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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쌍용차 티볼리 디젤, 풀타임 4륜 구동은 어디 써 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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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의 티볼리는 현재 국내서 4륜 구동(4WD)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소형 SUV다.

티볼리의 경쟁 차종인 르노삼성의 QM3, 쉐보레 트랙스는 4륜 구동 옵션 자체가 없다. 미국서 판매되는 트랙스는 2016년형 모델부터 풀타임 4륜 구동(AWD) 옵션이 추가됐지만, 한국GM이 국내 판매하는 트랙스는 해당되지 않는다.

본래 소형 SUV라는 게 도심 운행 빈도가 높고, 탁 트인 운전 시야로 일반 승용차보다 운전하기 쉽다는 구조상 이점 때문에 초보 운전자에게 첫 차로 제안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소형차에 운전자가 4륜 구동 옵션을 선택한다는 건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글쓴이는 쌍용차가 지난 10월 출시한 티볼리 디젤 4륜 구동 모델로 이를 풀어봤다.

 

 

 ■ 4륜 구동 차량의 후륜 서스펜션은 '멀티링크'

 

 

▲ 티볼리 디젤 4WD '멀티링크' & 티볼리 일반 모델 '토션 빔'

 

티볼리 디젤 4WD와 그냥 티볼리 디젤은 무엇이 다를까? 아래 사진으로 분명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티볼리 디젤 4WD는 후륜 서스펜션이 멀티링크, 일반적인 티볼리 디젤은 토션 빔 타입이 적용된다. 멀티링크는 좌우가 독립 제어돼 주행 안정성에 유리한 서스펜션, 토션 빔은 좌우가 받는 충격량에 큰 차이가 없어 유지 관리가 용이한 차종에 구성되는 서스펜션이다. QM3와 트랙스도 후륜 서스펜션은 토션 빔이 기본이다.

 

특히 멀티링크는 트레일링 암 배치에 자유도가 높은 토션 빔보다 운동 범위가 제한적이고, 구조 특성상 정교한 설계를 요구하기 때문에 제작 단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내구성이 비교적 우수해 4륜 구동 차량에 대응되는 후륜 서스펜션으로 채택되고 있다.

 

렉스턴W의 경우 기본형은 5-링크 구조에 코일 스프링을 추가한 형태(프레스티지 이상 모델은 독립 현가식 멀티링크)를 이룬다. 티볼리 디젤 4WD는 주행 안정성 및 승차감 확보에 유리한 독립 현가식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된다.

물론 토션 빔이라 해서 주행 안정성에 무조건 불리한 것은 아니다. 공차 중량과 앞뒤 무게 배분, 구동 특성에 따라 후륜 서스펜션의 셋팅은 일부 달라질 수 있다. 밸런스에 따라 토션 빔이 어울리는 차가 있고, 멀티링크가 최적인 차가 있다는 의미다.

 

 

 ■ 전륜 구동 기반의 풀타임 4륜 구동 시스템

 

 

▲ 티볼리 디젤 4WD는 센터 디퍼런셜이 장착된 상시 4륜 구동 모델이다.

 

원래 티볼리는 엔진이 앞 쪽에, 앞 바퀴를 굴리는 전형적인 FF방식의 차량이다.

티볼리 디젤 4WD는 FF방식의 구조 설계를 바탕으로 센터 디퍼런셜(차동 기어)장치를 거쳐 후륜으로 구동력을 나눠 보낸다. 위 방법을 이용해 후륜으로 보낼 수 있는 구동력은 최대 50 % 수준이다. 상시 4륜 구동 차량이라 하여 모든 바퀴가 항상 일정한 구동력을 내는 것은 아니다.

 

티볼리처럼 전륜 구동을 기반한 차량은 평소엔 전륜과 후륜이 9 대 1 내지 전륜만으로 분배돼 운행되다가, 회전 구간 통과 내지 험로 주파 시 미끄러짐이 감지되면 최대 50 %까지 구동력을 후륜으로 나눠 주행 안정성을 확보한다. 앞 바퀴에 최대 구동력이 필요할 땐 디퍼런셜 락을 걸어서 운행할 수 있다.

 

쌍용차의 렉스턴W와 코란도 투리스모는 엔진이 앞에, 후륜의 힘으로 차량을 밀어내는 FR타입이다. 등속 조인트(조향 및 엔진 동력 전달 장치)와 전륜의 체결 상태를 관할하는 록킹 허브를 열고 닫는 것으로 구동 모드를 조절한다. 상시 4륜이 아닌 파트타임 4륜이라서 운전자가 주행 상황에 따라 구동 모드를 바꿔가며 주행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4륜 구동 모드 선택 시 전륜과 후륜 5 대 5 비율로 구동력 강제 고정).

 

이런 방식의 차량은 4륜 고속 주행 모드(4H)에서 80 km/h 이상 주행 하거나 고속으로 회전 구간 통과 시 구동축이 파손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구동축 보호 차원에서 일정 속도를 넘으면 알아서 후륜 주행 모드(2H)로 바뀌긴 하나, 간혹 저속에서 운전대를 완전히 틀면 딱딱딱 소리를 내거나 바퀴가 잠겨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전륜과 후륜의 회전 차이를 보정하는 디퍼런셜이 없어 고속 주행 시 주행 안정성이 떨어진다.

 

 ▲ 티볼리 디젤 4WD - 4륜 구동 주행 영상. 경사로 등반 등 험로 주행에 어울린다.

