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재규어, XF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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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을 이끄는 브랜드로 꼽히는 것은 BMW, 벤츠, 아우디 등의 독일 3사다. 특히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의 월 평균 판매대수는 1000대를 훌쩍 넘는 수준을 자랑한다.
XF 시리즈는 바로 이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재규어가 내놓은 중심 모델이다. 생산규모의 한계 때문에 판매량에서 불리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상당한 마니아들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또한 소비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엔진의 선택도 가능하다. 과연 각기 다른 엔진이 조합된 XF가 어떤 매력들을 보여줄 지 4대의 모델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디자인
현 세대 XF는 2011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완성도를 높인 모델이다. 기존의 둥글던 헤드램프를 날카롭게 변화시켜 날렵한 느낌을 준 것도 특징이다. 재규어를 상징하는 ‘J’자를 본 딴 LED 주간주행등도 더해졌다.
4대의 XF가 모였지만 각 모델간의 디자인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알로이 휠의 디자인과 배기구 모습이 조금 다른 구성을 보여줄 뿐이다. 스포티한 전면부도 멋스럽지만 쿠페를 떠올리게 하는 측면 실루엣도 좋다. 후면부는 영국의 스포츠카 중 하나인 애스턴마틴과 흡사한 모습이다. 실제 XF의 디자이너는 포드를 비롯해 애스턴마틴에서 활동한 바 있다.
XF는 전체 길이 4,961mm와 1,877mm의 너비, 1,460mm의 높이를 갖춘 차체를 갖고 있다. 길이와 너비만 따지면 경쟁모델인 5시리즈와 E-클래스, A6보다도 큰 수준이다. 차축간 거리인 휠베이스도 2,909mm 수준으로 벤츠 E-클래스보다 길다. 또한 엔진 후드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경량화에 대한 노력도 더했다.
고성능 모델인 XFR은 공격적인 이미지가 강조됐다. 범퍼의 공기흡입구도 한껏 키웠고 20인치 크기의 대형 휠도 기본 장착된다. 4개의 원형 배기구를 통해 8기통 엔진의 멋스러운 사운드를 부각하기도 했다.
인테리어
XF의 실내서도 재규어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원목과 금속 장식을 적절하게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고 모든 모델에 쉬프트 패들을 기본 장착시켰다.
원형 다이얼의 모습을 한 기어레버는 조작이 쉽다. 시동이 켜지면 솟아오르기 때문에 멋스러운 모습도 뽐낸다. 모델에 따라 다이내믹 버튼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전동식으로 여닫히는 송풍구도 XF만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런 구성 요소들 덕분에 경쟁 모델 대비 첨단 모델이라는 느낌도 생긴다.
사운드 시스템은 메리디안(Meridian) 제품으로 11개의 스피커를 갖췄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7인치 사이즈를 갖고 있다. 시트도 10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어 탑승자 체형에 쉽게 맞춰진다. 트렁크 공간은 500리터 수준으로 동급 독일산 경쟁모델을 넘어선다.
고성능 XFR의 실내는 다크오크나무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알칸타라를 활용해 스포티함을 분위기도 더했다. 18방향으로 조작 가능한 스포츠 시트가 적용되며 스피커 개수도 17개로 늘었다.
각 모델의 옵션 차이
XF 라인업은 R 모델을 제외하면 기본형인 럭셔리(Luxury)와 상급 트림인 프리미엄(Premium)으로 구분된다. 테스트 모델은 2.0 가솔린 모델만 럭셔리 트림이며, 나머지는 프리미엄 트림으로 이뤄졌다.
눈에띄는 점은 럭셔리 트림과 프리미엄 모델간 옵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휠이 17인치가 사용되고 시트와 열선, 전동식 리어블라인드 정도만 빠진 구성을 갖는다. 이쯤 되면 사운드 시스템을 저가 제품으로 탑재하지 않을까 싶지만 스피커 개수(11개->10개)나 출력(380W -> 250W)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구성이다. 기본형 트림임에도 이름 그대로 럭셔리(Luxury)한 구성을 갖췄다.
