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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2017 코란도C 시승기, 새 술은 새 부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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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코란도C는 두 번째로 얼굴을 고친 부분변경 모델이다. 쌍용차는 내부적으로 '5세대 코란도'라고 칭했지만 5세대라는 명칭은 다소 민망하다. 안팎의 디자인을 다듬고 상품성을 끌어올렸지만 경쟁자들이 녹록치 않다. 새 술을 담을 새 부대가 절실하다.

지난 해는 쌍용차에게 최고의 한 해였다. 효자 모델인 티볼리와 그 가지치기 모델인 티볼리 에어가 쌍두마차로 나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창사 이래 12월 최다 판매와 14년 만의 연간 판매 15만 대 돌파 등 숱한 기록을 세웠다. 한 때 풍전등화같던 쌍용차의 화려한 부활을 알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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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엔트리 모델인 티볼리는 수익성이 높지 않고, 여타 모델들은 이제 나이가 지긋하다. 올해 플래그십 SUV인 Y400의 출시가 예정됐지만 이 역시 성공을 확신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신형 코란도C는 당연히 어깨가 무겁다.

코란도 브랜드는 역사가 깊다. 지금에야 코란도C,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투리스모 등 3종의 모델이 코란도라는 이름을 공유하지만, 한 때는 국산 정통 오프로더의 상징이었다. 1974년 1세대 모델이 만들어졌으니 올해로 43년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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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이번 17년형을 5세대로 칭한다. 4세대에 해당하는 코란도C가 부분변경을 거치며 4.5세대가 됐고, 이번이 두 번째 부분변경이니 5세대라는 논리지만, 공감하기는 어렵다. 그냥 4세도 코란도C의 두 번째 부분 변경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변화의 핵심은 디자인이다. 우선 전면부 디자인이 완전히 바뀌었다. 기존 모델이 상당히 투박하고 전면부에 무게중심이 쏠린 디자인이었다면 헤드라이트 면적을 줄이고 날카롭게 다듬은 신형은 날렵하면서도 안정감 있다. 처음 사진으로 봤을 때는 어색했는데, 실물을 보다 보니 균형감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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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이트에는 이너 렌즈가 삽입된 11개의 LED가 박혀 주간주행등을 구성하며, 라이트 내의 그래픽이 라디에이터 그릴과 연결되며 제법 남성적인 냄새를 풍긴다. 티볼리에 이어 적용된 숄더 윙 라디에이터 그릴은 Y400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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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퍼 하단의 방향지시등과 안개등도 디자인이 개선됐고, 범퍼 자체도 투톤을 적용하는 등 이전보다 도심형 SUV 색을 빼고 오프로더 분위기를 살리는 데에 집중했다. 후면부에도 투톤 범퍼와 스키드 플레이트가 적용됐는데, 정작 테일램프 디자인은 전혀 바뀌지 않아 세련된 앞모습과 다소 부조화를 이룬다. 뒷모습도 손질했다면 5세대라는 타이틀이 덜 무색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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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에서는 운전석 주변이 약간 바뀌었을 뿐이다. 세련된 스티어링 휠과 컬러 변경이 가능한 신규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적용됐다. 스티어링 휠은 티볼리의 것처럼 각을 한껏 살린 형태인데, 손에 잡히는 느낌은 나쁘지 않지만 그립부의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었으면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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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비전 클러스터는 시인성이 개선됐는데, 컬러 변경 기능이 여성 소비자에게 인기있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우드 트림을 삭제하고 패턴 그레인 트림을 부탁해 보다 젊고 스포티한 분위기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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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코란도C는 패밀리 카보다는 퍼스널 카의 성격이 강했다. 라이벌인 투싼, 스포티지와 마찬가지로 운전자와 배우자 정도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2017년형에서는 패밀리 카로서의 아이덴티티를 더 강조하는 모양새다. 그래서 캐치 프레이즈도 '우리 가족 첫 번째 SU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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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케팅이 가능한 이유는 동급에서 가장 뛰어난 2열 활용도 덕이다. 복합소재를 활용해 시트 승차감을 대폭 개선했을 뿐 아니라 2열 시트의 폭넓은 리클라이닝 기능, 동급 유일의 2열 플랫 플로워 등이 차별화된다. 실제로 300km에 육박하는 시승 중 절반 가량을 뒷좌석에서 체험했지만 공간도 안락하고 큰 피로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 밖에도 2단 러기지 트레이와 2열 풀 플랫 폴딩 기능 등 적재능력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것이 쌍용차의 설명이다. 최신 플랫폼이 아님에도 경쟁모델 대비 우세한 장점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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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트레인은 기존과 동일하다. 코란도C는 유독 많은 파워트레인 변화를 겪어 왔는데, 현재는 유로6에 대응하는 2.2L 직렬 4기통 디젤 엔진만 탑재된다. 자체적으로는 'LET(Low-End Torque)'라고 불리는 이 엔진은 1,400~2,800rpm의 넓은 실용영역대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점이 특징이다. 최고출력은 178마력, 최대토크는 40.8kg.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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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조합되는 변속기는 아이신제 6속 자동변속기. 기본형 트림에서는 수동도 선택이 가능하다. 변화가 있다면 기존 스티어링 휠에 있던 변속 버튼이 삭제돼 수동변속은 토글 시프트에만 의존해야 한다는 점. 수동변속을 자주 해야 할 차는 아니니 썩 불편하지는 않다. 옵션에 따라 전자제어식 AWD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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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감각은 이전과 대동소이하다. 정차 상태에서 가속 시 극초반에 약간의 터보랙이 느껴지지만, 회전수를 조금만 올려 1,400rpm을 넘는 순간 힘찬 가속이 가능하다. 정차 후 출발이 아닌 일반적 주행환경에서는 항상 최대토크 구간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혀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없다.