 

티볼리 디젤 4WD는 주행 상황에 따라 구동 분배가 알아서 이뤄진다. 그렇다 해서 아우디의 콰트로, BMW의 xDrive, 벤츠의 포매틱(4MATIC), 폭스바겐의 포모션(4MOTION)에 비유할 정도는 아니다. 꼭 필요한 상황에만 개입되는 상시 4륜 구동 시스템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

 

 

 ■ 풀타임 4륜 구동, 연비는 어쩔 수 없나?

 

▲ 티볼리 디젤 4WD 산자부 공동고시 연비.

 

티볼리 디젤 4WD는 파트타임 4륜 구동 방식의 차량과 구조적인 차이로 연비에서 다소 불리할 수 있다.

산자부 공동고시 기준으로 표시된 티볼리 디젤 4WD의 국내 연비는 13.9 km/l, 티볼리 디젤 2WD(일반)는 14.7 km/l 수준이다. 표기상으론 상시 4륜 구동 모델이 일반 전륜 구동 모델보다 약 5.4 % 낮은 연비를 띤다고 볼 수 있다. 이 차이는 과연 운전자로서 주목할만한 차이일까?

 

 

 

퇴근길 정체가 심했던 지난 주, 글쓴이는 트립상 기록 연비를 주행 거리 5 km 단위로 표시했다. 강변북로에서 첨담대교로 빠져나가 분당 수서 간 고속화도로를 경유해 성남시 모란역 인근 주차장에 이르는 약 30 km 구간을 주행했다.

최종 평균 연비는 16.6 km/l가 나왔다. 처음 10 km까진 지정체가 심해 11~13 km/l 내외의 연비가 표시됐지만, 이내 정체 현상이 점차 해소됐다. 청담대교 남단에서 잠시 서행하다 다시 60~90 km/h 범주로 차량을 운행한 것인데도 연비는 대략 이만큼 나왔다.

 

상시 4륜 구동 모델이라 해서 실제로도 연비가 나쁜 것은 아니다. 이와 비슷한 주행 패턴으로 운행한 티볼리 디젤 전륜 구동 모델도 17~18 km/l 사이였다. 구동력이 가끔 후륜으로 전달된다는 점 말곤 기본적인 주행 방식은 일반 전륜 구동 모델과 다를바 없다.

 

 

 ■ 얼어붙은 눈길, 겨울용 타이어가 답이다

 

▲ 티볼리 디젤 4WD 시승 차량엔 넥센타이어의 엔프리츠(NPriz) 시리즈가 장착됐다.

 

상시 4륜 구동 차량에서 맹신하지 말아야 할 내용이 있다면 눈길 주행이다.

티볼리 디젤 4WD는 빗길에선 4륜 구동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나, 낮은 기온으로 얼어붙은 빙판길과 발목 깊이 이상으로 쌓인 눈밭은 그 어떤 4륜 구동 차량이 와도 답이 안 나온다.

 

티볼리 디젤 4WD에 기본 장착되는 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사계절 타이어인 키너지 GT 내지 넥센타이어의 엔프리츠 시리즈다. 일반 전륜 구동 모델과 동일한 타입의 타이어가 장착된다.

 

가혹 주행 혹은 험로 주행 빈도가 높은 운전자라면 기본 타이어 대신 M S 타입의 타이어를 선택해 장착하는 것이 옳다. 날 추운 요즘과 같은 날씨엔 출고용 타이어를 전문 업체에 당분간 맡기고,

겨울용 타이어를 끼는 방법이 좋을지도 모른다.

티볼리 자체의 주행 프로그램 중 하나인 윈터(Winter) 모드를 함께 사용한다면,

기존보다 더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을 것이다.

 

 

 ■ 험로 주행, 주행 안정성을 바라는 운전자에 최적

 

티볼리 디젤 4WD는 현재 국내서 판매되는 동급 유일한 4륜 구동 소형 SUV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디젤 모델은 TX와 VX, LX 등 모든 트림에서 180만 원 추가하면 4륜 구동을 선택할 수 있다. 4륜 구동 옵션을 포함한 판매 가격은 2,225~2,675만 원 범위에 이르게 된다. 기본형 모델인 TX는 인조 가죽 시트와  운전석 무릎 에어백 등의 선호 사양이 제외돼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VX(2,465만 원)부터 선택하는 것이 좋다.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 최고급 오디오 패키지(55만 원)와 하이패드 요금 자동 징수 시스템 및 ECM 룸미러 패키지(25만 원)도 운전자 편의를 위해선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블루투스 핸즈프리 및 오디오 스트리밍, 스마트폰 연동 기능, AM/FM 라디오, 후방 카메라, USB 등 운전자의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이 일체형으로 포함돼 있어 향후 사제로 설치를 맡기기 번거로울 수 있다(총합 2,545만 원).

 

사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르노삼성의 QM3 최상위 모델인 RE 시그니처(2,580만 원), 쉐보레 트랙스 1.6 디젤 퍼팩트 블랙(2,577만 원, 마이링크-후방 카메라 포함)을 바라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RE 시그니처에서만 지원되는 그립 컨트롤 기능은 M S 타입 타이어를 장착하지 않고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기능이고, 1.6 디젤 퍼팩트 블랙은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채택됐다는 점에서 티볼리 디젤보다 낫다고 볼 수는 있겠으나, 소비자 입장에선 차별화되지 않은 디자인 구성이 아쉬울 수 있다.

 

 

 

4륜 구동 모델의 비교 우위로 볼 수 있는 주행 안정성, 승차감이 중요한 운전자라면 티볼리 디젤 4WD를 마다할 수 없겠다. 단, 출퇴근 용도로 티볼리 디젤을 구매할 고객이라면 티볼리 디젤을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가솔린은 소음 진동(NVH)이 개선된 디젤 모델과 같은 변화가 반영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이 예민한 운전자라면 선택을 달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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