두 차량을 동일한 장소 및 동일한 환경에서 소음도를 측정했다. 기존 우리팀의 측정 지역이 아닌 곳에서 소음 측정을 진행했기 때문에 두 차량간 소음 차이에만 비중을 둬야 한다.
소음부분서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인 모델은 단연 2.0 가솔린 모델이다. 비교 모델 중 배기량이 가장 작고 가솔린 엔진 특유의 정숙성까지 더해지면서 가장 조용한 결과값을 내놓게 됐다. 실제 XF 2.0에 탑승하면 디젤 및 R 모델보다 편안하고 안락함이 강조됨을 쉽게 느낄 수 있다. XF 3.0d와 XFR은 머플러 사운드로 인해 실내 소음서 불리한 모습을 보이는 듯 하지만 사운드 자체에 대한 만족감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2종의 디젤 모델은 의외의 결과를 보였다. 소음 측정 전 시승시 3.0 버전이 2.2 버전보다 조용하다고 느껴졌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사람이 들을 수 없는 특정 주파수 영역을 측정장비가 잡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소음 특성만 따지고 보면 2.2 디젤은 특유의 음색이 부각되며, 3.0 디젤은 ‘웅웅’에 가까운 낮은 음색을 갖는다.
XFR은 여타 디젤 모델보다 낮은 소음을 보였다. 아이들 상태에서는 가솔린 특유의 차분한 음색을 갖기 때문이다. 물론 가속 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웅장한 배기음을 뿜어내기 때문에 달릴때까지 조용하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XF 성능 비교
4대의 XF를 이끌고 태백에 위치한 자동차 경주장을 찾았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성능 시험에 나설 예정이다. 먼저 가속력을 테스트했다. 태백 경기장은 직선주로가 오르막 구성돼 있다. 4대의 모델이 달린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인상적이 것은 XFR의 가속력이었다. 80m를 도달하기 전에 100km/h까지 도달하는 성능을 뽐냈기 때문이다. 미약한 경사로의 테스트기 때문에 XFR의 제로백 시간은 5.4초로 기록됐다. 평지라면 제원상 기록인 4.9초까지 무난할 듯 싶다.
2.0 가솔린 모델의 선전도 눈에 띈다. 넓은 영역에 분포된 마력과 토크 활용 덕분이다. 수치적으로만 따지면 2.0 가솔린은 출력에서, 2.2 디젤은 토크에서 앞선다. 물론 가솔린 모델이 가볍기 때문에 우세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3.0 디젤 모델과 비교할 수 있는 가속성능을 보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두번째 시험은 트랙을 한바퀴 돌았을 때의 최고 기록 측정이다.
2.0 가솔린과 2.2 디젤간의 승부는 가솔린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기록에서도 약 1초 정도의 차이를 보였고 최고속도에서도 10km/h 이상 앞섰다.
여기서도 XFR은 엄청난 기량 차이를 보였다. 또한 트랙 내에서의 최고속도 230km/h를 기록하기도 했다. 트랙 테스트 드라이버가 XFR의 타이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는데, 만약 보다 우수한 타이어가 장착됐다면 이보다 빠른 랩타임 기록도 가능했을 것이다.
3.0 디젤의 성능도 발군이었다. 기록으로 본다면 510마력의 XFR과 2.2 디젤의 중간 정도 성능이다. 트랙 테스트 결과 XFR이 가장 빠른 기록을 냈으며 이후 3.0 디젤, 2.0 가솔린, 2.2 디젤 순으로 이어졌다. 트랙 테스트 결과 성능서는 2.2 디젤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연비 대결이 남았다.
연비 테스트는 고저차가 심한 중앙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평지로 구성된 다른 고속도로 대비 험난한 환경이다. 또한 태백까지 이어지는 국도의 오르막 코스를 내달렸다. 그 결과는 위와 같다.
연비 부분서 2.2 디젤의 경쟁력이 확실히 커졌다. 연비 테스트 이외의 주행 상황에서도 가장 적은 연료를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4개 모델 모두 연료탱크 용량은 70리터로 동일하다. 테스트 시간이 지날수록 주유소에서 각 모델들의 주유량 차이가 커지는 것을 눈으로 지켜본 만큼, 2.2 디젤의 연비 만족감은 커졌다.
