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날쌘돌이 스토닉 생애 첫 車를 겨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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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닉/사진제공=기아차 |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산 차가 쌍용자동차의 '코란도(2001년식)'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3000만원에 가까운 거금이 들어간 이 차를 구입하면서 고려했던 건 딱 두 가지였다. 차 색상과 판매가격.
당시 레전드급 인기를 누리고 있던 모델이라 그랬는지 사고 싶다는 욕망이 이성을 완벽(?)하게 제어했다. 어렴풋이 벤츠 엔진을 달았다는 얘기를 들은 것으로 성능에 대한 의문을 품지 않았다. 한마디로 따지지도 묻지도 않은 '호갱(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이었던 셈이다.
요즘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 첫차를 고르는 젊은 고객들의 기준이 까다로워진 것이다.
기아자동차가 '2030세대' 생애 첫차를 겨냥해 야심차게 내놓은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용차량) '스토닉(STONIC)'의 마케팅 포인트만 봐도 그렇다. '경제성'과 '스타일(디자인)', '안정성' 등 소형 SUV 고객들이 원하는 3대 핵심 요구를 완벽하게 충족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은 기본이고 연비도 좋으면서 성능은 물론 안전성도 떨어지면 안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 진행된 스토닉 시승 행사도 이런 부분에 중점을 뒀다. 실제로 서울 김포공항 인근 메이필드 호텔에서 경기도 남양주의 한 카페까지 편도 75km로 구성된 시승 코스는 도심 주행(5㎞)과 고속주행(47km), 국도주행(23㎞)을 골고루 체험할 수 있도록 짜여졌다.
우선 'SPEEDY(재빠름)+TONIC(으뜸음)'으로 이뤄진 차명에서 알 수 있듯 날렵한 이미지로 스포티한 감각을 살린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다. 차문을 열고 좌석에 앉아보니 예상과 달리 앞·뒤 공간이 넉넉했다. 실용성을 강조한 실내 디자인도 군더더기가 없어 보였다.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으니 속도가 붙는 느낌이 확 와 닿았다. 날쌘돌이처럼 치고 나가는 가속감도 좋았다. 다만 페달을 누르는 속도보다 차가 먼저 내달린다는 느낌이 있어 불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어진 고속주행 구간에서 안정감이 유지되면서 걱정은 사라졌다.
차선 이탈이나 후측방 차량 접근, 전방차향 충돌 위험시 나오는 경고음은 안전을 지켜주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여러 차례 시험해본 코너링과 급제동력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이 별로 없어 놀랐다.
무엇보다 마음에 든 건 '탁 트인 시야'였다. 시원하게 확보된 전방은 편안하고 쾌적한 운전을 가능하게 했다. 마치 운전에 자신 없는 초보자를 배려해준 느낌이랄까.
시승이 끝난 뒤 마지막에 체크해 본 연비도 동급 최고 수준이라는 공언대로였다. 공인연비는 리터(ℓ)당 16.7㎞(17인치 타이어 기준)였지만 실 연비는 리터당 19㎞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가격은 1895만원부터다. 스토닉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끝판왕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 정도면 운전석 의자를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불편함 정도는 참을 수 있지 않을까. 생애 첫 차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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