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전천후 4륜 구동 SUV,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아웃도어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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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쌍용차에서 출시한 코란도 투리스모 아웃도어 에디션을 시승했다.
코란도 투리스모 아웃도어 에디션은 일체형 루프박스와 사이드 스텝을 비롯해 각종 액세서리가 장착된 모델이다. 이미 지난 9월 초, 쌍용차 렉스턴W 및 코란도 투리스모 시승 행사로 e-XDi220 LET 디젤 엔진과 벤츠 7단 이트로닉(e-Tronic) 변속기의 궁합이 어떤지 느껴봤지만, 이것만으론 충분했다고 말하기 부족했다.
원래 코란도 투리스모는 오프로드를 잘 달리게 하려고 만든 차는 아니다. 여행용 짐 가방, 식구 여럿을 태워 멀리 떠나는 레저용 미니 밴(MPV)에 더 어울린다. 그럼에도 이 차에 파트타임 4륜 구동 시스템을 선택했다는 건 무슨 뜻일까? 험준한 오르막을 거침 없이 내달리는 SUV의 감성을 포기할 수 없었다는 의미가 아닐까?
글쓴이는 이 차로 약 700 km를 달리며 코란도 투리스모 아웃도어 에디션에서 새롭게 경험한 것, 운전자 입장에서 주의할 점이 무엇인지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 아웃도어 에디션? RX보다 비싸지 않나요? |
▲ 코란도 투리스모 아웃도어 에디션의 주요 외장 구성.
코란도 투리스모 아웃도어 에디션은 시각적으로 일반 판매용 모델보다 더 화려해 보인다. 소비자들은 화려한 겉 모습을 보고서 기존보다 더 비싼 모델이 나왔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론 전혀 그렇지 않다.
가격표를 보자. 코란도 투리스모 아웃도어 에디션의 기본 가격은 3,141만 원으로 표시돼 있다. 기존의 코란도 투리스모 TX가 2,899만 원, RX가 3,354만 원이다. TX에서 몇 가지 아웃도어 전용 폼목과 RX 트림의 일부 외장 사양을 반영한 것이 전부다.
옵션은 아웃도어 에디션 특성상 일반 판매용 모델과 구성이 다르다. 차량 상단에 일체형 루프박스가 장착되기 때문에 전동식 세이프티 선루프는 장착할 수 없다. 세피아 베이지 인테리어 트림 및 천연 가죽 시트, 7 인치형 내비게이션도 선택 사양에서 제외됐다. 고객 선호 사양인 ETCS(하이패스 요금 정산 시스템)과 ECM 룸미러는 기본 사양으로 채택돼 있다.
4륜 구동 시스템 선택 시 특별히 추가되는 내용이 있다면 풀사이즈 스페어 타이어가 차량 하부에 장착된다는 점이다. RX는 스페어 타이어가 제외돼 있다. 공차 중량 및 적재 공간을 확보하려고 스페어 타이어 대신 타이어 리페어킷을 제공하는 것이 요즘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독특한 구성이다.
아웃도어 에디션 답게 220V 인버터와 USB 고속 충전기, 타이어 리페어킷, 점핑 케이블 등의 액세서리를 추가했다면 상품 구성에서 더욱 돋보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다. 차량 고장 시 필요한 안전띠와 안전 삼각대는 기본으로 제공된다.
■ 건물 내 주차장, 입차 시 높이 확인이 우선 |
▲ 주차장에 진입하기 전에 높이 제한을 꼭 확인해야 한다.
코란도 투리스모 아웃도어 에디션은 일반 판매용 모델보다 전고가 높은 차다.
일체형 루프 박스가 설치되지 않은 코란도 투리스모 TX와 RX는 전고가 각각 1.815 m와 1.85 m로 높이 2 m 내외인 주차장 출입에 별 지장을 받지 않지만, 아웃도어 에디션은 고급형 리무진 모델인 샤또(2.12 m)만큼 전고가 높다. 오래된 건물의 주차장이나 아파트 단지 내 지하 주차장은 드나들기 버거운 높이다.
이 차로 주차가 가능했던 곳은 사진처럼 높이 제한이 2.2 m로 다소 완화된 다층형 주차장이었다. 제원상 수치론 천정까지 약 8~10 cm 정도가 남는다곤 하나, 운전석 시점에선 루프 박스가 닿을 것처럼 보여, 바짝 긴장하고서 차를 얌전히 몰아야 했다.
코란도 투리스모 아웃도어 에디션을 선택할 운전자라면 이 점을 조심해야 하겠다. 웬만하면 아파트 단지 및 건물 내 지하 주차장 이용을 권하지 않는다.