3.0 디젤도 배기량 대비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상황에 따라서는 2.2 디젤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의 연비를 보였기 때문이다. 배기량 크기로 인해 기본적으로 소모되는 연료가 2.2 디젤 대비 많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힘을 필요로 하는 주행상황에서는 연비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
XFR도 슈퍼카급 모델로는 제법 괜찮은 연비를 보여줬다. 최근 대배기량 엔진 모델에 탑재되고 있는 가변 실린더 시스템이 추가된다면 보다 만족감 높은 수치 실현도 가능할 것이다.
XF 시리즈를 시승하며
XF 3.0 디젤 = 먼저 시승한 모델은 XF라인업의 중심인 3.0 디젤이다. 이 엔진은 240마력과 51kg.m의 토크를 낸다. 강력한 토크 덕분에 초기 발진부터 두둑한 가속력이 나온다.
디젤이지만 엔진 회전 질감이 부드러워 좋다.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도 역시 낮은 편이다. 18인치 휠과 245mm 타이어를 사용한 덕분에 코너링 성능도 충분하다. 서스펜션도 부드러움과 주행성능 사이에서 적절히 타협됐다.
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로 부드러우면서 빠른 반응을 보여준다. 다이내믹 모드를 활성화시키면 수동변속기처럼 운전자가 원하는 기어 단수로 고정해 운전할 수 있다. 연료차단에 들어갈 때까지 자동으로 기어를 올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승차감을 비롯한 주행성능에서도 만족감이 잘 살아난다.
XF 2.2 디젤 = 2.2 디젤은 XF 중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모델이다. 적절한 성능과 연비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2.2 디젤 엔진은 200마력과 45.9kg.m의 토크를 갖는다. 경쟁사들이 170~190마력 내외의 성능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수치적으로 비교한다면 204마력의 성능을 내는 벤츠 250 CDI 엔진과 비교될 만 하다.
배기량 대비 충분한 출력을 발휘하는 만큼 주행 때 느껴지는 무난한 성능이 눈에 띈다. 여기에 3.0 디젤과 같은 사이즈의 휠과 타이어를 적용해 코너링 성능도 높였다. 8단 자동변속기와 쉬프트 패들도 갖춰져 있어 운전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2.2 디젤은 등급상 3.0 모델 대비 낮은 위치에 있지만 엔진만 작아졌을 뿐 일부 구성을 제외한 모든 장비가 동일하게 탑재된다. 동급 디젤 경쟁모델보다 높은 출력도 경쟁력이지만 주행 감각서도 부족함이 없어 대중에게 무난한 선택이 될 듯 싶다. 또한 XF 모델 중 가장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XF 2.0 가솔린 터보 = 엔진의 배기량을 줄여 연비를 높이는 다운사이징 트렌드가 XF에도 전해졌다. 주인공은 2.0 가솔린 터보 엔진. 터보차저가 결합된 2.0 엔진은 240마력과 34.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리터당 120마력의 출력을 내는 만큼 수치적인 경쟁력도 충분하다.
성능을 떠나 고급스러운 주행감각과 정숙성도 최고 수준이다. 최근 디젤 엔진이 많은 발전을 이뤘다지만 아직 소음과 진동 부분서 가솔린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때문에 재규어 XF와 같은 고급 중형세단이 필요로 하는 요소의 충족으로 보면 XF 2.0 가솔린의 경쟁력이 더 커지게 된다.
성능에 대한 아쉬움도 없다. 최대토크는 디젤에 비해 낮지만 넓은 회전 영역에 걸쳐 분포된 마력과 토크가 꾸준히 지속되기 때문이다. 또한 소음과 진동의 축소는 장거리주행 때의 피로감도 덜어준다.
휠은 17인치 사이즈다. 타이어도 235mm 너비를 갖고 있다. 때문에 다른 모델 대비 코너링 성능서 불리했지만 편안한 승차감이 장점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변속기도 타모델과 같은 8단자동이지만 각 단으로 연결되는 느낌이 더 매끄러웠다. 디젤이 갖지 못한 정숙성과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을 내세운다는 점이 XF 2.0 가솔린의 가장 큰 장점이다.
