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푸조 올 뉴 2008, 과거의 영광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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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푸조 2008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6년 만에 완전 변경된 신차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와 차세대 CMP 플랫폼을 적용하고, 안전 및 편의 사양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본격적인 판매에 앞서 미디어 시승회에서 신형 2008을 만나봤다. 지난 4일 진행된 시승은 스타필드 하남에서 춘천 제이드 가든까지 편도 60km 거리다. 당초 일정에는 와인딩 코스가 계획됐지만, 전날 내린 폭우로 인해 고속 도로 위주로 길이 수정됐다.
신차의 전장은 4300mm로 기존 모델보다 140mm나 길어졌다. 전폭도 30mm 증가해 1770mm로 넓어졌다. 풀 체인지 모델임을 감안해도 꽤 커진 수치다. 상대적으로 전고는 5mm 낮춘 1550mm로 한층 역동적인 느낌을 발산한다. 키는 낮아졌지만 시트포지션을 낮춰 실내 공간에서의 손해를 최소화했다.
외관은 푸조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적용했다. 전면부는 ‘사자 송곳니’를 형상화한 LED 주간주행등(DRL)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새로운 브랜드 얼굴에 맞춰 크기를 키운 프론트 그릴은 촘촘한 세로형 패턴이 자리했다. 보닛 끝 가운데 부분에는 차량 이름이 자리한다.
바디와 루프 컬러를 다르게 설정해 한층 날렵한 측면을 완성했다. 급격하게 떨어지는 C필러는 마치 쿠페형 SUV를 연상케 한다. 여기에 휠하우스 주변을 무광 검정 패널로 마감해 SUV다운 면모도 갖췄다.
후면부는 최신 푸조 패밀리룩을 그대로 가져왔다. 좌우로 길게 뻗은 검정색 유광 패널에 ‘사자 발톱’을 형상화한 풀 LED 3D리어램프를 통해 한층 세련된 형태로 완성했다.
후면부에서 눈길이 가는 곳은 따로 있다. 바로 배기구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 특히 소형차에서 찾아보기 힘든 진짜 머플러가 자리했다. 최근 소형차는 국산·수입을 막론하고 범퍼 아래 가짜 머플러 팁을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실제 배기구는 바닥을 향한 수도꼭지 형태가 대부분이다.
다만, 국내 미출시된 가솔린 모델과 달리 다소 심심한 싱글 타입 머플러 팁이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가솔린 모델에는 양쪽으로 뻗은 듀얼 머플러를 적용됐다.
인테리어 변화의 핵심은 3D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다. 신형 208부터 적용된 3D 계기판은 다양한 주행 정보를 제공하며, 중요도나 긴급상황에 따라 입체적으로 표현해 운전자가 보다 빠르게 차량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토글스위치는 건반 타입이며,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은 물리 버튼으로 배치했다.
상단부와 하단부가 잘려진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가 계기판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도록 비교적 낮게 위치한다. 크기도 작아 브랜드 고유 운전의 재미까지 살렸다. 부드러운 가죽으로 마감했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무척이나 단단하다.
적재 공간은 기본 434리터이며 2열 폴딩 시 최대 1467리터까지 확장된다. 푸조에 따르면 디젤과 전기차 모두 동일한 플랫폼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두 모델 간 적재 공간 차이는 거의 없다. 폴딩 시 내부 바닥 굴곡을 최소화해 풀 플랫에 가까운 효율적인 공간을 구현했다.
이외 스마트폰 무선 충전,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등 편의 장비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GT라인에는 여덟 가지 색상을 제공하는 앰비언트 라이트와 터치 감응식 실내 LED 조명, 프레임 리스 룸미러, 하프레더 시트 등이 추가된다.
시승 내내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에 연비에 중점을 둔 안전 운전을 목표로 했다. 주행 모드는 에코(절전), 노멀(표준), 스포츠 등 총 세 가지를 지원한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30.6kgf·m의 1.5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엔진과 EAT8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하면서도 출력은 10마력 상승했고, 연료 효율성도 이전보다 약 13% 향상됐다.
디젤 엔진 특유의 토크가 살아있어 초반 가속력은 매끄럽다. 이후 중·고속까지도 끊김없이 꾸준히 밀어주는 세팅이다. 8단 자동변속기 변속 타이밍도 민첩하다. 과거 악명 높았던 MCP와 차원이 다르다.
고속에서 치고 나가는 맛은 아쉽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그저 꾸준히 밀어주는 정도다. 패들시프터까지 장착됐지만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기에는 다소 심심하다.
서스펜션은 비교적 단단한 세팅이다. 키가 껑충한 SUV임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코너링에서 자세를 바로잡는다. 진동 억제 또한 훌륭하다. 정차 및 가속 시 디젤 특유의 엔진음이 올라오지만, 잔진동을 훌륭하게 걸러냈다.
약 60km 구간 복합연비는 18.6km/l를 달성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이 꽤 길었음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치다. 공인 복합연비는 17.1km/l다.
GT라인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뿐 아니라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LKA 기능도 있다. 빗길에도 차선 중앙을 잘 유지하는 모습이다. 이밖에도 충돌 위험시 위험 경고 및 스스로 제동해 사고를 예방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도로의 속도 표지판을 인식해 계기반에 표시해 주는 ‘제한 속도 인식 및 권장 속도 표시’ 등 다양한 안전 장비를 갖췄다.
디자인을 중시하는 프랑스답게 3D 계기판은 ‘보는 맛’이 좋다. 단순히 바늘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적혀있는 숫자까지 함께 움직여준다.
첨단 느낌을 물씬 풍기는 계기판에 비해 7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옥에 티다. 제공하는 메뉴도 적고 해상도도 썩 좋지 못하다. 연식 변경때는 와이드타입 모니터 탑재를 기대해본다.
폭우 속을 달리다보니 뜻밖의 장점을 발견했다. 비가 내리는 정도에 따라 와이퍼 속도를 조절하는 우적감지 시스템이 꽤나 똑똑하다. 운전자 마음을 읽는 듯,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속도로 작동한다. 강우량에 따른 속도 변화도 빠릿하다.
이어 뒷좌석을 시승했다. 공간에 대한 부족함은 없다. 어린 아이는 물론, 성인 두 명이 여유롭게 앉을 수 있다. 등받이 각도는 적당히 누워 장거리 여행에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다. 승차감도 무난하다. 후륜 서스펜션에 토션빔이 적용된 점을 생각하면 훌륭한 편이다.
다만 편의성이 아쉽다. A타입 USB 포트 2개 외에 그 어떤 편의 장비도 없다. 송풍구는 물론, 중앙 암레스트와 컵홀더도 빠졌다. 마치 넓은 거실에 가구가 하나도 없는 듯하다.
최근 수입 소형 SUV 시장은 정말 뜨겁다. 5년 전 2008이 판매 1위를 차지했던 때와 달리 쟁쟁한 신차들이 쏟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신차에 대한 평가도 한층 엄격할 전망이다.
올 뉴 푸조 2008은 ‘알뤼르’와 ‘GT라인’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국내 판매 가격은 부가세 포함 알뤼르 3248만원, GT라인 3545만원 등이다. 함께 출시한 전동화 모델 e-2008 가격은 알뤼르 4590만원과 GT라인 4890만원으로, 국고 보조금 628만원과 차량 등록 지역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추가 보조금을 지원 받을 시, 3000만원대 구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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