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우디, Q7 45 TFSI Quat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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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폭스바겐 그룹의 디젤 게이트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아우디. 하지만 지난해 몇몇 차들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준비 운동을 마쳤다. 물론 중심 모델은 세단형 신형 A6다. 하지만 그전에 A5와 Q7의 판매를 시작하면서 자사의 부활을 예고했다.
이제 Q7를 보자. 유럽시장에서는 페이스리프트 된 신모델이 판매되는데 국내에 들어온 것은 구형이다. 국내 판매를 위한 인증 작업 지연이 원인인데, 이로 인해 구형 모델을 판매한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물론 아우디에서도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1천만 원 할인해준다는 것. 6천만 원 중후반대 가격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형 SUV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에 우리 팀 내 김기태 PD는 자동차 가격이 수산시장 활어회처럼 시가로 불리는 상황을 지적했었다.
(관련 글 : http://www.autoview.co.kr/content/article.asp?num_code=68308&news_section=column_kimpd&pageshow=7)
가격은 국산 활어회처럼 시가로, 하지만 막 잡아서 싱싱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 신선도가 떨어지는 Q7 45 TFSI 콰트로다. 과연 구입 가치가 있을까?
디자인은 우리 팀이 과거에 테스트했던 모델과 같다. 휠의 디자인 정도만 달라졌다. 그래도 덩치가 크기에 각지고 힘 있는 선들이 Q7과 잘 어울린다. 램프 디자인에 힘을 쏟는 것으로 유명한 만큼 존재감도 크다.
국내 출시 사양은 4기통 모델이다. 그래도 4륜 시스템이 기본 탑재됐다. 그래서 전면, 측면, 후면 모두 콰트로(quattro)라는 글자를 부각된다.
인테리어도 기존과 같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후기형 모델과 비교하면 다소 올드해 보이긴 한다. 그래도 순수 인테리어 디자인만 놓고 보면 여전히 경쟁력이 크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한때는 아우디의 기함급 SUV였던 만큼 많은 신경을 쓴 흔적들이 잘 보인다.
버추얼 콕핏이라고 불리는 12.3인치 디스플레이 계기판은 이제 타사도 많이 사용하는 구성이다. 아우디가 시작하니 남들도 따라오는 모양새다. 계기판에서 각종 차량 정보와 지도 등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좋다. 하지만 이제 대중 브랜드도 디스플레이 계기판을 쓰는 시대라 이것이 큰 차별점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프리미엄 브랜드 일원으로 시장을 이끌었다는 사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도 작게 느껴진다. 터치도 안된다. 불편하다. 물론 걱정은 없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가장 많이 변하게 될 부분이니까. 그래도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아우디 앱을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는 등 최신 기능을 지원해 불편함이 줄었다.
앞좌석에는 열선 기능만 있다. 아무래도 여름에는 불편하다. 사실 없어도 그만인데, 이 차가 프리미엄 브랜드 일원이기에 불편함을 생각하게 된다.
뒷좌석은 정말 넓다. 시트 슬라이드 범위를 비롯해 시트백 각도 조절 범위까지 넉넉하다. 형식적으로 까딱까딱 움직이게 만들고는 기능을 넣었다고 홍보하는 것이 아닌, 탑승자가 원하는 만큼 제대로 된 기능으로 완성했단 점이 다르다. 뒷좌석 각도 조절은 18단계로 세분화돼 있다.
우리 팀이 만난 테스트 모델은 5인승 모델이다. 여기에도 3열로 드나들기 편하도록 시트를 들어 올리는 기능도 갖춰져 있다. 정확히 말하면 3열 구조를 갖는 모델에 있던 기능을 빼지 않은 것. 이외에 눈에 띄는 사양으로 뒷좌석에도 좌우 온도조절이 가능한 4-존 공조 시스템을 갖췄다.
앞좌석과 뒷좌석 도어와 콘솔 부분에 재떨이가 자리한다. 재떨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중요시하는 부분이다. 아우디가 중국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전 세계 어떤 자동차 브랜드도 중국을 무시하지 않는다. 그것이 자본의 힘이다.
