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 G70 & 기아 스팅어 & 캐딜락 ATS 2.0T 서킷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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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은 기아 스팅어를 시작으로 제네시스 G70를 테스트를 하며 매우 놀랐다. 처음 이 장르에 도전한 국산차가 수입 모델과 직접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성능과 완성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에 궁금증이 커졌다. 수입 모델과 비교했을 때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갖는지 말이다. 그래서 다른 모델과의 비교를 진행하기로 했다.
테스트를 준비하며…
우선 경쟁 모델의 섭외에 나섰다. 2.0리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컴팩트 스포츠 세단이 대상이다. 국내에서는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 메르세데스-벤츠 C200, 캐딜락 ATS, 렉서스 IS200t, 재규어 XE 20t가 판매 중이다.
우선 이 시장의 대표적인 강자는 BMW의 3시리즈다. 다시금 3시리즈에 330i M 스포츠 패키지 모델이 있다. 2리터 엔진을 장착한 모델 중에서도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하지만 BMW로부터 테스트카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올해 단종을 앞두고 있어 큰 관심을 받지 못하다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아쉽지만 새로운 3시리즈가 등장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렉서스도 IS200t 시승차를 운영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개발된 엔진과 변속기가 국산차 대비 어떤 경쟁력을 갖는지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시승차가 준비됐다고 해도 타사 모델과 달리 4계절 타이어를 사용한다. 이는 렉서스 IS의 성능을 낮추는 요소다.
사실 이번 비교를 기획하며 3가지 룰을 정했다. 첫 번째는 성능에 변수가 되는 타이어를 모두 같은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 제네시스 G70, 스팅어 모두 미쉐린의 PS4(파일럿 스포츠4)를 사용하는 터라 이를 330i M, IS200t, ATS에 끼워 넣을 계획이었다. 다만 타이어 규격은 각 제조사들의 기준을 바탕으로 한다.
두 번째는 연료를 통일하는 것이다. 200마력대 중반 정도의 차량이라면 고급유가 기본이다.
세 번째는 후륜구동 방식으로 통일하는 것. 제네시스 G70과 스팅어는 후륜과 AWD 방식 중 소비자가 원하는 구동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때문에 수입 모델과 같은 후륜구동 방식으로 통일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3가지 모두 구현되지 못했다. 우선 BMW 3시리즈, 렉서스 IS가 빠지면서 테스트가 반쪽이 되었다. 또한 현대차는 HTRAC이라 불리는 AWD를 장착한 제네시스 G70 2.0만 시승차로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현대, 기아차는 테스트카 출고 후 계속 일반유로만 운영을 해왔다고 한다. 고급유로의 변경을 요청했지만 어렵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에 연료를 바꾸고 다시금 적응시킬 시간이 필요해 테스트 시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우리 팀 이후 바로 다른 매체의 일정이 잡혀있어 이마저도 어려웠다. 참고로 일반유에 적응된 환경에서 벗어나려면 가득 주유된 일반유를 소진시키고 최소 1~2회 정도 고급유를 가득 주유한 뒤 학습시켜야 한다.
아울러 재규어 XE, 벤츠 C 클래스 등이 비교 대상은 아니다. 엄밀히 클래스가 다르다. C200은 184마력의 엔진 출력을 갖는다. 벤츠는 다른 차와 견줄 C300을 운영 중인데 국내 판매는 하지 않는다. 재규어에도 247마력의 XE 25t 모델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만날 수 없다.
결국 시장에 남은 캐딜락 ATS만이 경쟁에 참여했다. 이 테스트카는 고급유를 사용한다. 때문에 G70 및 스팅어에게 다소 불리한 환경임에 분명하다. 때문에 현재의 비교 결과에서 스팅어, G70의 성능이 소폭 향상될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또한 매 테스트 섹션마다 이 부분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할 것이다.
제원
우선 3개 모델의 제원부터 보자. 차량의 크기는 ATS가 가장 작다. 길이도 짧고 폭도 좁다. 휠베이스는 G70보다 60mm, 스팅어 대비 130mm 짧다. 물론 뒷좌석 공간도 가장 좁다.
ATS는 동급에서 가장 작고 가볍다. G70이나 스팅어와 비교해 100kg 가량 가볍다고 보면 된다. 도어 등에 사용된 알루미늄도 경량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동시에 엔진 제원은 가장 높다. 스팅어, G70은 일반 휘발유 대응력(?)이 좋은 편이지만 출력이 조금 낮다.