그래도 최근에 건축된 주차장이라면 개정된 주차장법 관리 규칙 제6조 5항(높이는 주차 바닥면으로부터 2.3 m 이상으로 해야 한다)을 지킨 곳이 많다. 무엇보다 운전자가 육안상 높이 제한이 2.2 m 이상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 파트타임 4륜 구동, 언제 필요한가? |
▲ 평소엔 2H, 경사율이 심한 구간은 4H 내지 4L로 설정해 운행하면 된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렉스턴W처럼 후륜 구동을 기반으로 설계된 차다.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전자식 4륜 구동 시스템은 지형에 따라 알아서 구동력을 분배하는 AWD 시스템이 아니다. 운전자가 레버를 돌려 구동 모드를 전환시키는 기계식 파트 타임 4륜 구동 시스템에 가깝다. 평상 시엔 2H(후륜) 상태로 일반 주행하다가 필요할 때 4H 내지 4L로 구동 모드를 바꿔주는 것이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후륜 구동과 4륜 구동(4H 및 4L)은 주행 질감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일반적인 아스팔트 포장 도로는 별 차이를 못 느끼지만, 경사율이 15 % 내외인 오르막 구간은 정차 후 출발 시 구동력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같은 깊이로 페달을 밟으면 2H 상태보다 4H, 경사가 더 심할 때 정차 후 4L로 바꾸면 접지력과 구동력이 상당히 확보돼 차가 더 쉽게 올라간다.
내려갈 때도 마찬가지다. 2H 상태선 나눠 제동하지 않으면 차량이 경사로를 따라 미끄러질 수 있는데, 4H 및 4L 상태선 상대적으로 미끄러짐 현상이 덜했다. 오프로드를 빠른 속도로 돌파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이런 구간에서 파트타임 4륜 구동으로 안정적인 차량 거동을 기대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 경사율 최대 17 % 구간도 4H 모드 및 D레인지 상태로 충분히 오를 수 있었다.
실제로 경사율 17 % 내외의 목장 주변 포장 도로를 오르락내리락 했을 때 2H보다 4H로 잡아놓고 운전하는 것이 매우 편했다. 지난 9월 경기도 가평에서 시승한 오프로드 코스 역시 2H 상태선 오르막 등반을 버거워했고 내리막은 의도치 않게 뒤가 미끄러지기도 했다. 4H 혹은 4L로 잡아두면 페달을 깊이 밟지 않아도 수월하게 오른다.
한 가지 참고할 내용이 있다면 구동 모드 전환에 따른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이다. 4륜 구동 상태서 스티어링 휠을 한 방향으로 완전히 꺾으면 저속에서 ABS가 걸린 듯 차량이 순간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파트타임 4륜 구동 차량의 아래 특성을 인지해야 한다.
▲ 오토 록킹 허브는 사진과 같은 부위에 장착되는 부품이다.
파트타임 4륜 구동 차량은 풀타임 4륜 구동 차량엔 없는 록킹 허브라는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2H에선 전륜과 등속조인트를 분리시켜야 하기 때문에 록킹 허브가 열리고, 반대로 4륜 구동 모드에선 닫힌다. 쌍용차의 파트타임 4륜 구동은 오토 록킹 허브라 해서 고무 풍선처럼 공기가 차서 부풀어 오르면 허브가 잠기고(4H & 4L), 공기가 빠져 진공 상태가 되면 허브가 풀리는 구조(2H)다. 4륜 구동 상태서 스티어링 휠을 끝까지 꺾으면 차량이 움직이지 않는 건 바로 이런 이유다.
■ 높은 시트 포지션, 렉스턴W보다 편한 스티어링 휠 |
▲ 시트 포지션이 정말 높다. 포터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코란도 투리스모 아웃도어 에디션의 시트 포지션은 승합차 내지 1톤 화물차를 몰아본 운전자들이 금방 적응할 수 있다.
현대차 신형 투싼이나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같은 도심형 SUV, 다인승 차량인 신형 카니발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이들 차량이 승용 감각을 반영한 모델이라면, 코란도 투리스모는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내지 포터를 자주 몰았던 운전자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몰 수 있다.
글쓴이는 르노삼성처럼 일반 승용 모델보다 다소 높은 시트 포지션을 선호하나, 이 차의 운전석에 앉았을 때 바로 든 생각이 시트 포지션이 꽤 높다는 점이었다.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내려다 볼 수 있어, 차량 앞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길이를 가늠하기 좋지만 SUV를 단 한 번도 타 보지 못한 운전자라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 렉스턴W보다는 스티어링 휠을 덜 틀어도 된다.