대형급 SUV이기에 트렁크 공간도 넓다. 뒷좌석을 폴딩하고 넓은 면적의 파노라믹 루프까지 개방하면 시각적으로 더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번 Q7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파워트레인이다. 크고 무거운 대형급 SUV에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매칭했기 때문.
‘답답하지 않을까?’
연료가 90% 이상 주유된 상태에서 무게부터 측정했다. 2041kg으로 성인 남성이 탑승하면 사실상 2.1톤이 된다. 우리 팀이 과거에 테스트했던 Q7 45 TDI quattro 모델이 2257kg이었으니 200kg 이상 가볍다. 엔진 이외에 각종 구성이나 장비들이 빠진 것이 무게 절감에 도움이 됐다. 무게 배분은 동일하게 약 55:45 정도를 유지한다.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었다. 묵직하다. 무게감이 있고 잘 닫히지 않기 때문에 여성 소비자 일부가 아쉬움을 토로할 수도 있다. 대신 묵직함이 전하는 고급스러운 느낌, 왠지 모를 안전에 대한 믿음이 생기긴 한다.
시동을 걸면 조용한 가솔린 음색이 실내를 울린다. 최근 출시되는 가솔린 엔진들은 밖에서 들을 때 디젤과 별 차이 없는 소리를 낸다. 하지만 Q7에 탑재된 엔진은 가솔린 특유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들려줬다. 의외다. 4기통 2리터 엔진인데.
아이들 상태의 정숙성을 확인한 결과는 37dBA 수준을 보였다. 쉐보레 임팔라 3.6, 캐딜락 CT6 3.6 등 대형급 세단과 동등한 수치다. 80km/h로 주행 중인 상황에서는 56.5dBA을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과 동일한 수치인데, 큰 덩치와 넓은 타이어를 사용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좋은 수준이었다.
주행을 시작하자 힘 부족에 대한 걱정이 사라졌다. 저속 영역에서 2.0리터 배기량의 한계가 나타날 것 같았는데 불만은커녕 오히려 만족감이 높았다. 여기에는 촘촘한 기어비가 주는 이점도 작용했다.
독일차 특유의 묵직함이 느껴진다. 무거워서 힘겨워하는 것이 아닌 고급스럽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묵직함이다. 속도는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스트레스 없이 상승한다. 디젤 모델은 두둑한 토크를 바탕으로 힘 있게 전진한다. 반면 가솔린 모델은 그보다 가벼운 몸짓으로 부드럽게 속도를 올리는 경우가 많다. 터보차저에 의한 토크 상승도 갑작스럽지 않다. 가속페달을 한 번에 끝까지 밟지 않는 이상 토크가 디젤보다 선형적이다. 그 덕에 뒷좌석 승객은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우리 팀이 얼마 전 테스트한 아우디 A5 45 TFSI와 비슷한 배기 사운드를 들려준다. 파워트레인도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Q7과 같은 대형급 SUV에 4기통 가솔린 터보 배기음이 다소 어색하긴 하다.
Q7 45 TFSI은 수치적으로 252마력과 37.7kgf·m의 토크를 발휘한다. 독일 브랜드 중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모델에서 속도감이 둔화될 때가 많은데, Q7은 직설적인 속도감을 전한다. 그래서인지 빠르게 잘 달린다는 느낌을 보인다.
이제 2.0리터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Q7의 가속성능을 확인해보자. 계측장비를 통해 확인한 0-100km/h 가속 시간은 7.72초로 나왔다. 디젤 모델인 Q7 45 TDI의 6.77초와 비교해 약 1초가량이 빠졌다. 그러나 현대 팰리세이드 3.8, 쉐보레 트래버스 3.6보다 앞선 기록이다. 2.0리터지만 6기통 3리터대 엔진 성능과 대등하거나 앞서는 성능을 보인 것.
