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시승기] 혼다 어코드, 인기의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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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개된 지난 5월 수입차 판매량. 독일 3사 모델 틈 사이에서 눈에 들어오는 한가지 모델이 있었다. 바로 혼다 '어코드'. 5월 한 달간 500여 대가 넘게 팔렸다.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수입 중형 세단 시장에서 당당히 위상을 떨치고 있었다. 기자는 판매량 순위를 보면서 무엇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지 궁금했다. 궁금한 것을 못 참는 성격인 터라 직접 어코드를 시승해보기로 했다. 직접 몰아보고 살펴본 어코드의 매력은 상당했다. 기자가 꼽은 어코드의 매력은 편의성과 부드러운 달리기 능력 두 가지다. 이 매력만으로도 선택의 이유는 충분했다.

계속보고 싶은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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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말한다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럽다. 모두가 느끼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자가 느낀 어코드의 디자인은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을 정도였다. 혼다의 차를 보고 "멋있다"라는 말이 나온 적이 처음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개인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이전 세대에 비하면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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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에는 혼다의 패밀리 룩인 '익사이팅-H'가 적용됐다. 크롬으로 꾸며 번쩍번쩍 광이 나는 그릴은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여기에 풀 LED가 적용된 헤드램프는 마치 미래에서 온 차인 듯한 모습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범퍼에 굴곡을 만들어 공격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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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모습은 생각보다 단정하다. 특별히 모난 곳이 없고 멋을 부린 곳도 찾아보기 힘들다. 뒷모습 역시 과도하게 멋을 부리지 않았다. 다만 날카로운 라인과 크롬을 적절히 사용해 조금 스포티하게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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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간은 아쉬움을 느끼기 어려웠다. 뒷좌석 공간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앞 좌석 시트를 필요 이상으로 앞으로 당겨놓은 상태도 아니었지만 그리 좁지 않았다. 아니, 넓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키가 큰 성인이 타도 다리 공간이 불편하다고 불만을 늘어놓기가 어려울 정도다. 참고로 혼다가 공개한 제원에 따르면 전장, 전폭, 전고, 축거는 각각 4,890mm, 1,850mm, 1,465mm, 2,775m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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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손에 닿는 버튼의 질감, 디스플레이 터치감은 만족스러웠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바로 계기반의 구성이다. 시인성은 나쁘지 않았지만, 차량의 정보를 표시하는 창의 구성이 올드한 느낌이 강했다.

달릴수록 매력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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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꼽은 매력 중 하나인 달리기 실력. 때로는 제법 날렵한 움직임을 보이고 반대로 여유로운모습도 보여줬다. 거기에 정숙성은 기대 이상이었다. 참고로 어코드의 심장은 2.4리터와 3.5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총 두 가지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2.4리터 엔진이 탑재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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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에 탑재된 2.4리터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88마력(@6,400), 최대토크 25.0kg.m(@3,900)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여기에 무단변속기(CVT)가 맞물려 앞바퀴를 구동시킨다. 수치상 출력과 다르게 직접 달려보면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사실 기자는 무단변속기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이는 어코드를 경험하기 전의 생각이었다. 어코드를 접한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 부드러운 느낌에 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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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당일은 금요일. 생각보다 통행량이 많았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심 한가운데로 방향을 틀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뜨거운 열기가 올라오는 아스팔트 위였지만 어코드의 실내는 평온했다. 그만큼 조용하고 노면과 실내에서 올라오는 진동이 적었다는 얘기다. 꽉 막힌 도로에서 트립컴퓨터 상에 나타난 연비는 리터당 10km 남짓이었다. 3명의 성인 남성이 타고, 에어컨을 쉼 없이 켜놓은 것을 감안하면 그리 나빠 보이진 않았다. 도심을 빠져나와 시원스럽게 달릴 수 있는 곳을 찾아 향했다. 처음에는 연비 주행을 시도했다. 시속 90km로 정속 주행 시 트립 컴퓨터에는 리터당 17km에 가까운 숫자가 찍혀있었다. 'ECON' 버튼을 누르고 주행한 결과였다. 참고로 어코드의 효율성은 복합연비를 기준으로 리터당 12.6km(도심 11.2km/l, 고속도로 14.9km/l)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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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적한 도로에 입성. 기자의 앞에는 탁 트인 도로만 펼쳐져 있었다.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다리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꾸준하게 속도를 높여주는 경쾌한 움직임을 보였다. 188마력이라는 수치는 머릿속을 떠난 지 이미 오래였다. 추월 가속력도 나쁘지 않았다. 또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은 미리 걸러줘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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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럽게 뚫린 도로를 지나 구불구불한 코너가 연속되는 도로를 맞닥뜨렸다. '끼리릭' 하는 소리와 함께 타이어의 비명이 귓가를 맴돌았다. 코너를 돌아나가는 능력에는 아쉬움이 없었지만, 타이어의 한계가 쉽게 찾아왔다. 물론 어코드를 가지고 공격적으로 운전하는 아둔한 사람은 없을 것이지만 조금 빠르게 운전하는 스타일이라면 타이어에 대한 불만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빼곡한 편의장비는 또 다른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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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대로 기자가 선택한 매력은 달리기 성능과 편의성이다. 어코드의 편의성은 기대 이상이었다. 과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해 볼멘소리를 늘어놓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다. 하지만 9세대 어코드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새로워진 시스템을 바탕으로 운전자의 편의성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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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에는 두 개의 모니터가 있다. 하나는 차량의 정보를 나타내고, 다른 하나는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을 작동시킬 수 있는 것이다. 터치감은 상당히 뛰어났다.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 사용하는데 불편함은 거의 없었다. 내비게이션은 '아틀란'이 내장되어 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다. 거기에 애플 카플레이도 적용됐다. 아이폰을 연결하기만 하면 각종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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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니다.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을 비롯해 3가지 앵글을 확인할 수 있는 후방 카메라, 원격 시동 장치, HDMI 단자, 선루프 등 세기도 힘든 편의장비들이 적용됐다. 직접적인 경쟁모델로 꼽은 모델 대비 다양한 장비가 적용된 것은 확실한 매력이다.

제 몫을 다하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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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않고 매력을 찾아보기 위해 만나본 어코드는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어코드를 시승한 후 든 생각은 '변화는 있지만 변함은 없다'는 것이다. 충분히 매력적으로 변화한 것은 맞지만 어코드만의 색을 잃지 않았다는 뜻이다. 세련미를 더해진 외관은 물론, 부드러운 주행 성능, 꽉 들어찬 편의장비와 안전장비. 이런 변화를 판매량이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다. 과거 수입차 시장을 주름 잡았던 시기를 되살리기에 손색없는 차가 어코드가 아닌가 싶다.

허인학 기자 heo@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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