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진짜 크다!" 신형 쉐보레 트래버스, 캠핑·차박에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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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SUV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길어지는 코로나19 시국에 지친 소비자들이 캠핑·차박 등 비대면 레저활동을 즐기면서 그 활용성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각 제조사들도 다양한 대형 SUV를 잇달아 선보이며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한국GM은 이달 쉐보레 트래버스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였다. 트래버스는 국내 준대형 SUV 시장에서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모델로,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최상위 트림 '트래버스 하이컨트리'를 시승했다.
전반적인 디자인 기조는 그대로 유지했지만, 이전 모델보다 한층 선명하고 또렷해진 인상이다. 모든 등화류가 LED로 바뀐 덕에 신차 느낌을 물씬 풍긴다.
기존 상단에 위치하던 헤드램프는 하단으로 이동했다. 트레일블레이저에서 봤던 스타일이다. 헤드램프가 있던 자리에는 새로운 LED 주간주행등과 LED 방향지시등이 들어갔는데, 더욱 촘촘히 배치된 듀얼 포트 그릴과 함께 스포티한 감성을 더했다.
전장 5230mm, 전폭 2000mm, 전고 1780mm, 휠 베이스 3073mm 등 평소 볼 수 없던 숫자다. 대형 SUV답게 커다란 덩치가 내뿜는 존재감이 상당하다. 크기는 길쭉한 허리 라인이 돋보이는 측면부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공차중량(2090kg)은 커다란 덩치를 생각하면 가벼운 편이다.
깔끔해진 외관과 달리 실내는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8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 계기판이 적용된 것을 제외하면 시각적 변화는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일부 개선된 요소들이 눈길을 끈다. 먼저 인포테인먼트는 칭찬 요소다. 화면 해상도가 높아 한눈에 보기에도 깔끔하고, 반응 속도도 빠릿빠릿해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다. 화면 뒤에는 작은 수납공간이 숨어있어 부피가 크지 않은 귀중품을 보관하는 데 용이하다. 발렛모드를 켜면 자동으로 잠기게끔 설정돼 보안 문제도 해결했다.
또한 무선 충전기능과 무선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이 추가됐다. 케이블이 없어도 스마트폰을 오롯이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 페어링 속도는 3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아울러 최근 시승한 차량 중 가장 빠른 연결 속도를 보여줬다. 재 탑승 시 스마트폰과 재연결되는 속도도 만족스러웠다.
2열은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을 지원하는 독립형 캡틴시트가 적용됐다. 직관적인 레버 위치와 쉬운 3열 탑승 방식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캠핑이나 차박에 유용한 220V 인버터도 자리한다.
긴 차체의 장점은 3열에서 누릴 수 있다. 무늬만 7인승인 일부 차종과 달리, 성인이 앉아도 여유롭게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3열에도 컵홀더와 USB 포트가 마련돼 편의성도 좋다. 다만, 3열 시트의 방석이 짧아 덩치가 큰 사람이라면 시트가 작게 느껴질 수 있겠다.
기본 트렁크 공간은 651리터다. 3열을 접지 않고도 준중형 SUV에 버금가는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여기에 3열을 접으면 1636리터, 2열까지 접으면 2780리터까지 늘어난다.
2열과 3열이 평평하게 펴지는 풀 플랫 폴딩을 지원한다. 차박과 캠핑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필수 요소다.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광활한 공간이 나타나는데, 180cm가 넘는 성인이 다리를 쭉 뻗고도 여유롭게 트렁크를 닫을 수 있다. 매트와 에어쿠션 등 적당한 장비만 갖춰진다면, 나만의 호텔로 탈바꿈할 수 있다.
신형 트래버스는 기존 모델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kgf·m를 발휘하는 3.6리터 V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여기에 전륜과 사륜을 상시 전환할 수 있는 스위처블 AWD 시스템이 기본 적용된다.
거대한 덩치를 가볍게 이끌어 나간다. 대배기량 엔진 특유의 여유가 느껴진다. 자연흡기 엔진임에도 낮은 rpm을 유지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스포츠카 못지 않은 강렬한 엔진음을 선사하며 시원하게 달려나간다.
주행 측면에서 기존 모델과 가장 큰 차이점은 서스펜션이다. 한국GM에 따르면 신차는 도심 주행에 어울리도록 기존 대비 조금 더 단단한 세팅값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차체 롤링과 피칭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신형 트래버스는 시내에서 요철과 방지턱을 부드럽게 넘어갈 뿐만 아니라, 고속 주행에서 차량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화해 보다 안정적인 달리기 실력을 보였다. 여기에 가솔린 엔진과 방음대책이 어우러져 정숙하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신형 트래버스는 모든 트림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기본 적용됐다. 정차 및 재출발까지 지원해 막히는 도로에서 보다 편리한 주행이 가능하다. 차선을 벗어나려고 하면 스티어링 휠을 보정해주는 '차로이탈방지(LKA)' 기능도 함께 적용됐다. 단, 차로 중앙을 유지해주는 '차로유지보조(LFA)'가 빠진 점은 아쉽다.
연비는 기대 이상이다. 막히는 시내와 고속도로 약 60여km를 달린 결과 평균 연비 11.3km/L(8.8L/100km)가 나왔다. 정체 구간이 꽤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복합연비(8.3km/L)보다 36%나 좋은 수치를 보였다.
쉐보레 신형 트래버스 판매가격은 트림에 따라 5470만~6430만원이다. 기존 대비 평균 500만원에 달하는 가격 인상폭에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깡통 트림을 삭제하고, 고급 사양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전 트림 기본 적용하는 등 개선점을 생각하면 납득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최상위 트림인 하이컨트리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전용 디자인 요소와 듀얼 선루프, 3열 파워폴딩 등 차별점을 뒀지만, 6430만원에 달하는 가격을 만족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하다. 풀 옵션에 대한 욕심을 버린다면 534만원 더 저렴한 프리미어 트림이 가장 이상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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