고속 안정감은 충분히 좋다. 대중 브랜드의 대형 SUV도 고속 안정감이 좋은데 Q7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SUV 아니던가? 아무리 시장에서 아우디가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보다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도 엄연히 대중 브랜드와 차별화된 기술력과 완성도를 갖춘 제조사다. 그리고 그것을 주행 때 보여주고 있다.
또 하나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액티브 세이프티 부분이다. Q7에는 이 부분이 쏙 빠졌다. 단지 속도 유지만 할 수 있는 크루즈 컨트롤 정도만 탑재됐고, 차간거리 조절이나 차선이탈 경고 기능도 없다. 긴급제동 기능? 없다. 현재 Q7을 염두에 두고 있는 소비자라면 이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접근해야 한다.
와인딩 로드에 진입해 Q7 45 TFSI의 기본기를 확인해본다. 주행모드를 바꾸면 엔진이나 변속기, 스티어링 시스템의 성격이 변한다. 하지만 서스펜션은 바뀌지 않는다. 가변 댐핑 시스템이나 에어 서스펜션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격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상고를 변화시키거나 주행 성격을 바꾸지는 못해도 장기 내구 관점과 유지 관리 측면에서 이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애초 1억 원대 SUV와 6~7천만 원대 SUV 소비자가 다르기도 하다.
그러나 잘 달리고 잘 서고 잘 돈다. 국내시장에 철 지난 상품이 재고 처리처럼 판매되는 것과 별개로 차량 자체의 완성도는 충분히 높다. 이것이 오랜 노하우를 기초로 차를 만드는 그들의 능력이다.
Q7에는 8단 자동 변속기가 장착된다. 엔진의 동력을 깔끔하게 전달하는 느낌도 좋다. 직결감이라표현 하는데, 특히 수동으로 조작할 때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연상시키게 한다. 동력을 끊고 엔진 회전수를 상승시킨 후 다시 연결하는 과정이 꽤나 다이내믹하다는 것. 이를 더블 디클러칭(double declutching)이라 부르는데, 자동변속기의 부드러움과 듀얼 클러치의 다이내믹함 모두를 만족시키는 기능이다. 실제 변속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얘기하긴 어렵지만 이러한 효과가 체감적 만족감을 키우는 것은 분명하다. 충분히 빠르게 느끼게 만든다는 것.
코너를 돌아 나갈 때 서스펜션도 안정적으로 차체를 지지한다. 물론 2톤이 넘는 무게감이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의외로 타이어가 잘 버텨준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의 듀얼러 H/P 스포트다. 참고로 국내 판매되는 Q7 45 TFSI에는 피렐리의 스콜피온 베르드와 굿이어 이글 A1 에이시매트릭2 SUV 4x4도 장착된다. 타이어 사이즈는 모두 255mm 규격이다.
우리 팀이 기존에 테스트했던 Q7 45 TDI는 20인치 휠에 285mm 급 타이어를 썼다. 이를 생각하면 255mm 너비로도 충분히 좋은 성능을 내고 있다. 물론 TDI 모델 대비 200kg 이상 가벼운 차체도 한몫하지만. 또한 브리지스톤 타이어 특유의 읽기 쉬운 타이어 (그립) 특성과 끈기 있게 노면을 붙잡는 성격이 Q7을 보다 안정적이고 균형감 있게 달리도록 돕는다.
그렇다면 이런 타이어가 장착된 Q7 45 TFSI 콰트로의 제동 성능은 어땠을까?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며 이동한 최단거리는 39.64m였다. Q7 45 TDI가 36.33m를 기록했으니 약 3m 긴 제동거리다. 테스트를 반복한 결과 가장 많이 밀려도 40.92m를 기록해 꾸준하게 일정한 성능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으로는 제동거리가 다소 길게 느껴지긴 한다. SUV는 특성상 무거운 화물을 싣고 이동한다. 승객도 많이 태운다. 제동 능력이 조금 더 여유로웠으면 좋겠다.
