 성능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에 국내 공개된 모델은 더욱 날카로워진 디자인과 새로운 섀시가 적용된 모델로 지난 2017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되었다. 여름의 뜨거운 태양과 바다 내음 가득한 부산 일대에서 시승한 420i M 스포츠 패키지 모델을 소개한다.
BMW 4시리즈는 F30계 3시리즈 세단을 베이스로 한 쿠페 모델이다. 3시리즈 쿠페가 아닌 ‘4’시리즈 쿠페로 독립적인 라인업을 구성한 데에는 3시리즈의 연장선 상에 있는 모델이 아닌 새로운 모델임을 강조하고 싶은 BMW의 의도이다. ‘3시리즈보다 주행성능이 더 강조되고, 쿠페 스타일의 아름다운 외관까지 더해진 것이 바로 4시리즈’ 라는 것이 BMW의 설명이다. 아우디 A4 쿠페가 A5라고 불리게 된 것과 같다.
3과 4가 주는 차이는 크다. 같은 엔진, 같은 플랫폼으로 개발되었지만 4시리즈는 분명 3시리즈의 상위모델로 여겨진다. 실제로 4시리즈는 판매가 시작된지 4년 만에 전 세계판매 40만대 이상을 기록했다. 쿠페스타일의 모델로서는 고무적인 수치이다. 뿐만 아니라 3시리즈와 가장 유사해 보이는 4시리즈 그란쿠페의 판매가 4시리즈 전체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4시리즈가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영국, 독일 순이다.
하지만, 4시리즈의 인기와는 달리 6시리즈 쿠페는 단종되면서 서로 상반된 길을 가고 있다. BMWDML 쿠페 라인업은 2시리즈와 4시리즈, 6시리즈로 구성된다. 하지만, 6시리지 쿠페의 경우 지난 2월 단종되어 현대 6시리즈 그란쿠페와 6시리즈 컨버터블 만이 판매되고 있다. 두 모델 역시 단종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W는 6시리즈의 상위 모델인 8시리즈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BMW 프리미엄 쿠페의 명맥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어찌되었든, BMW의 라인업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4시리즈는 개발비가 비쌀 수밖에 없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모델들을 추가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는 모델이기도 하다. BMW그룹이 발표한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미니와 롤스로이스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총 매출액은 234억 4,800만 유로로 2016년 1분기보다 12.4% 증가했다. 순이익은 21억 4,900만 유로로 31% 늘었다. 그 중 자동차사업의 매출액은 206억 9,2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31.4% 증가한 22억 7,900만 유로였다. 인기있는 모델이 있는 만큼 판매가 부진한 모델도 있는 법이지만, 수익증대로 인해 파생 모델의 개발에 여력이 생겼다는 점은 분명하다.
BMW 4시리즈의 크기는 전장/전폭/전고 : 4,640/1,830/1,365mm 로 3시리즈보다 낮은 무게중심(쿠페: -40 mm, 그란 쿠페: -30mm, 컨버터블: -20mm),과 더 넓어진 윤거(전면: +14mm, 후면: +22mm)로 여기에 극단적으로 짧은 오버행까지 전형적인 스포츠카를 표방하고 있다. 쿠페라고 하는 장르는 스타일링 우선의 차다. 기능미보다는 예술적인 면을 더 중시하는 차 만들기를 한다. 가족 네 명이 모두 좋아하는 차가 아니라 운전자의 취향을 적극 반영하는 모델이다. 그래서 퍼스널 쿠페라고도 한다. 그런 만큼 성능에서도 정통 스포츠카에 가까워야 했다.
기존 4시리즈와 달라진 점이라면 BMW 뉴 4시리즈 쿠페, 컨버터블, 그란 쿠페 모두 신형 바이 LED(bi-LED) 헤드램프와 LED 안개등이 적용되었다는 점. 범퍼 아래 에어 인테이크 좌우를 좀 더 크게 해 공격성을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디자인된 풀 LED 리어 라이트와 에이프런 역시 강렬한 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4시리즈 디자인의 완성은 측면디자인이다. 매끄러운 루프라인과 어울리는 숄더 라인, 좁은 그린 하우스, 강조되어 있는 앞뒤 펜더 등으로 퍼스널 쿠페로서의 성격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2013년 BMW 4시리즈가 국내 처음 공개되던 자리에서 BMW의 익스테리어 디자인팀 소속인 한국인 강원규씨는 4시리즈를 통해 BMW 쿠페의 당당함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호프마이스터 라인과 사이드 캐릭터 라인 등 BMW의 그래픽은 여전하다. 멀티 스포크 디자인의 휠이 주는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인테리어는 기본적으로 3시리즈 세단과 같다. 주요 디자인이 같고 특히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다른 BMW에서 익히 익숙한 모습이다. 쿠페답게 대부분의 계기가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됐고 대시보드의 곡선도 스타일리시하다. 눈에 띄는 것은 차등화 된 소재 적용이다. 모두 같은 색이라서 얼핏 같은 재질로 보이지만 부위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손이 자주 가는 도어 트림은 가죽이다. 만져보면 고급 모델답게 푹신하다. 하지만 손이 잘 안 닿는 대시보드는 가죽보다는 못한 플라스틱이고 공조장치 하단과 그 옆은 재질이 좀 더 떨어진다. 원가 절감과 비주얼을 위한 아이디어가 잘 혼합되어 있다.
