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 쏘나타 1.7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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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쏘나타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무조건 국산차 판매 1위’의 시대가 지났다는 것이다. 이에 현대차는 다양한 모델로의 세분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현세대 쏘나타는 2.0 가솔린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이르기 7가지 모델 구분되어 판매되는 중이다.
이중 2.0 가솔린과 함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모델이 1.7 디젤이다. 과거 NF 쏘나타 시절 디젤 모델의 실패를 밑거름 삼은 재도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엔진은 i40에 먼저 탑재된 바 있다. 과연 디젤엔진을 장착한 쏘나타가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까?
외적인 모습은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다. 차이점은 트렁크에 부착된 ‘e-VGT’ 배지 정도다. 외적인 차별화를 원한다면 터보 모델 혹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그러고 보니 신형 K5가 ‘2개의 얼굴’을 강조하고 있는데 쏘나타는 ‘3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실내 역시 가솔린 모델과 차이점이 없다. 타코미터 스케일이 다른 정도다.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과 사용성이 좋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넓은 뒷좌석 등은 쏘나타 만의 강점이다. 이는 수입차와 비교되는 국산차들의 매력이기도 하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성능과 각 버튼 배치를 잘했다는 점이 좋다. 경쟁사인 한국지엠의 마이링크는 인포테인먼트이라 부르기 민망한 구성을 갖는다. 초기엔 기대감을 키웠지만 수년간 달라진 것이 없다. 물론 앞으로의 기능 추가도 없을 것이다. 반면 현대차의 시스템에서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각종 버튼들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처음 접하는 사람도 마치 예전부터 다뤄온 시스템처럼 능숙하게 조작할 수 있다.
짜임새 있는 완성도는 좋았지만 다소 저렴하게 느껴지는 스위치 조작감에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눈으로 볼 때 멋있지만 막상 조작했을 때 중형차 급이라 하기에 아쉬운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테스트 모델은 디젤 모델 중 최상위 트림인 스페셜 모델이다. 계기판의 4.2인치 디스플레이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천연가죽 시트 등까지 갖추고 있다. 그리고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가 추가된다. 하지만 고급 트림에만 적용된다. 하지만 기본 안전장비인 만큼 하위 트림에도 옵션으로 제공해 주면 좋겠다.
물론 풀옵션의 테스트카는 화려한 옵션을 보여준다. 통풍시트를 비롯해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파노라믹 선루프도 추가돼 있다. 그밖에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HID 헤드램프,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지동 긴급 제동 시스템 등으로 묶인 주행보조 패키지까지 갖춘 모습이다. 물론 그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뤄지긴 한다.
각종 환경서 테스트 해 본 결과 액티브 세이프티 부분의 완성도가 뛰어났다.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은 스티어링 어시스트까지 지원하지는 않아도 민감도 설정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인식률 부분서도 부족함을 보이지 않았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역시 의외의 모습이었다. 차간 거리 설정에 따라 부드럽게 가속하고 속도를 줄이는 모습이 매우 자연스러웠다. 또, 차가 완전히 정지 후 한동안 출발하지 않으면 계기판에 안내메시지를 띄워준다. 재출발을 원하면 가속페달을 살짝 밟거나 크루즈 컨트롤 SET 버튼을 다시 누르라는 내용이다. 수입차에서는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새삼 국산차의 친절함이 느껴진다.
단, 사각경보 시스템이 너무 열심히다. 측면 차량을 사이드미러로 볼 수 있고 거리를 감안했을 때 차로에 진입가능한 상황임에도 밝은 빛을 번쩍이며 경고음도 발생시킨다. 처음에는 안전한 운전을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했지만 오히려 너무 잦은 경고가 운전에 방해됐다. 안전이 확보되는 상황임에도 경고음 때문에 놀라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안전 측면서는 좋은 모습이지만 고속도로가 아닌 시내도로에서는 이 기준에 맞춰 차선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다. 속도에 따라 범위를 달리해 주는 기능이 구현되면 좋겠다. 물론 바램일 뿐이다.
