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투아렉 3.0 TDI 블루모션 R-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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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렉은 폭스바겐의 기함급 SUV다. 그런 투아렉이 출시이후 4년만에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했다. 물론 상품성도 한층 높아져 있다. 해외에서는 신개발 디젤과 하이브리드 엔진이 추가됐지만 국내 모델은 기존 엔진이 그대로 탑재된다. 이 때문에 국내 출시 후 재고떨이 모델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신형 투아렉은 과거 대비 어떤 매력들을 과시하고 있을까?
페이스리프트가 적용됐다지만 외적인 변화가 큰 편은 아니다. 전면부 그릴의 가로줄 장식이 4줄로 늘어났고 헤드램프와 연결된 형태로 변경된 정도가 눈에 띈다. 이는 최신 폭스바겐 모델들과 동일한 디자인 특징이다.
헤드램프는 바이-제논 헤드램프가 기본사양으로 탑재됐다. 최근에는 중형 세단에도 LED 램프가 적용되고 있는 만큼 조금은 뒤쳐졌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들기도 한다. 반면 리어램프는 LED를 사용한다. 새로운 디자인의 휠은 19인치부터 21인치까지 준비된다. 이외에 금속 장식의 사용 면적을 넓혀 고급스러워 보이도록 꾸미기도 했다. 테스트 차량은 R-라인 모델이기 때문에 전용 범퍼와 21인치 휠이 기본 장착된다.
인테리어 역시 시각적으로 큰 변화가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다. 보기에 따라 다소 올드해 보이기도 한다. 대신 계기판 주위를 크롬으로 두르고 각종 버튼들을 알루미늄으로 꾸며 소재의 고급화에 노력한 흔적을 보인다. 조명도 흰색으로 변경되면서 보다 깔끔해진 느낌을 전한다.
센터페시아에는 RNS850이라는 이름의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장착된다. 스티어링휠 조향각도와 나침반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 역시 특징이다. 한글화도 잘 돼있는 모습이고 메뉴구성도 큼지막해서 조작성이 좋다. 하지만 디자인적으로는 다소 투박해 보이기도 한다. 자체개발 내비게이션도 탑재도 눈에 띈다.
공조장치는 듀얼존 시스템이 기본이며 R-라인 트림에는 쿼드존이 탑재된다. 사운드 시스템은 8개 스피커가 기본이지만 상급트림인 프리미엄과 R-라인에는 12개의 스피커를 갖춘 다인오디오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앞좌석 시트는 전 모델에 기본으로 럼버 서포트가 적용됐다. 뒷좌석은 160mm 슬라이딩이 가능하며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도 지원한다. 공간도 충분히 넉넉하고 B-필러의 송풍구 등 구성도 좋다. 트렁크 공간은 908리터가 기본이며 리어 시트폴드에 따라 1,642리터까지 확장된다. 적어도 공간적인 면에서 아쉬움을 표할 소비자는 없을 듯 하다.
새롭게 탑재되는 에어 서스펜션은 지상고를 최대 30cm까지 높일 수 있다. 반대로 시속 140km 이상의 속도에서 자동으로 낮아져 안정감을 높이도록 셋업됐다.
서스펜션은 주행성능보다 오프로드에 대응하기 위한 구성적 성격이 강하다. 덕분에 측면 경사대응각 35도, 도강깊이 580mm, 접근각과 이탈각 30도, 램프각 27도, 등반각 31도라는 수치를 앞세우게 됐다. 산을 뚫고 올라가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어지간한 험로 정도는 통과 가능한 제원을 갖췄다는 것이다.
신형 투아렉은 기본트림 7720만원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8670만원, R-라인 9750만원의 가격을 갖는다. 하지만 기본형 모델은 스티어링휠 틸트와 텔레스코픽 조작을 수동으로 해야 하고 국산 준중형 세단에도 장착되는 사각경보 시스템이 프리미엄 트림부터 탑재되고 있다. 쿼드존 공조장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360도 전방위 카메라, 패들 시프트 등 차급에 어울리는 구성은 모두 R-라인 전용사양이다. R-라인 모델이 스포티함을 강조한 성격 이외에 풀옵션 모델이라는 성격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신형 투아렉은 기존 V8 4.2리터 사양을 삭제하고 모든 모델을 V6 3.0 디젤엔진으로 통일했다. R-라인이라고 특별히 배기음이 부각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조용하고 부드러움을 추구한다.