XFR 5.0 = 고성능 세단으로 대표되는 BMW M5, 메르세데스-벤츠 E63 AMG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재규어의 고성능 모델 R이다. V8 5.0리터 가솔린 엔진에 슈퍼차저를 추가해 510마력과 63.8kg.m의 강력한 토크를 발휘하기도 한다. 물론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를 위한 XFR-S도 있다. 이 차는 550마력과 69.3kg.m의 토크를 갖고 있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뿜어지는 배기음색은 다른 XF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공차중량이 2톤에 육박하지만 가속만큼은 가뿐하다. 계기판의 타코미터와 속도계의 움직임이 비슷해 보일 정도로 빠른 가속을 가진 것도 특징이다. 구동출력 측정 결과 모든 영역에서 50~55kg.m 이상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XFR에는 어댑티브 다이내믹스(Adaptive Dynamics)라는 이름의 전용 서스펜션이 탑재된다. 500분의 1초 단위로 서스펜션의 단단하고 무른 정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성능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을 탑재한 덕분에 제동력도 믿음직하다.
정리하며 = 럭셔리 중형 세단은 시장에서도 가장 치열한 영역서 경쟁한다. 재규어 XF는 아직 도전자의 입장이다. 하지만 쟁쟁한 경쟁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확실한 개성과 차별화된 구성을 담아내고 있기도 하다.
또한 엔진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을 보여준다. 2.2 디젤은 경제성, 3.0 디젤은 탄탄한 성능에 경제성을 버무렸다. 2.0 가솔린 터보는 정숙성과 승차감에서 이점이 크다. XFR은 막강한 성능을 앞세워 XF의 이미지 리더 역할까지 담당한다. 또한 4륜구동에 3.0 가솔린 엔진이나 XFR을 능가하는 XFR-S를 선택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은 쏠림 현상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독일 브랜드의 높은 상품성과 유행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이 잘 맞아떨어진 것이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같은 시장에서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강력한 경쟁자는 분명 존재한다. 성능과 구성, 연비까지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상품성을 갖는… 재규어 XF도 그런 부류 중 하나다.
XF 시리즈는 바로 이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재규어가 내놓은 중심 모델이다. 생산규모의 한계 때문에 판매량에서 불리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상당한 마니아들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또한 소비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엔진의 선택도 가능하다. 과연 각기 다른 엔진이 조합된 XF가 어떤 매력들을 보여줄 지 4대의 모델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디자인
현 세대 XF는 2011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완성도를 높인 모델이다. 기존의 둥글던 헤드램프를 날카롭게 변화시켜 날렵한 느낌을 준 것도 특징이다. 재규어를 상징하는 ‘J’자를 본 딴 LED 주간주행등도 더해졌다.
4대의 XF가 모였지만 각 모델간의 디자인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알로이 휠의 디자인과 배기구 모습이 조금 다른 구성을 보여줄 뿐이다. 스포티한 전면부도 멋스럽지만 쿠페를 떠올리게 하는 측면 실루엣도 좋다. 후면부는 영국의 스포츠카 중 하나인 애스턴마틴과 흡사한 모습이다. 실제 XF의 디자이너는 포드를 비롯해 애스턴마틴에서 활동한 바 있다.
XF는 전체 길이 4,961mm와 1,877mm의 너비, 1,460mm의 높이를 갖춘 차체를 갖고 있다. 길이와 너비만 따지면 경쟁모델인 5시리즈와 E-클래스, A6보다도 큰 수준이다. 차축간 거리인 휠베이스도 2,909mm 수준으로 벤츠 E-클래스보다 길다. 또한 엔진 후드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경량화에 대한 노력도 더했다.
고성능 모델인 XFR은 공격적인 이미지가 강조됐다. 범퍼의 공기흡입구도 한껏 키웠고 20인치 크기의 대형 휠도 기본 장착된다. 4개의 원형 배기구를 통해 8기통 엔진의 멋스러운 사운드를 부각하기도 했다.
인테리어
XF의 실내서도 재규어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원목과 금속 장식을 적절하게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고 모든 모델에 쉬프트 패들을 기본 장착시켰다.
