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박시승기] 도요타 신형 캠리, 진화한 글로벌 패밀리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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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캠리는 처음부터 가족을 위한 가족 중심의 차였다. 8세대 캠리도 마찬가지. 외관은 다소 공격적으로 다듬었지만, 혼자보다는 여럿이 타는 차임을 염두에 두고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상품성 개선이 이뤄졌다.
신형 캠리 수석 엔지니어인 카츠마타 마사토도 “신차는 지난 35년간 쌓아온 캠리만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제작됐다”며, “7번의 진화 끝에 탄생한 모델인 만큼 글로벌 패밀리세단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주행성능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았다. 새로운 직렬4기통 2.5L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207마력(6600rpm), 최대토크 24.8kg·m(5000rpm)의 성능을 발휘하고,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부드러운 가속을 제공했다.
급가속보다 천천히 속도를 높여갈 때, 이 차의 진가가 드러났다. 캠리는 다수를 위한 중형 패밀리세단이다. 따라서 부드러운 주행질감을 지향한다. 정숙한 실내환경, 안락한 승차감 모두 오른발을 가볍게 가져갈 때 실현된다.
흡차음재를 듬뿍 넣은 차체는 소음과 진동을 효과적으로 잡아냈다. 특히, 차체 하부에 대폭 적용된 흡음재는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최소화한다. 저중속을 지나 고속까지 시종일관 차분한 실내환경이 구현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대 이상으로 조용하다.
주행질감은 꽤 안정적이다. 구형 대비 비틀림 강성이 30% 향상된 저중심 모듈형 TNGA 플랫폼과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세팅이 노면의 크고 작은 충격을 적절히 상쇄한 덕이다. 코너를 돌아 나가거나 무게 이동시 롤도 크지 않았다.
실연비는 11.8km/l를 기록했다. 복합연비인 12.3km/l와 큰 차이가 없다. 도요타는 신형 캠리 효율 향상을 위해 일자형 흡기 포트와 멀티홀 직분사 인젝터를 넣고, 열효율을 41%까지 끌어올렸다. 허투루 버려지는 연료량을 줄였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이전 모델보다 1.7km/l 더 높은 효율을 갖췄다.
주행모드는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신형 캠리 프로젝트 매니저인 토루 후쿠시마는 “에코, 노멀, 스포츠로 구성된 주행모드는 V6 가솔린 또는 하이브리드 버전에만 들어간다”며, “2.5L 가솔린은 D와 S 기어만으로도 충분히 효율적이면서 재미있는 주행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행 안전 기능으로는 도요타 세이프티 센스가 기본 적용됐다. 해당 시스템은 차선이탈 경고장치, 긴급제동 보조장치,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오토매틱 하이빔 등으로 구성되고 운전자가 알게 모르게 부지런히 작동됐다.
외관은 평범함과 거리가 있다. 좌우로 널찍한 그릴과 날카로운 헤드램프가 만든 인상은 다소 공격적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불호에 가깝지만, 지극히 무난한 차에 포인트를 줬다고 생각하면 일부 수긍이 가기도 한다. 차체 크기는 구형과 비교해서 길이는 30mm, 휠베이스는 50mm씩 길어졌고, 넓이는 20mm가 늘어났다. 역동적인 실루엣과 넉넉한 실내공간을 동시에 실현했다.
인테리어는 플라스틱과 우레탄 패널을 정교하게 다듬어 빈틈없이 맞물린 점이 인상적이다. 7인치 클러스터 디스플레이와 8인치 센터페시아 터치스크린은 깔끔한 그래픽을 통해 각종 차량 정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7인치 클러스터 디스플레이의 한글 부재다. 이에 대해 도요타코리아 측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조속히 한글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버킷 스타일 시트는 몸을 잘 감쌌다. 오래 앉아 있어도 몸이 불편하지 않았다. 시트 내부 스프링 위치 이동을 통해 가장 편안한 앉은 자세를 찾아낸 덕분이다. 다만, 이전 세대 대비 22mm 내려간 시트 위치는 피부로 확 와 닿지 않았다. 여전히 살짝 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신형 캠리는 상품성 높은 중형 패밀리세단이었다. 겉모습은 튈지 몰라도 주행질감은 한 없이 조용하고 편안했다. 여기에 부족함 없는 효율성과 실속 있는 안전편의품목, 그리고 넉넉한 실내공간도 아낌없이 챙겼다. 그래서인지 타면 탈수록 그 가치를 더해가는 차라고 느껴진다.
국내 출시 가격은 3590만원으로, 국산 중형 세단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수입 중형 패밀리세단 중에서는 꽤 합리적인 편이다. 괜찮은 선택지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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