시동을 걸고 아이들 상태에서 측정된 소음은 약 44.5dBA. 비교 모델인 BMW X5 xDrive 30d의 아이들 측정 소음이 42dBA 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 높은 편이지만 주행 소음만큼은 뛰어났다. 가솔린 승용차들을 능가하는 59.5dBA 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다. 진동 부분에서도 상당히 잘 해내는 모습이다. 디젤엔진이라지만 4기통과 6기통간의 차이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주행을 시작한다. 저속 상황에서도 묵직하다는 느낌이 크게 부각된다. 적어도 가볍고 경쾌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가속 페달을 조금 깊게 밟으면 약간의 지연현상 이후 본격 가속이 전개되는 타입이다. 순발적인 펀치력 보다는 부드럽게 밀어주는 느낌이 크다. 하지만 소음이라던가 전체적인 주행질감이 고급스럽게 조율되어 가속감에 대한 아쉬움을 만들지는 않는다.
분명 힘없는 가속력은 아니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토크감이 꾸준하게 이어가며 속도계 바늘의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180km/h까지의 도달도 쉽다. 200km/h까지는 조금 기다려야 하지만 도달에 있어 어려움은 없다. 고속주행 안정성은 SUV임을 생각했을 때도 수준급이다. 다분히 독일차의 일원임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물론 같은 독일계 브랜드의 BMW X5는 서스펜션이 상당히 부드러워 아쉬움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투아렉은 이 부분에 대한 만족감을 충분히 높이고 있다.
신형 투아렉은 245마력과 56.1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V6 3.0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기본 트림이나 R-라인이나 동일하다. 테스트 모델인 R-라인 트림은 무려 21인치 휠과 275mm급 타이어를 4륜에 장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시간은 약 7.8초에 불과했다. 19인치 휠을 사용한 기본형 모델이라면 제조사 발표치인 7.6초가 가능할 수 있겠다.
제동 테스트도 진행했다. 최단 제동거리는 37미터 초반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테스트를 수 차례 진행한 결과에서도 38미터 수준의 제동거리를 꾸준히 기록했다. 육중한 덩치의 SUV임을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이다. 단, 초기 응답성보다 페달의 조작이 어느정도 들어간 이후 제성능이 나온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겠다.
투아렉은 제원상으로도 오프로드 주파 성능을 앞세우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SUV가 도심 주행 성격에 치우친 것에 반해 의외로 전통파 SUV의 노선을 걷고 있는 셈이다. 이런 성격을 가진 SUV그룹에는 랜드로버와 지프(JEEP)의 일부 모델만 포함된다.
가벼운 오프로드 코스로 자리를 옮겼다. 험한 산 속 까지는 아니지만 모양만 SUV 느낌을 살린 차량은 엄두도 못 낼 수준의 지형이다. 어려울 것도 없다. 기어레버 하단에 위치한 서스펜선 설정을 오프로드 모드로 변경시켜 지상고만 높이면 그만이다. 나머지는 차량이 알아서 해준다.
가령 바위를 밟고 올라가 한쪽 바퀴가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도 바퀴가 헛돌지 않고 곧바로 나머지 바퀴에 구동력을 전달시켜 쉽게 험로를 탈출하게 만든다. 여기에 로우 기어까지 물리게 만들면 그 어떤 곳이라도 정복할 것 같은 자신감마저 생긴다. 과거 SUV들은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복잡한 조작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오프로드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해 있다. 또한 투아렉도 이를 추구하는 모델 중 하나다.
차량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오프로드 주행을 가볍게 주파한 뒤 테스트 환경을 와인딩 로드로 옮겼다. 오프로드에서 보여준 좋은 성능 덕분에 온로드 성능에도 기대감이 커졌다. 투아렉 중에서도 스포티한 성격을 가진 R-라인이 아니던가?
