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골프R, 억대 스포츠카의 축소판
컨텐츠 정보
- 558 조회
- 목록
본문
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 폭스바겐 골프 R을 시승했다. 골프 R은 놀랍도록 치밀하고 강력하며 밸런스까지 뛰어나다. 골프 GTI에서 느꼈던 2%의 부족함이 완전히 채워진 느낌이다. 차가 줄 수 있는 모든 재미를 담아낸 골프 R은 충분히 재밌다. 하지만 골프 GTI 대비 높은 안정감은 짜릿함을 반감시킨다.
골프 R은 현재 양산되는 골프 중 가장 강력한 모델이다. 다양한 TSI 가솔린엔진과 TDI 디젤엔진을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까지 보유한 골프 라인업에서 가장 강력하다. 거대그룹 폭스바겐의 얼굴 마담인 골프 중 가장 빠른 모델이라는 타이틀은 골프 R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골프 R을 보면 골프라기 보다는 완전히 다른 모델을 골프 차체에 밀어 넣은 느낌이다. 5세대까지만 해도 골프 R32에는 골프 GTI와 전혀 다른 3.2리터 VR6 엔진과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됐다. 하지만 세대를 거듭해 7세대 골프 R과 골프 GTI는 동일한 배기량의 터보엔진을 공유한다.
그러나 골프 R 만이 갖는 아이템, 4모션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은 여전히 유지됐다. 폭스바겐에서 4모션이 적용된 해치백은 골프 R이 유일하다. 유사한 파워트레인의 시로코 R은 물론 골프 GTI에게도 4모션은 허락되지 않는다.
골프 R의 외관은 골프 GTI 보다 얌전하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세련된 감각이다. 사자 수염같은 디테일로 포장된 안개등을 대신해 단정한 에어 홀이 위치한다. 알루미늄 휠의 디자인도 댄디한 타입이다. 그릴 하단의 붉은 바는 무광 실버컬러로 바뀌고 사이드미러 캡도 동일한 컬러로 마감됐다. 유일하게 과격한 아이템은 리어 범퍼 하단의 쿼드 머플러 뿐이다.
실내에서는 여러 부분에서 골프 R의 개성이 묻어난다. 도어 스카프와 도어 트림에는 파란색 조명이 적용됐다. 계기판의 바늘에도 파란색을 부여했다. 외장 컬러가 라피즈 블루가 아니었다면 섭섭할 뻔 했다. 운전석만 전동으로 조절되는 세미 버킷 시트는 여유 있는 타입이다. 평소에는 편안한 착좌감을 보이지만 횡가속도가 크게 가해지는 상황에서는 효과적으로 몸을 지지한다.
골프 R은 2리터 4기통 TSI 직분사 터보엔진으로 5400-6200rpm에서 최고출력 292마력, 1900-5300rpm에서 최대토크 38.7kgm를 발휘한다. 습식 6단 DSG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4모션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과 조합되며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시간은 5.1초, 최고속도는 250km/h다. 복합연비는 9.9km/ℓ(도심 8.8 고속 11.6)다.
300마력을 발휘하는 유럽사양 골프 R 보다 낮은 출력에 불만을 갖는 오너가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유럽사양 골프 R의 100km/h 가속시간은 4.9초로 0.2초 단축된다. 분명 아쉬운 부분이나 수요가 적은 국내에 골프 R이 수입된 것으로 만족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의 극적인 체중감량으로 커버할 수 있는 수치다.
골프 R의 TSI 엔진은 폭스바겐그룹 내에서 다양한 모델에 적용된다. 국내에 수입된 모델 중에는 아우디 S3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갖는다. 골프 R과 S3는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발생 구간이 동일하다. 두 모델은 압축비와 공차중량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제원상 40kg 무거운 S3의 정지상태에서의 가속력이 골프 R 대비 빠르게 세팅됐다.
일상주행에서의 골프 R은 편하다. 유사한 성격의 시로코 R과 비교하면 나긋나긋한 승차감을 갖는다. 기본적으로 진폭이 짧고 단단한 서스펜션을 채용했으나 저중속 구간에서는 요철을 효과적으로 소화한다. 고성능 모델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부드럽고, 기본형 골프 기준으로는 단단하다. 댐핑 컨트롤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서스펜션의 포용력은 상당하다.