원형 다이얼의 모습을 한 기어레버는 조작이 쉽다. 시동이 켜지면 솟아오르기 때문에 멋스러운 모습도 뽐낸다. 모델에 따라 다이내믹 버튼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전동식으로 여닫히는 송풍구도 XF만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런 구성 요소들 덕분에 경쟁 모델 대비 첨단 모델이라는 느낌도 생긴다.
사운드 시스템은 메리디안(Meridian) 제품으로 11개의 스피커를 갖췄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는 7인치 사이즈를 갖고 있다. 시트도 10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어 탑승자 체형에 쉽게 맞춰진다. 트렁크 공간은 500리터 수준으로 동급 독일산 경쟁모델을 넘어선다.
고성능 XFR의 실내는 다크오크나무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알칸타라를 활용해 스포티함을 분위기도 더했다. 18방향으로 조작 가능한 스포츠 시트가 적용되며 스피커 개수도 17개로 늘었다.
각 모델의 옵션 차이
XF 라인업은 R 모델을 제외하면 기본형인 럭셔리(Luxury)와 상급 트림인 프리미엄(Premium)으로 구분된다. 테스트 모델은 2.0 가솔린 모델만 럭셔리 트림이며, 나머지는 프리미엄 트림으로 이뤄졌다.
눈에띄는 점은 럭셔리 트림과 프리미엄 모델간 옵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휠이 17인치가 사용되고 시트와 열선, 전동식 리어블라인드 정도만 빠진 구성을 갖는다. 이쯤 되면 사운드 시스템을 저가 제품으로 탑재하지 않을까 싶지만 스피커 개수(11개->10개)나 출력(380W -> 250W)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구성이다. 기본형 트림임에도 이름 그대로 럭셔리(Luxury)한 구성을 갖췄다.
두 차량을 동일한 장소 및 동일한 환경에서 소음도를 측정했다. 기존 우리팀의 측정 지역이 아닌 곳에서 소음 측정을 진행했기 때문에 두 차량간 소음 차이에만 비중을 둬야 한다.
소음부분서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인 모델은 단연 2.0 가솔린 모델이다. 비교 모델 중 배기량이 가장 작고 가솔린 엔진 특유의 정숙성까지 더해지면서 가장 조용한 결과값을 내놓게 됐다. 실제 XF 2.0에 탑승하면 디젤 및 R 모델보다 편안하고 안락함이 강조됨을 쉽게 느낄 수 있다. XF 3.0d와 XFR은 머플러 사운드로 인해 실내 소음서 불리한 모습을 보이는 듯 하지만 사운드 자체에 대한 만족감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2종의 디젤 모델은 의외의 결과를 보였다. 소음 측정 전 시승시 3.0 버전이 2.2 버전보다 조용하다고 느껴졌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사람이 들을 수 없는 특정 주파수 영역을 측정장비가 잡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소음 특성만 따지고 보면 2.2 디젤은 특유의 음색이 부각되며, 3.0 디젤은 ‘웅웅’에 가까운 낮은 음색을 갖는다.
XFR은 여타 디젤 모델보다 낮은 소음을 보였다. 아이들 상태에서는 가솔린 특유의 차분한 음색을 갖기 때문이다. 물론 가속 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아도 웅장한 배기음을 뿜어내기 때문에 달릴때까지 조용하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XF 성능 비교
4대의 XF를 이끌고 태백에 위치한 자동차 경주장을 찾았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성능 시험에 나설 예정이다. 먼저 가속력을 테스트했다. 태백 경기장은 직선주로가 오르막 구성돼 있다. 4대의 모델이 달린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인상적이 것은 XFR의 가속력이었다. 80m를 도달하기 전에 100km/h까지 도달하는 성능을 뽐냈기 때문이다. 미약한 경사로의 테스트기 때문에 XFR의 제로백 시간은 5.4초로 기록됐다. 평지라면 제원상 기록인 4.9초까지 무난할 듯 싶다.
