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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G4 렉스턴 ‘낚시승기’…새로운 모험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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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얼굴을 내밀었던 해가 구름 사이로 사라졌다. 바람에 갈대가 서로 쓸리며 서걱서걱 소리 냈다. 수면의 일렁임은 잦아들었다. 느슨했던 줄을 조금씩, 천천히 당겼다. 툭툭. 봉돌이 수면 바닥을 긁으면, 그 진동이 고스란히 두손에 전달됐다. 잔잔했던 수면에 파장이 일며, 낚시대 끝이 불규칙하게 떨렸다. 순간, 낚시대는 활처럼 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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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닥파닥. 물고기가 튀어오르며 격렬하게 몸을 흔들었다. 낚시대를 들어올려 릴을 감았지만, 이미 고기는 바늘을 뱉어버렸다. 또 다시 실패. 스트레스 받은 고기는 쉽게 미끼를 물지 않으니 이동해야만 했다. 2m가 넘는 낚시대를 굳이 접지 않아도 될 만큼 G4 렉스턴의 실내공간은 광활했기 때문에 이동의 번거로움이 줄었다. 사이드 스텝을 밟고 올라서서, 주변을 살폈다. 비포장도로를 거침없이 달리며, G4 렉스턴과 새로운 포인트로 향하는 모험을 다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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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낚시라고 하면, 자그마한 의자에 앉아 낚시대를 드리우고 하염없이 물고기를 기다리는 그림을 생각하게 된다. 혹은 배를 타거나, 파도치는 갯바위에서의 낚시를 떠올린다. 낚시는 어종에 따라 낚시법이 전부 다른데, 배스 낚시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강, 하천을 따라 계속 이동하며 숨은 배스를 찾아다닌다. 출조를 나갈때면 반나절 이상을 걷게 된다. 한마리도 못잡는 날이면, 깊은 좌절과 패배감까지 더해진다. 그럼에도 다시 떠나는 이유는, 꼭 배스를 잡지 못한다고 해도 여정 자체가 주는 두근거림이 충만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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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목적지는 평택으로 잡았다. 평택은 쌍용차의 본사가 있는 곳으로, G4 렉스턴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거대한 평택호/아산호로 흐르는 여러 하천과 수로가 있고, 서해 바다와도 인접했기 때문에 많은 낚시꾼들이 즐겨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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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은 차량 통행만 원활하면 서울에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서울 상암동에서 몇몇 고속도로를 경유하며 쉽게 평택시 오성면 당거리까지 도달했다. G4 렉스턴은 고속도로 위에서 뛰어난 승차감을 선보였다. NVH(Noise, Vibration, Harshness)에 있어서는 탁월한 기량을 발휘했다. 또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2.8kg.m의 힘을 발휘하는 2.2리터 LET 디젤 엔진과 G4 렉스턴의 최적화는 매우 이상적이었다. 특히 엔진회전수가 낮은, 정속주행 상태에서 최대토크를 끌어올리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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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平澤)은 이름처럼 확 트인 평지가 보편화된 곳이다. 험난한 ‘오프로드’는 없었지만, 포인트를 바꾸기 위해서 논과 논 사이의 비포장 도로를 계속 달려야 했다. 농기계와 화물트럭이 끊임없이 다니는 탓에 움푹 패여있는 곳이 많았다. 또 수풀이 우거진 지역을 통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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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4 렉스턴에겐 너무나 쉬운 난이도였다. 또 도심에서 시승할 때, 크게 와닿지 않았던 ‘피지컬’의 우월함이 단번에 느껴졌다. 넉넉한 진입각과 이탈각 덕분에, 논밭의 높은 둔턱을 쉽사리 오르고 내렸다. 높은 지상고는 주변을 탐색하기 용이한 탁 트인 시야도 제공했다. 압도적인 트렁크 공간도 큰 장점이었지만, 2열 시트를 접어 들어올리는 ‘더블 폴딩’이 굉장히 용이했다. 낚시대를 휙 던지고 출발하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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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배스를 잡기 가장 어려운 계절이다.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이른바 ‘턴오버’가 발생하고, 물속의 용존산소량이 줄어든다. 산소가 부족하니, 배스도 굳이 힘들게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숨어있는 배스를 찾기 위해 수풀을 헤쳐 물가로 내려갔다. 숨을 죽이고, 조심스럽게 수풀 사이에 지렁이 모양의 루어를 담갔다. 시간은 흐르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자괴감이 밀려왔다. 못난 실력보단 포인트 탓을 하며 다시 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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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 등받이를 최대한 젖히고, 눕다시피 앉았다. 다리 쫙 벌리고, 고개를 뒤로 젖히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새벽부터 강바람을 맞은 탓인지 나파 가죽으로 제작된 시트가 이불 속처럼 포근했다. 배스를 꼭 잡고 싶은데 엉덩이는 무겁기만 했다. 조금씩 몸은 기울어져 아예 드러눕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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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4 렉스턴은 ‘럭셔리’를 지향하면서 실내에 최고급 가죽을 아낌없이 썼다. 여전히 플라스틱의 질감은 거친 느낌이 있지만, 생색낼 부분은 분명 많아졌다. 신경을 많이 쓴 센터페시아는 네덜란드 기업 ‘레이델 오토모티브’의 한국 지사인 ‘유진레이델’이 제작했다. 유진레이델은 쌍용차와 르노삼성차의 콕핏 모듈, 도어 트림, 센터 콘솔 등을 만들고 있다. 이밖에 쌍용차 역사상 가장 화려한, 심지어 현대기아차보다 돋보이는 7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 우리나라 도로환경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현대엠엔소프트의 내비게이션, 인피니티 오디오 시스템 등 다양한 질좋은 장비까지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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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G4 렉스턴의 뒷좌석에서 오래오래 잠들고 싶었지만, 서부간선도로의 지옥이 시작되기 전에 서울로 향해야 했다. 비록 직접 배스를 잡진 못했지만, 여정을 함께 한 동료는 운 좋게 한마리를 건졌다. ‘나쁜 이미지’가 강하지만, 배스의 표면은 아주 매끈했고, 얼굴은 귀여워 보이기도 했다. 자주 만나자, 배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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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는 레저 활동의 정점이다. 캠핑, 드라이브, 등산, 물놀이, 요리 등 수많은 취미 생활을 전부 아우른다. 이미 여러 방송사에서 낚시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또 최근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국내여행 중 취미나 운동 활동 계획’ 조사에 따르면 낚시는 국민 취미생활 부동의 1위였던 등산을 앞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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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 문화의 트렌드 변화의 중심에는 자동차가 있다. 특히 SUV의 유용함은 불가능했던 많은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단순히 SUV를 한대 장만했을 뿐인데, 삶이 바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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