4륜 구동방식은 아우디가 강조하는 기계식 콰트로다. 과거 1세대 Q7 대비 무게와 부피가 줄어들었다는 점이 특징. 전후 구동 배분은 40:60 수준으로 이뤄지며, 주행 환경에 따라 전륜에 70%, 후륜에 최대 85%의 동력을 추가로 몰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운동 특성은 언더스티어 지향이다. A5나 A6는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오갔는데, Q7은 일관성 있는 언더스티어다. SUV 특성상 전복사고를 위한 대비이기도 하다. 때문에 Q7에서는 콰트로 시스템을 활용한 빠른 주행 보다 SUV 성격에 맞춰, 최적의 접지력을 통한 안정적 주행을 그리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연비를 보자.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의 속도로 주행 중일 때 약 13.8km/L의 효율을 보였다. 현대 펠리세이드, 쉐보레 트래버스, 혼다 파일럿이나 닛산 패스파인더 등 6기통 대형 SUV 들이 12~13km/L대의 효율을 보였으니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효율을 갖는다. 다운사이징 엔진이 탑재됐다고 드라마틱 한 연비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차체 크기가 있으니까.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한 결과 2자릿수 연비를 쉽게 득하기 어려웠다. 즉, 3리터 급 가솔린 수준의 연비를 낸다고 보면 맞다.
정리를 해보자.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Q7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통풍 시트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같은 기능도 없다. 가격도 높여 부른 뒤 1천만 원 이상 할인해주니 예쁘게만 봐줄 수 없다.
하지만 순수 차량만 보자. ‘역시 독일 3사 일원답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자동차의 본질적인 부분인 주행 감각만큼은 우수하다.
일부 한국 소비자들은 제네시스를 추켜세우면서도 아우디는 무시한다. 하지만 아우디가 자동차를 못 만드는 회사는 아니다. 잘 만든다. 그리고 국내시장 인증 문제로 상품을 늦게 내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격 정책은 아우디 코리아의 의지에 달렸다. 수산시장 횟집처럼 시가로 부르는 가격이 아니라 잘 맞아떨어지는 가격 정책을 취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 아우디는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가격 정책은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이제 Q7를 보자. 유럽시장에서는 페이스리프트 된 신모델이 판매되는데 국내에 들어온 것은 구형이다. 국내 판매를 위한 인증 작업 지연이 원인인데, 이로 인해 구형 모델을 판매한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물론 아우디에서도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1천만 원 할인해준다는 것. 6천만 원 중후반대 가격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형 SUV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에 우리 팀 내 김기태 PD는 자동차 가격이 수산시장 활어회처럼 시가로 불리는 상황을 지적했었다.
(관련 글 : http://www.autoview.co.kr/content/article.asp?num_code=68308&news_section=column_kimpd&pageshow=7)
가격은 국산 활어회처럼 시가로, 하지만 막 잡아서 싱싱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 신선도가 떨어지는 Q7 45 TFSI 콰트로다. 과연 구입 가치가 있을까?
디자인은 우리 팀이 과거에 테스트했던 모델과 같다. 휠의 디자인 정도만 달라졌다. 그래도 덩치가 크기에 각지고 힘 있는 선들이 Q7과 잘 어울린다. 램프 디자인에 힘을 쏟는 것으로 유명한 만큼 존재감도 크다.
국내 출시 사양은 4기통 모델이다. 그래도 4륜 시스템이 기본 탑재됐다. 그래서 전면, 측면, 후면 모두 콰트로(quattro)라는 글자를 부각된다.
인테리어도 기존과 같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후기형 모델과 비교하면 다소 올드해 보이긴 한다. 그래도 순수 인테리어 디자인만 놓고 보면 여전히 경쟁력이 크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한때는 아우디의 기함급 SUV였던 만큼 많은 신경을 쓴 흔적들이 잘 보인다.