2.0 가솔린 모델의 선전도 눈에 띈다. 넓은 영역에 분포된 마력과 토크 활용 덕분이다. 수치적으로만 따지면 2.0 가솔린은 출력에서, 2.2 디젤은 토크에서 앞선다. 물론 가솔린 모델이 가볍기 때문에 우세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3.0 디젤 모델과 비교할 수 있는 가속성능을 보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두번째 시험은 트랙을 한바퀴 돌았을 때의 최고 기록 측정이다.
2.0 가솔린과 2.2 디젤간의 승부는 가솔린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기록에서도 약 1초 정도의 차이를 보였고 최고속도에서도 10km/h 이상 앞섰다.
여기서도 XFR은 엄청난 기량 차이를 보였다. 또한 트랙 내에서의 최고속도 230km/h를 기록하기도 했다. 트랙 테스트 드라이버가 XFR의 타이어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는데, 만약 보다 우수한 타이어가 장착됐다면 이보다 빠른 랩타임 기록도 가능했을 것이다.
3.0 디젤의 성능도 발군이었다. 기록으로 본다면 510마력의 XFR과 2.2 디젤의 중간 정도 성능이다. 트랙 테스트 결과 XFR이 가장 빠른 기록을 냈으며 이후 3.0 디젤, 2.0 가솔린, 2.2 디젤 순으로 이어졌다. 트랙 테스트 결과 성능서는 2.2 디젤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연비 대결이 남았다.
연비 테스트는 고저차가 심한 중앙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평지로 구성된 다른 고속도로 대비 험난한 환경이다. 또한 태백까지 이어지는 국도의 오르막 코스를 내달렸다. 그 결과는 위와 같다.
연비 부분서 2.2 디젤의 경쟁력이 확실히 커졌다. 연비 테스트 이외의 주행 상황에서도 가장 적은 연료를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4개 모델 모두 연료탱크 용량은 70리터로 동일하다. 테스트 시간이 지날수록 주유소에서 각 모델들의 주유량 차이가 커지는 것을 눈으로 지켜본 만큼, 2.2 디젤의 연비 만족감은 커졌다.
3.0 디젤도 배기량 대비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상황에 따라서는 2.2 디젤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의 연비를 보였기 때문이다. 배기량 크기로 인해 기본적으로 소모되는 연료가 2.2 디젤 대비 많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힘을 필요로 하는 주행상황에서는 연비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
XFR도 슈퍼카급 모델로는 제법 괜찮은 연비를 보여줬다. 최근 대배기량 엔진 모델에 탑재되고 있는 가변 실린더 시스템이 추가된다면 보다 만족감 높은 수치 실현도 가능할 것이다.
XF 시리즈를 시승하며
XF 3.0 디젤 = 먼저 시승한 모델은 XF라인업의 중심인 3.0 디젤이다. 이 엔진은 240마력과 51kg.m의 토크를 낸다. 강력한 토크 덕분에 초기 발진부터 두둑한 가속력이 나온다.
디젤이지만 엔진 회전 질감이 부드러워 좋다.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도 역시 낮은 편이다. 18인치 휠과 245mm 타이어를 사용한 덕분에 코너링 성능도 충분하다. 서스펜션도 부드러움과 주행성능 사이에서 적절히 타협됐다.
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로 부드러우면서 빠른 반응을 보여준다. 다이내믹 모드를 활성화시키면 수동변속기처럼 운전자가 원하는 기어 단수로 고정해 운전할 수 있다. 연료차단에 들어갈 때까지 자동으로 기어를 올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승차감을 비롯한 주행성능에서도 만족감이 잘 살아난다.
XF 2.2 디젤 = 2.2 디젤은 XF 중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모델이다. 적절한 성능과 연비를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2.2 디젤 엔진은 200마력과 45.9kg.m의 토크를 갖는다. 경쟁사들이 170~190마력 내외의 성능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수치적으로 비교한다면 204마력의 성능을 내는 벤츠 250 CDI 엔진과 비교될 만 하다.