여러가지 액티브 세이프티 부분을 테스트하는 동안 미처 눈치 채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주행을 하고 있지만 매우 조용하다는 것. 무심결에 타면 가솔린인지 디젤인지 분간하지 못할 소비자도 나올 것 같다.
아이들서의 정숙성을 점검한다. 계측 결과는 약 41dBA 수준이다. 가솔린보다 소폭 높았지만 디젤로써는 상당한 정숙성이다. 참고로 가솔린의 SM5 TCE가 41.5dBA을 기록했으니 일부 가솔린 모델보다 조용한 것이다. 그냥 넘길 얘기로 보이겠지만 정말이지 놀라운 수준이다.
진가는 주행을 시작하며 나타난다. 시속 80km로 주행중인 상황에서 측정된 소음은 무려 58.5dBA이었다. 꽤나 조용한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수치다.
참고로 우리팀 측정결과 가장 조용했던 디젤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6세대 S350 블루텍이었다. 아이들 상태에서 40.5dBA, 시속 80km 속도서 58dBA을 기록했다. 물론 쏘나타가 이 수치를 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S350 블루텍이 4배 이상 비싸다. 이 정도면 현대차 연구원들의 인간승리다.
진동도 상당히 잘 억제돼 있다. 디젤차량을 탈 때마다 느꼈던 불쾌함이 없는 것이다. 스티어링휠에서 미세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가솔린 모델에서도 느껴지는 수준이다.
현대 가아차는 쏘나타 디젤과 K5 디젤을 내놓으면서 N.V.H. 성능을 상당히 강조한 바 있다. 과장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세계적인 수준이다.
소음과 진동에 감동했음에도 1.7리터의 엔진의 일부 느낌은 여전히 불만족스럽다. 분명 엔진의 반응이 느리다. 특히 저속구간서 가다서다를 반복할 때 아쉬움이 커진다. 쉽게는 답답하다. 주행모드를 ECO 모드로 설정하면 페달 반응에 더 둔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최소 Normal 모드 이상을 사용하길 권한다. 하지만 SPORT 모드로 설정하는 경우라도 저속 구간의 반응 및 답답함이 개선되지는 않는다.
결국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속페달을 조금 더 깊이 밟아야 한다. 그러면 살짝 굼뜬 반응을 보인 이후 시원한 가속이 전개된다. 사실 엔진 제원상의 부족한 부분은 없다. 141마력과 34.7kg.m의 토크는 배기량을 감안했을 때 넘치는 수준이다. 문제는 시내 주행서 많이 이용하는 저속구간이다. 이 부분만 해결하면 엔진에 대한 만족감이 훨씬 커질 듯 하다.
변속기도 만족감을 줬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오히려 걱정이 앞섰다. 과거 벨로스터 등에 얹힌 6단 듀얼클러치는 그리 큰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그냥 시도를 위한 프로토 타입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의 7단 듀얼클러치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우선 매우 부드러운 셋업을 갖고 있다. 부드러움에 있어서는 르노삼성이나 볼보서 사용되는 게트락제 듀얼클러치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심지어 듀얼클러치의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폭스바겐 DSG보다 낫다. 물론 부드러움 측면에서다. 하지만 타사의 듀얼클러치 특히나 폭스바겐의 DSG보다 반응이 많이 늦다. 단, 폭스바겐의 DSG도 이따금씩 저속 울컥거림이 나타날 때가 있는데 현대차의 7단 듀얼클러치는 이런 모습마저 보이지 않는다.
듀얼클러치 변속기에 스트레스를 가하는 테스트를 진행해봤다. 테스트 방법은 우리팀만의 노하우기 때문에 자세히 말하기는 그렇지만 쏘나타 디젤은 이런 테스트에서도 별다른 충격을 만들지 않았다.
