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선웅 | 르노삼성 SM7 노바 LPe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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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은 SM5에 이어 SM7에도 LPG 모델을 추가했다. V6 2.5 가솔린 엔진과 V6 3.5 가솔린 엔진에 이어 2.0 LPLi 엔진이 탑재된 SM7 노바 LPe 모델을 지난 3일 출시했다. 올 1월 가솔린, 디젤, LPG 라인업의 신형 SM5를 출시하면서 르노삼성차는 다양한 엔진 라인업으로 내수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목표를 위한 두 번째 모델이 바로 SM7 노바 LPG 모델이다. 무엇보다 경제성을 중시한 차량인 만큼 국내 LPG 차량의 현황과 SM7 노바 LPe의 경쟁력을 중심으로 정리해 소개한다.
올 1월 SM5 노바 출시 현장에는 SM5 택시 모델이 무대 중앙에 위치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영업용 시장에서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르노삼성은 SM5 노바 LPG 모델을 통해 국내 LPG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리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LPG 자동차 시장은 현대기아차의 LPG 차량들이 95%에 가까운 점유율로 독점하다시피 한 시장이었다. 올 상반기 4만 5천여대가 팔린 현대 쏘나타 가운데 절반인 2만 7백여대가 LPG 차량이었고, 2만여대가 판매된 K5도 9987대가 LPG 모델이었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판매된 SM5 노바 LPLi 모델의 판매대수는 총 2325대. 전년동기 대비 22%가 증가하며 선전했다. 독점에 가까운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일 수 있었던 계기는 국내 최초로 적용된 도넛형 연료탱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도넛형 연료탱크는 트렁크 하단에 위치해 직접 눈에 보이지 않아 거부감을 줄이는 것과 함께 적재공간도 크게 늘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리고 르노삼성차가 올해 추구하는 목표인 ‘내수시장에서 LPLi엔진 비중 40%’를 달성하기 위한 두 번째 단계로 SM7 노바에도 LPG 모델이 추가되었다. SM7 노바에 장착된 LPLi 엔진은 SM5 노바 LPLi 모델과 같은 엔진 사양을 가지고 있다.
SM7 노바 LPe는 SM5의 LPG 모델과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 SM5 LPG 모델이 영업용 차량에 대한 비중이 컸다면 SM7 LPG 모델은 일반 고객들을 위한, LPG 차량을 구매가능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LPG차량은 기본적으로 일반인의 구매가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택시와 장애우 대상인 경우, 그리고 랜터카의 경우 LPG차량의 구입이 가능하다. 앞서 말한 대로 SM7 LPG 차량의 경우 이 중 장애우와 특히 랜터카 수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장기랜터카 시장의 국내 성장세는 가파르다. 한 예로 SK랜터카의 경우 2011년 1,500대밖에 안됐던 개인 장기 렌터카는 2012년 3,600대, 2013년 7,700대, 2014년 1만3,000대 등으로 매년 2배 정도씩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법인 차량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개인 장기 랜트의 경우 10% 채 안되었지만 올해에는 그 비중이 25%까지 증가했다고 한다. SM7 LPe는 바로 이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SM7 노바 LPe는 일반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르노삼성차가 선보이고 있는 세단들, SM3와 SM5 그리고 SM7에 이르는 디자인 컨셉은 우아함이다. 르노그룹의 컨셉트카 이니셜 파리의 것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SM7의 디자인은 강인함과 부드러움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SM7는 동급 준대형 모델들 중 가장 큰 차체를 가지고 있다. 전장이 그랜저, K7보다 길고 전폭도 알페온까지 포함해 가장 넓다. 물론 그만큼은 모두 실내 공간에 배려된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는 4,995×1,870×1,480mm, 휠 베이스 2,810mm. 그랜저 5G는 4,910×1,860×1,470mm, 2,845mm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변화는 없다. 시승차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빠진 버전으로 중앙에 모니터가 있던 가솔린 버전의 모델과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디자인에 변화는 없다. 경제성을 중시하는 모델인 만큼 옵션이 배재된 모델의 선호가 높을 것 같다. 계기판은 좌우 엔진회전계와 속도계를 큼지막하게 배열하고 있다. 트림 컴퓨터 디스플레이 창이 가운데 있다. 각종 디지털 감각의 그래픽을 다용하는 오늘날의 모델들에 비하면 단순한 처리이다.