실 구동 출력 테스트
엔진에서 만들어진 힘이 변속기 등의 구동계를 거쳐 타이어까지 전달될 때의 손실률은 얼마나 될까? 엔진 성능을 측정하는 섀시 다이나모를 통해 스팅어와 ATS의 손실을 비교했다. 아무래도 출력이 높은 ATS 쪽의 구동 성능이 조금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스팅어에서 측정된 최대토크는 초반 영역에서 오버부스트에 의해 일시적으로 토크가 높게 측정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토크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ATS의 경우도 오버부스트가 발생하면 40kg.m 이상의 토크를 보여준다. 하지만 가용 구간에서의 토크는 36kg.m 내외라 보는 것이 맞겠다.
스팅어와 G70은 일반유를 사용해 운영돼왔다. 수입 모델들처럼 고급유에 맞춰 조율되면 더 높아진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차량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대략 210마력 전후의 실구동 출력을 갖는다고 보면 된다.
해외에서는 고급유가 기본이지만 국내서 판매되는 2.0T 모델은 이에 대한 설명이 명확하지 않다. 제조사 측 담당자도 ‘고급유를 넣으면 좋지만…’이라 말을 흐려야 했다. 우리 시장, 그리고 문화에서 오는 아쉬움이다. 사실 수입차 딜러들도 고급유를 권장하지 않는다. 고급유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가 차량 구매를 망설이기 때문이다.
고성능을 지향하는 스팅어, G70 3.3T 모델 구입자 일부도 일반유를 넣는다. 이것이 자랑인 것처럼 문제없다는 의견을 낸다. 물론 당장 문제는 없다. 하지만 수십 마력 이상의 손실을 감안하면서 스포츠 세단을 구입한다는 것이 다소 이해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수마력을 올리기 위해 튜닝을 한다.
무게
이번에는 각 모델들의 무게 비교다. 그 결과 4륜 구동 시스템을 장착한 G70과 후륜구동 방식의 스팅어 간 무게 차이가 크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차체가 작은 G70이 스팅어보다 가벼운 몸무게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AWD 시스템 자체의 무게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스팅어와 ATS는 전후 무게 배분이 50:50에 가까웠다. 반면 G70은 앞 쪽에 조금 더 많은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53% 정도의 배분이라면 좋은 수준이다. 참고로 후륜 방식의 G70이라면 보다 이상적인 무게 배분을 기대할 수 있겠다.
0-100km/h 가속
발진 가속 성능에서는 출력과 토크 좋고 가벼운 무게를 가진 ATS 쪽의 성능이 두드러졌다. 과거에도 테스트한 바 있지만 당시는 대기온도가 30도 이상으로 올랐던 환경이었다. 차가운 공기는 과급 차량들에게 제 출력을 만들어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 겨울철의 차가운 공기는 ATS의 가속력을 과거(6.89초)보다 1초 가량 앞당겼다. 참고로 당시의 테스트카는 고급유와 일반유가 혼용된 상태였고 이번에는 고급유로만 운영됐다.
스팅어는 8.05초의 성능을 보였다. 런치 컨트롤 기능을 지원하지만 이따금 실행이 안 되는 문제를 보이기도 했다. 휠스핀을 완벽하게 제어하며 빠르게 출발하기엔 조금의 한계를 보였다. 반면 4륜 구동 방식의 G70은 네 바퀴에 힘을 분산시키며 빠른 가속을 이어나갔다. 덕분에 스팅어 보다 빠른 가속시간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G70과 스팅어 모두 ATS보다 약 2초가량 늦은 가속 시간을 기록했는데, 이 차이가 체감적으로는 꽤 크게 다가온다. 물론 고급유가 주유된 G70과 스팅어 모델이라면 이보다 빠른 성능을 기대할 수 있겠다.
100-0km/h 제동
제동력에서는 G70과 스팅어가 두각을 나타냈다. ATS와 비교했을 때 2m 이상 짧은 제동거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우리 팀은 두 차량의 제동성능을 좋게 평가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스팅어와 G70은 통상 1~2회 제동 테스트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후부터 매 시험마다 거리를 늘려나간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제동 성능이 상향 평준화가 됐기 때문에 심한 페이드 현상을 만들지는 않지만 5회 정도 제동 테스트가 진행되면 몸으로 느낄 만큼 제동거리를 늘려버린다. 반면 ATS는 꾸준한 제동성능을 보였다. 테스트가 반복되어도 최소, 최대치 1m 미만에서 성능을 이어나갔다.