중고속 영역에서도 골프 R은 약간의 여유를 갖는다. 스포츠카 기준에서의 여유로 기본형 모델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나, 서스펜션을 아주 단단하게 조여놓지 않아 빠른 주행에서의 상하 움직임이 상당히 억제돼 있다. 빠르고 짧게 가해지는 요철에는 날카롭게 반응하고, 느리고 긴 요철은 부드럽게 소화한다. 노면에 대한 그립 장악에 유리한 설정이다.
스티어링 휠은 록투록 2.1회전의 타이트한 설정이다. 때문에 조타각에 비해 차체가 민첩하게 움직이는 감각을 전한다. 4모션의 적용으로 전륜과 함께 후륜에도 구동력이 전해지는데 고속 차선변경에서 지면에 단단히 엎드려 움직이는 감각이 산뜻하다. 고속주행에서의 조타에 따른 주행 안정감은 골프 GTI 대비 한참 앞서는 감각이다.
급격한 코너에서는 진입 초기 다소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인다. 하지만 코너 진입을 지나며 언더스티어는 상당히 완화된다. 코너링 시 내측 전륜에 브레이킹을 가하는 XDS+가 작동되며 동시에 후륜에 힘을 더해 코너를 힘차게 박차고 나갈 수 있다. 4모션의 진가가 나타나는 순간이다. 코너링 한계 상황에서의 움직임이 예측 가능하다는 점도 차에 신뢰가 가는 부분이다.
골프 R의 가속력은 중고속 영역에서 폭발적인 모습을 보인다. 레이싱 모드에서 더해지는 사운드와 함께 변속시 마다 터져 나오는 배기음은 상당히 자극적이다. 4기통 터보엔진이 만들어 내는 사운드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다. 저회전에서 기어를 고정한채 가속하는 상황에서는 8기통 엔진과 같은 고동감까지 전하는데 이 사운드가 중독성이 강하다.
저회전에서 가속을 시작하는 시점 잠시 터보렉이 발생되나 맹렬한 가속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터보엔진 임을 잊을 만큼 엔진은 신속한 움직임을 보인다. 기어가 변속되는 6800rpm까지 파워가 꾸준히 유지된다. 인상적인 점은 매뉴얼 모드에서 변속 타이밍을 놓치거나 변속되는 찰나 업시프트를 명령해도 변속기가 알아서 최적의 변속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골프 R의 최고속도는 250km/h까지 허용된다. 210km/h에서 제한되는 국내의 골프 GTI의 맥빠지는 속도제한이 걸리지 않는다. 다만, 5단과 6단의 기어비가 늘어지고 최고속도가 6단에서 발생되는 특성으로 인해 220km/h 이상 초고속 영역에서의 가속감은 중고속 영역 대비 지루하다. 초고속에서 주행 안정감이 일부 저하되는 현상도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80-180km/h 구간에서의 가속은 언제나 신속하고 파워풀하다. 400마력급 스포츠카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는 퍼포먼스다.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브레이킹 성능이다. 다른 골프와 달리 브레이크 유격이 거의 없는 설정으로 밟는 동시에 제동이 시작된다. 최고속도로 주행하는 상황에서의 강한 브레이킹에서도 신속하게 속도를 줄여낸다. 브레이킹 시 밸런스 역시 안정적이다.
시승 기간 동안 골프 R은 평균 9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정체구간에서의 연비는 다소 불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나 주행이 시작되면 빠르게 연비를 높여간다. 평균 90km/h 구간에서의 연비는 16km/ℓ를 기록하기도 한다. 일상주행에서는 평균 11km/ℓ 수준의 연비를 꾸준히 유지했다.
기본형 골프의 가격을 생각하면 골프 R은 턱 없이 비싸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골프 R이 담고 있는 292마력, 론칭 스타트를 지원하는 DSG 변속기,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괜찮은 배기음과 환상적인 브레이크 시스템, 주행 밸런스, 그리고 워런티 기간 동안의 유지보수 비용을 계산하면 상당히 매력적인 모델이라 생각된다.
~ 기사제보/보도자료 help@dailycar.co.kr
~ 대한민국 1등 자동차 뉴스 채널 데일리카 http://www.dailycar.co.kr
~ 본 기사를 인용하실 때는 출처를 밝히셔야 하며 허락없는 기사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