엔진은 경쟁 모델에 없는 밸런스 샤프트와 4점식 엔진 마운트 등의 적용으로 소음 진동이 잘 억제됐다. 다만 디젤 엔진 특유의 쇳소리같은 소리가 유입되는 점은 다소 아쉽다. 최근의 타사 디젤 모델들은 그런 소리까지도 걸러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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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AWD가 적용돼 다소 둔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의외로 코너에서도 후륜의 추종성이 좋다. 기본적으로 지상고와 시트고가 높아 롤링이 많이 느껴지지만 코너에서의 기본기는 나쁘지 않은 셈이다.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가 적용됐다.

서울 강남에서 강원도 화천까지 왕복 270km 가량의 구간을 시승했는데, 운전자를 교대하며 동승석이나 뒷좌석에 앉을 기회도 있었다. 사실 구동계가 이전 모델과 같아서 운전하면서는 큰 감흥이 없었지만, 기대 이상의 거주성은 퍽 만족스러웠다. 시승차에 적용된 인피니티 사운드 시스템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음색이 뛰어났고 어느 자리에서든 큰 피로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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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패밀리 SUV를 지향하면서도 2열의 편의사양이 너무 부족하다.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타겟 마켓이 바뀌었다면 후열 송풍구나 하다못해 시거잭 정도는 추가됐어도 좋았을 것이다. 1열에서도 좌우 독립공조 등 경쟁 모델에 갖춰진 사양이 없는 점은 아쉽다. 정작 이번에 처음으로 적용된 전방 카메라는 오히려 별로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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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정리해 보자. 새로운 코란도C가 패밀리 카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을까? 우선은 Yes다. 기본에 충실한 주행성능과 있을 건 다 있는 인테리어, 깔끔하게 다듬어진 새 디자인까지 모든 부분에서 준수한 실력을 갖췄다. 특히 패밀리 카의 미덕인 2열 거주성에 개인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적수들이 만만치 않다. 가령 투싼과 스포티지는 1.7L 디젤, 2.0L 디젤 등 두 가지 라인업을 마련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연비·세금 양면에서 코란도C보다 경제적이다. 젊은 운전자에게 경제성은 포기하기 어려운 덕목이다. 더 작고 효율적인 엔진이 아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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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코란도C에게는 티볼리 에어라는 내부적 라이벌도 존재한다. 물론 쌍용에서는 티볼리 에어를 경쟁사 1.7L급 SUV, 코란도C를 경쟁사 2.0L급 SUV의 라이벌로 포지셔닝했지만, 어쨌든 생애 첫 패밀리 SUV라는 시장을 공유한다. 편의사양도 대등하고 트렁크 공간을 비교해봐도 떨어지지 않는다. 반면 티볼리 쪽이 더 저렴한데다 신형이다.

경쟁력이 있는 것과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부활과 함께 새로운 술을 따르는 쌍용차에게 새 부대가 절실하다. 새로운 코란도C는 리프레쉬는 될 수 있겠지만 새 부대라 하기에는 아쉬움도 적지 않다. 코란도C 후속인 C300은 2019년 출시된다.

이재욱기자 siegussr@naver.com
제공
자동차와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터리언 (www.motori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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