스팅어와 G70의 제동 평가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열을 올렸다. 제동거리 자체로 본다면 G70, 스팅어에 무난한 점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더 있다. ABS의 개입 부분인데 다른 차들과 달리 개입이 빠르다. 굳이 필요치 않은 상황에서 ABS의 개입이 이뤄지다 보니 그때마다 제동거리가 크게 늘어난다. 무엇보다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 ABS의 개입이 이뤄져 운전자를 놀라게 할 때도 있다. 테스트 도중 이로 인한 사고 위험도 있었다. 서킷, 와인딩 로드를 달리는 운전자들이 주의할 부분이다.
말끔하고 평평한 노면에서만 제동한다면 모르지만 스팅어, G70의 ABS 제어 로직만큼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현대 기아차의 다른 모델처럼 ABS의 작동 시점을 알맞게 조정해주면 좋겠다. 남양연구소의 발 빠른 움직임을 기대해 본다.
참고로 스팅어, G70, ATS 모두 이탈리아 브레이크 전문 제조사인 브렘보(BREMBO) 제품을 사용한다.
서킷(인제 스피디움) 랩타임
서킷에서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는지 비교해 봤다. 이를 위해 인제 스피디움을 찾았다. 드라이버에 따른 기량 차이가 있지만 프로급 드라이버들은 스팅어, G70 3.3T RWD 모델을 바탕으로 1분 57~58초 내외의 랩타임을 냈다. 하지만 2.0리터 버전의 기록은 많지 않았다. 더욱이 일반유를 넣은 모델로 서킷을 달리는 경우도 흔치 않을 것이다.
서킷을 달려본 결과 예상대로 ATS가 가장 빨랐다. 출력과 토크가 높았고 가벼운 무게도 도움이 됐다. MRC 서스펜션의 탄력성도 주행에 도움이 됐다. 순정 그대로의 ATS는 1분 57대 초반의 랩타임을 기록했는데 사실 이 기록이 최고는 아니었다. 이보다 약 0.1초가량 빠른 기록이 있었지만 카메라 메모리에 이상이 생겨 그 기록을 쓸 수 없게 됐고 이에 2번째 기록을 쓰기로 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빠르다=좋다’는 공식이 반드시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빠를수록 좋을 수 있고 만족감이 높지만 그만큼 운전의 난이도가 높아질 수 있다. 물론 높아진 한계만큼 여유 마진이 생길 수 있지만 이는 한계를 넘나들 수 있는 운전자들의 얘기다. 로터스 모델들을 떠올려 보자. 그들을 서킷에서 매우 빠르다. 누구도 이차들의 성능에 이견을 내지 않는다. 하지만 한계까지 성능을 올려 달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실력이 필요하다. ATS는 충분히 빠른 차이지만 운전 실력이 높아져야 제 성능을 낼 수 있다.
4륜 시스템을 사용하는 G70는 후륜 방식을 사용한 스팅어보다 조금 빠른 랩타임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고속도는 조금 느렸다. 가속에서 불리한 부분을 코너에서 만회한 것이다. AWD는 안정감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가속 때는 불리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만약 G70이 후륜 방식으로 나왔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지금보다 더 빠른 기록을 냈을 것이다. 다시금 고급유로 잘 길들여진, 또한 옵션이 없는 모델이었다면? 약간의 무게 이점을 바탕으로 이상적인 수치를 기록했을 것이다. 연료로 인해 희생된 구동 출력에서 약 15마력 내외의 성능 향상. 다시금 후륜에 의한 민첩성 확보. 여기에 자세제어장치의 개입이 사라진다면 대략 1초, 혹은 그 이상 좋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ATS는 빨랐지만 일정 수준의 운전 실력을 요구한다. 반면 G70이나 스팅어는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대중에게는 스포츠카 같은 날카로움보다 일상에서의 편안함이 더 중시될 수도 있다. 그런 점들을 감안해서 본다면 BMW 330i M, ATS는 퓨어한 스포츠 세단, G70과 스팅어는 GT카 다운 면모를 잘 보여줬다. 무엇보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 선택할 차가 다양해졌다는 것이 좋다. G70, 스팅어의 성능이 최고는 아니었다. 하지만 BMW 320i, 재규어 XE20t, 벤츠 C200 보다 뛰어난 성능을 제공함과 동시에 관리가 편하다는 점이 최고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기본적인 성능 테스트에 대한 정리는 여기까지다. 또한 우리 팀의 서킷 데이터 분석도 읽어주시길 희망한다.
