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X5 40e & M50d “결국 목표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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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과 성능이 공존하는 ‘꿈의 차’를 만들기 위한 브랜드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 등 완전히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자동차에 대한 연구도 빠르게 전개되고 있지만, 여전히 기존 내연기관을 활용한 방식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BMW는 X5를 통해 내연기관의 다양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하거나, BMW만의 독특한 터보 차저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운 좋게 독일 뮌헨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된 X5 xDrive 40e를 시승했고,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트리플 터보’가 적용된 X5 xDrive M50d를 탔다. 이들이 추구하는 바는 결국 비슷했지만, 그 성격이나 시스템은 완전히 달랐다.
# X5 xDrive 40e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
겉으로 봐선 크게 특별할 것도 없었다. 왼쪽 휀더에 충전을 위한 포트가 있는 것, 트렁크에 붙은 다소 생소한 ‘eDrive’란 뱃지를 제외하면 여느 X5와 다를게 없었다. 실내도 센터 콘솔에 ‘eDrive’이 버튼이 새로 생긴 것 외에는 달라진 부분이 없었다.
차별성이 크지 않아 다소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X5 40e도 ‘M 퍼포먼스 패키지’를 비롯한 BMW가 제공하는 액세서리를 장착하는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친환경차라고 꼭 착해 보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X5 40e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i8과 동일하다. X5 40e가 i8에 비해 조금 더 큰 엔진이 장착됐을 뿐이지, 전기모터와 배터리의 시스템은 같다. X5 40e에는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328i에 장착되는 것과 동일하다. 이 엔진은 245마력의 최고출력, 35.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전기모터의 최고출력은 113마력, 최대토크는 25.5kg.m다. X5 40e의 시스템 출력은 313마력, 최대토크는 45.9kg.m다.
전기모터와 배터리만으로 짧은 거리를 달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는 많지만 그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고, 상황에 따라 빠르게 엔진이 개입한다. 하지만 X5 40e는 더 풍족한 배터리 성능과 eDrive 모드를 통해 강제적으로 엔진의 개입을 막을 수 있다.
아우토반을 전기모터로만 달리는 것은 충분히 이색적이었다. X5 40e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차체가 크고, 방음이 꼼꼼해서 전기모터 특유의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MAX eDrive’ 모드는 사정없이 전기모터를 돌렸다. 급격한 가속 상황이 아닌 이상 엔진은 개입하지 않았다. 제한된 속도와 거리 내에서는 전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Max eDrive'의 최고속도는 시속 120km로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넘는 수치다. 또 이때의 최대의 이동거리인 31km면 서울을 가로지를 수 있다. 집과 회사에서 제때 충전만 하면, 주유소가 어떻게 생겼는지 까먹을 수도 있다.
BMW는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 3시리즈, 7시리즈, X5 등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소개하면서, i의 서브 브랜드인 ‘i퍼포먼스’를 함께 론칭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구성된 i퍼포먼스는 그 이름처럼 성능에 대한 BMW의 자신감이 담겼다. 비록 실패한 프로젝트인 ‘액티브 하이브리드’를 내세울때도 BMW는 효율보다 성능에 더 무게를 뒀다.
2톤이 훌쩍 넘는 X5 40e는 너무나 경쾌하게 아우토반을 달렸고, 오른발의 작은 움직임에도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전기모터의 도움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강력했다. 엔진의 회전수와 소리만으로는 X5 40e의 상태를 파악하는게 불가능에 가까웠다. 전기모터는 소리없이 다가와 빠르게 바퀴를 굴렸다.
굽이진 알프스 산길에서도 X5 40e는 안정적이고 빨랐다. 차체 바닥에 낮게 깔린 배터리 때문에 무게 중심은 더 낮아졌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경량 및 소형화로 기존 X5가 사용하는 사륜구동 시스템까지 그대로 장착할 수 있었다. 물론 실내공간도 그대로였다.
