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임팔라 3.6, 스포티한 엔진이 반전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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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카 이한승 기자 ] 쉐보레 임팔라 3.6 LTZ를 시승했다. 유럽차를 보는 듯한 단단한 이미지의 외관과 미국산 브랜드의 모델로는 이례적으로 넓은 실내 공간은 국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주행감각에서 부드러운 승차감과 고속에서의 안정감을 함께 살려내고 있는 점은 임팔라가 경쟁 모델 대비 우위를 갖는 부분으로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가치가 높다.
임팔라는 쉐보레가 국내에 선보인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로 기존 알페온을 대체한다. 완제품 수입 형태의 모델로 국내에서 일부 편의장비가 추가된 후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페온이 출시되기 전 완제품 수입 형태로 판매되던 베리타스와 스테이츠맨이 국내 시장을 위한 최적화를 거치지 않아 참담한 실적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기본적인 준비 작업을 철저히 거쳤다.
임팔라는 국내에서 현대차 그랜저, 기아차 K7, 르노삼성 SM7과 경쟁한다. 가격적인 포지셔닝으로 볼 때 현대차 제네시스의 기본형 모델과도 경쟁할 수 있는 구도다. 수입차 중에는 미국산 브랜드의 포드 토러스, 크라이슬러 300C와 경쟁한다. 실제 북미시장에서의 경쟁 구도와 유사하다.
■ 대형급 차체 사이즈
쉐보레 임팔라는 먼저 눈에 띄게 길고 우람해 보이는 차체가 특징이다. 전장 5110mm, 전폭 1855mm, 전고 1495mm, 휠베이스 2835mm로 그랜저와 유사한 사이즈를 보이며, 전장에서 190mm 임팔라가 길다. 하지만, 디자인으로 인한 시각적인 존재감은 임팔라 쪽이 월등히 크게 느껴지는데,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과 좁은 그린하우스를 통해 만들어진 감각이다.
수입차 중에서 임팔라와 비교되는 포드 토러스는 전장 5155mm, 전폭 1935mm, 전고 1545mm, 휠베이스 2867mm로 임팔라 보다도 조금씩 큰 사이즈를 갖는다. 전장과 휠베이스의 비율이라는 측면에서 임팔라와 가장 유사한 수치를 보이는데, 미국산 자동차의 특성으로도 생각된다.
특히 임팔라는 유럽 오펠 인시그니아의 플랫폼을, 토러스는 볼보 S80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등 유럽산 모델과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점도 유사한 특성이다. 그 밖에 크라이슬러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흔적이 남아있기도 하다. 자동차 회사 간의 인수 합병을 통해 미국산 브랜드 모델에서 유럽차의 주행감성이 느껴지기도 하는 이유다.
■ 존재감 있는 외관 디자인
임팔라의 외관 디자인은 젊은 감각이 묻어난다. 굵은 선처리와 단정한 디테일 등 젊은 층도 호감을 갖을 만한 디자인으로 무장했다. 기존 알페온의 올드한 분위기와는 선을 긋는 요소다. 전면 디자인은 단단한 감각이 묻어난다. 범퍼 하단에는 LED 주간주행등이 위치하는데, 헤드램프 오프 시 소등시킬 수 있는 점은 여러 부문에서 유용한 설정이다.
후면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작게 위치한 리어램프가 눈에 띈다. 무난한 디자인이나 높은 트렁크리드와 범퍼의 설정으로 인해 더욱 작게 느껴진다. 범퍼 하단에는 매립형 듀얼 머플러팁을 위치시켰다. 전체적인 무게 중심이 다소 높게 위치해 범퍼 아래가 들린 감각도 전해진다. 스포티한 감각이라는 측면에 비중을 둔 디자인으로 생각된다.
측면 디자인은 5미터를 넘는 차체와 20인치 휠을 통해 존재감이 상당하다. 타이어와 휠하우스 사이의 갭이 거의 없고, 불안정해 보일 수 있는 롱 보디, 숏 휠베이스 차체 비율을 효과적으로 디자인으로 포장해 시각적인 만족감은 뛰어나다. 완만한 쿠페형 루프라인을 구현했지만 뒷좌석 머리공간의 침해는 없다. 긴 리어 오버행을 통해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 여유 있는 실내공간
실내의 디자인은 재규어나 아우디와 같은 랩어라운드 레이아웃을 갖는다. 승객이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구조다. 센터페시아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데, 운전 중에도 조작이 용이한 디자인이다. 대시보드와 도어패널 상단을 인조가죽으로 덮고 스티칭 장식을 더해 고급스러움을 표현했다. 푹신한 소재와 단단한 소재와의 시각적인 일체감이 좋은 점도 고급감을 높이는 요소다.
운전석의 시트포지션은 만족스럽다. 좁은 그린하우스로 인해 전방시야가 답답할 수 있는 구조를 갖지만, 의외로 충분한 시야가 확보된다. 넉넉한 사이즈의 시트는 무난한 착좌감을 갖는다. 뒷좌석 공간은 무릎공간을 비롯해 충분한 공간이 확보된다. 국산 준대형차가 워낙 잘하고 있는 있는 부분으로 특별한 경쟁 우위로 느껴지진 않지만, 미국산 수입차와 비교시에는 월등한 공간이다.