이에 궁금증이 커졌다. 수입 모델과 비교했을 때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갖는지 말이다. 그래서 다른 모델과의 비교를 진행하기로 했다.
테스트를 준비하며…
우선 경쟁 모델의 섭외에 나섰다. 2.0리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컴팩트 스포츠 세단이 대상이다. 국내에서는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 메르세데스-벤츠 C200, 캐딜락 ATS, 렉서스 IS200t, 재규어 XE 20t가 판매 중이다.
우선 이 시장의 대표적인 강자는 BMW의 3시리즈다. 다시금 3시리즈에 330i M 스포츠 패키지 모델이 있다. 2리터 엔진을 장착한 모델 중에서도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하지만 BMW로부터 테스트카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올해 단종을 앞두고 있어 큰 관심을 받지 못하다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아쉽지만 새로운 3시리즈가 등장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렉서스도 IS200t 시승차를 운영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개발된 엔진과 변속기가 국산차 대비 어떤 경쟁력을 갖는지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시승차가 준비됐다고 해도 타사 모델과 달리 4계절 타이어를 사용한다. 이는 렉서스 IS의 성능을 낮추는 요소다.
사실 이번 비교를 기획하며 3가지 룰을 정했다. 첫 번째는 성능에 변수가 되는 타이어를 모두 같은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 제네시스 G70, 스팅어 모두 미쉐린의 PS4(파일럿 스포츠4)를 사용하는 터라 이를 330i M, IS200t, ATS에 끼워 넣을 계획이었다. 다만 타이어 규격은 각 제조사들의 기준을 바탕으로 한다.
두 번째는 연료를 통일하는 것이다. 200마력대 중반 정도의 차량이라면 고급유가 기본이다.
세 번째는 후륜구동 방식으로 통일하는 것. 제네시스 G70과 스팅어는 후륜과 AWD 방식 중 소비자가 원하는 구동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때문에 수입 모델과 같은 후륜구동 방식으로 통일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3가지 모두 구현되지 못했다. 우선 BMW 3시리즈, 렉서스 IS가 빠지면서 테스트가 반쪽이 되었다. 또한 현대차는 HTRAC이라 불리는 AWD를 장착한 제네시스 G70 2.0만 시승차로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현대, 기아차는 테스트카 출고 후 계속 일반유로만 운영을 해왔다고 한다. 고급유로의 변경을 요청했지만 어렵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에 연료를 바꾸고 다시금 적응시킬 시간이 필요해 테스트 시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우리 팀 이후 바로 다른 매체의 일정이 잡혀있어 이마저도 어려웠다. 참고로 일반유에 적응된 환경에서 벗어나려면 가득 주유된 일반유를 소진시키고 최소 1~2회 정도 고급유를 가득 주유한 뒤 학습시켜야 한다.
아울러 재규어 XE, 벤츠 C 클래스 등이 비교 대상은 아니다. 엄밀히 클래스가 다르다. C200은 184마력의 엔진 출력을 갖는다. 벤츠는 다른 차와 견줄 C300을 운영 중인데 국내 판매는 하지 않는다. 재규어에도 247마력의 XE 25t 모델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만날 수 없다.
결국 시장에 남은 캐딜락 ATS만이 경쟁에 참여했다. 이 테스트카는 고급유를 사용한다. 때문에 G70 및 스팅어에게 다소 불리한 환경임에 분명하다. 때문에 현재의 비교 결과에서 스팅어, G70의 성능이 소폭 향상될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또한 매 테스트 섹션마다 이 부분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할 것이다.
제원
우선 3개 모델의 제원부터 보자. 차량의 크기는 ATS가 가장 작다. 길이도 짧고 폭도 좁다. 휠베이스는 G70보다 60mm, 스팅어 대비 130mm 짧다. 물론 뒷좌석 공간도 가장 좁다.
ATS는 동급에서 가장 작고 가볍다. G70이나 스팅어와 비교해 100kg 가량 가볍다고 보면 된다. 도어 등에 사용된 알루미늄도 경량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동시에 엔진 제원은 가장 높다. 스팅어, G70은 일반 휘발유 대응력(?)이 좋은 편이지만 출력이 조금 낮다.