버추얼 콕핏이라고 불리는 12.3인치 디스플레이 계기판은 이제 타사도 많이 사용하는 구성이다. 아우디가 시작하니 남들도 따라오는 모양새다. 계기판에서 각종 차량 정보와 지도 등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좋다. 하지만 이제 대중 브랜드도 디스플레이 계기판을 쓰는 시대라 이것이 큰 차별점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프리미엄 브랜드 일원으로 시장을 이끌었다는 사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도 작게 느껴진다. 터치도 안된다. 불편하다. 물론 걱정은 없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가장 많이 변하게 될 부분이니까. 그래도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아우디 앱을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는 등 최신 기능을 지원해 불편함이 줄었다.
앞좌석에는 열선 기능만 있다. 아무래도 여름에는 불편하다. 사실 없어도 그만인데, 이 차가 프리미엄 브랜드 일원이기에 불편함을 생각하게 된다.
뒷좌석은 정말 넓다. 시트 슬라이드 범위를 비롯해 시트백 각도 조절 범위까지 넉넉하다. 형식적으로 까딱까딱 움직이게 만들고는 기능을 넣었다고 홍보하는 것이 아닌, 탑승자가 원하는 만큼 제대로 된 기능으로 완성했단 점이 다르다. 뒷좌석 각도 조절은 18단계로 세분화돼 있다.
우리 팀이 만난 테스트 모델은 5인승 모델이다. 여기에도 3열로 드나들기 편하도록 시트를 들어 올리는 기능도 갖춰져 있다. 정확히 말하면 3열 구조를 갖는 모델에 있던 기능을 빼지 않은 것. 이외에 눈에 띄는 사양으로 뒷좌석에도 좌우 온도조절이 가능한 4-존 공조 시스템을 갖췄다.
앞좌석과 뒷좌석 도어와 콘솔 부분에 재떨이가 자리한다. 재떨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중요시하는 부분이다. 아우디가 중국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전 세계 어떤 자동차 브랜드도 중국을 무시하지 않는다. 그것이 자본의 힘이다.
대형급 SUV이기에 트렁크 공간도 넓다. 뒷좌석을 폴딩하고 넓은 면적의 파노라믹 루프까지 개방하면 시각적으로 더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번 Q7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파워트레인이다. 크고 무거운 대형급 SUV에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매칭했기 때문.
‘답답하지 않을까?’
연료가 90% 이상 주유된 상태에서 무게부터 측정했다. 2041kg으로 성인 남성이 탑승하면 사실상 2.1톤이 된다. 우리 팀이 과거에 테스트했던 Q7 45 TDI quattro 모델이 2257kg이었으니 200kg 이상 가볍다. 엔진 이외에 각종 구성이나 장비들이 빠진 것이 무게 절감에 도움이 됐다. 무게 배분은 동일하게 약 55:45 정도를 유지한다.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었다. 묵직하다. 무게감이 있고 잘 닫히지 않기 때문에 여성 소비자 일부가 아쉬움을 토로할 수도 있다. 대신 묵직함이 전하는 고급스러운 느낌, 왠지 모를 안전에 대한 믿음이 생기긴 한다.
시동을 걸면 조용한 가솔린 음색이 실내를 울린다. 최근 출시되는 가솔린 엔진들은 밖에서 들을 때 디젤과 별 차이 없는 소리를 낸다. 하지만 Q7에 탑재된 엔진은 가솔린 특유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들려줬다. 의외다. 4기통 2리터 엔진인데.
아이들 상태의 정숙성을 확인한 결과는 37dBA 수준을 보였다. 쉐보레 임팔라 3.6, 캐딜락 CT6 3.6 등 대형급 세단과 동등한 수치다. 80km/h로 주행 중인 상황에서는 56.5dBA을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과 동일한 수치인데, 큰 덩치와 넓은 타이어를 사용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좋은 수준이었다.
주행을 시작하자 힘 부족에 대한 걱정이 사라졌다. 저속 영역에서 2.0리터 배기량의 한계가 나타날 것 같았는데 불만은커녕 오히려 만족감이 높았다. 여기에는 촘촘한 기어비가 주는 이점도 작용했다.