와인딩 코스에 접어들어 가감속을 반복하다 보니 터보 디젤엔진 특유의 지연현상이 다소 크게 느껴진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한 박자 쉬고 엔진이 활기차게 돈다는 느낌이 강하다. 디젤엔진의 한계는 분명해 보인다. 물론 4기통 디젤엔진의 반응성과는 비교 불가한 수준임에 분명하지만 고급 SUV의 장르에서 본다면 가솔린이 유리할 수도 있겠다. 물론 국내 소비자들은 가솔린 모델을 생각하지 않겠지만.
컴포트, 노멀, 스포트로 설정 가능한 에어 서스펜션의 댐핑 컨트롤 기능은 와인딩 코스에 들어서자 보다 극명해진다. 노멀 모드에서도 약간의 롤은 허용한다. 물론 승차감은 좋다. 아무래도 지상고가 높고 무거운 SUV 특성도 한몫 한다. 컴포트 모드로 설정하면 조금 부드러운 느낌이 생긴다. 하지만 바디롤 방어력은 노멀 모드와 유사한 수준이다. 아무래도 댐퍼 감쇄력에서만 차이를 보일 뿐 허용 롤의 차이는 크지 않은 듯 싶다.
스포트 모드는 부드럽지만 차체는 잡아주는 느낌만큼은 수준급이다. 상당히 탄력적인 움직임을 통해 최신 온로드 SUV 느낌까지 살려낸 모습이다. 승차감에 대한 만족감도 충분하다. 참고로 지난번 테스트를 진행했던 BMW X5 xDrive 30d의 서스펜션은 투아렉의 컴포트 설정보다 부드러웠다. 물론 X5의 상급 모델은 상당한 완성도를 보이지만 대중성을 갖는 30d 트림은 투아렉의 서스펜션 대비 완성도가 떨어졌다. 또한 AWD 등의 구성서도 아쉬움이 컸다.
다양한 환경서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서스펜션이지만 코너링 한계는 높지 않다. R-라인 모델의 경우 275mm 너비의 타이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사이즈 대비 그립에 대한 여유가 충분치 않다. 무거운 차체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아쉬움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차량 컨셉상 오프로드까지 감안해야 하는 만큼 단점이 되지는 않는다.
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이다. 듀얼클러치와 다른 부드러운 주행감각이 좋다. 그럼에도 듀얼클러치 변속기 부럽지 않을 수준의 직관적인 느낌이 좋다. 적어도 토크를 잃지 않고 배분시킨다는 느낌이 크다는 것. 변속 반응은 일반적이지만 각 단의 기어비 설정이 좋기 때문에 엔진과 궁합도 좋게 느껴진다.
핸들링이 민첩하고 정교한 편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부드러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관적인 조작감을 보여주기에 큰 아쉬움은 없다.
차세제어장치인 ASR을 끌 수 있지만 후륜쪽의 미끄러짐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개입하기 시작한다. 물론 개입이 자연스러운 편이라 주행감을 해친다는 느낌은 없다. 또한 급작스럽게 개입해 운전자 당황시키지도 않아 좋다.
앞서 진행된 제동력 테스트에서 느낀 것처럼 브레이크 성능은 수준급이었다. 와인딩 로드에서 가감속이 반복었지만 꾸준한 제동능력을 보였다. 다만 앞서 지적한 페달의 조작량이 많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남성들에게는 문제가 없겠지만 여성 운전자들이 조금 버거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브레이크 페달을 다른 차량보다 조금 더 많이 밟는다는 느낌으로 제어해야 한다.
한 덩치 하는 SUV지만 연비는 수준급이다. 100~110km/h로 정속주행하는 상황에서 15.3km/L로 다소 제한적인 연비를 보였지만 80km/h 정속주행 조건에서는 23.5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효율을 자랑했다. 평속 15km/h의 정체구간에서 나타낸 연비도 7.5km/L 수준이다. 차량의 배기량과 2.2톤을 넘는 차체무게를 생각하면 납득 가능한 수치다. 이외에 차량이 항속주행 중일 때 변속기의 동력을 끊어 탄력주행이 가능하도록 돕는 코스팅 기능도 탑재돼 있다.