시트는 5인승.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전동 조절식이다. 리어 시트는 폴딩이 되지 않는다. 신장이 170cm인 필자가 앉으면 머리공간은 주먹 하나가 빠듯하게 들어간다. 넓이는 여유가 있다. 실내장이 1,870mm로 선대 모델에 비해 85mm나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내 요소 가운데 특징 중 하나는 넉넉한 공간의 센터 콘솔박스, 도어 포켓, 글로브 박스이다. SUV부럽지 않은 수납공간을 갖추고 있다. 글로브 박스는 꾀나 크다. 트렁크도 차체의 프로포션에서 상상하던 것보다 길고 크다. 도넛형 연료탱크의 진가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실린더형 연료탱크에 비해 도넛형 연료탱크가 장착되는 경우 트렁크 공간이 40% 더 늘어난다. 실제 눈으로 마주하는 공간활용도는 더 좋은 편. 뒷좌석 스키쓰루를 통해 긴 적재물도 실을 수 있다는 장점도 더해진다.
엔진은 2.0 CVTC II LPLi 엔진에 6단 수동모드가 지원되는 무단변속기가 조합된다. 앞머리가 들리는 반응이 있었던 SM5 LPe와는 달리 급가속시 거동의 변화는 없다. 풀 가속을 하면 6,000rpm 부근까지 바늘이 순간적으로 올라가며 가속한다.
좀 더 발 끝에 힘을 실으면 들려오는 엔진음이나 배기음이 가솔린이나 디젤과는 확연히 다르다. 소리의 크기가 커진다기 보단 음색에서 차이를 보인다. 풀 가속을 하면 RPM게이지의 바늘은 레드존을 향해 빠르게 포물선을 그리지만 그렇다고 가솔린 엔진이 보여주는 것만큼 힘을 내주진 못한다. 물론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동력 성능에 있어서 아무래도 부족함을 보인다. 택시나 장애우용으로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문제될 부분은 아니다.
SM7 노바 LPe는 역시나 부드러운 승차감을 추구하고 있다. 노면의 정보도 제법 읽어 낸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운전특성 때문에 느끼지 못할 수 있으나 와인딩이 연속되는 도로에서 좌우 쏠림이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다만, 경쟁 모델들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세련된 코너링에서는 부족함이 보인다.
SM7 노바 LPe의 복합연비는 8.6km/ℓ (도심: 7.8km/ℓ, 고속도로: 9.9km/ℓ)로 가솔린이나 디젤모델에 비해 낮다. 실제 시승을 위한 주행을 마친 후 계기판에 표시된 것은 6.7km/리터. LPG는 열효율이 낮은 한계로 인해 상대적으로 좀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제 혜택으로 인한 연료비의 차이로 가솔린 차량과 비교해 유지비 면에서는 저렴하다. 1년 15,000km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LPG 가격을 800원으로 가정해 보면, 약 140만원의 유류비와 자동차 세금 519,480원이 추가되어 약 192만원의 차량 유지비가 발생한다. 같은 거리를 주행하는 2.5 가솔린 모델과 비교하면 100만원 정도가 저렴한 편. 연료 효율은 떨어지지만 세제해택으로 다소 저렴하게 운행할 수 있다.
사실 차량의 성능보다 SM7 노바 LPe에서 기대하게 되는 부분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경제성이다. 현대 그렌저 3.0 LPG 모델이 SM7 노바 LPe의 가장 큰 경쟁 모델이긴 하지만 구입시 조건을 놓고 본다면 SM7 노바 LPe가 좀 더 유리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 배기량차이로 인해 자동차세도 적을뿐더러 유류비에 대한 부담도 적고 또, 차량의 판매가격 자체도 100만원 정도 저렴하다.
SM7 노바 LPe는 기존 2.5리터나 3.0리터 가솔린 엔진 모델이 가진 주행성과 동력성능과 비교해서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보는 LPG 차량인 만큼 유지비나 구입조건 등에 있어서는 경쟁 차종을 앞서고 있다. 올해 초 르노삼성은 SM5 노바를 선보이며 전력을 다할 것을 공표했었다. 라인업이 부족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틈새를 공략하고 판매 네트워크와 A/S의 강화를 선언했다. 상반기 실적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SM7 노바 LPe가 추가된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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