# X5 xDrive M50d “세개의 심장”
X5 M50d는 본격적인 고성능 SUV다. 다만 일정수준의 효율도 보장되는 디젤 엔진을 기초한 고성능 SUV라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또 X5 M50d는 무작정 배기량을 높이며 성능을 끌어올리지 않았다. X5 40e가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통해 힘을 증폭시켰다면, X5 M50d는 BMW만의 ‘트리플 터보’로 출력을 높였다.
X5 M50d의 3.0리터 V6 트리플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75.5kg.m의 힘을 낸다. 양산되는 디젤차 중에서 리터 당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최고 수준이다. 제원 성능도 무시무시하지만, 트리플 터보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즉각적인 반응이 더 도드라진다. 트리플 터보가 생겨난 목적도 출력이 아닌 반응의 영향이 더 크다.
세개의 터보 차저는 엔진회전수에 따라 각기 다른 시점에서 활발히 작동한다. 출발과 동시에 작은 터빈 한개만 작동하고 1500rpm이 넘어서면 큰 터빈이 돌면서 높은 토크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계기바늘이 2500rpm을 지나면 남아있던 마지막 작은 터빈까지 돌면서 극단적으로 차를 내몬다.
핵심은 반응이었다. 크고 작은 터보 차저는 자연스럽게 바통을 넘겨줬다. 속도계의 바늘은 어떤 곳에 있든지 즉각적으로 움직였다. 엔진회전수를 비교적 높게 쓸 수 있고, 그 질감도 부드러웠다. 디젤 엔진의 음색은 결코 거칠지 않았다. 충분한 긴장감을 유발시킬 정도로 다듬어져 있었다. 배기음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격렬한 엔진 소리만으로도 충분히 갈증이 해소됐다.
주행모드에 따라 X5 M50d는 더 극적으로 변했다. 8단 자동변속기는 쉬지않고 엔진을 보챘다. 바늘은 쉼없이 움직이며 단수를 높였다. X5 M50d는 SUV가 굳이 이렇게 빨리 달릴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과격했다. 거대한 타이어와 사륜구동 시스템 xDrive는 어떤 상황에서도 노면을 놓치지 않았다.
요즘은 BMW의 진가가 세단이 아닌 SUV에서 더 도드라지는 것 같다. BMW가 강조하던 주행 성능을 따라잡기 위한 여러 브랜드의 노력이 계속된 결과, 세단은 거의 상향 평준화됐다. 감각의 차이가 있을 뿐, 성능의 차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여전히 SUV에서는 주행 질감의 차이가 다소 느껴진다. X5 M50d은 거대한 덩치로 덩굽이진 산길을 아무런 위화감없이 달렸다. 스티어링 감각은 세단처럼 예리했고, 빠른 속도에서 한쪽으로 쉽게 기울지 않았다.
X5 M50d는 스포츠카처럼 내달릴수도 있지만, 디젤 엔진의 장점도 잊지 않았다. 국내 복합연비는 10.7km/l다. 강력한 성능을 생각한다면 무척 수준급이다. 또 연료를 가득 채우면 무려 1000km 이상을 달릴 수도 있다. 꼭 고급 휘발유를 채워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기 때문에 마음이 편한 것도 장점이다.
# M과 i는 지금부터가 진짜다
BMW는 고성능 브랜드 ‘M’과 친환경 브랜드 ‘i’를 동시에 거느리고 있다. 서로 상반되는 성격 같지만, 이 둘은 BMW라는 이름 아래서 긴밀하게 서로의 장점을 수용하며 발전하고 있었다. 손실이 적은 파워트레인, 가볍지만 단단한 차체, 공기역학적인 설계 등 여러 요소들을 되짚어 보면 결국 그 뿌리는 같았다.
BMW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고성능 디젤 엔진에 대한 연구를 더 심화할 계획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대한 노력 뿐만 아니라, ‘커넥티드 드라이브’와 ‘360 일렉트릭’ 등 충전 인프라와 더 진화된 충전 방식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다. 고성능 디젤을 위해서는 트리플 터보를 능가하는 ‘쿼드 터보’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미 엔진은 공개된 상태며, 7시리즈를 시작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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