신형 투아렉이 국내 데뷔하며 유로5 엔진을 그대로 얹어 좋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바 있다. 이는 수입사가 신차 출시 약 6개월 전에 신차를 주문하기 때문에 발생한 해프닝이다. 독일 본사에 신차를 선주문할 당시에는 유로6 엔진 탑재 모델이 준비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다.
유로6 엔진이 무조건 좋을까? 그렇지는 않다. 신형 V6 3.0 유로6 엔진은 출력이 13마력 높아졌지만 사실상 SCR-DPF를 통해 배출가스를 감소시킨 것이 전부다. 출력 증가는 미미하지만 가격 상승이 뻔히 보이는 부분이다. SCR의 유지보수를 생각하면 이미 검증된 현행 엔진의 경쟁력이 높을 수 있다.
우리팀에게 아쉬움이 된 부분은 엔진이 아니라 가격이었다. 테스트 모델은 9,750만원이다. 폭스바겐의 브랜드 밸류를 생각하면 분명 높아보인다. 실제로 이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벤츠 M-클래스, BMW X5, 아우디 Q7 등 프리미엄 SUV를 구입할 수 있다. 물론 특별한 AWD 및 에어서스펜션 등 구성에서 알차지만 그래도 가격이 낮아졌으면 경쟁력이 더 커졌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팀의 추천 트림은 7,720만원의 기본형 트림이다. 각종 편의장비나 기능성 면에서는 부족하지만 기본적인 완성도 높고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을 갖춘 SUV로써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브랜드 밸류 이외의 순수 차량 완성도를 생각한다면 R-라인이 추천대상이 된다. X5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주행감각이 퇴보했고 M-클래스와 Q7는 각각 페이스리프트와 모델체인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투아렉 R-라인의 완성도 및 가치가 가장 높다.
보통 폭스바겐 차량들은 경제성을 중심으로 성능과 다양한 활용성 등에서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왔다.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티구안과 골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투아렉은 조금은 성격이 다른 듯 하다.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 성능도 발군이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은 물론 신뢰도 높은 파워트레인과 넓은 실내공간까지 기본이다. 이러한 조합들이 투아렉을 고급스럽게 느껴지도록 만들고 있다. 호화스러운 것들로 치장한 것과 다른 수수한 듯한 고급스러움이다. 그것이 투아렉의 진정한 매력이기도 하다. 또한 현시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모델임에 분명하다. 때문에 브랜드 밸류를 최우선으로 차를 생각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투아렉에 많은 관심을 둘 것이다.
페이스리프트가 적용됐다지만 외적인 변화가 큰 편은 아니다. 전면부 그릴의 가로줄 장식이 4줄로 늘어났고 헤드램프와 연결된 형태로 변경된 정도가 눈에 띈다. 이는 최신 폭스바겐 모델들과 동일한 디자인 특징이다.
헤드램프는 바이-제논 헤드램프가 기본사양으로 탑재됐다. 최근에는 중형 세단에도 LED 램프가 적용되고 있는 만큼 조금은 뒤쳐졌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들기도 한다. 반면 리어램프는 LED를 사용한다. 새로운 디자인의 휠은 19인치부터 21인치까지 준비된다. 이외에 금속 장식의 사용 면적을 넓혀 고급스러워 보이도록 꾸미기도 했다. 테스트 차량은 R-라인 모델이기 때문에 전용 범퍼와 21인치 휠이 기본 장착된다.
인테리어 역시 시각적으로 큰 변화가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다. 보기에 따라 다소 올드해 보이기도 한다. 대신 계기판 주위를 크롬으로 두르고 각종 버튼들을 알루미늄으로 꾸며 소재의 고급화에 노력한 흔적을 보인다. 조명도 흰색으로 변경되면서 보다 깔끔해진 느낌을 전한다.
센터페시아에는 RNS850이라는 이름의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장착된다. 스티어링휠 조향각도와 나침반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 역시 특징이다. 한글화도 잘 돼있는 모습이고 메뉴구성도 큼지막해서 조작성이 좋다. 하지만 디자인적으로는 다소 투박해 보이기도 한다. 자체개발 내비게이션도 탑재도 눈에 띈다.