변속 때의 반응 속도가 아쉽지만 승차감을 위한 희생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참고로 특히 기어가 변속된 이후 클러치가 붙는 속도 역시도 느리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이 부분에 아쉬움을 표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자동변속기 보다는 나은 감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와 같은 부드러운 연결은 변속기의 내구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쏘나타 디젤의 가속성능을 측정해봤다. 결과는 10.99초. 사실상 11초다. 가속시 2,000rpm을 넘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초반 영역서 본격적인 출력과 토크가 발휘되기 이전, 또한 실제 클러치가 붙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소 굼뜨게 출발하긴 한다. 하지만 10초대를 넘어서는 중형세단으로 드래그레이스라도 즐길 소비자는 없다.
고속까지 여유롭게 가속을 해나간다. 하지만 이내 불만이 나온다. 이는 스티어링 시스템에 대한 아쉬움이다. 이제 소비자들도 잘 안다. MDPS....
쏘나타는 탄탄한 차체와 스포티한 느낌을 서스펜션을 갖추고 있어 주행 안정성이 좋다. 하지만 이런 좋은 감각을 스티어링 시스템이 망쳐버린다. 물론 과거와 같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개선한 흔적도 느껴진다.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
제동 성능을 알아보자. 쏘나타 디젤이 100km/h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까지 이동한 거리는 40.86m 수준이었다. 계측 장비의 오차범위는 +-3cm 내외다.
그리고 반복된 테스트가 진행되었지만 크게 밀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상위트림에 적용되는 대용량 브레이크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 모델처럼 초반에 너무 민감하게 작동하지 않고 어느정도 비례적으로 힘이 나오도록 한 모습도 좋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안전과 관련된 대용량 브레이크 시스템은 하위트림에서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장소를 와인딩 로드로 바꾼다. 차량의 기본기를 확인해본다.
우선 하체 쪽 느낌이 좋다. 이제 쏘나타와 같은 국산 중형세단에서도 단단한 서스펜션이 기본이 되는 것 같다. 단순히 서스펜션만 단단해진 것이 아니라 견고한 차체가 쇼크를 분산시키니 승차감에도 도움이 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부 요철 등에서는 다소 신경질 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미세한 조율을 하면 좋겠지만 큰 불만은 아니다. 분명 좋은 서스펜션이다. 하지만 뭔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디젤 특유의 한박자 느린 반응. 그리고 매우 부드러운 변속기. 하지만 서스펜션은 다소 하드한 타입이다. 조금 더 부드럽게 설정해 다른 파트들과 발맞춤을 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코너에서 차체를 지지하는 능력은 좋았다. 급은 다르지만 준대형 아슬란은 필요치 않은 구간서는 단단하고 코너에서는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바 있다. 적어도 아슬란의 것보다는 셋업 완성도가 높지만 약간만 절충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
한가지 첨언하자면 차체 셋업 부분이다. 물론 잘했다. YF등은 비교 대상도 아니다. 하지만 대중적인 유럽 브랜드 및 경쟁사 일부 모델과 견줬을 때 쏘나타의 차체는 단단하기만 한 느낌이다. 뭔가 풀어줄 때 풀어주고 단단할 때 단단히 버텨줘야 하는데 억지스럽게 단단함만을 유지하는 느낌이다. 뭔가 경직된 단단함이다. 물론 이런 부분도 제조사 노하우에 따라 달라지는데 향후 이런 차체 셋업의 기술력까지도 높여주길 희망한다.
핸들링은 아쉬움이다. 현대차가 MDPS를 개발한지 8년이 넘었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현대차는 좋은 성능의 엔진들과 강성 좋은 차체까지 만들어냈다.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가진 디젤 엔진도 내놨다. 하지만 왜 MDPS 시스템 하나만 제자리 걸음일까? 현대 기아차는 MDPS 하나 때문에 차량 구입을 꺼려하는 소비자들도 많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뒷좌석만 이용하는 고위층 임원들에게 알려야 한다.
뒷좌석에 앉아서는 승차감 밖에 논하기 힘들다. 사실 과거부터 수십년간 회사에 몸담아 온 임원들은 핸들링이 무엇인지 모른다. 농담 같겠지만 연구소의 '라이드&핸들링' 담당 임원이 아니라면 핸들링에 대한 개념을 모른다. 스티어링휠을 돌렸을 때 휠이 회전하는 것을 핸들링이라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조작에 따라 휠이 회전하지 않는 차는 없다.
