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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 스타리아가 보여주는 ‘미니밴의 新世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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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현대 스타리아가 보여주는 ‘미니밴의 新世界’

현대자동차의 미니밴 역사는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HD1000’이 그 시초인데, 1978년 자동차산업 합리화조치로 단종되면서 사라졌다. 현대자동차는 이 조치가 풀린 1986년에 ‘그레이스’로 승합차 시장에 복귀했고, 이 모델은 10년여 동안 인기를 누렸다.

그레이스는 97년 스타렉스 등장 이후에도 2003년까지 수명을 이어갔다. 특히 12~15인승 다인승 모델이 학원이나 회사에서, 밴은 화물용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2007년에 선보인 그랜드 스타렉스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차로 평가된다. 그레이스나 스타렉스가 미쓰비시의 모델들을 많이 참고한 것과 달리, 그랜드 스타렉스는 현대차의 독자적인 기술이 많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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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14년이 흐른 2021년, 현대차는 완전히 새로운 ‘스타리아’를 선보였다. 스타일은 파격 그 자체다. 앞모습은 우주복을 입은 외계인을 연상케 한다. 더욱 충격적인 건 이런 스타일이 리무진뿐 아니라 카고 모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헤드램프와 그릴 부분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기본적인 스타일은 같다.

파격은 옆모습에도 이어진다. 경쟁차와 달리 벨트 라인이 상당히 낮게 내려와 있는 게 대표적이다. 덕분에 차 안에서 밖을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데, 대신 충돌 때 안전성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복까지 감지하는 커튼 에어백을 적용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한다.

버티컬 타입의 리어 램프는 그랜드 스타렉스의 것과 비슷한데, 그 안의 무늬는 아이오닉5에 적용된 파라메트릭 픽셀(Parametric Pixel)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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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는 신형 투싼의 것과 비슷하다. 운전석 바로 앞의 클러스터는 투싼의 것보다 더 앞쪽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큰 앞창과 더불어서 시원한 시야를 제공한다.

시승회는 스타일만큼이나 파격적으로 진행됐다. 시승회에 참석한 기자들은 리무진 모델의 2열 시트에 앉고, 현대차가 고용한 운전기사들이 반환점까지 차를 운전해줬다. 평소 운전을 하느라 뒷좌석에 탈 일이 거의 없는 기자들에게 2열의 승차감을 제대로 느껴보라는 의미다.

후륜에 멀티링크 타입을 쓴 서스펜션은 차체를 여유 있게 이끈다. 그러나 상처투성이인 국도의 자잘한 요철 충격을 완벽하게 흡수하진 못한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기아 카니발보다는 승차감이 약간 떨어진다. 그래도 그랜드 스타렉스보다는 한결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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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아진 벨트라인은 시야를 확실하게 넓혀준다. 리무진 시트에 앉아서 느긋하게 차창 밖을 내다보니, 마치 회장님이 된 듯하다. 2열 시트는 원터치로 등받이가 눕혀지는 릴렉션 기능도 적용돼 있다.

일반 모델인 스타리아 투어러(9·11인승)에는 2열부터 전 좌석이 완전히 접히는 풀 플랫(full flat) 시트가 적용돼 성인이 취침하거나 아이들이 충분히 활동할 수 있다. 하지만 토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처럼 맨 뒤 시트가 바닥으로 들어가는 형태가 아니고 등받이만 접히기 때문에, 실내 높이를 최적으로 활용하긴 힘들다.

돌아올 때 직접 운전석에 앉으니 승차감이 또 다르다. 속도를 고속으로 높이면 높은 차체(1990㎜)로 인해 자세가 살짝 흔들린다. 이 역시 카니발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아무래도 차체가 높다 보니 차체 앞뒤가 위·아래로 흔들리는 피칭 현상도 카니발보다는 조금 더 있다. 이때 차체 뒤쪽에서 찌그덕 대는 소음도 살짝 들려온다. 양산 모델에서는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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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버튼을 없앤 센터페시아는 모두 터치 방식으로 조작하는데, 간혹 불편하다. 모든 버튼이 흰색으로 이뤄진 데다, 폰트도 똑같아서 운전하면서 조작할 때 한참 들여다봐야 할 때가 있다. 드라이브 모드라든지 일부 버튼은 색을 달리하거나 폰트를 달리해서 한눈에 구분하도록 하면 좋겠다.

시승차는 R 2.2 VGT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77마력과 최대토크 44.0㎏f·m를 낸다. 혼자 타기에는 무리 없는 동력성능인데, 11명을 꽉 채우면 어떤 성능을 보일지는 모르겠다. 상시 4륜 구동 시스템(AWD) HTRAC 사양을 갖추면 주행성능은 훨씬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복합 인증 연비는 카고 3인승 수동 모델이 12.3㎞/ℓ로 가장 좋고, 11인승 디젤 2WD 수동(17인치)은 11.8㎞/ℓ, AWD 자동(18인치)은 10.3㎞/ℓ, 9인승 디젤 2WD 수동(17인치)은 11.3㎞/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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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자동 모델 기준으로 11인승 투어러11이 2932만~3084만원, 9인승 투어러9은 3084만원, 카고 모델은 2726만~2952만원이다. 투어러9에 풀 옵션을 장착하면 3930만원이고, 스타리아 라운지는 4135만원이다. 수동 변속기를 고르면 210만원이 낮아진다.

직전 모델이었던 2020 그랜드 스타렉스의 경우는 ▲어반(9인승) 프리미엄 2720만원, 프리미엄 스페셜 2865만원, 익스클루시브 3090만원 ▲왜건(11·12인승) 스타일 2365만원, 스마트 2440만원, 모던 2750만원 ▲밴(3인승) 스타일 2209만원, 스마트 2294만원 ▲밴(5인승) 스타일 2254만원, 스마트 2319만원, 모던 2594만원 ▲LPi(12인승) 2370만원이었다. 전반적으로 평균 300~400만원 정도 인상됐음을 알 수 있다.

스타리아는 현대 승합차 역사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모델이다. 직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7인승 리무진부터 카고(밴형) 모델까지 다양하게 생산되면서 기아 카니발과 다른 결로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보인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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