공조장치는 듀얼존 시스템이 기본이며 R-라인 트림에는 쿼드존이 탑재된다. 사운드 시스템은 8개 스피커가 기본이지만 상급트림인 프리미엄과 R-라인에는 12개의 스피커를 갖춘 다인오디오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앞좌석 시트는 전 모델에 기본으로 럼버 서포트가 적용됐다. 뒷좌석은 160mm 슬라이딩이 가능하며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도 지원한다. 공간도 충분히 넉넉하고 B-필러의 송풍구 등 구성도 좋다. 트렁크 공간은 908리터가 기본이며 리어 시트폴드에 따라 1,642리터까지 확장된다. 적어도 공간적인 면에서 아쉬움을 표할 소비자는 없을 듯 하다.
새롭게 탑재되는 에어 서스펜션은 지상고를 최대 30cm까지 높일 수 있다. 반대로 시속 140km 이상의 속도에서 자동으로 낮아져 안정감을 높이도록 셋업됐다.
서스펜션은 주행성능보다 오프로드에 대응하기 위한 구성적 성격이 강하다. 덕분에 측면 경사대응각 35도, 도강깊이 580mm, 접근각과 이탈각 30도, 램프각 27도, 등반각 31도라는 수치를 앞세우게 됐다. 산을 뚫고 올라가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어지간한 험로 정도는 통과 가능한 제원을 갖췄다는 것이다.
신형 투아렉은 기본트림 7720만원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8670만원, R-라인 9750만원의 가격을 갖는다. 하지만 기본형 모델은 스티어링휠 틸트와 텔레스코픽 조작을 수동으로 해야 하고 국산 준중형 세단에도 장착되는 사각경보 시스템이 프리미엄 트림부터 탑재되고 있다. 쿼드존 공조장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360도 전방위 카메라, 패들 시프트 등 차급에 어울리는 구성은 모두 R-라인 전용사양이다. R-라인 모델이 스포티함을 강조한 성격 이외에 풀옵션 모델이라는 성격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신형 투아렉은 기존 V8 4.2리터 사양을 삭제하고 모든 모델을 V6 3.0 디젤엔진으로 통일했다. R-라인이라고 특별히 배기음이 부각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조용하고 부드러움을 추구한다.
시동을 걸고 아이들 상태에서 측정된 소음은 약 44.5dBA. 비교 모델인 BMW X5 xDrive 30d의 아이들 측정 소음이 42dBA 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금 높은 편이지만 주행 소음만큼은 뛰어났다. 가솔린 승용차들을 능가하는 59.5dBA 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다. 진동 부분에서도 상당히 잘 해내는 모습이다. 디젤엔진이라지만 4기통과 6기통간의 차이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주행을 시작한다. 저속 상황에서도 묵직하다는 느낌이 크게 부각된다. 적어도 가볍고 경쾌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가속 페달을 조금 깊게 밟으면 약간의 지연현상 이후 본격 가속이 전개되는 타입이다. 순발적인 펀치력 보다는 부드럽게 밀어주는 느낌이 크다. 하지만 소음이라던가 전체적인 주행질감이 고급스럽게 조율되어 가속감에 대한 아쉬움을 만들지는 않는다.
분명 힘없는 가속력은 아니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토크감이 꾸준하게 이어가며 속도계 바늘의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180km/h까지의 도달도 쉽다. 200km/h까지는 조금 기다려야 하지만 도달에 있어 어려움은 없다. 고속주행 안정성은 SUV임을 생각했을 때도 수준급이다. 다분히 독일차의 일원임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물론 같은 독일계 브랜드의 BMW X5는 서스펜션이 상당히 부드러워 아쉬움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투아렉은 이 부분에 대한 만족감을 충분히 높이고 있다.
신형 투아렉은 245마력과 56.1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V6 3.0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기본 트림이나 R-라인이나 동일하다. 테스트 모델인 R-라인 트림은 무려 21인치 휠과 275mm급 타이어를 4륜에 장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의 가속시간은 약 7.8초에 불과했다. 19인치 휠을 사용한 기본형 모델이라면 제조사 발표치인 7.6초가 가능할 수 있겠다.
제동 테스트도 진행했다. 최단 제동거리는 37미터 초반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테스트를 수 차례 진행한 결과에서도 38미터 수준의 제동거리를 꾸준히 기록했다. 육중한 덩치의 SUV임을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이다. 단, 초기 응답성보다 페달의 조작이 어느정도 들어간 이후 제성능이 나온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겠다.