디젤엔진과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조합을 사용하는 만큼 연비에 대한 만족감도 컸다. 고속도로 100~110km/h 구간에서는 약 21.8km/L의 효율을 보였으며, 80km/h로 정속주행 환경에서는 최대 25.1km/L까지 올라갔다. 국산 중형 세단 최고의 연비를 보였던 SM5 디젤과 유사한 수준이다. 하지만 쏘나타가 더 조용하고 잘나간다.
평속 15km/h의 속도의 답답한 주행환경에서는 약 12km/L의 연비를 나타냈다. 역시 아이들 스톱 기능이 큰 역할을 했다. 향후 SM5에 유로6 디젤이 장착되면 아이들 스톱 시스템도 포함되는 만큼 치열한 연비 경쟁이 예상된다.
사실 쏘나타와 같은 국산 중형세단은 뭔가 특별하게 좋지 않아도 팔린다. 대중들의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그것이 쏘나타 2.0 가솔린이기도 했다.
하지만 쏘나타 디젤만큼은 특별하게 좋다. 정숙성은 S-클래스급이다. 아직 내구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자동변속기만큼 부드러웠다. 여기에 동급 경쟁세단 중 유일하게 4세대 에어백을 갖췄고 각종 액티브 세이프티까지 만재했다. 차체 강성도 높아졌으며 동급에서 가장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연비도 좋다.
가격경쟁력은 어떨까? 기본형 트림이 2,449만원부터 시작한다. 물론 많은 편의장비가 빠지긴 했지만 가솔린 기본형 모델에 가죽시트와 주행모드 설정 기능까지 더해진 구성을 갖는다. 최근 소형 SUV가 2,000만원을 넘어 2,500만원도 심심치 않게 넘는 것을 생각하면 쏘나타 디젤의 문턱은 현실적이다. 물론 테스트 모델은 3,400만원이 넘는 풀-옵션 모델이었다. 물론 이런 구성을 찾는 소비자는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현대차가 그동안 쌓여있던 많은 숙제를 보란 듯이 해냈다. 이 점에 대해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이제 한가지 숙제만 남았다.
이중 2.0 가솔린과 함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모델이 1.7 디젤이다. 과거 NF 쏘나타 시절 디젤 모델의 실패를 밑거름 삼은 재도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엔진은 i40에 먼저 탑재된 바 있다. 과연 디젤엔진을 장착한 쏘나타가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까?
외적인 모습은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다. 차이점은 트렁크에 부착된 ‘e-VGT’ 배지 정도다. 외적인 차별화를 원한다면 터보 모델 혹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그러고 보니 신형 K5가 ‘2개의 얼굴’을 강조하고 있는데 쏘나타는 ‘3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실내 역시 가솔린 모델과 차이점이 없다. 타코미터 스케일이 다른 정도다.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과 사용성이 좋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넓은 뒷좌석 등은 쏘나타 만의 강점이다. 이는 수입차와 비교되는 국산차들의 매력이기도 하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성능과 각 버튼 배치를 잘했다는 점이 좋다. 경쟁사인 한국지엠의 마이링크는 인포테인먼트이라 부르기 민망한 구성을 갖는다. 초기엔 기대감을 키웠지만 수년간 달라진 것이 없다. 물론 앞으로의 기능 추가도 없을 것이다. 반면 현대차의 시스템에서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각종 버튼들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처음 접하는 사람도 마치 예전부터 다뤄온 시스템처럼 능숙하게 조작할 수 있다.
짜임새 있는 완성도는 좋았지만 다소 저렴하게 느껴지는 스위치 조작감에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눈으로 볼 때 멋있지만 막상 조작했을 때 중형차 급이라 하기에 아쉬운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테스트 모델은 디젤 모델 중 최상위 트림인 스페셜 모델이다. 계기판의 4.2인치 디스플레이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천연가죽 시트 등까지 갖추고 있다. 그리고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가 추가된다. 하지만 고급 트림에만 적용된다. 하지만 기본 안전장비인 만큼 하위 트림에도 옵션으로 제공해 주면 좋겠다.
