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캐딜락의 승부수 CT6 터보…실리 선택한 플래그십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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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캐딜락의 입지는 넓지 않다. 지난해 수입 대형 세단 시장 판매량을 살펴보면, 1, 2, 3위는 모두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에게 돌아갔다. 이 가운데 정상을 차지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총 6263대가 팔리며 40.4%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했다. 반면, 캐딜락 CT6는 800대를 조금 넘긴 806대가 인도됨에 따라 점유율 5.2%에 만족해야 했다.
CT6 터보는 이런 상황을 벗어나고자 GM코리아가 내놓은 비장(?)의 카드다.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배기량을 확 줄이고 가격도 합리적으로 책정했다. 그러면서 플래그십 세단이 갖춰야 할 여러 안전 편의 품목과 완성도 높은 마감 품질은 유지했다. 대중에 아메리칸 럭셔리의 가치를 알리고, 나아가 판매 촉진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재고를 노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은 먼저 출시된 V6 모델과 다를 바 없다. 익스테리어는 입체적으로 다듬어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정교한 모양새를 띈 헤드램프로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하고, 인테리어는 가죽, 원목, 금속 등 여러 패널을 오차 없이 맞물려 품격 높은 공간을 연출한다. 엔진만 좀 작아졌을뿐 온 몸으로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은 플래그십 세단의 격을 잃지 않은 셈이다.
편의 사양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10.2인치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 8에어백 시스템, 1열 냉난방 시스템 등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모두 갖췄지만, 가격을 낮추고자 2열 듀얼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 전좌석 마사지 기능 등 값비싼 옵션은 빠졌다.
CT6 터보의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는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와 8단 자동으로 구성된다. 최고출력은 269마력이고, 최대토크는 41.0kg.m다. 실린더 개수가 좀 모자랄뿐 수치는 기대 이상이다. 단순히 토크만 따지고 보면 상위 모델에 장착되는 V6 3.6L 가솔린 대비 1.6kg.m 높다. 최대 토크 발생 시점도 더 낮다. 빠른 초반 가속을 구현하기에는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가 더 유리하다는 얘기다.
고속에서 움직임은 꽤 안정적이다. 서스펜션 세팅은 프론트, 리어 모두 멀티 링크. 최상위 모델에 적용되는 리얼타임 댐핑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노면 상태를 1000분의 1초로 감지해 댐핑을 단단하게 혹은 부드럽게 조절하는 기능)의 부재는 다소 아쉬웠지만, 기본적인 세팅도 나쁘지 않았다. 노면의 크고 작은 충격을 적절히 걸러내며, 높은 자세제어 능력을 보였다.
이처럼 듬직한 하체 덕에 굽이진 도로를 돌아 나가거나 차선 변경 시 몸놀림은 '불안' 대신 '신뢰'를 안겨줬다. 5.2m에 이르는 차체가 민첩하게 거동했다. 풍절음, 엔진음, 노면소음 등 주행 중 실내로 유입되는 각종 소음은 최대한 억제했다.
주행 안전 품목으로는 차선 유지 및 차선 이탈 경고, 후방 통행 차량 감지 및 경고, 사각 지대 경고, 전방 추돌 경고 등이 들어갔다.
다운사이징 엔진을 얹은 캐딜락의 기함은 분명 매력적인 모델이었다. 배기량만 좀 줄었을뿐 고급차가 갖춰야 할 덕목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이 차의 값은 7000만원이 조금 안되는 6980만원. 프리미엄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 가격이 평균 1억원인 점을 감안한다면 경쟁력은 높다. CT6 터보가 올해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워 자신의 영역을 넓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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