투아렉은 제원상으로도 오프로드 주파 성능을 앞세우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SUV가 도심 주행 성격에 치우친 것에 반해 의외로 전통파 SUV의 노선을 걷고 있는 셈이다. 이런 성격을 가진 SUV그룹에는 랜드로버와 지프(JEEP)의 일부 모델만 포함된다.
가벼운 오프로드 코스로 자리를 옮겼다. 험한 산 속 까지는 아니지만 모양만 SUV 느낌을 살린 차량은 엄두도 못 낼 수준의 지형이다. 어려울 것도 없다. 기어레버 하단에 위치한 서스펜선 설정을 오프로드 모드로 변경시켜 지상고만 높이면 그만이다. 나머지는 차량이 알아서 해준다.
가령 바위를 밟고 올라가 한쪽 바퀴가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도 바퀴가 헛돌지 않고 곧바로 나머지 바퀴에 구동력을 전달시켜 쉽게 험로를 탈출하게 만든다. 여기에 로우 기어까지 물리게 만들면 그 어떤 곳이라도 정복할 것 같은 자신감마저 생긴다. 과거 SUV들은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복잡한 조작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오프로드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해 있다. 또한 투아렉도 이를 추구하는 모델 중 하나다.
차량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오프로드 주행을 가볍게 주파한 뒤 테스트 환경을 와인딩 로드로 옮겼다. 오프로드에서 보여준 좋은 성능 덕분에 온로드 성능에도 기대감이 커졌다. 투아렉 중에서도 스포티한 성격을 가진 R-라인이 아니던가?
와인딩 코스에 접어들어 가감속을 반복하다 보니 터보 디젤엔진 특유의 지연현상이 다소 크게 느껴진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한 박자 쉬고 엔진이 활기차게 돈다는 느낌이 강하다. 디젤엔진의 한계는 분명해 보인다. 물론 4기통 디젤엔진의 반응성과는 비교 불가한 수준임에 분명하지만 고급 SUV의 장르에서 본다면 가솔린이 유리할 수도 있겠다. 물론 국내 소비자들은 가솔린 모델을 생각하지 않겠지만.
컴포트, 노멀, 스포트로 설정 가능한 에어 서스펜션의 댐핑 컨트롤 기능은 와인딩 코스에 들어서자 보다 극명해진다. 노멀 모드에서도 약간의 롤은 허용한다. 물론 승차감은 좋다. 아무래도 지상고가 높고 무거운 SUV 특성도 한몫 한다. 컴포트 모드로 설정하면 조금 부드러운 느낌이 생긴다. 하지만 바디롤 방어력은 노멀 모드와 유사한 수준이다. 아무래도 댐퍼 감쇄력에서만 차이를 보일 뿐 허용 롤의 차이는 크지 않은 듯 싶다.
스포트 모드는 부드럽지만 차체는 잡아주는 느낌만큼은 수준급이다. 상당히 탄력적인 움직임을 통해 최신 온로드 SUV 느낌까지 살려낸 모습이다. 승차감에 대한 만족감도 충분하다. 참고로 지난번 테스트를 진행했던 BMW X5 xDrive 30d의 서스펜션은 투아렉의 컴포트 설정보다 부드러웠다. 물론 X5의 상급 모델은 상당한 완성도를 보이지만 대중성을 갖는 30d 트림은 투아렉의 서스펜션 대비 완성도가 떨어졌다. 또한 AWD 등의 구성서도 아쉬움이 컸다.
다양한 환경서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서스펜션이지만 코너링 한계는 높지 않다. R-라인 모델의 경우 275mm 너비의 타이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사이즈 대비 그립에 대한 여유가 충분치 않다. 무거운 차체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아쉬움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차량 컨셉상 오프로드까지 감안해야 하는 만큼 단점이 되지는 않는다.
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이다. 듀얼클러치와 다른 부드러운 주행감각이 좋다. 그럼에도 듀얼클러치 변속기 부럽지 않을 수준의 직관적인 느낌이 좋다. 적어도 토크를 잃지 않고 배분시킨다는 느낌이 크다는 것. 변속 반응은 일반적이지만 각 단의 기어비 설정이 좋기 때문에 엔진과 궁합도 좋게 느껴진다.