독일차 특유의 묵직함이 느껴진다. 무거워서 힘겨워하는 것이 아닌 고급스럽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묵직함이다. 속도는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스트레스 없이 상승한다. 디젤 모델은 두둑한 토크를 바탕으로 힘 있게 전진한다. 반면 가솔린 모델은 그보다 가벼운 몸짓으로 부드럽게 속도를 올리는 경우가 많다. 터보차저에 의한 토크 상승도 갑작스럽지 않다. 가속페달을 한 번에 끝까지 밟지 않는 이상 토크가 디젤보다 선형적이다. 그 덕에 뒷좌석 승객은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우리 팀이 얼마 전 테스트한 아우디 A5 45 TFSI와 비슷한 배기 사운드를 들려준다. 파워트레인도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Q7과 같은 대형급 SUV에 4기통 가솔린 터보 배기음이 다소 어색하긴 하다.
Q7 45 TFSI은 수치적으로 252마력과 37.7kgf·m의 토크를 발휘한다. 독일 브랜드 중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모델에서 속도감이 둔화될 때가 많은데, Q7은 직설적인 속도감을 전한다. 그래서인지 빠르게 잘 달린다는 느낌을 보인다.
이제 2.0리터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Q7의 가속성능을 확인해보자. 계측장비를 통해 확인한 0-100km/h 가속 시간은 7.72초로 나왔다. 디젤 모델인 Q7 45 TDI의 6.77초와 비교해 약 1초가량이 빠졌다. 그러나 현대 팰리세이드 3.8, 쉐보레 트래버스 3.6보다 앞선 기록이다. 2.0리터지만 6기통 3리터대 엔진 성능과 대등하거나 앞서는 성능을 보인 것.
고속 안정감은 충분히 좋다. 대중 브랜드의 대형 SUV도 고속 안정감이 좋은데 Q7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SUV 아니던가? 아무리 시장에서 아우디가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보다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도 엄연히 대중 브랜드와 차별화된 기술력과 완성도를 갖춘 제조사다. 그리고 그것을 주행 때 보여주고 있다.
또 하나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액티브 세이프티 부분이다. Q7에는 이 부분이 쏙 빠졌다. 단지 속도 유지만 할 수 있는 크루즈 컨트롤 정도만 탑재됐고, 차간거리 조절이나 차선이탈 경고 기능도 없다. 긴급제동 기능? 없다. 현재 Q7을 염두에 두고 있는 소비자라면 이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접근해야 한다.
와인딩 로드에 진입해 Q7 45 TFSI의 기본기를 확인해본다. 주행모드를 바꾸면 엔진이나 변속기, 스티어링 시스템의 성격이 변한다. 하지만 서스펜션은 바뀌지 않는다. 가변 댐핑 시스템이나 에어 서스펜션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격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상고를 변화시키거나 주행 성격을 바꾸지는 못해도 장기 내구 관점과 유지 관리 측면에서 이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애초 1억 원대 SUV와 6~7천만 원대 SUV 소비자가 다르기도 하다.
그러나 잘 달리고 잘 서고 잘 돈다. 국내시장에 철 지난 상품이 재고 처리처럼 판매되는 것과 별개로 차량 자체의 완성도는 충분히 높다. 이것이 오랜 노하우를 기초로 차를 만드는 그들의 능력이다.
Q7에는 8단 자동 변속기가 장착된다. 엔진의 동력을 깔끔하게 전달하는 느낌도 좋다. 직결감이라표현 하는데, 특히 수동으로 조작할 때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연상시키게 한다. 동력을 끊고 엔진 회전수를 상승시킨 후 다시 연결하는 과정이 꽤나 다이내믹하다는 것. 이를 더블 디클러칭(double declutching)이라 부르는데, 자동변속기의 부드러움과 듀얼 클러치의 다이내믹함 모두를 만족시키는 기능이다. 실제 변속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얘기하긴 어렵지만 이러한 효과가 체감적 만족감을 키우는 것은 분명하다. 충분히 빠르게 느끼게 만든다는 것.