물론 풀옵션의 테스트카는 화려한 옵션을 보여준다. 통풍시트를 비롯해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파노라믹 선루프도 추가돼 있다. 그밖에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HID 헤드램프,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지동 긴급 제동 시스템 등으로 묶인 주행보조 패키지까지 갖춘 모습이다. 물론 그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뤄지긴 한다.
각종 환경서 테스트 해 본 결과 액티브 세이프티 부분의 완성도가 뛰어났다.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은 스티어링 어시스트까지 지원하지는 않아도 민감도 설정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인식률 부분서도 부족함을 보이지 않았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역시 의외의 모습이었다. 차간 거리 설정에 따라 부드럽게 가속하고 속도를 줄이는 모습이 매우 자연스러웠다. 또, 차가 완전히 정지 후 한동안 출발하지 않으면 계기판에 안내메시지를 띄워준다. 재출발을 원하면 가속페달을 살짝 밟거나 크루즈 컨트롤 SET 버튼을 다시 누르라는 내용이다. 수입차에서는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새삼 국산차의 친절함이 느껴진다.
단, 사각경보 시스템이 너무 열심히다. 측면 차량을 사이드미러로 볼 수 있고 거리를 감안했을 때 차로에 진입가능한 상황임에도 밝은 빛을 번쩍이며 경고음도 발생시킨다. 처음에는 안전한 운전을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했지만 오히려 너무 잦은 경고가 운전에 방해됐다. 안전이 확보되는 상황임에도 경고음 때문에 놀라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안전 측면서는 좋은 모습이지만 고속도로가 아닌 시내도로에서는 이 기준에 맞춰 차선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다. 속도에 따라 범위를 달리해 주는 기능이 구현되면 좋겠다. 물론 바램일 뿐이다.
여러가지 액티브 세이프티 부분을 테스트하는 동안 미처 눈치 채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주행을 하고 있지만 매우 조용하다는 것. 무심결에 타면 가솔린인지 디젤인지 분간하지 못할 소비자도 나올 것 같다.
아이들서의 정숙성을 점검한다. 계측 결과는 약 41dBA 수준이다. 가솔린보다 소폭 높았지만 디젤로써는 상당한 정숙성이다. 참고로 가솔린의 SM5 TCE가 41.5dBA을 기록했으니 일부 가솔린 모델보다 조용한 것이다. 그냥 넘길 얘기로 보이겠지만 정말이지 놀라운 수준이다.
진가는 주행을 시작하며 나타난다. 시속 80km로 주행중인 상황에서 측정된 소음은 무려 58.5dBA이었다. 꽤나 조용한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수치다.
참고로 우리팀 측정결과 가장 조용했던 디젤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6세대 S350 블루텍이었다. 아이들 상태에서 40.5dBA, 시속 80km 속도서 58dBA을 기록했다. 물론 쏘나타가 이 수치를 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S350 블루텍이 4배 이상 비싸다. 이 정도면 현대차 연구원들의 인간승리다.
진동도 상당히 잘 억제돼 있다. 디젤차량을 탈 때마다 느꼈던 불쾌함이 없는 것이다. 스티어링휠에서 미세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가솔린 모델에서도 느껴지는 수준이다.
현대 가아차는 쏘나타 디젤과 K5 디젤을 내놓으면서 N.V.H. 성능을 상당히 강조한 바 있다. 과장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세계적인 수준이다.
소음과 진동에 감동했음에도 1.7리터의 엔진의 일부 느낌은 여전히 불만족스럽다. 분명 엔진의 반응이 느리다. 특히 저속구간서 가다서다를 반복할 때 아쉬움이 커진다. 쉽게는 답답하다. 주행모드를 ECO 모드로 설정하면 페달 반응에 더 둔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최소 Normal 모드 이상을 사용하길 권한다. 하지만 SPORT 모드로 설정하는 경우라도 저속 구간의 반응 및 답답함이 개선되지는 않는다.