시트는 몸에 잘 맞고 조절은 모두 전동식이다. 4시리즈의 시트 포지션은 3시리즈보다 19mm가 낮다. 자동차에서 2cm는 꽤나 큰 차이여서 확실히 포지션 자체가 좀 더 스포티하다. 거기다 시트 쿠션의 앞쪽이 연장되는 기능도 있다. 스티어링 휠은 두툼해서 손이 작은 사람은 그립이 확실하지 않을 수 있다. 테두리에 고급 가죽을 적용해 수정한 라이닝 덕분에 그립감이 더욱 향상됐다. M 스포트 패키지여서 운전대 하단에는 M 로고도 박혀 있다.
2열은 겉에서 보는 것보다 넓다. 무릎 공간이 그렇게 부족하지 않고 시트 쿠션은 1열보다 단단한 편이다. 날렵한 루프 라인 때문에 3시리즈 세단에 비해 헤드룸은 낮다. 트렁크 용량은 445리터이며 2열 시트를 접으면 더 넓어진다.
처음 4시리즈가 국내 출시되었을때는 가솔린 모델의 경우 2.0리터의 428i와 3.0리터 435i 2가지 모델이 출시되었다. 하지만, 지난 해 최신 엔진이 적용되면서 가솔린 엔진의 경우 420i와 430i 2가지 엔진으로 구성된다. 참고로 디젤 모델의 경우 종전의 420d와 함께 435d 모델도 판매되고 있다. 뉴 4시리즈 쿠페와 그란 쿠페에 탑재된 2리터 직렬 4기통 420i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4기통 2리터 터보는 직렬 6기통 자연흡기를 대체하는 개념이다. 버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출력은 엇비슷하다. 반면 연비는 크게 좋아졌다. 연비만을 위한 다운사이징이라면 외면을 받기 쉽다. 하지만 BMW는 성능에 대한 불만이 없도록 만든다. 운전해 보면 불만을 가질 부분이 별로 없다. 굳이 따지자면 엔진 소리나 질감 정도이다.
184마력의 엔진은 빠르게 터보의 부스트가 차고 줄기차게 힘이 이어진다. 최대 토크가 1,350 rpm부터 시작되니까 실질적으로 터보의 지체 현상은 없다고 봐야겠다. 실제 느낌도 매우 빠르고 반응이 아주 자연스럽다. BMW는 터보도 자연흡기의 느낌을 내도록 세팅한다. 물론 상위 엔진의 모델들에 비해 엔진사운드는 다소 미약하다.
트랜스미션은 8단 AT. 부드러움과 고속도로에서 가능한 낮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해 연비 성능을 높이고 있다. 디젤과 마찬가지로 터보차저로 보다 낮은 회전역에서의 토크를 두텁게 해준다. 여기에 아이들링 스톱을 채용해 연비성능의 향상을 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발진해 나가면 토르콘식 AT이면서도 수동변속기 같은 후련한 시프트 업 감각이 일품이다.
고속 안정성도 괜찮다. 고속 주행 시 하체의 움직임이나 스티어링 감각이 안정적이다. 이번 시승은 아쉽게도 오랜 시간을 운전할 수 없었다. 한정된 차량 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많은 인원이 시승회에 참석해 2시간의 짧은 시간동안 3명의 기자가 교대로 운전을 해야 했다. 이런 경우 기본적인 내용은 파악할 수 있지만, 4시리즈 만의 깊은 매력을 체험하기엔 분명 한계가 있다.
주행모드는 에코 프로,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의 4가지 모드. 드라이빙 퍼포먼스 컨트롤을 컴포트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전혀 다른 차가 된다. 작동하면 서스펜션과 액티브 스티어링, 트랜스미션과 스로틀의 반응이 빨라진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ESP가 OFF 상태로 되므로 감안해야 한다. 통상 주행이라면 스포츠 + 모드로 굳이 바꾸어 달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일반 도로에서의 시승은 컴포트 모드로 충분하다. BMW 드라이빙 센터 서킷에서 4시리즈 쿠페를 체험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는 부분이다. 와인딩 로드에서는 리어의 추종성이 압권이다. 코너에서의 진입각과 이탈각이 세단과 분명히 차이가 난다.
와인딩로드에서의 다이내믹 한 움직임도, 일반 도로 그리고 고속도로에서 상쾌한 크루즈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것이 바로 420i 쿠페의 실력이다. 또한, 의외로 넓은 운전석과 편안한 뒷좌석, 충분한 크기의 트렁크 공간, 그리고 이번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추가된 편의장치 등 실용성이나 안전성도 두루 갖춘 4시리즈 쿠페. 자동차 자체도 근사하지만 운전석에 앉아 드라이빙을 즐기는 것이 더욱 근사한 차량이다.
주요제원 BMW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40×1,830×1,365mm
휠베이스 : 2,810mm
차량중량 : 1,600kg
연료탱크 용량 : 60리터
트렁크용량 : 445리터
엔진
형식 : 1,998cc 4기통 터보
최고출력 (마력/rpm) : 184/5,000
최대토크 (kg·m/rpm) : 27.6/1,350-4,600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자동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5링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타이어 : 225/40R19, 255/35R/19
구동방식 : FR
성능
0-100km/h : 7.5초
최고속도 : 236km/h
복합연비 : 11.1km/리터
CO2 배출량 : 154g/km
차량 가격 : 5,8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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