코너를 돌아 나갈 때 서스펜션도 안정적으로 차체를 지지한다. 물론 2톤이 넘는 무게감이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의외로 타이어가 잘 버텨준다.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의 듀얼러 H/P 스포트다. 참고로 국내 판매되는 Q7 45 TFSI에는 피렐리의 스콜피온 베르드와 굿이어 이글 A1 에이시매트릭2 SUV 4x4도 장착된다. 타이어 사이즈는 모두 255mm 규격이다.
우리 팀이 기존에 테스트했던 Q7 45 TDI는 20인치 휠에 285mm 급 타이어를 썼다. 이를 생각하면 255mm 너비로도 충분히 좋은 성능을 내고 있다. 물론 TDI 모델 대비 200kg 이상 가벼운 차체도 한몫하지만. 또한 브리지스톤 타이어 특유의 읽기 쉬운 타이어 (그립) 특성과 끈기 있게 노면을 붙잡는 성격이 Q7을 보다 안정적이고 균형감 있게 달리도록 돕는다.
그렇다면 이런 타이어가 장착된 Q7 45 TFSI 콰트로의 제동 성능은 어땠을까?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며 이동한 최단거리는 39.64m였다. Q7 45 TDI가 36.33m를 기록했으니 약 3m 긴 제동거리다. 테스트를 반복한 결과 가장 많이 밀려도 40.92m를 기록해 꾸준하게 일정한 성능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으로는 제동거리가 다소 길게 느껴지긴 한다. SUV는 특성상 무거운 화물을 싣고 이동한다. 승객도 많이 태운다. 제동 능력이 조금 더 여유로웠으면 좋겠다.
4륜 구동방식은 아우디가 강조하는 기계식 콰트로다. 과거 1세대 Q7 대비 무게와 부피가 줄어들었다는 점이 특징. 전후 구동 배분은 40:60 수준으로 이뤄지며, 주행 환경에 따라 전륜에 70%, 후륜에 최대 85%의 동력을 추가로 몰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운동 특성은 언더스티어 지향이다. A5나 A6는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오갔는데, Q7은 일관성 있는 언더스티어다. SUV 특성상 전복사고를 위한 대비이기도 하다. 때문에 Q7에서는 콰트로 시스템을 활용한 빠른 주행 보다 SUV 성격에 맞춰, 최적의 접지력을 통한 안정적 주행을 그리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연비를 보자.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의 속도로 주행 중일 때 약 13.8km/L의 효율을 보였다. 현대 펠리세이드, 쉐보레 트래버스, 혼다 파일럿이나 닛산 패스파인더 등 6기통 대형 SUV 들이 12~13km/L대의 효율을 보였으니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효율을 갖는다. 다운사이징 엔진이 탑재됐다고 드라마틱 한 연비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차체 크기가 있으니까.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한 결과 2자릿수 연비를 쉽게 득하기 어려웠다. 즉, 3리터 급 가솔린 수준의 연비를 낸다고 보면 맞다.
정리를 해보자.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Q7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통풍 시트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같은 기능도 없다. 가격도 높여 부른 뒤 1천만 원 이상 할인해주니 예쁘게만 봐줄 수 없다.
하지만 순수 차량만 보자. ‘역시 독일 3사 일원답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자동차의 본질적인 부분인 주행 감각만큼은 우수하다.
일부 한국 소비자들은 제네시스를 추켜세우면서도 아우디는 무시한다. 하지만 아우디가 자동차를 못 만드는 회사는 아니다. 잘 만든다. 그리고 국내시장 인증 문제로 상품을 늦게 내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격 정책은 아우디 코리아의 의지에 달렸다. 수산시장 횟집처럼 시가로 부르는 가격이 아니라 잘 맞아떨어지는 가격 정책을 취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 아우디는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가격 정책은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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