결국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속페달을 조금 더 깊이 밟아야 한다. 그러면 살짝 굼뜬 반응을 보인 이후 시원한 가속이 전개된다. 사실 엔진 제원상의 부족한 부분은 없다. 141마력과 34.7kg.m의 토크는 배기량을 감안했을 때 넘치는 수준이다. 문제는 시내 주행서 많이 이용하는 저속구간이다. 이 부분만 해결하면 엔진에 대한 만족감이 훨씬 커질 듯 하다.
변속기도 만족감을 줬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오히려 걱정이 앞섰다. 과거 벨로스터 등에 얹힌 6단 듀얼클러치는 그리 큰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그냥 시도를 위한 프로토 타입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의 7단 듀얼클러치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우선 매우 부드러운 셋업을 갖고 있다. 부드러움에 있어서는 르노삼성이나 볼보서 사용되는 게트락제 듀얼클러치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심지어 듀얼클러치의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폭스바겐 DSG보다 낫다. 물론 부드러움 측면에서다. 하지만 타사의 듀얼클러치 특히나 폭스바겐의 DSG보다 반응이 많이 늦다. 단, 폭스바겐의 DSG도 이따금씩 저속 울컥거림이 나타날 때가 있는데 현대차의 7단 듀얼클러치는 이런 모습마저 보이지 않는다.
듀얼클러치 변속기에 스트레스를 가하는 테스트를 진행해봤다. 테스트 방법은 우리팀만의 노하우기 때문에 자세히 말하기는 그렇지만 쏘나타 디젤은 이런 테스트에서도 별다른 충격을 만들지 않았다.
변속 때의 반응 속도가 아쉽지만 승차감을 위한 희생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참고로 특히 기어가 변속된 이후 클러치가 붙는 속도 역시도 느리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이 부분에 아쉬움을 표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자동변속기 보다는 나은 감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와 같은 부드러운 연결은 변속기의 내구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쏘나타 디젤의 가속성능을 측정해봤다. 결과는 10.99초. 사실상 11초다. 가속시 2,000rpm을 넘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초반 영역서 본격적인 출력과 토크가 발휘되기 이전, 또한 실제 클러치가 붙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소 굼뜨게 출발하긴 한다. 하지만 10초대를 넘어서는 중형세단으로 드래그레이스라도 즐길 소비자는 없다.
고속까지 여유롭게 가속을 해나간다. 하지만 이내 불만이 나온다. 이는 스티어링 시스템에 대한 아쉬움이다. 이제 소비자들도 잘 안다. MDPS....
쏘나타는 탄탄한 차체와 스포티한 느낌을 서스펜션을 갖추고 있어 주행 안정성이 좋다. 하지만 이런 좋은 감각을 스티어링 시스템이 망쳐버린다. 물론 과거와 같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개선한 흔적도 느껴진다.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
제동 성능을 알아보자. 쏘나타 디젤이 100km/h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까지 이동한 거리는 40.86m 수준이었다. 계측 장비의 오차범위는 +-3cm 내외다.
그리고 반복된 테스트가 진행되었지만 크게 밀리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상위트림에 적용되는 대용량 브레이크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 모델처럼 초반에 너무 민감하게 작동하지 않고 어느정도 비례적으로 힘이 나오도록 한 모습도 좋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안전과 관련된 대용량 브레이크 시스템은 하위트림에서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장소를 와인딩 로드로 바꾼다. 차량의 기본기를 확인해본다.