핸들링이 민첩하고 정교한 편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부드러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관적인 조작감을 보여주기에 큰 아쉬움은 없다.
차세제어장치인 ASR을 끌 수 있지만 후륜쪽의 미끄러짐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개입하기 시작한다. 물론 개입이 자연스러운 편이라 주행감을 해친다는 느낌은 없다. 또한 급작스럽게 개입해 운전자 당황시키지도 않아 좋다.
앞서 진행된 제동력 테스트에서 느낀 것처럼 브레이크 성능은 수준급이었다. 와인딩 로드에서 가감속이 반복었지만 꾸준한 제동능력을 보였다. 다만 앞서 지적한 페달의 조작량이 많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남성들에게는 문제가 없겠지만 여성 운전자들이 조금 버거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브레이크 페달을 다른 차량보다 조금 더 많이 밟는다는 느낌으로 제어해야 한다.
한 덩치 하는 SUV지만 연비는 수준급이다. 100~110km/h로 정속주행하는 상황에서 15.3km/L로 다소 제한적인 연비를 보였지만 80km/h 정속주행 조건에서는 23.5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효율을 자랑했다. 평속 15km/h의 정체구간에서 나타낸 연비도 7.5km/L 수준이다. 차량의 배기량과 2.2톤을 넘는 차체무게를 생각하면 납득 가능한 수치다. 이외에 차량이 항속주행 중일 때 변속기의 동력을 끊어 탄력주행이 가능하도록 돕는 코스팅 기능도 탑재돼 있다.
신형 투아렉이 국내 데뷔하며 유로5 엔진을 그대로 얹어 좋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바 있다. 이는 수입사가 신차 출시 약 6개월 전에 신차를 주문하기 때문에 발생한 해프닝이다. 독일 본사에 신차를 선주문할 당시에는 유로6 엔진 탑재 모델이 준비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다.
유로6 엔진이 무조건 좋을까? 그렇지는 않다. 신형 V6 3.0 유로6 엔진은 출력이 13마력 높아졌지만 사실상 SCR-DPF를 통해 배출가스를 감소시킨 것이 전부다. 출력 증가는 미미하지만 가격 상승이 뻔히 보이는 부분이다. SCR의 유지보수를 생각하면 이미 검증된 현행 엔진의 경쟁력이 높을 수 있다.
우리팀에게 아쉬움이 된 부분은 엔진이 아니라 가격이었다. 테스트 모델은 9,750만원이다. 폭스바겐의 브랜드 밸류를 생각하면 분명 높아보인다. 실제로 이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벤츠 M-클래스, BMW X5, 아우디 Q7 등 프리미엄 SUV를 구입할 수 있다. 물론 특별한 AWD 및 에어서스펜션 등 구성에서 알차지만 그래도 가격이 낮아졌으면 경쟁력이 더 커졌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팀의 추천 트림은 7,720만원의 기본형 트림이다. 각종 편의장비나 기능성 면에서는 부족하지만 기본적인 완성도 높고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을 갖춘 SUV로써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브랜드 밸류 이외의 순수 차량 완성도를 생각한다면 R-라인이 추천대상이 된다. X5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주행감각이 퇴보했고 M-클래스와 Q7는 각각 페이스리프트와 모델체인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투아렉 R-라인의 완성도 및 가치가 가장 높다.
보통 폭스바겐 차량들은 경제성을 중심으로 성능과 다양한 활용성 등에서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왔다.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티구안과 골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투아렉은 조금은 성격이 다른 듯 하다.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 성능도 발군이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은 물론 신뢰도 높은 파워트레인과 넓은 실내공간까지 기본이다. 이러한 조합들이 투아렉을 고급스럽게 느껴지도록 만들고 있다. 호화스러운 것들로 치장한 것과 다른 수수한 듯한 고급스러움이다. 그것이 투아렉의 진정한 매력이기도 하다. 또한 현시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모델임에 분명하다. 때문에 브랜드 밸류를 최우선으로 차를 생각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투아렉에 많은 관심을 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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