배기량 대비 충분한 출력을 발휘하는 만큼 주행 때 느껴지는 무난한 성능이 눈에 띈다. 여기에 3.0 디젤과 같은 사이즈의 휠과 타이어를 적용해 코너링 성능도 높였다. 8단 자동변속기와 쉬프트 패들도 갖춰져 있어 운전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2.2 디젤은 등급상 3.0 모델 대비 낮은 위치에 있지만 엔진만 작아졌을 뿐 일부 구성을 제외한 모든 장비가 동일하게 탑재된다. 동급 디젤 경쟁모델보다 높은 출력도 경쟁력이지만 주행 감각서도 부족함이 없어 대중에게 무난한 선택이 될 듯 싶다. 또한 XF 모델 중 가장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XF 2.0 가솔린 터보 = 엔진의 배기량을 줄여 연비를 높이는 다운사이징 트렌드가 XF에도 전해졌다. 주인공은 2.0 가솔린 터보 엔진. 터보차저가 결합된 2.0 엔진은 240마력과 34.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리터당 120마력의 출력을 내는 만큼 수치적인 경쟁력도 충분하다.
성능을 떠나 고급스러운 주행감각과 정숙성도 최고 수준이다. 최근 디젤 엔진이 많은 발전을 이뤘다지만 아직 소음과 진동 부분서 가솔린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때문에 재규어 XF와 같은 고급 중형세단이 필요로 하는 요소의 충족으로 보면 XF 2.0 가솔린의 경쟁력이 더 커지게 된다.
성능에 대한 아쉬움도 없다. 최대토크는 디젤에 비해 낮지만 넓은 회전 영역에 걸쳐 분포된 마력과 토크가 꾸준히 지속되기 때문이다. 또한 소음과 진동의 축소는 장거리주행 때의 피로감도 덜어준다.
휠은 17인치 사이즈다. 타이어도 235mm 너비를 갖고 있다. 때문에 다른 모델 대비 코너링 성능서 불리했지만 편안한 승차감이 장점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변속기도 타모델과 같은 8단자동이지만 각 단으로 연결되는 느낌이 더 매끄러웠다. 디젤이 갖지 못한 정숙성과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을 내세운다는 점이 XF 2.0 가솔린의 가장 큰 장점이다.
XFR 5.0 = 고성능 세단으로 대표되는 BMW M5, 메르세데스-벤츠 E63 AMG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재규어의 고성능 모델 R이다. V8 5.0리터 가솔린 엔진에 슈퍼차저를 추가해 510마력과 63.8kg.m의 강력한 토크를 발휘하기도 한다. 물론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를 위한 XFR-S도 있다. 이 차는 550마력과 69.3kg.m의 토크를 갖고 있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뿜어지는 배기음색은 다른 XF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공차중량이 2톤에 육박하지만 가속만큼은 가뿐하다. 계기판의 타코미터와 속도계의 움직임이 비슷해 보일 정도로 빠른 가속을 가진 것도 특징이다. 구동출력 측정 결과 모든 영역에서 50~55kg.m 이상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XFR에는 어댑티브 다이내믹스(Adaptive Dynamics)라는 이름의 전용 서스펜션이 탑재된다. 500분의 1초 단위로 서스펜션의 단단하고 무른 정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성능에 큰 도움을 준다. 또한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을 탑재한 덕분에 제동력도 믿음직하다.
정리하며 = 럭셔리 중형 세단은 시장에서도 가장 치열한 영역서 경쟁한다. 재규어 XF는 아직 도전자의 입장이다. 하지만 쟁쟁한 경쟁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확실한 개성과 차별화된 구성을 담아내고 있기도 하다.
또한 엔진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을 보여준다. 2.2 디젤은 경제성, 3.0 디젤은 탄탄한 성능에 경제성을 버무렸다. 2.0 가솔린 터보는 정숙성과 승차감에서 이점이 크다. XFR은 막강한 성능을 앞세워 XF의 이미지 리더 역할까지 담당한다. 또한 4륜구동에 3.0 가솔린 엔진이나 XFR을 능가하는 XFR-S를 선택할 수도 있다.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은 쏠림 현상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독일 브랜드의 높은 상품성과 유행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이 잘 맞아떨어진 것이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같은 시장에서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강력한 경쟁자는 분명 존재한다. 성능과 구성, 연비까지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상품성을 갖는… 재규어 XF도 그런 부류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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