우선 하체 쪽 느낌이 좋다. 이제 쏘나타와 같은 국산 중형세단에서도 단단한 서스펜션이 기본이 되는 것 같다. 단순히 서스펜션만 단단해진 것이 아니라 견고한 차체가 쇼크를 분산시키니 승차감에도 도움이 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부 요철 등에서는 다소 신경질 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미세한 조율을 하면 좋겠지만 큰 불만은 아니다. 분명 좋은 서스펜션이다. 하지만 뭔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디젤 특유의 한박자 느린 반응. 그리고 매우 부드러운 변속기. 하지만 서스펜션은 다소 하드한 타입이다. 조금 더 부드럽게 설정해 다른 파트들과 발맞춤을 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코너에서 차체를 지지하는 능력은 좋았다. 급은 다르지만 준대형 아슬란은 필요치 않은 구간서는 단단하고 코너에서는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바 있다. 적어도 아슬란의 것보다는 셋업 완성도가 높지만 약간만 절충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
한가지 첨언하자면 차체 셋업 부분이다. 물론 잘했다. YF등은 비교 대상도 아니다. 하지만 대중적인 유럽 브랜드 및 경쟁사 일부 모델과 견줬을 때 쏘나타의 차체는 단단하기만 한 느낌이다. 뭔가 풀어줄 때 풀어주고 단단할 때 단단히 버텨줘야 하는데 억지스럽게 단단함만을 유지하는 느낌이다. 뭔가 경직된 단단함이다. 물론 이런 부분도 제조사 노하우에 따라 달라지는데 향후 이런 차체 셋업의 기술력까지도 높여주길 희망한다.
핸들링은 아쉬움이다. 현대차가 MDPS를 개발한지 8년이 넘었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현대차는 좋은 성능의 엔진들과 강성 좋은 차체까지 만들어냈다.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가진 디젤 엔진도 내놨다. 하지만 왜 MDPS 시스템 하나만 제자리 걸음일까? 현대 기아차는 MDPS 하나 때문에 차량 구입을 꺼려하는 소비자들도 많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뒷좌석만 이용하는 고위층 임원들에게 알려야 한다.
뒷좌석에 앉아서는 승차감 밖에 논하기 힘들다. 사실 과거부터 수십년간 회사에 몸담아 온 임원들은 핸들링이 무엇인지 모른다. 농담 같겠지만 연구소의 '라이드&핸들링' 담당 임원이 아니라면 핸들링에 대한 개념을 모른다. 스티어링휠을 돌렸을 때 휠이 회전하는 것을 핸들링이라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조작에 따라 휠이 회전하지 않는 차는 없다.
디젤엔진과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조합을 사용하는 만큼 연비에 대한 만족감도 컸다. 고속도로 100~110km/h 구간에서는 약 21.8km/L의 효율을 보였으며, 80km/h로 정속주행 환경에서는 최대 25.1km/L까지 올라갔다. 국산 중형 세단 최고의 연비를 보였던 SM5 디젤과 유사한 수준이다. 하지만 쏘나타가 더 조용하고 잘나간다.
평속 15km/h의 속도의 답답한 주행환경에서는 약 12km/L의 연비를 나타냈다. 역시 아이들 스톱 기능이 큰 역할을 했다. 향후 SM5에 유로6 디젤이 장착되면 아이들 스톱 시스템도 포함되는 만큼 치열한 연비 경쟁이 예상된다.
사실 쏘나타와 같은 국산 중형세단은 뭔가 특별하게 좋지 않아도 팔린다. 대중들의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그것이 쏘나타 2.0 가솔린이기도 했다.
하지만 쏘나타 디젤만큼은 특별하게 좋다. 정숙성은 S-클래스급이다. 아직 내구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자동변속기만큼 부드러웠다. 여기에 동급 경쟁세단 중 유일하게 4세대 에어백을 갖췄고 각종 액티브 세이프티까지 만재했다. 차체 강성도 높아졌으며 동급에서 가장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연비도 좋다.
가격경쟁력은 어떨까? 기본형 트림이 2,449만원부터 시작한다. 물론 많은 편의장비가 빠지긴 했지만 가솔린 기본형 모델에 가죽시트와 주행모드 설정 기능까지 더해진 구성을 갖는다. 최근 소형 SUV가 2,000만원을 넘어 2,500만원도 심심치 않게 넘는 것을 생각하면 쏘나타 디젤의 문턱은 현실적이다. 물론 테스트 모델은 3,400만원이 넘는 풀-옵션 모델이었다. 물론 이런 구성을 찾는 소비자는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현대차가 그동안 쌓여있던 많은 숙제를 보란 듯이 해냈다. 이 점에 대해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이제 한가지 숙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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