실 구동 출력 테스트
엔진에서 만들어진 힘이 변속기 등의 구동계를 거쳐 타이어까지 전달될 때의 손실률은 얼마나 될까? 엔진 성능을 측정하는 섀시 다이나모를 통해 스팅어와 ATS의 손실을 비교했다. 아무래도 출력이 높은 ATS 쪽의 구동 성능이 조금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스팅어에서 측정된 최대토크는 초반 영역에서 오버부스트에 의해 일시적으로 토크가 높게 측정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토크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ATS의 경우도 오버부스트가 발생하면 40kg.m 이상의 토크를 보여준다. 하지만 가용 구간에서의 토크는 36kg.m 내외라 보는 것이 맞겠다.
스팅어와 G70은 일반유를 사용해 운영돼왔다. 수입 모델들처럼 고급유에 맞춰 조율되면 더 높아진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차량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대략 210마력 전후의 실구동 출력을 갖는다고 보면 된다.
해외에서는 고급유가 기본이지만 국내서 판매되는 2.0T 모델은 이에 대한 설명이 명확하지 않다. 제조사 측 담당자도 ‘고급유를 넣으면 좋지만…’이라 말을 흐려야 했다. 우리 시장, 그리고 문화에서 오는 아쉬움이다. 사실 수입차 딜러들도 고급유를 권장하지 않는다. 고급유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가 차량 구매를 망설이기 때문이다.
고성능을 지향하는 스팅어, G70 3.3T 모델 구입자 일부도 일반유를 넣는다. 이것이 자랑인 것처럼 문제없다는 의견을 낸다. 물론 당장 문제는 없다. 하지만 수십 마력 이상의 손실을 감안하면서 스포츠 세단을 구입한다는 것이 다소 이해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수마력을 올리기 위해 튜닝을 한다.
무게
이번에는 각 모델들의 무게 비교다. 그 결과 4륜 구동 시스템을 장착한 G70과 후륜구동 방식의 스팅어 간 무게 차이가 크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차체가 작은 G70이 스팅어보다 가벼운 몸무게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AWD 시스템 자체의 무게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스팅어와 ATS는 전후 무게 배분이 50:50에 가까웠다. 반면 G70은 앞 쪽에 조금 더 많은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53% 정도의 배분이라면 좋은 수준이다. 참고로 후륜 방식의 G70이라면 보다 이상적인 무게 배분을 기대할 수 있겠다.
0-100km/h 가속
발진 가속 성능에서는 출력과 토크 좋고 가벼운 무게를 가진 ATS 쪽의 성능이 두드러졌다. 과거에도 테스트한 바 있지만 당시는 대기온도가 30도 이상으로 올랐던 환경이었다. 차가운 공기는 과급 차량들에게 제 출력을 만들어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 겨울철의 차가운 공기는 ATS의 가속력을 과거(6.89초)보다 1초 가량 앞당겼다. 참고로 당시의 테스트카는 고급유와 일반유가 혼용된 상태였고 이번에는 고급유로만 운영됐다.
스팅어는 8.05초의 성능을 보였다. 런치 컨트롤 기능을 지원하지만 이따금 실행이 안 되는 문제를 보이기도 했다. 휠스핀을 완벽하게 제어하며 빠르게 출발하기엔 조금의 한계를 보였다. 반면 4륜 구동 방식의 G70은 네 바퀴에 힘을 분산시키며 빠른 가속을 이어나갔다. 덕분에 스팅어 보다 빠른 가속시간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G70과 스팅어 모두 ATS보다 약 2초가량 늦은 가속 시간을 기록했는데, 이 차이가 체감적으로는 꽤 크게 다가온다. 물론 고급유가 주유된 G70과 스팅어 모델이라면 이보다 빠른 성능을 기대할 수 있겠다.
100-0km/h 제동
제동력에서는 G70과 스팅어가 두각을 나타냈다. ATS와 비교했을 때 2m 이상 짧은 제동거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우리 팀은 두 차량의 제동성능을 좋게 평가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스팅어와 G70은 통상 1~2회 제동 테스트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후부터 매 시험마다 거리를 늘려나간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제동 성능이 상향 평준화가 됐기 때문에 심한 페이드 현상을 만들지는 않지만 5회 정도 제동 테스트가 진행되면 몸으로 느낄 만큼 제동거리를 늘려버린다. 반면 ATS는 꾸준한 제동성능을 보였다. 테스트가 반복되어도 최소, 최대치 1m 미만에서 성능을 이어나갔다.
