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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자랑할 거리가 많아요” 링컨 MK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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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의 대형 SUV, MKX는 자랑할 ‘거리’가 많은 차다. 지극히 무난해야 할 ‘링컨’차임에도 안팎으로 평범하지 않은 요소가 가득하다. 이전 세대 모델도 그랬듯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을 미국적인 감성으로 표현하려는 듯하다.

화려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외관은 ‘빛’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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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양은 화려하면서도 가볍지 않다. 스쳐 지나가더라도 한번 더 쳐다보게 만드는 묘한 디자인이다. 넓은 면과 세밀한 선보다 더 독특한 건 ‘램프’다. 밤에 이 차를 봐야 진가가 드러난다. 환할 땐 링컨차 특유의 그릴 디자인에 눈길이 갔지만, 어두워지니 화려한 조명이 카리스마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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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존재감을 가능케 한 건 LED의 역할이 크다. LED로 된 주간주행등(DRL)을 떠올린 사람들이 많겠지만, 안타깝게도 제 역할에 충실할 뿐 존재감을 드러내는 요소가 아니다. 어두워지면 켜지는 헤드램프의 위압감은 남다르다. 분명 LED 헤드램프지만 빛을 한 곳으로 모아서 비춰주는 프로젝션 타입 대신 반사식을 썼다. 그것도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의 반사판이 달려있다. 할로겐 램프 반사판 모양의 축소판을 떠올리면 되겠다. 빛이 고르게 퍼지고 여러 색으로 나뉘어 보이는 색수차 현상도 없다. 그리고 이 LED 헤드램프는 주행속도에 따라 빛의 양을 달리 해서 운전자의 시야확보에 도움을 준다. 밝은 빛이 상황에 맞춰 고르게 퍼지니 앞이 잘 보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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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램프도 LED로 멋을 냈다. 반짝거리는 앞과 달리 은은하게 빛이 퍼지는 ‘면 발광’방식이다. 차체를 가로로 관통하는 조명은 이 차 디자인의 또 다른 상징이다. 링컨 MKX임을 강하게 표현해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드는 꽤나 중요한 요소다.

빛과 관련된 또 다른 얘깃거리가 있다. 키를 갖고 차에 가까이 다가오면(3미터 이내) 헤드램프와 도어핸들을 비롯한 차 주변의 조명이 모두 켜지는데, 한번에 툭 켜지는 게 아니라 순차적으로 하나씩 켜진다. 사이드미러 아래에서 바닥을 비춰주는 기능(링컨 웰컴매트)도 있다. 요즘 유행하는 기능 중 하나다. 단순히 빛을 비춰주기보단 가운데 링컨 로고를 넣어 탑승자를 반겨준다. 이 차를 처음 보는 사람에겐 더욱 신기할 수밖에 없는 기능이다.

‘이유’가 분명한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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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고급스럽고 편안하다. 단순히 비싼 소재를 많이 써가며 호화롭게 치장하는 대신 사소한 섬세함으로 탑승자를 배려했다. 다크 브라운 인테리어 톤은 차분하고, 반짝거리는 유광 소재 대신 반광 또는 무광 소재를 많이 썼다. 알루미늄과 실제 나무 같은 장식도 많이 써서 안락함을 배가시켰다. 이 차를 타는 사람의 연령대와 성향을 고려한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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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반은 아날로그를 바탕으로 디지털이 어우러진 형태다. 여러 연령대를 소화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센터페시아에서도 사소하지만 사용자를 배려한 요소를 찾을 수 있다. 버튼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개수가 많아진다. 크기도 아래로 내려갈수록 작아진다. 운전할 때 필요한 버튼들은 쉽게 누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변속 레버 대신 자리한 변속 버튼도 인상적이다.

부족함 없는 2.7리터 터보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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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MKX에는 2.7리터 가솔린 에코부스트 엔진이 탑재됐다. 차에 함께 탄 사람들은 이 차의 배기량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단지 덩치가 큰 차니까 엔진도 큰 게 들어갔을 거란 얘기만 돌아왔다. 무게(공차중량)가 2,170kg이나 되는데, 2.7리터 엔진이 이렇게 큰 덩치를 이끈다니! 요즘처럼 다운사이징이 대세니까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예전 같으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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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출력은 340마력(PS, @5,750rpm)이나 되고, 최대토크는 무려 53.0kg.m다. 가속할 때 가슴을 압박하는 강한 힘은 잊기 힘들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힘을 뿜어낸다. 익스플로러에 들어간 2.3리터 에코부스트 엔진과는 차원이 다른 가속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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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링은 차가 무겁고 출렁여서 만족스럽지 못할 거 같지만, 차의 기울어짐(롤)을 고려하고 타면 충분히 즐겁고, 빠르게 달릴 수 있다. 앞-뒤-좌-우 각각의 바퀴에 힘을 전달하면서 노면을 안정적으로 움켜쥔다. 링컨은 인텔리전트 AWD라고 부른다. 변속기는 6단 셀렉트시프트 자동변속기다.

자랑할 ‘거리’가 많아야 플래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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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레벨 울티마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된 점을 시작으로 이 차엔 신기한 기능이 많아서 타는 사람들에게 자랑하기 좋다. 탑승자가 시트에 몸을 맡기면 허벅지와 옆구리를 자동으로 단단히 잡아준다. 조수석에 탄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다. 널찍한 전동식 파노라믹 비스타 루프는 뒷좌석에 탄 사람들에게 시원한 개방감을 줄 수 있고, 뒷좌석에만 장착된 팽창형 안전벨트도 자랑거리 중 하나다. 차선이탈방지시스템도 달려있어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려 하면 운전대를 반대로 돌려 자세를 유지한다. 차간 거리를 유지해주는 똑똑한 크루즈컨트롤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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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X는 링컨의 대형 SUV다. 이 차를 타는 사람들이 놀랄만한 기능들로 무장한 점은 오너십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겠다. 트렌드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링컨 브랜드의 정체성을 충분히 살린 차다. 이름 앞에 럭셔리나 플래그십 따위의 수식어를 붙여도 좋다. 그만큼 꽤 꼼꼼히 잘 만든 차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6,000만원이 넘는 가격이나 한 자릿수 연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차를 사는 사람은 분명한 이유가 있어서 살 테니까.

박찬규 기자 star@ridemag.co.kr
사진
박찬규 기자, 허인학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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