와이드 볼록 거울이 설치된 사이드미러의 시야는 매우 넓다. 현대차 싼타페보다 관찰할 수 있는 측후방 시야가 넓다. 사각 지대로 인한 차로 변경 사고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후방 카메라의 화질은 현대 기아차의 기본 옵션으로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스티어링 휠은 렉스턴W보다 회전 반경이 적다. 교차로 회전 구간을 통과하거나 커브를 돌아나갈 때도 일반 승용차처럼 스티어링을 조금만 틀면 된다. 티볼리같은 스타일로 스티어링 휠이 디자인돼, 요즘에 나온 코란도 투리스모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다. 열선 기능도 포함됐다면 상품 구성이 더 좋았을 텐데 이 점이 운전자로서 아쉬웠다.
■ 카 시트는 2열에, 4열 좌석은 앉을만 한가? |
코란도 투리스모 아웃도어 에디션은 9인승 모델로만 판매된다.
코란도 투리스모에서 9인승 모델의 시트 배열은 2 2 3 2, 11인승 모델은 2 3 3 3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9인승 모델은 맨 마지막 4열에 2인만 승차할 수 있도록 시트를 독립 구성했다는 의미로 해석할수도 있는데, 실제론 11인승 모델의 4열 좌석과 별 다르지 않았다.
가운데 좌석은 승객용이 아니라는 내용의 문구가 표기됐을 뿐이었다. 기아차 신형 카니발의 경우 9인승 모델은 2 2 2 3으로 배열해 3열까지 가운데 좌석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해 좌석 간 이동성을 고려했지만, 코란도 투리스모의 경우는 3인이 승차 가능한 좌석을 3열로 한정됐다.
▲ 3열 가운데 좌석은 접고 펼치기 어렵게 만들어졌다.
왜 그럴까? 3열 좌석의 가운데는 헤드레스트가 없는 접이식 좌석이다. 옆으로 밀어서 좌석을 내리고 풀 레버를 잡아 당겨 등받이를 세우는 간단한 구조인데, 학원 차량보다 시트를 접고 펴기가 너무 힘들다. 성인 남성이라면 팔심으로 밀어부쳐 시트를 펼 수 있지만 여성이나 어린이 입장에선 불가능에 가깝다. 시트를 접고 펴는데 필요한 힘은 기아차 신형 카니발 리무진의 3열 팝업 싱킹 시트에 맞먹는다.
4열 좌석은 성인 남성이 앉을 수 있을까? 3열 좌석 승객의 배려 없이는 편히 앉아 가기 어렵다. 이건 기아차 신형 카니발도 마찬가지다. 예전의 9인승 차량은 시트가 3 3 3 방식으로 배치돼 좌석 간 거리를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어쩔 수 없는 구조상 한계다. 체구가 작은 어린이는 4열 좌석이 아닌 2열 좌석에 카 시트를 장착해 벨트를 채워 앉히는 것이 안전하다.
■ 출시 한 달된 아웃도어 에디션, 구매 비중은? |
쌍용차의 코란도 투리스모 아웃도어 에디션은 출시된 지 한 달이 막 지났다.
얼마나 팔렸을까?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 10월 코란도 투리스모를 계약한 고객 중 22.7~23 %가 아웃도어 에디션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진정한 주력 모델은 아니지만 출시 첫 달부터 이만큼 선택 받을 수 있었다는 건 아웃도어 에디션의 구매 가치를 충분히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렇다해서 이 모델에서 보완할 부분이 없다는 식의 맹목적인 칭찬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굳이 필요하지 않다면 기존의 트림과 옵션을 잘 따져서 차량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웃도어 에디션 선택 시 몇 가지 전용 액세서리를 추가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 구성을 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다.
현재 준비된 옵션은 세 가지 뿐이다. 이 중에 필수로 선택할 옵션은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 및 최고급 오디오, 후방 카메라 HDMI가 묶인 50만 원 상당의 패키지다. 험로 주행의 빈도가 낮은 운전자라면 전자식 4륜 시스템이 포함된 225만 원 상당의 패키지를 반드시 선택할 필요는 없다. 타이어 리페어킷이 기본 제공되므로 간단한 타이어 공기압 점검 정도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여기에 보증 연장 서비스(110만 원, 엔진 오일 세트 1회 무상 교환 포함)와 겨울철을 대비해 워셔 히터(13만 2천 원)를 추가 선택하는 것이 유용하다. 기본 2년 4만 km에서 5년 10만 km까지 보증 상한선을 높일 수 있어 차량 관리에 각별히 신경쓸 운전자에겐 필수다.
이 외에도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아웃도어 에디션은 외관상 기존 모델과 차별화된 부분이 많아 주위 시선을 끌기 좋다. 실제로 차량을 운행하면서 코란도 투리스모가 원래 이렇게 큰 차였나 싶은 주변 반응도 있었다. 주차장 이용 시 2.2 m 높이 제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만 빼면 나머진 대체로 만족할 만하다.
현 시점에서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를 구매할 고객이라면 일반 모델보다 아웃도어 에디션을 추천한다. 이유는 이 기사에서 모두 설명했으니 재차 강조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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