임팔라에는 국내 전용으로 8가지 항목이 추가됐다. 전동 접이식 사이드미러, 하이패스 룸미러, 전용 내비게이션, 레인센싱 와이퍼, 뒷좌석 히팅시트, 뒷좌석 암레스트 오디오 컨트롤러, 연료주입구 잠금장치, 220볼트 인버트가 더해졌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10에어백의 적용인데, 북미시장에서는 스파크도 10에어백이다. 국내용으로 다운그레이드 되지 않아 다행이다.
임팔라의 긴 전장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준대형차 가격으로 대형차를 소유할 수 있는 점은 차값이 저렴하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하지만, 긴 리어 오버행으로 인해 주차공간의 스토퍼와 벽 사이의 공간을 초과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거주자 우선주차 공간에서는 평행 주차가 불가한 경우도 확인된다. 주차 환경이 좋지 못한 국내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 최고출력 309마력 최대토크 36.5kgm
임팔라는 국내에 3.6리터와 2.5리터 두 가지 엔진이 제공된다. 시승한 모델은 최상급 모델인 3.6 LTZ로 3.6리터 V6 SIDI 가솔린엔진이 적용된다. 최고출력은 6800rpm에서 309마력, 최대토크는 5200rpm에서 36.5kgm다. 공차중량 1730kg의 차체를 이끌기에 충분한 파워다.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며, 복합연비는 9.2km/L(도심 7.7 고속 12.0)다.
임팔라 3.6은 일상주행에서 여유로운 주행감각을 보인다. 대부분의 주행을 1500rpm 이하에서 소화하는데, 소음과 진동 부문에서 높은 수준을 보인다. 6단 자동변속기는 변속이 부드럽고 느긋한 타입이다. 변속감이 모호하거나 직결감이 떨어지는 것과는 다른 감각인데, 퓨얼컷이나 락업클러치의 개입이 빠르지 않아 승차감 확보에 중점을 둔 세팅이다.
전체적인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는 불만을 느끼기 어렵다. 다만, 특이한 점은 기어비의 세팅으로 전형적인 미국차의 긴 기어비를 갖는다. 수동모드에서 변속기는 엔진 보호를 위한 시프트업을 진행하는 대신 연료가 차단되며 회전 상승을 억제한다. 1단 7000rpm에서 80km/h 가까운 속도를 낼 수 있다. 긴 기어비는 부드러운 주행에서 강점을 갖지만, 연비 확보나 가속력에서는 불리하다.
■ 고회전에서의 반전 매력
그럼에도 임팔라 3.6은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7초 전후의 가속력을 발휘한다. 빠르고 강하게가속페달을 자극하는 상황에서는 2500rpm 부근부터 두터운 중저음 사운드가 발생된다. 머슬카에 대한 동경을 갖는 미국적인 세팅이다. 의외로 듣기 좋은 엔진 음색은 가속시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요소다.
평상시 낮은 엔진회전으로 잔잔하던 엔진은 고회전으로 올라가면 완전히 성격이 변한다. 4500rpm 부근부터 크게 더해지는 토크감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후의 가속력은 거대한 차체가 의식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 공차중량이 비슷한 스포츠카 카마로가 연상되는 부분이다. 고회전에서의 호쾌한 가속력은 200km/h 부근까지 쉬지 않고 표출된다.
강력한 파워와 함께 고속주행 시의 안정감은 인상적이다. 쉐보레 특유의 단단한 차체감각은 고속주행에서 장기를 발휘한다. 특히 20인치에 달하는 휠과 좋은 그립력을 보이는 타이어로 인해 고속에서의 빠른 차선변경도 쉽게 소화해 낸다. 차음 윈드실드와 이중접합 윈도우로 인해 고속주행에서의 풍절음도 효과적으로 차단된다.
제동성능 역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페달을 밟는 양에 따라 제동력을 달리하고, 고속에서의 제동시에는 제동력을 더해주는 브레이크 어시스트 시스템으로 인해 힘들이지 않고 효과적인 제동을 이끌어 낸다. 제동 감각에서는 국산 동급 모델 중 가장 뛰어난 면을 보인다. 또한 브레이크 시스템과 타이어의 밸런스가 좋은 것으로 생각된다.
서스펜션은 부드러운 타입이나 롤은 상당히 억제한다. 승차감과 주행 안정감을 함께 만족시키는 타입으로 전반적인 만족감이 높다. 고속에서의 범프나 과속방지턱을 넘는 상황에서는 적절한 반발력으로 쾌적함을 전한다. 다만, 짧은 요철이 반복되는 상황이나 좌우 고저차가 불규칙하게 이어지는 노면의 소화력은 다소 부족하기도 했다.
시승기간 동안 기록한 누적 평균연비는 7.5km/ℓ를 기록했다. 3.5리터급 6기통 가솔린엔진으로는 무난한 수준이다. 다만, 가감속이 잦은 국내 도로환경에서 긴 기어비의 세팅은 단점으로 생각된다. 90km/h 전후의 고속주행에서는 평균 11-12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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