스팅어와 G70의 제동 평가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열을 올렸다. 제동거리 자체로 본다면 G70, 스팅어에 무난한 점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더 있다. ABS의 개입 부분인데 다른 차들과 달리 개입이 빠르다. 굳이 필요치 않은 상황에서 ABS의 개입이 이뤄지다 보니 그때마다 제동거리가 크게 늘어난다. 무엇보다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 ABS의 개입이 이뤄져 운전자를 놀라게 할 때도 있다. 테스트 도중 이로 인한 사고 위험도 있었다. 서킷, 와인딩 로드를 달리는 운전자들이 주의할 부분이다.
말끔하고 평평한 노면에서만 제동한다면 모르지만 스팅어, G70의 ABS 제어 로직만큼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현대 기아차의 다른 모델처럼 ABS의 작동 시점을 알맞게 조정해주면 좋겠다. 남양연구소의 발 빠른 움직임을 기대해 본다.
참고로 스팅어, G70, ATS 모두 이탈리아 브레이크 전문 제조사인 브렘보(BREMBO) 제품을 사용한다.
서킷(인제 스피디움) 랩타임
서킷에서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는지 비교해 봤다. 이를 위해 인제 스피디움을 찾았다. 드라이버에 따른 기량 차이가 있지만 프로급 드라이버들은 스팅어, G70 3.3T RWD 모델을 바탕으로 1분 57~58초 내외의 랩타임을 냈다. 하지만 2.0리터 버전의 기록은 많지 않았다. 더욱이 일반유를 넣은 모델로 서킷을 달리는 경우도 흔치 않을 것이다.
서킷을 달려본 결과 예상대로 ATS가 가장 빨랐다. 출력과 토크가 높았고 가벼운 무게도 도움이 됐다. MRC 서스펜션의 탄력성도 주행에 도움이 됐다. 순정 그대로의 ATS는 1분 57대 초반의 랩타임을 기록했는데 사실 이 기록이 최고는 아니었다. 이보다 약 0.1초가량 빠른 기록이 있었지만 카메라 메모리에 이상이 생겨 그 기록을 쓸 수 없게 됐고 이에 2번째 기록을 쓰기로 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빠르다=좋다’는 공식이 반드시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빠를수록 좋을 수 있고 만족감이 높지만 그만큼 운전의 난이도가 높아질 수 있다. 물론 높아진 한계만큼 여유 마진이 생길 수 있지만 이는 한계를 넘나들 수 있는 운전자들의 얘기다. 로터스 모델들을 떠올려 보자. 그들을 서킷에서 매우 빠르다. 누구도 이차들의 성능에 이견을 내지 않는다. 하지만 한계까지 성능을 올려 달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실력이 필요하다. ATS는 충분히 빠른 차이지만 운전 실력이 높아져야 제 성능을 낼 수 있다.
4륜 시스템을 사용하는 G70는 후륜 방식을 사용한 스팅어보다 조금 빠른 랩타임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고속도는 조금 느렸다. 가속에서 불리한 부분을 코너에서 만회한 것이다. AWD는 안정감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가속 때는 불리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만약 G70이 후륜 방식으로 나왔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지금보다 더 빠른 기록을 냈을 것이다. 다시금 고급유로 잘 길들여진, 또한 옵션이 없는 모델이었다면? 약간의 무게 이점을 바탕으로 이상적인 수치를 기록했을 것이다. 연료로 인해 희생된 구동 출력에서 약 15마력 내외의 성능 향상. 다시금 후륜에 의한 민첩성 확보. 여기에 자세제어장치의 개입이 사라진다면 대략 1초, 혹은 그 이상 좋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ATS는 빨랐지만 일정 수준의 운전 실력을 요구한다. 반면 G70이나 스팅어는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대중에게는 스포츠카 같은 날카로움보다 일상에서의 편안함이 더 중시될 수도 있다. 그런 점들을 감안해서 본다면 BMW 330i M, ATS는 퓨어한 스포츠 세단, G70과 스팅어는 GT카 다운 면모를 잘 보여줬다. 무엇보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 선택할 차가 다양해졌다는 것이 좋다. G70, 스팅어의 성능이 최고는 아니었다. 하지만 BMW 320i, 재규어 XE20t, 벤츠 C200 보다 뛰어난 성능을 제공함과 동시에 관리가 편하다는 점이 최고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기본적인 성능 테스트에 대한 정리는 여기까지다. 또한 우리 팀의 서킷 데이터 분석도 읽어주시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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